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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러에 보톡스까지…휴메딕스의 새로운 도전휴메딕스는 지난해 서울 수도권 지역의 필러 영업/마케팅을 에스테틱 사업부로 통합했다. 회사는 점차적으로 에스테틱 사업부 일원화를 전국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시장 학술활동을 강화하고 대중광고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데일리팜은 최근 장윤진 휴메딕스 마케팅팀 부장을 만나 국내 필러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휴메딕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약 20개의 제품이 경쟁 중이다. 글로벌을 포함해 국내 시장이 가장 치열해 다국적사가 "한국을 테스트 마케팅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장윤진 부장은 "필러시장은 약 1000억에서 1300억 사이다. 매년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보툴리늄톡신 시장이 컸지만 이제는 필러가 역전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사들이 제품 출시를 본격화화하면서 필러 경쟁이 과열됐다. 필러의 정식 사용 허가는 '주름의 일시적 개선'이다. 출시 초창기 팔자 주름에 한정 사용됐지만 최근 콧대 등 얼굴에 입체감을 줄 수 있는 부위에도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휴메딕스 필러 라인인 '엘라비에'는 2012년 국산 제품 중 두 번째로 출시됐다. 2014년 리도카인 함유 제품 엘라비엘-L이 나왔고 이후 프리미엄 제품군인 라이트-L, 딥라인-L, 울트라 볼륨-L 볼륨으로 라인업이 확대됐다. 최근 필러 시술 또한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어 리도카인 함유 제품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품목이 됐다. 장 부장은 "필러 시술은 신체 내부로 주입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 리도카인은 통증을 감소시켜 준다. 함유 여부에 따라 약 50%정도의 만족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엘라비에 프리미엄 라인인 라이트·딥·울트라 라인은 주름 깊이에 따라 각각 사용된다. 얕은 주름, 중간 주름, 깊은 주름으로 구분한다. 엘라비에가 시장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여러 제품군과 점탄성이 높아 볼륨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엘라비에는 점탄성을 높이기 위해 고순도 원료가 사용됐다. 18개월 장기 임상을 통해 제품력을 입증했다. 장 부장은 "일반적으로 필러 원료로 점안제급이 사용된다. 의료기기는 점안제급 이상을 쓰면 되지만 휴메딕스는 메디컬 등급 원료를 사용해 차별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필러는 점탄성이 중요한데 볼륨이 잘 올라오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이를 위해 18개월 장기 임상을 하는 등 R&D를 통해 제품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메딕스는 10년 이상 히알루론산 관련 기술도 축적했다. 장 부장은 "'겔'이 부드럽게 모양을 만들고 신체 내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출시 7년차를 맞은 엘라비에는 사용자 편의성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 보통 주사 바늘은 날카롭게 커팅이 되어 시술 후 멍이나 출혈이 생긴다. 엘라비에 제품에는 끝이 뭉툭한 바늘인 캐뉼라(CANANNULA)가 제품별 사이즈에 맞춰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캐뉼라를 별도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휴메딕스는 올해부터 학술 활동을 강화해 코스메슈티컬 기업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소비자 대상 광고도 버스·지하철·극장·온라인 등 멀티마케팅도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필러 전용 제2공장이 준공돼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이미 판매 중이며 이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정식 허가를 통해 해외진출 확대 여건이 마련됐다.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 할 계획이다. 필러·보툴리눔톡신 제품 판매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장 부장은 "휴메딕스에서도 내년 보툴리눔톡신이 나올 것이다. 또 한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2018-04-23 06:23:50김민건 -
모델·배우지망생 제주 '섬소녀'의 미국간호사 성공기간호사 김리연(35·사진)씨는 조금 특별한 경력의 소유자다. 빅5병원 간호사를 박차고 나와 모델과 배우 세계의 문을 두드리다 다시 수술실 간호사로 일하며 독하게 공부해 미국 간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김 간호사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뉴욕에서 손꼽히는 마운트 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 병원 항암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2015년에는 에세이 '간호사라서 다행이야'라는 책도 출판했다. 이 책은 조금은 특별하지만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청춘 간호사가 꿈을 향해 타박타박 걸어온 과정을 솔직하고 경쾌하게 풀어놓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전의 저처럼 울고 웃으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수많은 간호사와 간호학생들을 위해 책을 쓰게 됐어요. 현실 속 초보 간호사의 희로애락과 더불어 병원 안팎에서 제가 겪은 다양한 좌절과 성취의 경험에 대해 포장과 가식은 걷어내고, 꾸밈없이 친근하게 써내려갔습니다." 학력지상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의 싸늘한 시선은 전문대 간호학과 출신 어린 간호학생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남겼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제로 스펙으로 화려하게 성공해 일류 중독 사회에 이단 옆차기를 날려주마"라는 마음가짐으로 두 주먹 꼭 쥐고 세상을 향해 돌진,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 다음은 김리연 간호사와의 일문일답. ▶경력이 궁금합니다. 2005년 제주 한라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 2005-2007년 삼성서울병원 신규 간호사로 사회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암센터(2008-2010), 서울성모병원 암센터(2011)를 거쳐 2013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 병원 암센터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점수만 맞춰서 합격한 4년제 불문과와 영문과를 졸업하면 과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어요. 궁극적으로 외국에 가서 살고 싶었지만, 영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원어민보다는 못할 테고, 기술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이런 생각들은 어머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빅5병원 중 한곳인 삼성서울병원에 합격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요. 삼성병원에 가기 위해서 재학생 때 삼성병원 실습 지원을 했어요. 가고 싶은 병원이었지만, 호주에서의 경험처럼 막상 가서 마음에 안들 수도 있기 때문에 몸소 체험을 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삼성병원에서 실습을 했었다는 내용을 꼭 넣고 싶어서이기도 했어요. 자기소개서 후에는 입사시험이 있었는데, 입사 시험에 대한 정보가 당시에 제주도에는 많이 없어서 시험은 그냥 보았는데 운 좋게도 합격 했어요. 정말 어려웠는데, 합격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지요. 다음은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전문대를 나왔지만 내가 더 돋보이고, 경쟁자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을까에 집중하면서 그동안의 삼성병원 기출문제를 모두 뽑아서 큐카드를 만들어서 저만의 정답을 만들어 매일 연습했어요. ▶간호사로서 보람과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원래 성격이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간호사를 하기에 힘들었어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오고 남자친구 한번 사귀어보지 못한 탓에 레지던트나 인턴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정말 곤욕이었어요. 하지만 당당하게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되는 구나"라는 것을 첫 입사하는 날 깨달았어요. 그래서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했지요. 퇴사 후에는 모델, 연기자 시험도 많이 봤는데, 꼭 모델일이 좋아서 라기 보다는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 일부러 도전한 일이기도 해요. 첫 간호사 생활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더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한 성향으로 바뀌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퇴사를 하고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이제 이 세상에 내가 하고자 해서 못 이룰 일은 없다'였거든요. 애로사항이 있다면 저는 항상 간호사가 의사의 하수인이라는 이미지로 남아있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한국에서는 환자 치료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조차 없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그저 보고를 하고, 또 그에 맞는 오더를 받고 실행하는 정도였지요. 삼성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서 간호사가 나름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환자 치료에도 관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간호사로 일하는 보람은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어요. 저는 실제로 많은 일에 도전해 보았고, 또 그런 일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간호사로서 일에 만족도와 보람은 특별했어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직업이라서 그런지 환자분들이 "감사하다"는 한 말씀, 한 말씀이 큰 힘이 되지요. 비록 고되고 힘들지만 그런 보람으로 간호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간호사는 분명 박봉에 힘든 직업입니다. 웬만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일을 계속해나가기 힘든 직업이에요. ▶지금은 뉴욕에 있는 마운트 사이나이 베스 이스라엘병원 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2013년 1월 7일 입사해서 현재까지 일하고 있고, 항암 간호사를 하고 있습니다. 항암간호사로서 환자들의 교육, 항암제 투여 그리고 추후관리까지 항암제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간호사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항상 사회에서 수그러들고, 부끄러움이 많은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전문대를 나왔지만, 나도 나만의 성공, 그러니까 내가 세운 계획과 꿈들을 이뤄가면서 해낼 수 있다고 내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배후에는 멋진 딸이 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요. 그런 모든 이유들이 합쳐져 미국간호사를 꿈꾸게 되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왜 미국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영어를 쓰는 나라는 어디든 괜찮았어요. 호주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인종차별을 너무 많이 당해서 충격을 받았어요. 그 후로 호주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되었지만, 여전히 외국으로 가고 싶은 꿈은 있었지요. 막연히 뉴욕이라는 곳이 멋져 보여서 관심이 있던 와중, 미국에서 강연을 오신 지금의 제 멘토 제이미 김 선생님에게 반해서 뉴욕행을 결심했어요. 현재도 선생님은 저의 멘토이시며 저에게 좋은 조언들을 해주고 계십니다. ▶한국과 미국 간호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요? 가장 큰 차이점은 '태움'이 없다는 것이에요. 저는 순진하고 살갑지 않은 성격 때문에 신규 때 태움을 많이 당했어요. 그래서 미국에 와서 느낀 점 중에 가장 편한 점도 태움이 없는 거예요. 당연히 미국에도 기싸움을 하고, 또 젊은 간호사들이 일을 더 많이 하긴 하지만 부당한 일이나 대우를 당했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인 것 같아요. 아무리 저보다 20살이 많고, 매니저급이라고 해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일반 간호사의 의견이라도 관리자들이 잘 새겨듣고 반영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미국 간호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우선 간호학을 모두 공부하셨다고 하더라고 미국 텍스트북을 한권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 드려요. 공부하시다 보면 발음도 많이 틀리고, 문화도 배울 수 있어서 나중에 미국 간호사 생활하시는데도 도움이 된답니다. 시험을 보기 전에는 족집게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어떤 학원이든 상관없으니 최신 기출문제를 한번 풀어보시고 시험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간호사라서 다행이야'라는 책도 쓰셨죠? 간호사라서 다행이야는 섬에서 자란 수줍은 소녀가 자신만의 꿈을 찾아서 그리고 행복을 찾아서 떠나는 내용의 에세이 입니다. 평범 보다 못한 전문대 졸업생이라는 타이틀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고 이루어 가는 공감과 고군분투기입니다 이 길을 걸어가는 그리고 걸어갈 동료 간호사들이 행복한 간호사 생활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책입니다. ▶간호사로서 향후 계획이 있다면요? 앞으로도 간호사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간호사에 관련된 컨텐츠도 많이 만들어서 간호사들이 더 공감하고, 재밌어하는 책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또 욕심이 있다면 어려운 간호학생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2018-04-20 12:12:30노병철 -
"금감원, 바이오업계 테마감리…위기 아닌 기회"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기업 10곳에 대해 테마 감리 실시를 예고하면서 관련업계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연초 개발비 무형자산화 논란을 일으켰던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을 비롯해 개발비의 무형자산 처리 비중이 높거나 자산처리 시점이 빠른 기업 등을 우선 선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나머지 8개사 명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선 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자 바이오협회도 수습에 나섰다. 연구개발비의 회계처리에 대한 명쾌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채, 칼날을 들이대는 금융당국을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신약개발의 특수성과 국내 실정을 동시 반영할 수 있는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함은 물론, 연구개발(R&D) 지원 및 약가정책에 대한 논의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도 갖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건 맞다. 다만 회계처리가 투명해지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개별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바이오산업의 장단기 발전방안을 도출해 제안할 생각이다. 바이오업계의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협회가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BT는 호흡이 긴 산업…IT와 차별성 고려돼야" R&D 투자와 기업가치의 연관성이 높은 대표 산업에는 IT(정보통신기술)와 BT(생명과학기술)가 함께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BT는 IT에 비해 호흡이 길고, 성공확률이 희박하다는 차이점을 갖는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FDA(미국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7455개 임상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1상부터 품목허가까지 성공할 확률이 9.6%였다는 미국바이오협회의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기초연구나 전임상 단계부터 고려할 경우 성공률이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가 금감원의 감리예고에 당혹스러워하는 이유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승규 부회장은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을 통해 촉발된 개발비 무형자산화 논란이 "그래서 되레 반갑다"고 했다.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꾸준히 제기돼왔던 '거품' 논란을 해소시킬 기회라는 것. 바이오업계의 회계처리 투명성을 강화하고, 상호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더욱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 부회장은 "10년 전에는 IT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바이오산업에는 R&D 투자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마저 존재한다"며 "신약개발에 투입된 비용을 약가에 반영할 수 없다는 구조적 특성도 고려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개발비 자산인식 시점? 국내는 임상2b상 정도가 적절" 그렇다면 바이오기업들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기에 적절한 시점은 어느 단계일까. 무형자산을 완성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나 기업 의도, 능력 등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제시하는 6가지 기준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제넥신, 바이로메드 등 몇몇 기업들은 임상3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에 한해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보수적 기준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이 부회장은 "신약개발 단계를 자산화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은 3상임상에 진입했을 때부터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2b상부터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동물실험부터 1상, 2상, 3상 이후 시판허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중 2상임상은 작용시간 및 유효용량을 검토하는 전기(2a상)와 최적의 용량 및 용법을 결정하는 후기(2b상)로 나뉜다. 특히 피험자 규모가 월등히 늘어나는 2b상은 피보탈 연구(Pivotal Study)라 불릴 만큼 의약품 허가의 핵심 단계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기업별 입장차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바이오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b상 단계부터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현실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바이오기업들이 자체 파이프라인 수를 늘리기 보다 경쟁력 있는 1~2개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모호했던 R&D 비용의 자산화 처리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바이오업계 R&D 지원과 약가정책을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 논의가 필요하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들에게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논란을 통해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2018-04-20 06:25:00안경진 -
커피에 미친 약사, 건강한 커피 공방대표로 거듭나다"약국은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까페는 건강한 커피와 따뜻한 소통을 통해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했어요. 그 마음이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은 몰랐죠." 한집 건너 한집이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요즘이지만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해 제조까지 하는 커피 전문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전문가가 약을 짓는 약사라면, 더 드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지난달 방배동에 커피 전문점 엔터하츠(ENTERHEARTS)를 개업한 정화용 대표(38·중앙대 약대). 정 대표는 현재 약국을 운영 중인 약국장인 동시에 여의도와 동탄, 이번 방배동까지 3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엔터하츠의 대표이기도 하다. 보통 주업을 따로 두고 커피숍을 운영한다면 갖고 있던 자본을 투자해 부업이나 소일거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 약사는 커피에 입문하게 된 시작부터 남달랐다. "졸업 후 제약사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목마름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워낙 식음료나 음식 플레이팅 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 시절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회사 다니면서 요리, 와인, 막거리 등 각종 아카데미를 찾아다녔죠. 그러던 중 커피를 접했는데, 신세계더라고요. 무엇보다 원두 선택부터 로스팅, 블렌딩까지 제조단계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단게 매력적이었었죠." 10년 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후 당시 함께 공부하며 알게된 동료들과 국내에는 없는 커피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실기도 직접 해보며 연륜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것을 넘어 좋은 커피를 감정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당시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던 큐그레이더 자격증에 관심이 생겼다. 커피감별사라 불리는 큐그레이더는 생두, 원두 맛이나 특성을 감별해 커피 등급을 결정하는 직종을 말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관련한 교육이나 자격증 시험도 들어와있지 않았던 때라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과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 자격증을 취득해 왔다. 정 약사가 대한민국 큐그레이더 1세대라고 불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회사를 나와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하고 저녁에는 커피 스터디를 했어요. 항상 커피 관련 책이나 자료가 손에 들려있으니 선배 약사나 동기들에 정신 차리라는 말도 많이 들었었죠. 당시에는 그 자체가 즐겁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커피 관련 강사도 하게됐지만 프리랜서이니 현실적인 부분이 쉽지 않더라고요. 잠깐은 그래서 주업인 약국에 매진하게 됐죠. 약국도 개국하게 됐고요." 약국을 운영하며 주업인 약사에 열중하면서 커피에 대한 열정은 접어두자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연히 지인의 부탁으로 커피 쪽 일을 하게 된 이후 잠깐 꺼뒀던 열정에 다시 불이 붙었고 그렇게 서울에 10평 남짓 작은 커피 공방을 차렸다. 작은 동네 커피전문점이었지만 정 약사가 직접 로스팅한 건강하고 맛좋은 커피는 입소문을타고 인기를 끌었다. 그런 반응에 힘입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중심 커피숍을 여의도에 오픈했다. 최근에는 내방역 매장을 정리하고 방배동에 대형 매장까지 문을 열었다. 이번 매장에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인테리어 하나까지 정 약사가 직접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그간 해보고 싶었던 디자인을 적용해보려 했다. 정 약사의 그런 노하우를 배우고 경영 컨설팅을 받고 싶단 사람이 하나 둘 생기면서 최근에는 지인이 동탄점을 여는데 도움도 줬다. "약국은 아내가 약사이다보니 도움을 많이 줘 고맙게 이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커피가 좋았고 직접 만든 공간에서 찾아오신 분들이 소통하며 편안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일이 많이 커졌죠. 우리 까페 인테리어와 커피 맛을 좋아하시고 까페에서 즐거워하시는 손님들을 보면 많이 뿌듯해요. 예전에는 정신차리란 동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부러워 하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네요." 약국과 까페를 병행하기가 쉽진 않았다. 고비도 많았지만 약사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더 용기를 냈다. 새로운 분야에 흥미나 관심이 있는 후배 약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사실 커피를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약사이기 때문에 도움이 됐던 부분이 많았어요. 하다못해 커피에 신맛을 내는 유기산의 원리만 해도 그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해 왔기 때문에 이해가 더 쉬웠고요. 또 이 일을 하는데 약사이기에 더 신뢰를 하는 부분도 있고요. ‘역시 약사는 다른 일은 안돼’란 인식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도전하고 싶었고요. 후배들이 새 분야에 도전하며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었으면 해요. 저도 그런 예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2018-04-14 06:22:38김지은 -
"케미칼·바이오 융복합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도전"2011년 아남제약 인수로 제약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마더스제약의 외형 확장 전략과 빠른 성장 속도에 관심이 주목된다. 김좌진(58) 마더스제약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과 마케팅 전략으로 10억 남짓의 아남제약 매출을 3년 만에 100억대까지 끌어 올렸다. 마더스제약 파이프라인은 신약후보 물질 개발과 위수탁,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생약제제, 화장품 생산·유통으로 대별된다. 지난해 323억 매출을 달성한 마더스제약은 영업이익 47억, 순이익 37억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중 위수탁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250억으로 생약제제 용출·정제라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주력 생약제제 위수탁 품목은 스티렌(30개 제품)과 레일라(10개 제품) 제네릭 제품이다. "마더스제약의 창립이념은 '건강한 마음, 건강한 육체, 건강한 사회'입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효과좋은 약을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항상 발전과 성장을 거듭해 임직원 모두가 성취감을 얻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제약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주력 일반의약품은 2012년 출시된 콘드로이틴 성분의 '콘티600'을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육체피로와 신경통, 관절염, 병 후 체력 저하에 적응증을 가진 비타민제로 약사와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홍삼, 제피아스코르브산, 판토텐산칼슘, 산화마그네슘 등이 첨가된 아드레큐도 마더스제약 대표 일반의약품으로 꼽힌다. 아드레큐는 부신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치료제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원광제약에서 생산되는 경옥고와 우황청심환 현탁액, 소합원(소화제) 등도 매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눈여겨 볼 건기식으로는 루테인제제 메가아스테인, 오메가3·EPA제제 등이 있다. 영국 직수입 색조화장품 W7도 인기가 높고, 바디케어 제품 그레이콜도 조만간 론칭될 예정이다. "현재 마더스제약은 약국 체인망(40곳)과 직거래 약국(1600곳), 도매거래처(200곳)를 통해 일반의약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제품력은 물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으로 개국약국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일반의약품 전문제약사로 제2의 도약을 약속드립니다." 150여명의 임직원이 몸담고 있는 마더스제약은 영업직 50여명, 연구개발 인력 20여명, 생산직 70여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늘어나는 주문량으로 경산 제1공장 외 6000평 규모의 제2공장도 2020년까지 신축할 계획에 있다. 부지는 전북, 천안, 제천, 경산 등을 물색 중이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물류센터(대지 1200평·사용면적 700평) 역시 물량 과포화로 올해 중으로 용적률이 배가된 물류센터를 이전·신축할 예정이다. 약국체인사업과 OTC·ETC 유통분야를 기반으로 외형을 다져온 마더스제약의 향후 비전은 10년 내 국내 1위 제약기업을 넘어 글로벌 NO.1 헬스케어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절대로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100년의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영속적인 운용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직원들에게 목표의식 함양과 그에 따른 합리적 성과보상체계를 만들어 함께 발전하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앞장서 케미칼과 바이오를 융합한 토탈 헬스케어기업으로 발돋음하겠습니다."2018-04-11 06:22:53노병철 -
"콜대원 어린이감기약 1위, 도전은 계속됩니다"대원제약의 첫 일반의약품(OTC) '콜대원'이 출시한지 2년이 지나면서 약국시장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키즈 제품이 어린이 감기약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00%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2016년 9월 OTC 시장 진출당시 '물음표'로 가득했던 업계 분위기도 '느낌표'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화이자에서 OTC 마케팅을 담당했던 이정희 헬스케어 사업부 총괄 이사가 있다. 그는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길로 차근차근 걷겠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대원제약 OTC는 대형제약사에 비하면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현재 론칭한 브랜드도 감기약 '콜대원'과 위장약 '트리겔' 뿐이다. 마케팅·MR 인력도 소수정예로, 큰 회사와 비교하면 10분의1 정도다. 하지만 정예멤버들이 열사람 몫을 하고 있다. 지방에 별도 인력이 없어 제주도도 본사 담당자가 한달에 한번 방문할 정도다. 지방에서 진행하는 약사 초청 행사도 빼놓지 않는다. 사실 이정희 이사가 2016년 대원제약에 합류할 때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애경산업-보령메디앙스-한국와이어스-한국화이자 등 10년 넘게 화장품-OTC 마케팅을 담당했다. 화이자에서는 챕스틱, 센트룸, 애드빌 등 거의 모든 제품을 경험했었다. 그런 그가 OTC분야에서는 초보인 대원제약을 선택할때는 도전의식이 컸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오퍼가 들어왔어요. 사실 그때까지도 대원제약 OTC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오퍼가 들어왔을때도 OTC를 시작한지 3~4개월쯤 됐을 거에요. 과연 OTC 비즈니스 생리에 대해 잘 알까 걱정이 들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은기회라고 생각했다. 못해도 밑질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대원제약이 OTC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하려는 의지가 보였어요.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일하면서 투자의지가 강해 동기부여가 됐어요. 힘들긴 했지만, 하는만큼 성장하다보니 보람도 느꼈고요." 이 이사는 합류하고 나서 어린이감기약 론칭, 가격구조 개선, 약사 커뮤니티 확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사실 콜대원 키즈 론칭은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어린이 감기약 대부분이 처방약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용 포장과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교차복용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다고 판단해 제품론칭을 밀어붙였다. "보통 아기 해열제를 병원 처방을 통해 가져오는데, 상당량이 남아 버리기 일쑤고, 다른 종류의 해열제로 교차복용하기가 힘들어요. 아이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내용입니다." 콜대원키즈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제품이 따로 있어 교차복용이 가능하고, 1회용 포장에 적정용량이 있어 사용이 편리한데다 오남용·폐기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는 회사 개발팀을 어렵사리 설득해 키즈 제품 론칭을 주도했다. 콜대원 키즈는 작년 하반기 출시했는데, 그해 3분기 IMS데이터 기준 어린이감기약(OTC) 부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격구조개선과 약사 커뮤니티 확대는 1차 소비자인 약사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려는 시도였다. 특히 콜대원은 광고품목이어서 투자비용이 높았다. 그럼에도 당장 마진에 손해가 보더라도 가격구조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판매량을 높이자는 의견에 경영진이 호응하면서 유통가격을 개선할 수 있었다. "성장의 원동력은 아무래도 약사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거였어요. 우리가 작은 조직이지만, 웬만한 행사에는 다 따라다니면서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어요. 물론 우리 MR들은 매일 야근하고, 지방 출장도 잦았지만 그만큼 약사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대원제약은 올해 OTC 100% 목표를 잡았다. 이미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142% 성장을 달성했다. 현재 7:3 판매비율을 보이고 있는 콜대원 성인용과 키즈 제품의 세일즈도 동반상승이 예상된다. 트리겔의 경우 약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2025년 500억원 매출 달성 목표를 정했다. 이정희 이사는 이 비전에 맞춰 충원 및 제품 론칭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OTC사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그만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준비를 잘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지속적으로 신제품도 나올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약사사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지속적으로 광고에 투자할 계획입니다."2018-04-09 06:25:10이탁순 -
보호주의 '끝판왕' 인도네시아...수출 성공 비법은"대웅제약 인도네시아 지사가 아시아 원료·완제의약품 허브기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향후 3년 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1000억 달성을 위해 현지 규제당국과 제약사·유통회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2015년 시작된 대웅제약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이 점진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글로벌 마인드와 업무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자를 선발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지사로 인력을 파견하는 인재육성제도다. 현재 9명의 직원이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국 지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지사의 역할과 비중 그리고 성과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콘트롤타워는 클리닉과 종합병원 영업을 거쳐, 블록버스터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PM을 담당한 양웅열(42) 지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 1기 출신 양웅열 지사장이 해외 파견을 자원한 이유는 현지 경험과 감각을 쌓고, 새로운 업무에 도전해 최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자기와의 도전 때문이다. "고여있는 물은 언제나 썩기 마련입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성장이 멈춰 있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또한 회사 내 자율적 순환보직제도를 통해 많은 업무를 경험하고, 그 성공 경험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보고 싶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자국보호주의 정책이 강하기로 유명한 국가 중 하나다. 현지 로컬제약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제네릭은 수입이 불허될 정도다. 때문에 차별화가 확실한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같은 제품이 아니면 현지 제조생산을 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허가가 가능한 품목도 최소 4~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양 지사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도전정신으로 바이오의약품 신성빈혈치료제(EPO)를 발매 6개월 만에 N0.1 품목으로 육성시켰다. 다음은 양웅열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지사장님 소개 부탁드려요. 영업을 통해 작은 병원부터 대학 및 메이저 병원담당까지 경험했으며 마케팅 PM시절 회사의 간판품목인 올메텍을 담당하며 성공적으로 이끌어본 경험도 있습니다. 또한 관리자로 도전하여 많은 후배들을 육성하는 경험을 통해 제자신도 성장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현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글로벌 우수인재로 발탁돼 인도네시아 지사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은 대웅제약이 올해로 4년째 실시하는 직원성장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마인드와 업무역량을 강화키 위해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 공고로 현재 직무와 상관없이 희망자를 모으고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걸쳐 1차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지원 국가의 현지 언어, 문화, 해외에서의 실무지식에 대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을 받고 지사 탐방과 현지근무 체험을 하게 되며 일정기간마다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선발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직원 9명(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해외로 보냈으며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재들입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도전한 계기가 있나요? 고여있는 물은 언제나 썩기 마련입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성장이 멈춰 있지 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습니다. 또한 회사 내 CDP를 통해 많은 보직을 경험, 그 성공경험들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해외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회사 내 좋은 시스템인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에 도전, 최종 1기로 선발 되었습니다. ▶평소 어학능력은 어떻게 배양했나요?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정기간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지 언어와 문화 시스템에 관해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 받으면서 실력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을 위해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지사장님의 담당 업무 그리고 직원 구성과 규모도 궁금합니다. 현지 지사/법인은 하나의 작은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업/마케팅/일반관리/RA/법무 포함해 직원들이 각자 맡은 직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현지등록 제품에 대한 마케팅과 서포트 및 관리를 통해 끊임없이 신사업 확장과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도 궁금합니다. 출근 시 중요한 알림이나 기타 홍보사항에 대하여 직원들에게 공지하며 특이사항들을 체크합니다. 다음 매니저들을 통해 업무보고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우선순위로 진행하며 각 부서별 담당자들과의 매일 1:1로 업무파악도 하며 가장 중요한 직원 개인의 애로사항이나 요청사항을 체크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로열티를 갖게 해 업무 달성률을 높이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특성상 이직률이 높아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며 그로 인해 여러 사업들의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회를 얻기 위해 현지 유력업체나 현지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의 미팅을 통해 현지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쌓는 작업들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웅 법인의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문화나 종교 모든 것들이 다르기에 걱정됐지만 사전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문화나 종교에 대한 특성에 대하여 충분한 학습을 해왔으며 파견되기 전 한국에 근무하는 인도네시아 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 언어가 다르지만 어색해하지 않고 꾸준히 직원들과 매일 1:1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고 들어주면서 서로 공감대를 자주 갖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즉시 해결해 주는 자세를 보이자 직원들도 저를 신뢰하며 더욱 따르게 되었습니다. ▶향수병과 현지음식도 큰 장애물이지 않을까요? 사실 저는 특이하게도 향수병이라든지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 또한 크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타고난 글로벌 인재인가 봅니다. 처음 마음가짐이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이 사람들을 이해하고 알아가자는 마음이었고 처음 이곳에 와서 현지인들만 가는 전통시장이라든지 낯선 곳도 매주마다 경험하기 위해 돌아다녔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빨리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빠른 현지화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현지 지사 업무 중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현지 정부규정 및 제약에 따른 우리 제품의 허가/등록 부분 일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타국보다 자국보호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제약산업에서 현지 로컬회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제네릭은 수입허가가 불허되기 때문에 정말 차별화된 기술의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같은 제품이거나 아니면 현지 제조생산을 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허가가 가능한 품목도 최소 4년에서 5년의 기간이 걸리기에 인내심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는 점이 어려운 점입니다. ▶현지 지사장 업무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지에서 대웅제약의 브랜드를 알리고 우리사업의 기회와 영역을 확대해 향후 글로벌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다져 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품목들이 각 영역에서 충분한 영향력이 있을 만큼 시장장악력을 가져가야 합니다. 또한 현지 직원들을 한국에서의 다양한 성공경험 방식을 접목해 현지에서 직원들을 육성해 이들이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떤 성과를 내셨나요? 무엇보다 정량적인 성과로 현지 최초 허가받은 바이오의약품인 EPO를 발매 6개월 만에 시장 NO.1 으로 만든 것이 주요한 성과입니다.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 도전을 희망하거나 준비 중인 직원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면 분명 기대 이상의 것들을 얻을 수 있고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가진 능력에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현지 지사, 법인, 공장을 세울 계획인 국내 제약사들에게 조언이 있다면요? 사전 철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원 선발을 통한 사전 프로그램(대웅의 글로벌 우수인재프로그램과 같은)을 통해 준비되고 검증된 사람이 현지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발굴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향후 비전과 계획이 있다면요? 2020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인도네시아가 먼저 선봉에 서는 것입니다.2018-04-06 06:22:10노병철 -
젊은 여약사와 회계사는 왜 제약사 진로를 선택했나제약사 내 전문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공개와 신약개발과 관련한 투자 설명회가 많아지면서 일명 '주담'이라 불리는 주식담당자가 주목받고 있다. 약학대학 입문 자격시험(PTEET)을 거친 6년제(전문대 이상 2년+약학대학 4년) 약사가 배출되면서 개국·공직약사로의 진출 외 제약사 개발약사에 도전하는 약대생도 부쩍 늘었다는 분석이다. 회계나 세무분야를 전공한 경영·경제학도생들도 제약·바이오분야 등 헬스케어산업의 외연확장으로 인재들의 노크가 활발하다. 지난 21일 데일리팜은 일양약품에서 근무 중인 제약사 근무 경력 1년차 권난희(28·PEET 3회 졸업생) 약사와 3년차 김나래(28) 미국 공인회계사(AICPA)를 만나 이들의 제약사 적응기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어봤다. 다음은 권난희 약사·김나래 회계사와의 일문일답. ▶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제약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권: 입학 후 병원, 약국, 대학원 연구실 실습 등이 교육과정에 다 포함되어 있었다. 메디컬센터나 대학병원도 경험해 봤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자유로운 분위기와는 달랐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평생 직장인데 즐기면서 해야지 않나. 약대 시절부터 제약사에 들어가겠다 생각했지만, 당시 기업 입사를 생각한 약대 동기들은 많지 않았다. 약을 만드는 제약사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부는 약사 관점에서 약을 봐야 한다. 뜻이 있다면 도전이 나쁘지 않다. 은사님이 제약사에서 오래 일하셨는데 면접 조언을 해주시는 등 도움을 많이 주셨다. 김: 처음부터 제약사에 들어가겠다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 제약산업 공부를 하다보니 발전 가능성이 커 보였다. 매일 개발을 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일하다 보니 발전 가능성이 정말 크다. 만족하고 있다. ▶정확히 하는 일이 궁금하다. 권: 원래 제약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아 SNS 기자단과 화장품 등 신제품 마케터 활동도 많이 했다. 막상 입사 후 개발팀 일이 잘 맞았다. 본사에서 시장 상황을 파악해 제품 개발부터 발매, 영업사원 교육까지 전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OTC 제품 1개, ETC 제품 2개를 출시했다. 김: 재무팀에서 외화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더 빨리, 더 싸게 외화를 확보하고 송금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회사 내 현금이 나를 통해 움직인다. 공시도 담당해 주가를 관리한다. 회계 업무 자체가 회계만 한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부분과 연관성이 있다. 공부를 해야 실무적으로 조언 할 수 있어 타 부서와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각각 입사 1년차, 3년차다. 무엇을 느꼈나. 권: 약대에서 제약사 본사나 연구소 쪽으로 실습을 많이 해야 한다. 약대 교육을 통해 약에 대한 기전을 4년 내내 배우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등 규정과 공장에서의 QC/QA(품질관리 및 보증)도 배운다. 지원자 수가 적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5주 간 실습을 잘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약대생의)제약사 현장 실습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김: 주변을 보면 회계법인에 들어간 경우가 많다. 똑같은 업무만 배정받아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고, 성장 가능성에 대해 하소연을 많이 한다. 나는 한 기업의 실무를 맡다보니 매일 새로운 업무를 경험한다. 비용이나 원가에 대한 내용도 보고, 수출 등 업무에도 참여해 배울 점이 많다. 이 업무가 정적인 일은 아니다. 예로 중동에 외화 송금 시 특정 단어가 들어간다거나 해당 국가가 글로벌 규제를 겪는 경우 송금이 안 된다. 여러 이슈로 환율이 움직이다보니 글로벌 뉴스부터 소소한 이슈까지 신경써야 한다. ▶사회초년생인데 회사를 다니면서 어려웠던 점은. 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힘들고 제약사 자체가 낯설었다. 원료 같은 것들도 생소했다. 팀장님이 차근차근 배워나가라고 격려해줬다. 또 한미약품 사태 이후 공시가 강화되는 추세다. 계약 체결과 파기 등 공시로 주가가 급락하고 폭등하다보니 중요하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전화를 붙잡고 일을 못 한 적도 있다. 투자자분들이 화날 수도 있지만 신경질적인 대응보다 믿어주셨으면 한다. 그런 부분을 신경 써서 좀 더 빨리 정확하게 전달하겠다. 권: 제약사에 들어오면서 가장 막막했던 것은 업계에서 "여약사는 혼내면 울거나, 결혼 후 퇴사, 적응 못하고 1년 만에 약국 갈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약사다 보니 기본기가 있어 업무 숙지가 빨랐다. 전공이 다른 것이었으면 이렇게 못 했을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비중이 있고 시장성 있는 품목을 맡고 싶다. 향후 진두지휘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이 있다면. 권: 동향 파악과 최근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동기 약사들과 연락을 많이 하고 있다. 제약사에 있지만 약국이나 병원 업무와도 겹치기 때문이다. 요즘 허가특허에도 관심을 가지고 강의에 나가서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주말마다 대한약사회 강의도 듣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별도로 공부도 하고 있다. 김: 제약업계에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자기개발에 투자하며 노력하고 있다. 세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 업무는 물론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무전문 관리사도 공부하고 싶다.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다 보면 유리천장을 뚫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출발선에 섰지만 여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라지면 제약산업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권: 업무적으로는 팀장님이나 팀원들이 많은 힘이 된다. 다른 팀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같이 풀고 친해지면서 회사 다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약사라는 데 뜻이 있다면 앞으로 시험제도가 어떻게 되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특히 면접을 통해 약사가 될 자격을 보기에 진정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 업무가 힘들 수도 있는데 이 길을 택한 것은 열려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도전을 반대하지 않는다. 제약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제약업계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면 면접 시 도움이 된다. 깊숙한 공부보다는 기본적 지식 정도는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2018-03-26 12:25:32김민건 -
"약대에서 문학동아리로, 다시 시인과 약사로"지난해 조용히 발간돼 교보문고 시집 코너에 자리한 시집 '구름 위를 걷다'. 시인 김종우, 류정환, 모현숙, 박윤배, 서정랑, 안미현, 정진명, 최선자 등 8명의 시인의 작품이 10편 씩 수록돼 있는데, 유독 독특한 이력의 시인이 눈에 띈다. '그물왕국', '피꼬막을 삶는 저녁' 등의 작품을 실은 안미현 시인(충북대 약학대·50)은 시인인 동시에 현재 강원도 원주에서 25년 째 '해오름약국'을 운영하는 베테랑 약사이기도 하다. 약국을 운영하며 시를 쓰는 그를 두고 동료들은 '시인이 된 약사'가 아니라 '약사가 된 시인'이라고 칭한다. "원래 문학도가 꿈이었으지만, 부모님 만류로 약대에 진학했습니다. 그래선지 약대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허송세월 할 바에 좋아하는 문학을 실컷 하자'란 마음으로 문학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대학 4년 내내 동아리 귀신으로 살다 얼떨결에 졸업했지요. 당시 약사국시에 여학생 1명이 떨어졌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과동기들은 모두 '낙방생이 미현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저는 무늬만 약대생이었어요." 그러나 동기들의 예상을 깨고 안 약사는 졸업과 동시에 관리약사로 취업하고 1년 만에 약국을 개업한다. 안 약사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25년이나 약국을 하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다'고 말했다. "제가 약대에 입학할 때는 자기 꿈보다 가족 의견, 부모님 의지가 더 막강했던 시대였어요. 희망 학과를 문예창작과에서 약학대로 변경했지만, 저 역시 하얀 가운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렵다는 약학대에 합격했다는 성취감도 있었고요." 약국을 운영했지만 문학을 하고 싶다는 원래 기질은 어디 가지 않았다. 안 약사는 30대 후반, 보통 '지금 자기 자리에 안주하기 십상인 나이'에 문학잡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합동사화집 '새로운 감성과 지성 1,2,3,4,5,8집'에 참여했고, '붉은 파도', '피꼬막을 삶는 저녁', '비의 변주', '다이어트', '허물', '놓치다' 등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내고 여러 시집에 참여하는, 어느덧 중견 시인이 됐다. "학생 때는 약대보다 문학동아리에 푹 빠져 살 정도로 약학과 문학의 경계가 뚜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이 쌓여선 지 약사와 시인이 아주 큰 차이가 있는, 별개의 직업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약사로서 환자를 잘 살피고 관찰하다 보면, 오히려 시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아픈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시인에겐 오히려 축복입니다. 시도 결국 사람살이를 기록하는 작업이니까요." 안 약사가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 매개가 된 건, 역시 약국을 찾는 안 약사의 '환자'들이었다. "막상 개국을 하고보니 약국이 단순히 약만 조제하고 투약하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약은 약사와 환자를 이어주는 매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 약을 먹기 전에 환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가족 간 유대관계는 어떤지, 타고난 성향은 어떤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체득했습니다." 안 약사는 환자들의 이런 사정을 짧은 시간에 알아내기 힘들지만, 약사가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게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지금은 그래서 "직업인으로서 약사도 중요하지만 소명의식을 가진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비록 마음 뿐일지 몰라도, 주변에 실제 행동하고 실천하는 훌륭한 약사님들을 보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중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소속된 약국체인을 통해 다른 약사들과 주저 없이 자신의 시를 공유한다. 문학에 관심 있는 지역 주민, 환자들과 책 이야기, 시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라고 느낀다. "바쁘고 척박한 약업 환경이지만, 감수성의 끈을 놓치지 않고자 애쓰시는 약사님들이 많습니다. 음악이나 연극, 독서는 물론이고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덕후' 놀이도 그래요. 약국을 경영하며 별도로 공부도 하고, 강연도 하고, 취미 활동도 다양하게 하시는 약사님들을 뵈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문화행사라든가 모임에 적극 동참해서 나누고 상생하는 약국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2018-03-19 12:24:24정혜진 -
살사댄스 강사로 나선 약사, 관절전문약국 꿈꾸다직업은 분명 약사인데 명함에는 약사에는 쉽게 어울리지 않는 이력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최근 수원 평생학습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살사 댄스 강좌를 시작한 김승주 약사(50·중앙대 약대). 김 약사는 요즘 댄스와 건강, 대체의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있다. 김 약사는 대학 졸업 후 우연히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춤에 입문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한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서 함께 나왔던 출연자들과 인연을 맺고 그 속에서 동호회를 하면서 처음 살사 댄스에 눈을 떴다. "당시 춤을 가르치셨던 분이 국내 살사댄스 1세대셨어요. 제가 배울 때는 국내에서 라틴문화나 살사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거든요. 살사댄스에 매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라틴문화에 푹 빠지게 됐어요. 지인들과 라틴문화연구회를 만들어 몇 년간 문화를 공부하고 매회 기념 파티도 열었죠. 자유로운 그들의 문화를 국내에 알리고 공유했으면 했어요." 낮에는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고 저녁에는 살사바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또 자신이 배운 것을 전수했다. 낮에는 약사로 저녁에는 춤 전문가로의 2개의 삶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춤을 추는 것도 행복이지만 안무를 짜 살사바에 온 일반인들에 가르치는 데 흥미를 느끼면서 자연히 강사로서의 삶을 꿈꾸게 됐다는 김 약사. 고심 끝 강사로서의 전문 역량을 키우고 싶단 생각에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에 입학했다. 약사로 약과 건강에 대해선 전문가지만 강사로서도 능력을 갖고 자신이 그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했던 분야를 다른 사람에 전수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찾아왔다. "최고위과정 입학 과정에서 교수님이 약사이면서 춤 강사를 했다는 점을 신선하게 보시더라고요. 그 점에서 내 직업인 약사와 내가 좋아하고 빠져살았던 춤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죠. 그러던 중 기업체에 건강 강의를 하게 됐는데 사람들이 예상보다 더 건강하게 사는 삶에 대해 관심이 크고 도움을 받고자 하는 바람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상담전문 약국을 개국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죠." 약국을 개국하기 전 1년간 창업스쿨도 다녔던 김 약사. 그는 영양사가 진행하는 건강수업이 인기가 높은 모습을 보고 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이런 부분을 맡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꿈을 안고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는 상담 위주 약국도 열었지만 고정 수입이 없다보니 저녁, 주말 시간까지 반납하고 매약 매출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가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약국 문은 닫았지만 김 약사의 꿈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춤만큼 좋은 운동이 없어요. 요즘 근육, 관절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약사로서 이 부분에 좋은 제품을, 춤 전문가로서 근육, 관절 운동이 될 수 있는 안무를 만들어 환자들에 도움이 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강사로서 관련 강좌도 계속 하고 싶어요. 약사로서 약국 안에서만 살기 보다는 강사로서 또 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계속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2018-03-17 06:22:33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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