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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처방액 6배 껑충?…약가 유연계약제 착시효과

  • 김진구 기자
  • 2026-08-07 12:04:45
  • 요약
  • ‘펙수클루’ 6월 처방액, 5월 대비 2배 증가…‘엔블로’는 5배 껑충
  • 6월부터 유연계약제 대상 품목…표시가격 인상으로 데이터 착시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등 국산 신약의 처방액 데이터가 한 달 만에 많게는 6배 가까이 솟구쳤다. 수치상으로는 폭발적 성장이지만, 실상은 최근 신규 도입된 약가 유연계약제에 의한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달 만에 '펙수클루' 71억→151억…'엔블로'는 9억→53억원 껑충

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151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6월(70억원)과 비교하면 115%, 직전인 올해 5월(71억원)과 비교하면 113% 증가했다.

펙수클루는 2024년 7월 이후 매달 꾸준히 70억~80억원대 처방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6월 들어 처방실적이 2배 이상 치솟았다.

대웅제약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는 처방실적 상승폭이 더욱 가파르다. 매달 꾸준히 9억~11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던 엔블로는 6월 한 달에만 53억원의 실적을 냈다. 직전 5개월치 처방실적을 한 달 만에 올린 셈이다.

이러한 처방실적 급등은 펙수클루 쌍둥이약에서도 나타났다. 대웅바이오의 펙수프라잔 성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위캡’은 6월 1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동월 대비 214%, 전월 대비 93% 급증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동일 성분 치료제 ‘앱시토’는 꾸준히 2억~3억원을 기록했으나, 6월 들어선 6억원의 실적을 냈다. 아이엔테라퓨틱스 ‘벨록스캡’도 처방실적이 한 달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처방 급증 제품 모두 유연계약제 대상…표시가격 상승 착시효과

제약업계에선 5개 제품이 모두 유연계약제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정부는 최근 약가제도를 개편하면서 유연계약제를 신설했다. 유연계약제는 표시가격과 실제가격을 달리 계약하는 제도다. 혁신신약의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국산 신약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첫 주자로 8개사 12개 제품이 선택됐다. 국내제약사 제품 중에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엔블로, 대웅바이오 위캡, 한올바이오파마 앱시토, 아이엔테라퓨틱스 벨록스캡이 포함됐다. 대웅제약은 중남미‧인도 등 수출국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위해 약가유연계약을 체결했다. 엔블로를 예로 들면 해외 진출 시 같은 계열 약물인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등 글로벌 제품과 경쟁하면서 수출 단가도 지켜내기 위한 선택이다.

업계에선 펙수클루의 표시가격은 약 2배, 엔블로는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유사약제인 보신티(보노프라잔)의 A8국가 조정 최고가를 기준으로 결정됐다. 규정상 유연계약을 통해 표시가를 정할 땐 A8국가(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일본·캐나다)의 조정 최고가 이내로 설정한다. 다만 A8국가에 등재되지 않은 국산신약은 유사약제를 기준으로 표시가를 정한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엑스탄디’, 머크 ‘퍼고버리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파슬로덱스’, 한국애브비 ‘스카이리치’ 등이 대상이다. 다만 다국적제약사 제품은 원외처방 비중이 매우 낮아 유비스트 데이터엔 반영되지 않는다.

유연계약제 트랙을 활용하는 제품은 향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 7월부터는 한국애브비 ‘린버크’, 노보노디스크제약 ‘줄토피’, 한국노바티스 ‘셈블릭스’가 약가 유연계약제 대상에 추가됐다. 여기에 펙수클루와 동일계열 제품인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 다케다제약 ‘보신티(보노프라잔)’가 거론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자스타프라잔)’도 후보로 꼽힌다.

다만 의약품 유통업계와 일선 약국가는 매달 유연계약제 품목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적잖은 혼란을 겪는 는 분위기다. 정부가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류상 반품을 허용하긴 했으나, 약가 변동에 따른 차액 정산 절차가 복잡하고 정산 시점도 제각각이어서 현장의 실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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