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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탈락→번복→재평가…비운의 실리마린, 반짝 반등

  • 천승현 기자
  • 2026-07-31 12:09:17
  • 요약
  • 실리마린 2분기 처방시장 전년비 12%↑...4년 만에 최대 규모
  • 2021년 12월 급여 삭제 결정 후 처방액 급감
  • 제약사 7곳, 행정소송 최종 승소...급여 잔류 후 처방 증가
  • 올해 다시 급여재평가 실시로 또다시 생존 기로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간장약 실리마린이 처방 시장에서 반등 조짐을 나타냈다. 정부의 급여 삭제 결정 이후 무더기 철수로 전체 시장은 내리막이 지속됐지만 최근 제약사들의 행정소송 승소로 재기의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실리마린은 또다시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오르면서 처방 시장 생존 기로에 놓였다. 

31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리마린(밀크시슬 추출물) 성분 의약품의 외래 처방 시장 규모는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실리마린은 독성 간질환, 간세포 보호, 만성 간염, 간경변 등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이다.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돼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실리마린의 처방액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은 2021년 급여 삭제 결정 이후 처음이다.   

AI 생성 이미지

실리마린이 급여 삭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면서 반등의 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실리마린의 급여 삭제를 결정했다. 급여재평가 결과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판단에 급여 퇴출 결정이 내려졌다.  

보건당국의 급여 삭제 결정에 부광약품, 삼일제약, 서흥, 영일제약, 한국파마, 한국휴텍스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7개 업체가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청구했다. 집행정지 신청가 인용되면서 해당 업체의 7개 제품은 급여가 유지된 상태로 행정소송이 진행됐다.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업체의 제품들은 2022년 6월부터 급여가 삭제됐다.  

제약사들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실리마린 성분 ‘레가론’을 보유한 부광약품이 단독으로 소송에 나섰고, 삼일제약·서흥·영일제약·한국파마·한국휴텍스제약·한올바이오파마 등 6개사가 별도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부광약품이 항소심에서 승소했고, 지난 1월 6개 업체의 소송에서도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복지부가 상고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실리마린은 급여 잔류가 확정됐다. 정부의 급여 재평가로 인한 급여 삭제 결정이 번복된 첫 사례다.   

실리마린은 지난 1분기 처방액이 59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급여 삭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고 2분기에는 증가폭이 더욱 컸다. 실리마린의 2분기 처방 시장은 지난 2022년 2분기 67억원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형성했다. 

실리마린은 지난 2021년 4분기 처방금액 8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여 삭제가 결정되자 하락세가 이어졌다. 작년 4분기 처방액은 60억원으로 4년 전보다 31.7% 내려앉았다.  

건강보험 급여 삭제 결정 이후 약물의 효능에 대한 불신으로 처방 기피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급여 삭제를 수용한 제약사들이 대거 처방 시장을 이탈하면서 하락세가 가속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사들이 실리마린의 처방 시장을 포기하고 일반의약품 시장을 두드리면서 처방 시장 축소를 부추겼다는 진단도 나온다. 

제약사들의 행정소송 승소로 급여 잔류가 결정되면서 시장 공략이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부광약품의 레가론은 2분기 처방액이 39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레가론은 실리마린의 처방 시장에서 58.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하노마린은 2분기 처방액이 전년보다 8.2% 증가한 19억원을 기록했다. 

복지부가 실리마린의 급여 재평가를 다시 추진하면서 또다시 급여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당초 복지부는 교과서와 임상진료지침 등을 근거로 한 1차 평가에서 실리마린의 독성 간질환 치료 효과가 '불인정‘ 된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SCIE-RCT 임상문헌으로 따져보는 2차 평가에서도 실리마린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검증된 우수한 학술지(SCIE)에 게재된 무작위 대조 시험(RCT) 방식을 사용한 연구 문헌 12편 중 효과를 인정한 문헌이 50% 이하(6편)라는 점을 들어 유용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제약사들은 실리마린 급여 재평가에서 배제된 'SR 1-7'이라는 문헌이 SCIE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공신력 있는 자료라고 반박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 경우 임상적 유용성을 ‘불분명’으로 평가한 이후 비용효과성, 사회적 요구 등을 추가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데 임상적 유용성을 ‘불인정’으로 판단하고 급여 삭제를 결정한 것은 위법한 절차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하지만 실리마린 행정소송 결과 ‘임상적 유용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복지부의 급여재평가 재추진의 명분이다. 복지부는 제약사들로부터 실리마린의 급여 적정성 자료를 제출받고 연말께 최종 결론을 도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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