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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과 국민연금'…한미 분쟁 새 변수와 시나리오

  • 김진구
  • 2024-03-27 06:20:54
  • 법원, 한미 신주발행 '적법' 인정…OCI홀딩스와 통합 계약 유효
  • 국민연금, 이사회 후보 지지…한미사이언스, 42.66%로 재역전
  • D-1 주주총회서 '경영권 향방'·'OCI와 통합 여부' 사실상 결론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미사이언스의 신주 발행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결정과 국민연금기금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지지 방침이 이 회사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불확실성을 삭제하고, 동시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보다 지분을 더 확보한 상태로 주주총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들이 주총에서 승리할 경우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속도가 붙고, 나아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중심으로 회사 리더십이 재편될 전망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은 법원 결정으로 인해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저지할 카드 하나가 사라졌다. 또한 한미사이언스 측보다 낮은 지분율로 주총에 나서게 됐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주총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막고 동시에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법원, 신주발행 '적법' 판단…한미-OCI 통합 계약 생명력 얻어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임종윤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지난 26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이 경영권 매각으로 보기 어렵고, 이사회의 결정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의 경영권 강화 목적을 의심하면서도 "오랜 기간 투자회사를 물색했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방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판결로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간 통합 계약은 생명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월 12일 ▲구주매각 ▲현물출자 ▲신주발행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종윤 사장은 이 가운데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통합이 3개 항목의 '패키지 딜'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주발행이 불발될 경우 사실상 통합 계약 자체가 무산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이 한미사이언스 측 손을 들어줬고, 결과적으로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은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불확실성 중 하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즉시 항고하고 동시에 본안소송을 통해서도 다투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사건의 경우 실질적으로 가처분 소송의 결과가 본안소송 판결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항고심 혹은 본안소송에서의 극적 반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임종윤 사장 입장에선 이번 법원 결정으로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저지할 카드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당초 임종윤 사장 측은 가처분 신청과 주주총회 표 대결 등 투트랙으로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을 통한 통합 저지가 무산되면서, 결과적으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주총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우군 확보 한미 지분율 42.66% 확대…표 대결 우위

여기에 국민연금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제6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임종윤 사장 측 주주제안 후보에 대해선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이 다시 한 번 임종윤 사장 측을 앞서게 됐다.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은 한미사이언스 측 지분율은 기존 35.00%에서 42.66%로 확대됐다. 현재 임종윤 사장 측 지분율은 40.56%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양 측의 지분율 차이는 2.10%p(약 147만주)로 매우 근소하다.

만약 한미사이언스 측이 이 우위를 유지해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고 나아가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3개 항목으로 구성된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이 본격 추진되며, 이 거래가 완료된 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양 사 간 통합이 마무리된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6월 30일까지 통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을 중심으로 한미그룹의 리더십도 재편될 전망이다. 이미 한미그룹은 경영권 분쟁 중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해임한 상태다. 주주총회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윤 측 재역전 성공 땐 이사회 장악+통합 무효화 전망

반대로 임종윤 사장 측은 다시 한미사이언스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으로 입장이 역전됐다.

법적 대응을 통한 통합 저지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만큼, 임종윤 사장 측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은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뿐이다. 남은 하루의 시간 동안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빠르게 확보해 2.10%p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만약 임종윤 사장 측이 재역전에 성공해 표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이사회를 장악하고 나아가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 사장은 그간 OCI홀딩스와의 통합에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5인의 이사 후보를 냈다.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 이사회에 이들 5인이 진입한다. 이땐 현재 4인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이사회를 장악한 뒤 OCI홀딩스와의 통합 계약을 무효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지난 25일 한미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주총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만약 주총에서 패배한다면) 현실적으로 통합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그룹 리더십도 임종윤·임종훈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땐 그룹사 전체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임종윤 사장은 자신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회사를 떠난 주요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분율 차이 2.10%p 상황서 13.64% 소액주주 표심 따라 승패 결정

관건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다. 현재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13.64%에 달한다. 양 측의 지분율 차이가 2.10%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최종 승자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양 측이 여론전 수위를 높이는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설명된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제약업계에선 수원지법의 판단과 국민연금의 결정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번 법원 결정이 소액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법원 결정 직후 "OCI홀딩스와 통합을 결정한 대주주와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의 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아 흔들림 없이 통합을 추진하고 높은 주주 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임종윤 사장 측은 "재판부가 '송영숙 회장 등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CI홀딩스와 통합을 결정한 것인지, 해당 거래가 이사로서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결과인지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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