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의약품, 국내 약국과 제약사 발꿈치 물어
- 정혜진
- 2016-02-17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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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은 아들이 보내줬다는 약 '상담만'...외자사는 매출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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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드는 일반의약품이 늘어날수록 국내 의약품시장에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판매되는 유명 제품이 국내 론칭됐을 때, 그 유명세는 제품 매출에 '득'이 아닌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국내에선 허용하지 않는 의약품 온라인판매가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
외국 드럭스토어 체인들이 해외 배송을 무기 삼아 국내 소비자를 겨냥,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같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국경을 초월한' 의약품 구매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K약사는 "'해외 여행 가서 사온 제품이다', '미국에 있는 아들이 보내준 거다' 라며 외국어로 표기된 제품을 가져와 어떻게 먹는 건지, 주의사항이 뭔지 제품에 표기해달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소득이 높아서인지 강남에서 특히 이런 중년 여성 방문자가 많다"고 토로했다.
아무런 대가없이 약물 정보 서비스만 받으려는 손님들 때문에 약사는 언짢은 일이 하루에도 여러번이라고 말했다. 공연히 상담만 제공해주는 꼴이다.
이중 특히 문제되는 것은 일본계 제약사 제품. 한글 사이트를 열어 국내 고객을 끌어들이는 드럭스토어가 판을 치고 있는데다, 이들 대부분이 의약품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국내보다 저렴한 현지 판매가를 강조해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
일본 유명 제품 다수가 똑같은 이름, 패키지로 국내에 출시돼있어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가면 꼭 사와야 할 제품'으로 생각할 정도다.
서울 동작의 H약사는 "카베진, 액티넘EX 등 새로 출시된 외국계 제품은 처음에 조금 팔리다 이제는 판매량이 거의 없다"며 "해외직구를 통해 일본에서 직접 구매하는 발빠른 소비자들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본인이 해외에서 직접 사와 제품정보를 묻는 건 차라리 애교 수준"이라며 "지금 일반의약품 시장은 암묵적으로 한국 시장에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일본계 드럭스토어와 이를 눈 감아주는 감시기관이 더해져 무너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약사는 "지금 약국은 중간에서 제품 상담만 해주고 있다. 제약사들의 일반약 매출도 제대로 나올 리 없다"며 "국내에 본국과 같은 제품을 론칭한 외국계 제약사들이 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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