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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향력 커지는 비상장 제약사들

  • 이석준
  • 2024-10-28 16:02:35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현금이 많아서 상장을 하면 시끄러울 겁니다." "생산 공장을 보유한 코스닥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요즘 저가 매물이 많더군요." "영업이익만 따지면 상장사를 합쳐도 10대 기업에 들어가죠."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상장사에서 지분 투자 요청이 오는 경우가 많아요. 우호세력으로 와 달라는 거죠."

비상장제약사 오너들과의 대화 중 일부다.

비상장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비단 외형(매출) 증가만은 아니다. IPO(기업공개)가 잦아지고 M&A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창업주에서 2~3세로 넘어가는 승계작업(거버넌스)도 활발하다. 덩치가 커지면서 자본시장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딜(deal)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일단 외형이다. 2018년 개별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이 넘은 비상장사는 15곳 정도다. 지난해는 30여곳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 늘은 수치다. 동아제약(6310억원)과 대웅바이오(5117억원)의 지난해 연매출 규모는 상장사를 포함해도 전체 15위 안팎에 해당된다.

기업공개(IPO)도 줄을 이었다. 2018년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2020년 위더스제약, 한국파마, 에스케이바이오팜, 국전약품, 2021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2022년 알피바이오, 2023년 블루엠텍, 2024년 티디에스팜 등이다. 내년에도 명인제약,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동국생명과학 등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M&A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규모도 수천억원에서 조단위를 넘어가기도 한다. CJ그룹은 2018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매각했다. 1조3000억원 규모다. 이후 CJ헬스케어는 2020년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HK이노엔은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2020년 사명을 변경해 출범했다. 전신은 IMM PE가 4500억원 규모에 인수한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다. 제뉴원사이언스는 출범 4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IMM PE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에 넘겼다. 보령파트너스는 최근 백신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3200억원(지분 80%) 정도에 매각했다.

승계작업도 활발하다. 이미 아주약품(김태훈 대표), 한림제약(김정진 부회장), 한국휴텍스제약(이지원 사장) 등은 오너 2~3세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외형 확대, 상장, M&A 등 비상장사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해도 비상장사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최근에는 리그테이블로 당당히 나오고 있다.

최근 모 비상장사 오너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예전 비상장 제약사 오너들은 시장의 노출이 부담스러워 숨는 경향이 있었다. 다들 자수성가로 회사를 이끌고 현금도 많기 때문에 굳이 자본시장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최근에는 비상장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IPO를 떠나서 비상장사도 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바야흐로 비상장사도 제약업계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장사도 비상장사의 영향력을 꾸준히 체크한다면 향후 양사 협업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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