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가인하 환수법, 소송권 침해 아닌가
- 데일리팜
- 2021-11-26 06: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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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권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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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건복지부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러한 제약사의 소송 전략을 무력화시켜 건강보험재정의 누수를 막자는 취지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요지는 제약사 등이 신청한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졌으나 본안에서 패소하면 그 기간 동안 지급된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할 수 있게 하고, 승소한 경우 제약사 등에게 발생한 손실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제약사 등이 소송을 할 수 없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행정소송의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며 특히 리베이트를 원인으로 하는 경우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일반 행정소송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인하되지 않은 약가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가 패소하면 그 금액을 일시 또는 분할로 징수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경영의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푼돈으로 받았다가 목돈으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적은 금액의 약가인하처분은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조치에 분통을 터트리는 의사들이 그 금액이 적으면 귀찮아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과 유사하다.
이는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이 정당하다는 근거로 사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건강보험의 재정을 건전화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런 식의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절대가치는 아닌 것이다.
건강보험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악법이 하나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다. 수사기관이 조사를 통해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사무장병원이라고 확인한 경우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물론 무죄 판결이 확정되면 보류된 요양급여비용에 이자를 더하여 지급한다는 조항도 있다. 현실은 지루한 재판과정에서 요양급여비용을 받지 못하는 의료기관은 자금문제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병원이 망한 후에 돈을 줘봐야 뭐하나. 의료진은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실직하게 되는 현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개정안과 유사하지 않은가. 무죄추정의 원칙은 차치하더라도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 사고다. 우리 헌법에서는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런 식의 입법은 제약사 등의 소송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처분의 효력 또는 집행정지는 전적으로 법원이 결정하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는 허용되지 않는다. 집행정지의 인용률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제약사 등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가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공공복리-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입증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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