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발표와 막판 역전승...한미 분쟁 막전막후 77일
- 김진구
- 2024-03-29 0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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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주총⑨] OCI와 통합 결정 두고 분쟁 촉발…임종윤 사장 반발
- 임종윤 측에 임종훈·신동국 가세…임주현 측엔 국민연금 지지 선언
- 우군 확보 때마다 지분율 역전…주총 전 2%p차 뒤집으며 형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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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타고 기자들이 모인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프레스룸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사회자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200여명의 기자들이 동시에 술렁였다. 이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 승리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자, 주주총회에 참석한 임종윤 측 주주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됐다. 발단은 OCI홀딩스와의 통합 결정이었다. 한미사이언스 측 결정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고, 이후 77일 간 오너일가 모녀와 형제 간 치열한 다툼이 이어졌다.
임종윤 사장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차례로 우군으로 확보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함께 주주총회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아냈다. 양 측이 지지 세력을 추가할 때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했다.
결국 주주총회에선 약 4%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형제가 최종 승리했다.
‘OCI와 통합 결정’에 임종윤 반발…임종훈 가세하며 가족 간 분쟁으로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5인이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통합 결정을 발표한 지 77일 만에 이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은 OCI홀딩스와 통합 결정이 촉발점이 됐다. 지난 1월 12일 한미사이언스는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 체결 사실을 밝혔다. 현물출자·구주매각·신주발행 등 3개 계약을 ‘패키지 딜’로 하는 계약이었다. 계약 이행이 마무리되면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중심으로 양 사의 리더십이 재편될 전망이었다.
통합 계획 발표 이후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즉각 반발했다. 가족관계인 현 경영진으로부터 어떠한 사전 설명도 듣지 못했으며, OCI홀딩스와의 통합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게 임종윤 사장 측의 주장이었다. 이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종윤 사장 간 만남이 있었으나, 갈등이 봉합되진 않았다.
임종윤 사장이 1월 17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표면으로 드러났다.

당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 지분율은 35.00%였다. 송영숙 회장 11.66%, 임주현 부회장 10.20%, 이들의 직계가족과 친인척 5.24%, 가현문화재단 4.90%, 임성기재단 3.00% 등이었다. 임종윤 사장 측과의 지분율 차이는 6.58%p로, 적지 않았다.
신동국 가세한 임종윤 측 vs 국민연금 확보한 임주현 측…역전에 재역전
분쟁 초기만 해도 양 측은 적극적인 움직임은 자제했다. 소수의 언론만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가족 간 다툼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것을 자제하려는 인상이었다.
주총이 다가오면서 변화가 감지됐다.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먼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두 사람이 그간 언론 노출에 조심스러웠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지분율에서 6%p 이상 차이가 나는 시점에 조급함을 느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을 겨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이튿날인 3월 22일 양 측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단숨에 이들의 지분율이 40.56%로 늘어났다. 동시에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 지분율 35.00%를 역전했다. 양 측 지분율 차이는 5.56%p였다.
임주현 부회장 측이 임종윤 사장 측을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엔 임주현 부회장이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3월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주현 부회장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동국 회장에게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종전과는 달리 임종윤 사장을 겨냥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한미그룹은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해임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상황이 반전됐다. 7.6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난 26일 오후 임주현 부회장 측에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임주현 부회장 측 지분율이 42.66%로 확대됐다. 동시에 다시 한 번 임종윤 사장 측을 추월했다. 양 측 차이는 2.10%p였다.

주총 표 대결서 임종윤·종훈 형제 승리…이사회 과반 차지
이러한 판세를 뒤집고 28일 열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최종 승리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기존의 지분율 차이를 뒤집으며 근소한 차이로 송영숙·임주현 모녀를 역전했다.
양 측이 최종적으로 확보한 지분율은 총 발행주식수 대비 임주현 42.1% 대 임종윤 46.0%다. 이날 주총장에 참석한 의결권을 기준으로는 임주현 48.0%대 52.0%다.
한미사이언스 측 주요 이사 후보인 임주현 부회장은 2859만709주를 받아 득표율이 48.0%에 그쳤다. 이는 주총 직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이 확보한 의결권에도 못 미친다. 임주현 부회장 외에 이사회 측 추천 이사 6명 모두 기존 확보한 의결권에 못 미치는 표를 얻었다. 이우현 대표(2864만592주), 최인영(2848만3973주), 박경진(2875만6165주), 서정모 (2859만6165주) 이사 후보 모두 사전에 확보한 의결권보다 득표 수가 적었다.
송영숙 회장 측 확보한 의결권 중 이탈 표가 나오면서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송영숙 회장 측이 사전에 특수관계인으로 공표한 가족 중 일부가 임종윤 사장 측으로 투표를 행사한 것으로 분석한다.

임종윤 사장 측의 승리로 이번 분쟁을 촉발한 OCI그룹과의 통합도 중단된다. OCI홀딩스는 주총 이후 “주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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