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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약 허가 속도 낸다…식약처, 원료약 보완 직접 소통[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완제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료의약품 보완 요구사항을 완제사를 거치지 않고 원료의약품 제조사(원료사)에 직접 통보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완제사를 매개로 진행되던 다단계 소통 구조 탓에 겪었던 심사 지연과 기술 소통의 비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 의약품허가총괄과는 10월 1일 자로 신청되는 완제의약품 허가(변경 포함) 건부터 '원료-완제 연계심사 원료 보완사항 원료사 직접 알림 절차'를 시범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완제사 거치다 세월 다 간다"… 업계 소통 애로 해소 차원 '원료-완제 연계심사'는 완제의약품의 품목허가 심사 시 해당 의약품에 쓰이는 주성분 원료의약품(DMF)의 품질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검토하는 제도다. 문제는 심사 과정에서 원료 파트에 기술적 보완사항이 발생했을 때 나타났다. 정식 민원 신청인이 완제사이다 보니, 식약처는 원료 보완 요구서 역시 완제사로만 송부해 왔다. 이 때문에 완제사가 이를 다시 원료사에 전달해 자료를 회신받는 다단계 절차가 불가피했다. 이 과정에서 합성 공정 노하우나 불순물 관리 등 고도의 기술적 질문이 완제사를 거치며 왜곡되거나, 민감한 영업비밀 공유를 꺼리는 원료사와 완제사 간 마찰 등으로 보완 제출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업계의 건의가 지속되어 왔다. 의약품허가총괄과 소관 신약·자료제출약 우선…'국내 원료사' 한정 식약처가 내놓은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자료의 실제 주체이자 기술을 보유한 원료사가 보완사항을 곧바로 파악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식약처가 직접 공문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시범사업 적용 대상은 의약품허가총괄과에서 담당하는 신약, 자료제출의약품, 후발의약품(제네릭) 등의 허가 및 변경허가 품목이다. 완제의약품 허가 신청 시 DMF 등록자(국내 원료사: 최초등록자 및 허여서 등록 원료 포함)의 '자료제공동의서'를 제출한 경우에 해당한다. 식약처는 원료명, DMF 등록번호와 함께 국제공통기술문서(CTD) 내 '3.2.S. 원료의약품에 관한 자료' 관련 보완요구사항을 해당 원료사에 직접 공문으로 발송하게 된다. 다만, 해외 원료 제조원의 자료제공동의서를 제출한 품목이나 DMF 등록자와 완제업자가 동일한 법인인 경우는 이번 시범운영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소관 품목 역시 이번 총괄과 시범운영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료 보완요구사항을 자료 작성 주체인 원료사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심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허가 진행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향후 운영 기간과 적용 대상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026-10-02 06:00:56이탁순 기자 -
공급 중단 우려 '국가필수의약품' 안정화 위해 민관 손잡는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와 제약·의료·약업계가 공급이 중단되었거나 중단될 우려가 있는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민간 제약사의 생산 여건을 활용해 필수의약품의 국내 생산 재개를 지원하는 ‘제2회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유통 네트워크 간담회’를 지난 9월 30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유통 네트워크’는 의약품의 개발 및 제조 개시 단계부터 유통, 현장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구성됐다. 특히 올해는 기존 제조·유통 협력에 더해, 저수요 필수의약품이 병원과 약국 등에서 실제 처방·조제되는 '사용 단계'까지 범위를 확대해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기관(식약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을 비롯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대한의사협회, 한국병원약사회와 주문생산 참여 및 희망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생산 사업 현황 점검과 함께 네트워크 구성에 따라 2026년 신규로 주문생산 제도가 적용된 품목(한국유나이티드제약 '디티아이주200밀리그람')의 진행 상황이 공유됐다. 아울러 2027년 신규 주문생산 추진 대상 의약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참석한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주문생산 사업 참여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향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을 건의했다. 이에 식약처와 센터 측은 업계 의견에 깊이 공감하며, 내년도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를 통해 필수의약품 생산 재개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약사법 개정을 통해 주문제조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네트워크 참여 기관 간 활발한 협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은 "의약품 공급 이슈에 정부기관이 앞장서 대응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큰 장점"이라며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국민 건강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생산 사업은 공급 중단 위기에 놓인 품목을 민간 제약사가 허가·생산하고 센터가 이를 구매·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유한양행, 태극제약, 한국코러스, 휴온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제일제약 등 6개 제약사가 참여해 총 8개 필수 치료제(결핵, 한센병, 부정맥, 분만 출혈, 종양 치료제 등)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2026-10-01 16:16:28이탁순 기자 -
일양, 크기 줄인 '놀텍플러스미니' 허가…시장 공략 가속[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일양약품의 위장질환 치료제 '놀텍플러스'가 제형 다변화를 통해 처방 영역 확대에 나선다. 기존 정제 대비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신규 제형을 확보하면서, 복약 순응도 개선을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지난달 30일 '놀텍플러스미니정10/250밀리그램(성분명 일라프라졸·탄산수소나트륨)'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승인받은 놀텍플러스미니정은 1정당 일라프라졸 10mg과 탄산수소나트륨 250mg을 함유한 제품이다. 기존 놀텍플러스정20/500밀리그램(1정 중량 876.35mg, 장축 16.3mm)과 비교해 1정당 유효성분 함량과 정제 중량(438.19mg)을 정확히 절반으로 줄였다. 용법·용량은 1일 1회, 1회 2정을 식사 1시간 전에 함께 복용하도록 설정돼, 환자가 2정을 복용할 경우 기존 제형(1회 1정)과 동일한 총 20/500mg의 유효용량을 투여받게 된다. 놀텍플러스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국산 14호 신약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일라프라졸에 제산제인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복합제다. 제산제가 위 내 산도를 조절해 주성분의 분해를 방지하고 흡수를 앞당김으로써 기존 단일제 대비 빠른 약효 발현 속도와 우수한 위산 억제 지표를 입증한 제품이다. 그러나 탄산수소나트륨 500mg이 포함되면서 알약 장축 길이가 16mm가 넘어,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고령층이나 연하곤란 환자의 복용 부담이 한계로 지목돼 왔다. 새롭게 허가된 '놀텍플러스미니정'은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유효성분 비율과 총 투여량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개별 정제의 부피를 대폭 줄여 목 넘김과 복약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라인업 확장이 놀텍플러스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한층 더 탄력을 붙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놀텍플러스는 출시 초기인 2025년 6월 약 3억 원이었던 월 처방액이 출시 1년 만인 2026년 6월 8억 6000만원으로 205% 이상 급증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2026년 2분기 외래 처방액만 24억원을 기록했으며, 오리지널 놀텍과 합산한 제품군 월 처방액도 45억원(전년 동월 대비 15.6% 증가)을 넘어서는 등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군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 알약의 크기가 복약 순응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P-CAB 계열 약물과의 속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약효 발현을 입증한 데 이어, 크기를 줄인 미니 제형까지 가세함에 따라 일양약품 놀텍 브랜드의 처방 저변 확대와 매출 신장에 긍정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2026-10-01 12:07:24이탁순 기자 -
항생제 불순물 기준 하향 조정…검토 지연에 회수 번복 혼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성분 의약품에서 검출되던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잇따라 '비변이원성'으로 분류되면서 제약업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안전성 검토 결과가 시험자료 제출 기한을 넘겨 확정되면서,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제품을 회수했다가 번복하는 행정적 혼선이 반복돼 관리 체계 보완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외 의약품 불순물 관리 체계는 지난 2018년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과 2019년 위장약 ‘라니티딘’에서 발암 추정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등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검출된 사태를 계기로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과거와 같은 일괄 규제나 전면 판매 중단 방식에서 벗어나,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위험성을 평가·시험하고 기준 초과 시 자율적으로 회수 여부를 결정하는 상시 관리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안착했다. 이 같은 자율 관리 시스템 아래에서 최근 식약처는 록시트로마이신 내 불순물인 ‘N-nitroso-N-desmethyl roxithromycin’을 비변이원성 불순물로 최종 분류하며 해당 성분 제약사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앞서 지난 7월 클래리트로마이신의 불순물 ‘N-nitroso-N-desmethyl clarithromycin’이 비변이원성으로 인정받은 데 이은 조치다. 유전자 변형 위험 없는 ‘비변이원성’… 일반 유기 불순물 수준으로 완화 ‘비변이원성(Non-mutagenic)’이란 해당 불순물이 인체 세포의 유전 물질(DNA)을 손상시키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위험이 없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글로벌 기준에 따르면, 발암 위험이 있는 ‘변이원성(유전독성)’ 불순물은 하루 수십 나노그램(ng) 수준의 극미량만 넘어서도 제약사가 선제적으로 자율 회수 등을 단행해야 한다. 반면, 추가적인 변이원성 시험 등을 통해 유전적 위험이 없다는 ‘비변이원성’이 입증되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일반 유기 불순물 관리 기준(ICH Q3A/B)을 적용받는다. 허용 기준치가 수백 배 이상 완화돼 사실상 품질 부적합이나 회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전반에서도 안전성 입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아지스로마이신의 ‘N-nitroso-N-desmethyl-azithromycin’과 ‘N-nitroso-azaerythromycin’이 비변이원성으로 인정받았으며, 클래리트로마이신과 록시트로마이신 불순물까지 차례로 유전독성 우려를 털어냈다. 문제는 제약사가 자체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회수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당국의 비변이원성 최종 검토 일정이 자료 제출 마감 기한을 넘기면서 발생하고 있다. 엄격한 기존 잠정 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자진 회수를 결정했던 제약사들이, 뒤늦게 불순물의 비변이원성이 확정되자 이를 다시 취소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클래리트로마이신 성분의 JW신약 ‘리스로마이신건조시럽125mg/5mL’은 당초 기존 기준 초과에 따라 자진 회수를 보고했다가, 비변이원성 인정 직후 회수를 전격 취소하고 정상 유통에 나섰다. 록시트로마이신 제제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삼아제약은 유통 중인 ‘삼아록시트로마이신정’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 자진 회수를 공표했으나, 해당 불순물이 비변이원성으로 확정됨에 따라 JW신약처럼 회수 철회 절차를 밟고 있다. “자율 관리 시스템 취지 살려야”… 행정적 유연성과 제도 보완 필요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자율적 품질 점검과 선제 조치라는 시스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검토 과정에서의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순물 안전성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부른 자진 회수가 이뤄질 경우, 회수 공표만으로도 제품 신뢰도가 하락하고 병·의원과 약국, 유통 도매상의 반품 및 재입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약사 스스로 위험을 관리하는 선진 시스템이 정착됐지만, 불순물의 변이원성 검증에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전성 검토가 진행 중인 물질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료 제출이나 자율 조치 시점을 유예해 주는 등 행정적인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2026-10-01 06:00:59이탁순 기자 -
23호 국산신약 '자보란테', 판매부진으로 시장 철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동화약품이 자체 개발한 23호 국산신약 퀴놀론계 항생제 '자보란테'가 판매 부진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시장에서 퇴장한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보란테의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사유는 판매 부진에 따른 생산 중단이며, 회사는 오는 2027년 5월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할 계획이다. 자보란테(성분명 자보플록사신 D-아스파르트산염)는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을 포함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급성 악화 치료제로, 지난 2015년 대한민국 23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당시 동화약품의 오랜 연구개발(R&D) 역량이 맺은 결실로 주목받았으나 상업화 단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패인은 처방 영역 확장의 실패였다. 동화약품은 시장 확대를 위해 적응증 추가를 시도했으나 두 차례 불발됐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시장성 부족을 이유로 자보란테의 지역사회획득성폐렴(CABP) 적응증 추가를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순탄치 않았다. 동화약품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12개국을 대상으로 자보란테정의 수입·유통·판매 및 추가 개발을 추진했으나, 현지 판매허가 지연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 2020년 2월 379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및 공급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해지했다. 해당 계약 규모는 판매허가 후 10년간 예상 물품공급가액과 라이선스 피를 합산한 금액이었으나, 실제 이행된 금액 없이 무산됐다. 국내외 사업 확장이 가로막히면서 실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자보란테의 2023년 연간 생산실적은 2억 1069만 원에 그쳤으며, 이후로는 생산 실적이 집계되지 않았다. 동화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6% 안팎을 R&D에 투자해 왔으나, 간판 신약인 자보란테마저 뚜렷한 시장 성과를 내지 못한 채 10여 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편, 이번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의료 현장의 혼란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동화약품 측은 자보란테와 완전히 동일한 유효성분의 대체 약제는 없지만, 유사한 효능·효과를 지닌 대체 퀴놀론계 항생제가 다수 존재해 환자 치료를 위한 공급 부족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2026-10-01 06:00:46이탁순 기자 -
황반변성 신약 '아이저베이', 대상 환자 한정된 이유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최초로 건성 연령관련황반변성(AMD)에 따른 '지도모양위축(GA)' 진행 억제제로 지난 23일 허가받은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아이저베이주(아바신캅타드 페골)'가 허가 과정에서 대상 환자군을 '중심와(Fovea) 중심이 보존된 환자'로 엄격히 한정한 구체적인 배경이 공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지난 6월 10일 자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중앙약심 위원들은 핵심 임상시험 설계와 부작용 모니터링 데이터를 철저히 검토한 끝에 제약사의 신청 원안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식약처의 허가사항 수정안을 최종 채택했다. 다만 이 약의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한다며 허가를 지지했다. 임상 설계 근거해 ‘중심와 중심 보존’ 환자로 대상 명확화…표현도 ‘치료’ 아닌 ‘진행 억제’ 이번 심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는 ‘효능·효과’ 대상 범위였다. 식약처는 효능·효과를 ‘중심와 중심을 침범하지 않은(보존된) 환자’로 한정하는 수정안을 상정했다. 회의에서 “대상 환자가 지나치게 제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의가 나오자, 식약처는 “임상시험에서 중심와 중심을 침범한 환자가 제외된 점을 고려하여 효능·효과 수정안을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과 전문의 위원들은 “지도모양위축 병변이 점차 확대되어 중심와 중심을 침범했을 때 중심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의 특성상, 효능·효과는 중심와 중심이 보존된 환자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의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해당 약제가 손상된 시력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병변의 확대를 늦추는 약리적 특성을 고려해, 효능·효과 문구 중 ‘치료’를 ‘진행 억제’로 변경하기로 뜻을 모았다. ‘시력 개선 부재·CNV 부작용’ 논쟁 속 6대 2로 유익성 인정 아이저베이의 유익성·위해성 평가에서는 팽팽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임상시험 중 발생한 ‘맥락막혈관신생(CNV)’ 위험과 ‘중심 시력 개선의 부재’가 주요 화두였다. 일부 위원은 “환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것은 시력인데, 시력 개선 효과가 없고 CNV 발생으로 인해 항-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 치료를 추가해야 한다면 위해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국 FDA와 유럽 EMA의 판단이 엇갈렸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다수 위원은 “건성 황반변성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치매 치료제처럼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GA 병변의 성장을 억제해 중심 시력 보존에 기여한다는 점만으로도 임상적 유익성이 충분하다”고 맞섰다. 최종 표결 결과, 6대 2로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용법·용량과 위해성 관리 조치도 한층 강화됐다. 위원들은 CNV 부작용 발생률이 투여 12개월 이후 격월 투여 시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약물 위해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1년 이후에는 2개월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용법·용량을 확정했다. 또한 유리체내로 투여하는 침습적 주사 치료인 데다 부작용 위험 관리가 중요한 만큼, 시판 후 안전관리를 위해 '전문가(의사용) 설명자료' 등 위해성 관리계획(RMP)을 추가로 보강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아이저베이는 식약처와 중앙약심의 엄격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 '중심와 중심이 보존된 환자'를 대상으로 실명 위험을 늦추는 국내 최초의 GA 진행 억제제로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2026-09-30 12:00:15이탁순 기자 -
삼천당, 하메론에스점안액 판매 재개…조사결과 "혼입 가능성 없어"[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삼천당제약의 일회용 점안액 제품에서 타사 제품이 혼입되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으나, 공정 조사 결과 제조 과정에서의 혼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판매 및 유통이 전면 재개된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하메론에스점안액0.18%(히알루론산나트륨)(일회용)'(제조번호: 26004) 제품 개봉 시 타사 제품인 '디쿠아프리점안액(디쿠아포솔나트륨)(1회용)'(제조번호: 26002)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됨에 따라, 의약품 취급 의료기관과 도매업소, 약국 거래처 등에 선제적으로 일시적 판매 및 유통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삼천당제약은 문제가 된 불만 현품을 회수하고 즉각 제조 및 포장 공정 전반에 걸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삼천당제약은 제조 품질관리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지난 9월 22일 위탁제조소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회사는 포장설비 및 혼입 방지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해당 제조번호의 포장작업 당시 CCTV 영상 등을 면밀히 조사했다. 조사 결과, 품질 시험 결과는 모두 기준에 적합했으며 보관 검체에서도 타 제품 혼입이나 해당 제조번호(26004) 제품 전반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천당제약은 해당 불만이 제조·포장 공정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최종 판단을 내렸다. 삼천당제약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불만 제기자에게 직접 안내하고 추가 특이사항이 없음을 확인했으며, 일시 중단했던 해당 제품의 판매 및 유통을 10월 1일부로 정상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도 철저하고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모니터링을 통해 제품 품질 유지와 소비자 신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2026-09-30 10:30:06이탁순 기자 -
식약처, 록시트로마이신 불순물 '비변이원성'으로 기준 변경[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록시트로마이신' 성분 의약품의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에 대해 '비변이원성 불순물'로 관리 기준을 전격 변경했다. 당초 엄격하게 적용됐던 1일 섭취 허용량 기준이 일반 불순물 관리 수준으로 전환되면서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식약처의 당초 지침에 따라 선제적으로 자진 회수를 단행했던 제약사들은 적절한 구제책 없이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는 29일 전문가 자문회의 검토를 거쳐 록시트로마이신 제제 내 불순물인 'N-nitroso-N-desmethyl roxithromycin'을 비변이원성 불순물로 분류하고 관리 기준을 변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불순물은 기존 발암 잠재력 분류(CPCA Category 4, 1,500ng/일) 대신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일반 유기 불순물 가이드라인(ICH Q3A/Q3B)을 적용받게 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6월 완제의약품 제조업체 76곳을 대상으로 대표 제조번호에 대한 시험 결과를 9월 28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하며, 기준 초과 검출 우려 시 즉각적인 보고와 회수 조치를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제출 마감을 목전에 둔 지난 22일, 식약처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비변이원성 관리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안내하면서 현장에는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식약처의 이번 최종 변경 결정으로 대다수 제약사는 기준 초과에 따른 품목 회수나 생산 중단 등의 리스크를 피하게 됐다. 유사 참조물질(N-nitroso-N-desmethyl-azithromycin)과의 구조-활성 상관관계(SAR/Read-across) 및 변이원성 배제 근거 등이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하지만 규제 당국의 지침을 가장 먼저 준수해 선제적 조치에 나섰던 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식약처의 6월 조치 지시 및 현행 기준에 따라 잠재적 초과 우려를 확인하고 환자 안전을 위해 특정 제조번호 제품의 자진 회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는데, 식약처가 기준 변경 검토를 안내하고 결국 비변이원성으로 기준을 완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 제품을 회수해 폐기 처분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시험 결과 제출을 유예하거나 식약처의 최종 판단을 관망하던 다수 기업은 아무런 회수 조치 없이 이번 기준 변경의 수혜를 보게 되면서, 업계 내에서는 '규정을 성실히 지킨 기업만 바보가 되는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회수 보고를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은 곳은 피해를 면하고, 공문 지침대로 제품 회수를 통해 원칙 대응한 기업은 피해를 입었다"며 행정 형평성 을 지적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가 현장의 목소리와 과학적 근거를 수용해 비변이원성 결정을 내린 점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다만 며칠 차이로 지침이 급변하면서 당국을 믿고 가장 먼저 선제적 안전조치에 나섰던 제약사만 고스란히 유무형의 피해를 떠안게 된 점은 행정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선례가 있는 만큼, 정부 방침을 충실히 따른 모범 기업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기 진행된 회수 건의 철회 및 판매 재개 승인 등 유연하고 책임 있는 사후 구제 조치가 조속히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026-09-30 08:38:27이탁순 기자 -
미프지미소 심사 막바지…식약처 "허가 후 전방위 모니터링"[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신중지의약품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 심사를 약사법령에 따라 철저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허가 이후에도 시판 후 조사와 불법 유통 방지 체계를 엄격히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식약처는 29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미프지미소의 허가 심사 현황과 향후 사후 관리 계획을 공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그동안 임신중지의약품에 대한 심사는 약사법령이 정한 요건에 맞춰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 위해성관리계획(RMP) 등 심사가 필요한 일부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다. 식약처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향후 허가·심사를 철저하고 꼼꼼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 이상사례 관리 및 시판 후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시판 후 사용성적조사'를 포함한 위해성관리계획(RMP)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사례와 실제 임상 사용 결과를 체계적으로 추적·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온라인 등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불법 유통 단속과 정식 허가 이후의 모니터링 대책도 구체화했다. 식약처는 현재 온라인 해외직구와 불법 판매·알선 광고를 모니터링해 사이트를 차단하고 판매자가 특정되는 경우 수사의뢰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관세청에 불법유통 가능 의약품 목록을 공유해 국내 반입 차단을 요청 중이다. 정식 품목허가가 이뤄진 이후에는 관리망을 한층 강화한다. 식약처는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내역을 정밀 분석해 불법 유출 정황이 포착되는 도매상과 의료기관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불법유통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개인 간 불법 거래 모니터링도 집중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원내 처방·조제 여부 등 의료기관 내 사용 기준과 처방 방식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사용 및 처방 방법과 관련된 사항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2026-09-30 06:00:56이탁순 기자 -
품절 대응 국가필수약 협의회, 민·관 통합 거버넌스로 개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반복되는 필수의약품 공급 중단 사태와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 합동 대응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사전 보고 체계와 공급망 강화에 나선다. 식약처는 29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의 서면 질의응답을 통해 국가필수의약품 안정 공급과 관련한 주요 대응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부 중심’에서 ‘민·관 거버넌스’로…11월 협의회 개편 식약처는 오는 11월부터 기존 정부 위주로 운영되던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민·관 거버넌스로 개편해 시행한다. 개편된 협의회에는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뿐만 아니라 제약분야 관련 협회, 의료·약업분야 학회 등 민간 위원들이 폭넓게 참여한다. 이를 통해 생산, 유통, 사용 단계별로 다양하게 발생하는 국가필수의약품 수급 이슈를 통합적으로 논의하고, 제조·수입·공급 조치 방안 및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민·관이 함께 협의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식 출범 전임에도 부처 간 사전 협의를 통해 흑색종 치료제 '다카르바진 주사제'의 주문제조, '로라제팜 주사제'의 조속한 공급 재개 등 가시적인 현장 안정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의약품 유통·공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급 모니터링 체계도 대폭 고도화된다. 식약처는 공급 정보를 활용해 수급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는 '의약품 수급분석 시스템'을 탑재·개선 중이며, 오는 4분기부터 실제 공급 현황 파악 및 위험 대응에 본격 투입한다. 의료현장의 재고 소진 시점보다 제약사의 공급중단 보고가 늦어져 대응에 차질을 빚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전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 식약처는 작년 공급중단 의약품을 보다 신속히 검토하고 조치하기 위해 제약사의 생산·수입·공급중단 보고 기준을 기존 '중단 90일 전'에서 '180일 전'으로 대폭 앞당겼다. 아울러 수집된 공급중단 정보는 새롭게 개편되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통해 의료·약업계 단체에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심평원·8개 단체 네트워크 총동원…'대체약 2차 품귀' 막는다 제약사의 출하 재개와 실제 의료기관·약국의 공급 체감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차'를 좁히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식약처는 제약사의 단순 공급 재개 통보에 그치지 않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실제 요양기관 유통 상황까지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 의약품의 중단이 동일 성분·제형이나 대체 품목의 동반 품귀로 이어지는 '2차 수급 불안'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가동 중이다. 식약처는 현재 8개 의료·약업 전문단체가 참여하는 '현장의약품 수급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현장의 파급 영향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제약사에 신속한 증산을 요청하고 복지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식약처는 11월 민·관 협의회가 본격 출범하면 이러한 대체 품목의 공급 여력 점검과 연쇄 품귀 차단 조치가 한층 면밀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원료의약품 및 단일 제조소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기 극복 방안도 추진된다. 식약처는 2027년부터 필수의약품의 생산기술 확보는 물론, 완제품 상용화 및 공급재개 연구까지 전 주기를 통합 지원하는 '2기 연구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복수 공급망과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국가 의약품 공급망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민·관 협의체 개편과 보고 시점 단축, 기술 개발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2026-09-30 06:00:44이탁순 기자 -
보령, 독소루비신 동결건조 제형 허가…항암제 공급망 강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보령이 최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된 '독소루비신 주사제의 동결건조 제형을 새롭게 허가받으며 국내 항암제 공급망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령은 28일 독소루비신염산염 성분의 항암 주사제 '에이디마이신동결건조주50밀리그램'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물은 악성 림프종,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물론 유방암, 난소암, 위암, 간암, 방광암 등 광범위한 고형암 치료에 표준적으로 쓰이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핵심 항암제다. 보령과 독소루비신의 인연은 한국 제약 주권 확보의 상징적인 승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반 오리지널 제약사인 파마시아&업죤은 독소루비신 등 안트라사이클린 글리코사이드 주사액 제조방법을 국내에 특허 등록하며 높은 진입장벽을 쳤다. 이에 보령은 "해당 기술은 관용기술에 지나지 않는다"며 과감하게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이끌어내며 8년에 걸친 특허 분쟁을 승리로 매듭지었다. 당시 대법원은 파마시아 측의 제조방법이 인용문헌들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어 진보성이 없다고 판단해 특허 제63827호를 최종 무효화했다. 보령은 이 분쟁 승리와 대규모 발효합성시설 완공을 토대로 독소루비신 원료의 국산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수입 대체 및 글로벌 수출길을 열어 젖힌 바 있다. 이번 신규 품목허가는 이러한 국산화 유산을 바탕으로 정부의 보건 안보 정책에 기민하게 발맞춘 행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일 독소루비신 주사제(동결건조)를 비롯한 3개 품목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하며 수급 집중 관리에 나섰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가 부담으로 필수의약품의 품절 사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보령이 동결건조 제형을 신속히 품목허가 받음으로써 정책적 요구에 즉각 응답한 셈이다. 동결건조 분말 제형은 투약 직전 생리식염액 등으로 녹여 쓰는 단계가 필요하지만,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강점을 지닌다. 수용액 상태에서 빛과 열에 취약한 기존 액상 주사액과 비교해 유효기간 동안 약효 역가 유지력이 우수해 보관이 용이하다. 이는 감염병 위기나 원료 수급난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국가 및 종합병원의 장기 비축 요구에 가장 적합한 규격이라고 제약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생산 라인의 이원화(듀얼 소싱) 효과도 확실하다. 기존에 보유한 액상형 제제(에이디마이신주사액) 생산 라인에 설비 이슈나 원료 수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새롭게 확보한 동결건조 라인으로 물량을 전환할 수 있어 암 환자의 치료 공백을 막는 안전판이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무효화시키며 독소루비신 자립화를 이뤄냈던 제약사"라며 "정부가 독소루비신 동결건조 제형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하자마자 빠르게 완제 허가를 획득한 것은 수익성을 떠나 필수 항암제 공급 책임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은 기존 독소루비신 주사제 '에이디마이신주사액'의 원가율이 100%가 넘었지만, 꾸준히 생산하며 항암제 주권 확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26-09-29 06:00:48이탁순 기자 -
"공부 잘하는 약은 없습니다"…식약처, ADHD치료제 쇼츠 배포[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교육부(장관 최교진), 성평등가족부(장관 원민경)와 손잡고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국민 홍보에 나선다. 식약처는 28일 메틸페니데이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의약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3개 부처 공동으로 제작한 홍보 쇼츠(짧은 영상)를 각 부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질병 치료제이지만, 학원가와 수험생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 등으로 왜곡되어 알려져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관계 부처는 “공부 잘하는 약은 없습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건강한 학업 환경을 지원하는 영상을 기획했다. 이번 홍보 영상에는 배우 서영희와 김태영이 각각 학부모와 수험생 역할로 출연했다. 영상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틸페니데이트 관련 왜곡된 인식을 짚어보고, 해당 약물이 단순 학업 보조제가 아닌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라는 점을 친근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보건당국은 질환이 없음에도 메틸페니데이트를 임의로 복용할 경우 두통, 불안을 비롯해 심할 경우 환각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사의 처방 없이 SNS 등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타인의 약을 양도받아 복용하는 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온라인 불법 유통 및 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시험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인 올해 5월과 8월 두 차례 특별점검을 실시해 메틸페니데이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 1733건을 적발하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다. 다가오는 10월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해 특별점검을 추가로 진행할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메틸페니데이트는 성적 향상을 위해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용 마약류”라며 “이번 쇼츠 영상을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한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홍보 쇼츠 영상은 식약처, 교육부, 성평등가족부의 공식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2026-09-28 10:36:11이탁순 기자 -
아스텔라스 '아이저베이주' 허가…황반변성 실명 위기 막는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실명 위기에 놓였던 말기 건성 연령관련 황반변성(AMD) 환자들에게 첫 치료 대안이 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지도모양위축(Geographic Atrophy, 이하 GA) 치료제 '아이저베이주(성분명: 아바신캡타드페골나트륨)'를 신약으로 정식 품목 허가했다. 이번 승인은 그동안 신생혈관(습성) 황반변성에 편중돼 있던 국내 망막 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건성 황반변성의 말기 합병증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다. 보체 C5 정밀 억제…중심 시력 손실 속도 늦춘다 아이저베이주는 보체 연쇄반응의 핵심 인자인 'C5 단백질'을 표적으로 결합·억제하는 페길화 RNA 압타머(PEGylated RNA aptamer) 계열의 유리체 내 주사제다. 면역 과활성화로 인한 막공격복합체(MAC) 형성을 막아 망막색소상피(RPE)와 광수용체 세포의 비가역적 파괴 속도를 늦춘다. 허가받은 적응증은 '중심와 중심이 보존된 연령관련 황반변성에 의한 지도모양위축의 진행 억제'다. 용법·용량에 따르면 권장 용량은 1회 2mg(0.1mL)으로, 치료 개시 후 첫 12개월(1년차) 동안은 매월 1회 투여하고, 이후에는 2개월마다 1회(격월) 유리체강 내로 투여한다. 2년차부터 투여 주기가 늘어남에 따라 고령 환자들의 안구 내 주사 시술 부담과 내원 횟수가 유의미하게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3상 임상(GATHER1 및 GATHER2) 결과에 따르면, 아이저베이는 위약군 대비 GA 병변의 면적 확장 속도를 12개월 기준 약 14~35% 유의하게 억제하는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미 손상된 망막 세포를 재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운전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중심와(중심 시력)를 최대한 보존해 실명 시점을 늦추는 전략이다. 글로벌 지도모양위축 치료제 시장은 아펠리스의 '사이포브레(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와 아스텔라스의 '아이저베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이포브레가 보체 C3를 억제하며 먼저 출시됐으나 시판 후 드물게 폐쇄성 망막혈관염 등 중대한 허혈성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반면 하위 경로인 C5를 타깃하는 아이저베이는 중대한 망막혈관염 보고율이 현저히 낮아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사이포브레보다 앞서 아이저베이가 식약처 신약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 국내 GA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mover)' 지위를 확고히 선점하게 됐다. 해외 시장에서도 아이저베이는 고성장을 거듭하며 향후 글로벌 연매출 2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심와 침범 전' 정밀 진단 필수…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신약 도입을 크게 환영하면서도 처방 대상의 정확한 선별을 강조하고 있다. 허가사항에 따르면 자가형광안저촬영(FAF)과 빛간섭단층촬영(OCT)을 통해 '중심와(fovea) 중심점이 보존된 환자'에게만 투여하도록 엄격히 제한됐다. 임상 분석에서 병변이 이미 중심와까지 침범한 환자에게는 치료 혜택이 뚜렷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시력 상실 위험이 위약 대비 높아질 수 있는 경향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또한 보체 억제제 투여 시 흔히 동반될 수 있는 맥락막 혈관 신생(습성 전환) 및 주사 후 일시적 안압 상승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요구된다.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최대 관건은 '보험 급여'다. 고가의 바이오신약인 만큼 연간 치료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약가 협상 및 위험분담제(RSA) 적용 등을 통한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한 망막 전문의는 "그동안 건성 황반변성 말기 환자들은 치료법이 없어 시력 상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대표적인 의료 미충족 수요 분야였다"며 "아이저베이의 허가로 중심 시력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치료 경로가 열린 만큼, 조기 진단 체계 확립과 빠른 급여 적용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2026-09-28 06:27:43이탁순 기자 -
100억 돌파 SGLT2+TZD '트루버디' 제네릭 개발 착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2형 당뇨병 복합제 '트루버디'의 제네릭 개발이 본격 시작됐다. 보령이 개발한 트루버디는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과 TZD 계열 피오글리타존이 결합한 2제 복합제로, 최근 SGLT2+피오글리타존 처방이 증가하면서 오리지널 재심사 만료에 맞춘 제네릭 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신일제약의 'SIL1238'과 'SIL1238_R' 간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했다. 이번 생동시험은 건강한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공복 상태에서 단회 경구 투여 후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평가 지표는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의 혈중 최고 농도및 혈중 농도-시간 곡선하면적이다. 현재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복합제 대조약은 트루버디가 유일하다. 트루버디는 신장에서 포도당 배출을 촉진하는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TZD(티아졸리딘디온) 계열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2제 복합제다. 서로 다른 기전의 상호보완적 혈당 강하 효과를 무기로 처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 계열의 병용은 임상 현장에서 '최상의 조합'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서로 다른 기전으로 혈당 강하 효과를 극대화할 뿐 아니라, TZD의 대표적 부작용인 체중 증가와 부종 위험을 SGLT-2 억제제의 삼투성 이뇨 및 체중 감소 효과가 상쇄해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성분이 공통으로 지닌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혜택까지 더해져 대사질환을 동반한 당뇨 환자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특히 당뇨병 병용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대폭 확대되면서 해당 조합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3년 4월부터 SGLT-2 억제제와 TZD 간 병용 투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본격 인정받기 시작했고, 복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단일정 복합제에 처방 수요가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의약품 생산실적 집계에 따르면 트루버디는 2025년 기준 10/15mg 함량이 61억원, 10/30mg 함량이 45억원을 기록해 합산 생산실적 106억 원을 달성했다. 제약업계에서 흔히 블록버스터 기준으로 통하는 연간 100억원의 벽을 넘어선 셈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동일 성분 제제는 제일약품, 유영제약, 대웅바이오, 한국휴텍스제약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제일약품과 대웅바이오는 10/15mg과 10/30mg 두 개 함량을 모두 갖췄으며, 한국휴텍스제약과 유영제약은 10/15mg 단일 용량만 확보하고 있다. 2023년 8월 허가를 획득한 트루버디의 의약품 재심사(PMS) 만료일은 2029년 8월 28일이다. 신일제약이 만료 시점까지 약 3년여가 남은 시점에 선제적으로 생동시험 승인을 받은 것은 급성장하는 시장 규모를 겨냥해 허가 일정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SGLT-2 억제제와 TZD 조합의 임상적 선호도가 높아지며 트루버디의 처방액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며 "재심사 만료 시점에 맞춰 조기 출시를 노리는 후발 제약사들의 제네릭 개발 참여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2026-09-23 12:04:46이탁순 기자 -
지헤라, 위암 희귀약 지정 불발…약심 "우월성 근거 부족"[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차세대 HER2 이중특이성 항체로 주목받는 '지헤라주(성분명 자니다타맙, 비원메디)'가 국내에서 위암 1차 치료제로서의 희귀의약품 지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대 10년의 독점 자료보호기간 등 다양한 정책적 혜택을 노렸던 개발사의 상용화 및 급여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8월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의약품 정책 소분과위원회 서면 심의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양성 위, 위식도 접합부 또는 식도 선암에 대한 해당 성분의 희귀의약품 지정 타당성' 안건이 최종 '타당하지 않음'으로 부결됐다. 참여 위원 10명 중 대다수가 지정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3월 담도암 2차 치료제로 국내 첫 품목허가를 획득한 지헤라는 글로벌 3상 임상(HERIZON-GEA-01) 결과를 바탕으로 위암 1차 치료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키트루다' 표준치료와의 '직접 비교(Head-to-Head)' 부재 위원들이 지정 불가로 판단한 핵심 사유는 '기존 대체의약품 대비 현저한 유효성 또는 안전성 개선'이라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헤라는 트라스투주맙(제품명 허셉틴)+화학요법과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 등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입증했다. 그러나 현재 임상 현장의 표준치료(SoC)로 자리 잡은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트라스투주맙+화학요법' 3제 병용군과의 직접 비교 데이터는 제출하지 못했다. 한 위원은 "기존 대체의약품 대비 우월성을 입증할 직접 비교 자료가 없고 간접 비교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간접 비교는 환자군 특성, 추적 기간, 후속 치료 등의 차이를 보정하기 어려워 현저한 개선을 인정하기에 근거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임상시험 결과 지헤라 투여군에서 3등급 이상의 설사를 비롯한 위장관 독성, 좌심실 기능 저하, 주입관련반응(IRR) 발생 빈도가 대조군 대비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의위원들은 "설사 등 3등급 이상 이상사례가 기존 치료군보다 높게 보고되어 안전성 개선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에서 현저한 개선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위암은 이미 유효한 대체 치료제와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장으로 개발 유인이 부족한 방치된 질환이 아니다"라며 "흔한 질환을 세부 바이오마커나 치료 차수로 쪼개어 희귀질환 혜택을 주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고 기존 시판 약제들과의 형평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대 10년 독점권·경평면제 난항…허가·약가 가시밭길 이번 결정으로 제약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일반 신약(6년)보다 긴 최대 10년의 임상시험 자료보호기간(시장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일반 적응증 추가 트랙을 밟게 되면서 독점 기간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상용화 속도와 급여권 진입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신속심사(GIFT) 트랙을 활용하지 못하고 일반 정규 변경허가 심사를 거쳐야 해 허가 검토 기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 간접비교의 한계와 독성 관리에 대한 엄격한 보완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가장 큰 장벽은 '약가 협상'이다. 희귀의약품 지위를 활용한 '경제성평가 면제(경평면제)' 혜택이 어려워져 일반적인 신약 트랙으로 약가 등재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따라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기존 표준요법 대비 직접 비교 우위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높은 약가를 인정받기 어려워, 급여 등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약심 위원은 "현 시점에서는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희귀의약품 지정보다 통상적인 신약 허가 절차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엄격히 검토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위암 적응증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 충족 여부에 관한 판단으로, 자니다타맙의 임상적 가치 자체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 NEJM 게재 및 금년 ASCO에서 발표된 글로벌 3상 HERIZON-GEA연구의 저자인 연세암병원 라선영 교수는 글로벌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요법이 의미있는 치료 성과 개선을 보여줬고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2026-09-23 06:00:44이탁순 기자 -
여드름치료제 아젤리아 돌풍에 대형 제약 제네릭 속속 가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여드름 치료제 시장에 아젤리아크림(레오파마) 돌풍이 이어지면서 '아젤라산(Azelaic Acid)' 성분의 일반의약품 제네릭 허가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광동제약은 아젤라산 성분의 여드름 치료 일반의약품 '케이아크네크림'의 품목 신고 완료했다. 이번 광동제약의 가세로 9월에만 마더스제약의 ‘아젤클리어크림’, 한미약품의 ‘아젤클린크림’에 이어 3개 제약사가 잇따라 아젤라산 외용제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허가된 제품들의 제조원은 모두 외용제 전문 제약사인 '퍼슨'이다. 퍼슨은 지난 8월 자사 품목인 ‘아젤린크림’을 허가받은 이후, 우수한 외용제 특화 생산 라인을 기반으로 주요 제약사들의 위탁생산(CMO) 물량을 대거 수탁하고 있다. 앞서 7월 허가받은 녹십자의 ‘아젤라힐크림’을 시작으로 번진 아젤라산 제네릭 개발 붐이 퍼슨의 수탁 라인을 타고 대형·중견 제약사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여드름 치료제 1위 오른 '아젤리아'…다중 효능·입소문 타고 ‘품절 대란’ 이처럼 제약사들이 앞다퉈 아젤라산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오리지널 품목인 레오파마의 ‘아젤리아크림’이 보여준 폭발적인 흥행이 자리 잡고 있다. 케어인사이트가 8월 POS가 설치된 459곳 약국을 대상으로 100위 내 일반약 판매순위와 판매횟수를 조사해 데일리팜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매출 1위는 SNS 핫템으로 꼽히는 아젤리아크림이 차지했다. 아젤리아크림은 전달 대비 판매율이 41.6% 증가했다. 그동안 여드름 치료제 시장을 이끌어왔던 동아제약의 ‘애크논크림’은 전체 순위 10위(여드름 치료제 2위)를 기록하며 아젤리아크림에 선두 자리를 내준 모습이다. 오랜 기간 시장에 존재했던 아젤리아크림이 최근 들어 경쟁 품목을 제치고 선두로 오른 비결로는 복합적인 피부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다중 효능’이 꼽힌다. 아젤라산은 여드름균 억제(항균)와 각질 용해뿐만 아니라 염증 완화, 여드름 후 붉은 자국 및 색소침착(멜라닌 억제) 개선 효과까지 입증된 성분이다. 기존 치료제들이 주로 붉게 부어오른 화농성 여드름(이부프로펜피코놀 등)이나 좁쌀여드름(살리실산 등) 등 특정 단계에 집중됐다면, 아젤라산은 염증성 여드름은 물론 여드름 자국, 붉은기(홍조·주사)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올인원 케어'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튜브, SNS 등에서 아젤리아크림의 색소침착 및 미용적 효능이 집중 조명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졌고, 약국가에서 장기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수요 폭발 파고든 국내사들… “유통망 앞세워 시장 재편 예고” 아젤리아크림의 인기와 이로 인한 수요 폭발 현상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확실한 시장 진입 기회로 작용했다. 기존 오리지널의 높은 인지도와 수요가 이미 입증된 상태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발 빠르게 제네릭을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피부 미용에 대한 관심과 자가 관리 트렌드가 맞물리며 여드름 치료제 시장의 체급 자체가 달라졌다”며 “퍼슨의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마더스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 약국 영업력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제약사들이 속속 진입함에 따라, 수입 오리지널 의약품이 독점하던 아젤라산 시장의 세대교체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2026-09-22 06:00:59이탁순 기자 -
클립스비엔씨, 선제적 데이터 관리로 임상 지연 막는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임상시험 막바지에 특정 기관 데이터에서 뒤늦게 이상이 발견돼 쿼리 폭탄과 재작업이 이어지는 사례는 신약 개발사들의 고질적인 골칫거리다. 자칫 데이터베이스 잠금(DB Lock)과 결과 보고서 작성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개발 비용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상시험 관리기준(ICH-GCP) E6(R3) 개정을 통해 데이터 품질의 최종 책임이 의뢰자(제약사)에게 있음이 재확인되면서 제약사의 부담은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클립스비엔씨(CLIPS BnC)의 DM & STAT(데이터관리·통계)본부가 '사후 수습'이 아닌 '선제 관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임상 데이터 관리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설계 단계부터 잠재 위험 요소를 정의하고 시험 중 이상 신호를 조기에 포착·대응함으로써 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CSDM으로 이상 신호 조기 포착…막판 재작업 방지 클립스비엔씨가 내세운 핵심 무기는 중앙집중식 통계 데이터 모니터링(CSDM, Centralized Statistical Data Monitoring)이다. 통계팀(STAT)이 과제별 위험 요인을 반영해 통계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데이터관리팀(DM)이 이를 주기적으로 가동해 전자증례기록서(EDC)에 축적되는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추적한다. 만약 특정 기관에서 변칙적이거나 반복적인 입력 패턴이 발견되면 STAT은 통계적 유의성을, DM은 임상 현장의 맥락을 신속히 교차 검증한다.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은 임상운영(CO)본부의 프로젝트 매니저(PM)를 통해 즉각 현장 조치로 연결된다. 시험 종료 후가 아니라 시험 진행 중에 오류를 바로잡아 막바지 대량 재작업과 일정 지연을 사전에 방지하는 구조다. 글로벌 규제 조화 기구 ICH는 2025년 1월 E6(R3)의 기본 원칙과 가이드라인(Step 4)을 채택한 데 이어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핵심은 설계 단계에서 핵심품질요소(CtQ, Critical-to-Quality)를 정의하고 이를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지만,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립스비엔씨는 제약사가 수립한 CtQ를 현장 관찰 단위로 세분화하고, 핵심위험지표(KRI)와 실행 계획(Action Plan)을 함께 설계하는 '위험 기반 품질관리(RBQM) 6단계 운영 모델'을 가동 중이다. 시험 기간 중 리스크 기반 데이터 검토와 다학제 협의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필요시 제약사에 맞춤형 CtQ·RBQM 컨설팅과 교육도 직접 지원한다. DM·통계 일원화로 소통 지연 차단…블라인딩 무결성도 확보 통상 DM과 통계는 분리 운영되어 의뢰자가 각 조직과 개별 소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반면 클립스비엔씨는 DM과 STAT을 단일 본부 내 '원팀(One-Team)'으로 묶었다. 담당자들이 초기 프로토콜 검토 단계부터 협력하며, 월간 정기 데이터 리포트를 기반으로 의뢰자 및 임상운영팀과 데이터 현황을 공유한다. 동시에 운영적 방화벽(Firewall)을 통해 인력별 전산 접근 권한과 문서 보관 체계를 엄격히 분리, 블라인딩(Blinding)의 무결성을 확고히 지키고 있다. 아울러 ICH E9(R1)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연구 초기부터 추정목표(Estimand)를 명확히 하고 치료 중단 등 중간사건(Intercurrent Event) 처리 방안을 미리 수립해, 향후 분석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석 논란까지 원천 차단하고 있다. 클립스비엔씨 관계자는 "임상시험의 성패는 데이터에서 갈리고, 데이터 품질은 결국 초기 설계와 선제 대응에서 결정된다"며 "제약사와 함께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짚어내 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2026-09-21 06:00:38이탁순 기자 -
"희귀약 맞아?"…블록버스터 성장 간질성 방광염 시장 확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 경구제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제약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종근당 '펜폴캡슐'로 대표되는 펜토산폴리설페이트나트 제제에 제약사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펜폴은 2025년 생산실적이 157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펜토산폴리설페이트나트륨 성분의 간질성 방광염 치료제 '펜미론캡슐(희귀 전문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회사는 펜미론캡슐을 통해 비뇨기 영역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급성장하는 시장 수요를 공략해 나설 계획이다. 국내 펜토산폴리설페이트나트륨 시장은 지난 13년간 종근당의 '펜폴캡슐'(2011년 허가), 한국팜비오의 '게그론캡슐'(2012년 허가), 제이텍바이오팜의 수입 의약품 '젤미론캡슐'(2013년 허가) 등 3개 품목이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간질성 방광염은 특별한 세균 감염 없이 방광벽 손상 등으로 통증과 빈뇨를 유발하는 만성 질환으로 환자 수가 적어 희귀질환으로 분류돼 왔으나, 최근 시장 규모는 일반 만성질환 블록버스터 품목에 버금갈 정도로 팽창했다. 실제 생산·수입 실적을 살펴보면 2025년 기준 종근당의 펜폴캡슐은 157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며 단일 품목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제이텍바이오팜의 젤미론캡슐 역시 621만2160달러(약 80억~90억 원 수준)의 수입실적을 올렸고, 한국팜비오의 게그론캡슐도 85억 원의 생산실적을 달성하며 세 품목의 합산 실적이 300억원대를 넘어섰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13년 만에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진단 환경의 개선과 질환 고유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과거에는 단순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으로 오인돼 방치되던 숨은 환자들이 비뇨의학과 진단 기술 발전과 질환 인지도 제고 덕분에 조기 진단을 받으며 약물 처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질성 방광염은 점막 결손을 보충하는 펜토산폴리설페이트나트륨 제제를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어서 환자 처방 지속성과 충성도가 매우 높다. 여기에 비뇨의학과 전문의 중심의 명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제약사들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한미약품은 신제품을 통해 비뇨의학과 포트폴리오 강화에 따른 동반 성장을 노린다.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과 '구구',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 전립선암 치료제 '엔자론연질캡슐' 등 기존 치료제에 한미펜토산캡슐 출시를 통해 비뇨기 질환 치료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올해 3월 한미약품의 '한미펜토산캡슐', 7월 동국제약의 '폴미론캡슐'에 이어 비뇨기과 처방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동구바이오제약의 '펜미론캡슐'까지 가세하면서, 오랜 기간 유지되던 기존 3사 구도는 한층 치열한 다자간 점유율 경쟁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간질성 방광염 치료제는 그동안 원료 확보와 개발 난이도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시장 규모가 수백억 원대로 커지면서 충분한 사업성을 갖춘 알짜 시장으로 부각됐다"며 "특히 비뇨의학과에 강력한 영업망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잇달아 진입한 만큼, 기존 선발 주자들의 수성과 후발 주자들의 시장 침투를 둘러싼 처방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2026-09-19 06:00:56이탁순 기자 -
일본 20명 사망 타브너스, 유럽 퇴출 여파에 국내 철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의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타브너스캡슐(성분명 아바코판)'이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핵심 임상 데이터 조작에 더해 일본에서 20명의 사망 사례가 잇따르며 유럽연합(EU)에서 승인이 최종 취소되자, 국내에서도 정식 출시 없이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출시 전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환자 76명이 복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건당국도 집중 모니터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일본서 20명 사망 보고… 국내 시판 전 무상 공급으로 76명 투약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타브너스의 국내 품목허가권자(메디팁)는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공급중단을 공식 보고했으며, 조만간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3년 9월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지 약 3년 만이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타브너스캡슐과 관련한 해외 안전성 정보와 국내 사용 현황 및 후속 조치 사항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해당 조치는 일본에서 타브너스를 복용한 환자 가운데 인과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해 총 20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타브너스는 2023년 9월 활동성 중증 육아종증 다발혈관염(GPA) 및 현미경적 다발혈관염(MPA) 환자 치료를 위해 리툭시맙 또는 시클로포스파미드 요법과 병용 투여하는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받았으나, 현재까지 정식 시판 유통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판 전 '희귀의약품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무상 공급되면서,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25개 의료기관에서 국내 환자 총 76명이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브너스의 허가사항에는 약인성 간 손상(DILI)과 '간 독성 및 담관소실증후군(VBDS)' 발생 가능성이 명시돼 있다. 식약처는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일본과 같은 사망 사례나 담관소실증후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서한에 따라 지난 4월 30일 투약 의료기관에 환자 복약지도 강화 및 정기 간 기능 검사 철저 안내를 전달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일본·유럽 등 해외 이상사례와 국내 보고 현황을 종합 평가 중이며, 모든 투여 환자에게 간 독성 부작용 가능성을 고지하고 간 기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집행위, 8월 4일 허가 취소 확정…임상 조작에 日 사망 겹쳐 쐐기 타브너스의 국내 철수는 유럽 규제당국의 최종 결정에서 비롯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8월 4일부로 EU 및 유럽경제지역(EEA) 내 타브너스의 승인을 취소했다. 승인 취소의 발단은 허가의 근간이 된 핵심 3상 임상(ADVOCATE)의 데이터 조작이었다. 2019년 11월 첫 데이터베이스 락(Lock) 이후 52주 차 우월성 기준에 미달하자, 시험군 배정을 사전에 인지한 비맹검(unblinded) 상태에서 환자 9명을 자의적으로 재평가해 5명을 '관해'로 번복했다. 이들 5명은 모두 아바코판 투여군이었으며, 이 과정은 초기 허가 심사 서류에서 은폐됐다. EMA는 이를 임상시험관리기준(GCP)을 위반한 '의도적인 왜곡(intentional misrepresentation)'으로 규정하고 효능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보고된 20명의 간독성 사망 사례가 퇴출의 결정적인 쐐기를 박았다. 의약품 허가의 대원칙인 '유익성-위험성 균형(Benefit-Risk Balance)'에서, 효능에 대한 신뢰는 사라진 반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명적인 간 손상과 사망 위험이 확인되면서 "위험이 유익성을 명백히 초과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타브너스는 글로벌 빅파마 암젠이 지난 2022년 원개발사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를 37억 달러(약 5조 원)에 인수하며 확보한 핵심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이다. 그러나 올해 미국 FDA의 허가 취소 추진에 이어 유럽에서의 전격 퇴출, 일본발 대규모 사망 보고까지 겹치며 글로벌 규제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의 허가 취소 결정과 글로벌 안전성 파장이 잇따르자 국내에서도 백기를 들었다. 국내 품목허가권자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조만간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타브너스는 국내 허가 3년 만에 공식 출시조차 해보지 못한 채 시장에서 퇴장하게 됐다. 이미 약을 투여받은 국내 76명의 환자에 대해서는 대체 치료제로의 신속한 전환과 철저한 간 기능 추적 관찰이 요구되고 있다.2026-09-18 11:57:35이탁순 기자 -
소발디 이어 하보니도 허가 만료 수순…C형간염 연쇄 퇴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국내 C형간염 치료 패러다임의 혁신을 이끌었던 1세대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들이 연이어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근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소발디'가 유효기간 만료로 품목허가를 취하한 데 이어, 복합제인 '하보니' 역시 품목허가 유효기간 만료에 따라 오는 10월 13일 자로 허가 목록에서 삭제될 것이 유력하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 복합제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는 오는 10월 13일 품목허가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제약사는 허가 갱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보니는 지난해 12월 이미 국내 공급 중단 보고가 이뤄진 상태로, 이번 허가 목록 삭제가 완료되면 국내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완전히 퇴장하게 된다. 하보니, 10월 13일 허가 목록 삭제 전망… 1세대 대표주자 연쇄 철수 앞서 식약처는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에 대해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품목허가 취하 소식을 전한 바 있다. 2015년 국내 허가를 획득한 소발디는 인터페론 주사제 중심이던 만성 C형간염 치료 환경을 경구제로 단숨에 전환시키며 연간 400억~500억 원대 처방 실적을 올렸던 상징적인 약물이다. 하보니 역시 소발디 성분에 NS5A 억제제인 레디파스비르를 결합한 복합제로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결국 소발디의 뒤를 이어 퇴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로써 국내에 DAA 시대를 열었던 초기 약물들은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수순을 밟게 됐다. 2021년 3월 국내 최초의 DAA 요법인 BMS의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이 허가 취하로 시장을 떠난 이후,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 MSD의 '제파티어'가 잇달아 철수한 데 이어 소발디와 하보니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유전자형 맞춤 처방 한계… '범유전자형' 마비렛·엡클루사 양분 체제로 초기 DAA 제제들이 잇달아 철수하는 결정적 원인은 '범유전자형(Pangenotypic)' 치료제의 확고한 시장 장악이다. 초기 DAA 제제들은 바이러스의 유전자형(1~6형), 환자의 치료 경험 여부, 간경변 유무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이었으며 치료 전략이 복잡했다. 반면 2018년 하반기 출시된 애브비의 범유전자형 치료제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과 길리어드의 후속 범유전자형 제제인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는 유전자형에 구애받지 않는 높은 완치율과 복용 편의성을 무기로 처방 시장을 빠르게 흡수했다. 실제로 2025년 의약품 수입실적 기준 엡클루사는 1039만 달러(약 139억원), 마비렛은 948만 달러(약 127억원)를 기록하는 등 두 품목이 전체 시장을 견고하게 양분하고 있다. 시장의 무게추가 범유전자형 복합제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구세대 치료제의 설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발디에 이어 하보니까지 허가 만료로 정리되는 것은 국내 C형간염 치료 지형의 세대교체가 완결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유전자형 감별 검사 부담 없이 처방 가능한 범유전자형 DAA 중심의 진료 지침과 시장 구조가 한층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2026-09-18 06:00:52이탁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