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만의 약국 리모델링...동선 바꾸니 환자 반응 '굿'[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부분의 약국들이 코로나로 매출 악화를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약사들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서울 영등포구 성애병원 인근에서 ‘나눔약국’을 운영중인 김성오 약사(66·부산대 약대)는 작년 여름 약국 간판과 조명, 접수대, 진열까지 내외부 공간에 모두 변화를 줬다. 2009년 약국을 오픈하고 약 11년만의 리모델링이다. 종합병원 인근에 위치해 처방이 약 70~80% 차지하는 약국이지만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매약 비중도 적지 않다.작년 코로나로 환자 발길이 줄어들면서 약국 매출도 30% 가량 감소했지만 김 약사는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변화에 투자했다.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약국에 찾아오는 단골환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근무환경 개선으로 약국 직원들의 만족감도 높았다. 데일리팜은 12일 나눔약국을 찾아가 리모델링을 통해 개선된 약국 공간과 40년 경력 약국장이 말하는 ‘약국 경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코로나로 매출 30% 이상 영향을 받았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에 8일간 시간을 가지고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어요. 어려운 시기지만 큰 마음을 먹고 투자한 거죠."약국 입구에 설치된 기존 경사로는 유모차와 휠체어가 올라오는데 불편함이 있어 완만한 경사로로 개선했다. 약국 출입문을 안쪽으로 넣으면서까지 경사로가 완만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신경썼다.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기존엔 환자 대기석과 접수대까지의 거리도 좁았어요. 대기석에 앉아서 손만 뻗어 처방전을 주는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약국 안을 오가는 환자들도 서로 부딪혔죠. 가뜩이나 코로나 시기인만큼 공간을 더 확보해서 환자들의 불편을 줄였어요."리모델링 전(위)과 후의 모습. 접수대와 의약품 진열장을 줄이고, 환자 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리모델링의 대부분은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행하려고 했다. 공사는 일주일이 조금 더 걸렸지만, 머릿 속에 공간을 구상하는 데까지는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약국 한켠에 의약품을 잔뜩 쌓아 진열해놓던 공간을 비우고, 환자들이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약장과 오픈매대 하나만 설치했다. 덕분에 약국 공간은 넓어지고 환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복약지도’, ‘처방조제’라고 적혀져 있던 내부 표지판들도 김 약사가 직접 정한 편안한 문구로 바꿨다. 처방·조제는 ‘처방전은 여기에’로, 투약 위치엔 ‘약 받는 곳’, 복약지도는 ‘건강을물어보세요’ 등으로 바꿨고 이는 모두 환자들 눈높이에서 고민한 끝에 나온 표현이었다."처방전을 받고 조제실에 전달하는 동선도 불편했고 비효율적이었죠. 접수대 길이를 줄이고 조제실과의 연결 통로를 만들어 동선을 개선했어요. 환자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원들은 약국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길죠.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의 의미도 컸어요."복약지도, 처방조제 등의 딱딱한 단어들도 환자 눈높이에 맞춰 바꿨다. "단골환자들은 농담 섞어 예전엔 들어오면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이젠 오래 있고 싶다는 말을 하네요. 10년 전엔 만족스러웠지만 점점 약이 늘어나면서 창고처럼 변한 탓이죠. 약을 쌓아두는 예전의 약국 운영 방식은 다들 많이 탈피한 거 같아요. 이젠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죠."내부 조명의 조도에도 신경을 써서 환자들에게 포근한 느낌을 주려했고, 외부에서 약국을 봤을 때 내부공간이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달라진 조명들은 약국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약사는 매일 리모델링 필요...매출보다 환자에 집중"김 약사는 약국의 인테리어 변화도 필요하지만, 약사의 내형적 변화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환자와의 소통, 새로운 지식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으로 ‘약사 리모델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외형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단 약사들은 환자의 언어를 이해하는 공부가 필요해요. 또 새로운 전문 지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습득해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해요. 약사는 매일 리모델링돼야 합니다. 환자들은 그런 약사를 원해요"또 새내기 약사들에겐 매출에 집중하기 보다 환자에 집중할 때 오히려 수익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매출보다 환자에 집중하라는 얘기죠. 가장 기본이고 다들 쉽게 하는 얘기지만 그게 참 쉽지 않죠. 이를 위해선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우리 약국 한켠엔 ‘건강을 더해서 마음을 나누는 약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어요. 좋은 문구예요. 저 또한 이 말에 어울리는 약사로 기억되고 싶어요."2021-03-12 16:54:01정흥준 -
약장부터 예쁨존까지 약사의 '금손' 느껴지는 약국[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손재주가 있어 이것 저것 잘 만드는 사람을 흔히 '금손'이라고 표현한다.남다른 손재주와 감각으로 방문객들을 기분 좋게 하는 약국이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금손약국.한번 들으면 각인될 만한 약국 이름과 금색 손 위에 알약이 놓여진 듯한 CI는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금손약국은 디지털단지 오피스에 둘러쌓인 8평(26.4㎡) 남짓한 아담한 약국이다.지난해 12월 오픈한 신생약국이지만 근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평판이 좋다. 방문한 고객이 직접 글을 남기는 네이버 평가에는 '약사님 정말 친절하세요! 가까이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엄청 친절하셔서 약 살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깔끔하게 진열돼 있고 약사님이 정말 친절하세요. 종이봉투에 약을 담아주셨는데 비닐봉투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라는 칭찬 일색이다.첫 개국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잘 정돈된 내부 곳곳에서 약사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친절한 말투와 상냥한 목소리는 약국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느껴진다.고정 처방 과감히 포기…10년간 근무약사 경험, 약국에 접목차정화 약사. 차정화 약사(숙명약대·34)는 약대를 졸업한 뒤 10년간 많은 약국을 경험한 게 오늘날 자양분이 됐다고 말한다.약사면허를 취득한 이후 전공약사로 1년, 근무약사로 4년, 프리랜서약사로 5년간 서울과 경기지역 약국에서 일하며 몸소 경험했던 아쉬움과 노하우를 약국에 고스란히 담아냈다.통상 오피스 상가에는 2~3군데 의원과 약국이 들어서지만 이곳에는 병의원이 전무하다. 두 블럭 정도 가야지만 병의원과 인근 약국이 나온다. 처방전 흡수에 목매거나 경쟁하기 보다는 오롯이 상담전문약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그는 "10년간 근무약사로 여러 약국들을 경험해 보면서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약국을 운영해야 겠다는 결심이 섰고, 고정적인 처방은 없더라도 의사소통이 잘 되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다 보니 이곳에 개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약국은 직장인들의 출퇴근 사이클에 맞춰 운영된다. 출근길에 약국을 들르는 이들을 위해 오전 8시에 문을 열고 퇴근 시간인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여기가 8평이라고요? 인테리어부터 진열장까지 '손수 척척'바지런한 차 약사 성격 덕에 약국은 깔끔함 그 자체다.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에는 꽃병에 담긴 싱싱한 생화와 정성스레 리본 포장이 된 선물상자가 놓인 '예쁨존'을 만날 수 있다. 약국 입구에 위치한 '예쁨존'. 이어 칫솔과 치실, 치간칫솔, 치약류가 놓여있고 옆에는 다양한 종류의 밴드류가 줄 맞춰 놓여있다. 그 옆에는 파스류와 비타민, 유산균, 영양제가 자리잡고 있다.오른쪽 벽면에는 마스크와 각종 보호대, 드링크 냉장고가 나란히 놓여있다. 냉장고 옆 벽면에는 하늘과 맞닿은 바다 위에 배 한 척이 떠있는 사진이 걸려있다. 복약대 옆에 놓인 이 사진은 약사가 전시회에 갔다가 한눈에 반했던 작품으로 약국 분위기와 어우러져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한다. 약국이 자랑하는 오픈형 쇼케이스 냉장고. 맨 윗칸에 약사가 손수 만든 패키지 제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빼곡하지 않은 여유감을 주는 약장. 그는 개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도면을 그리고 약장 등도 치수를 재서 주문제작했다. 투명 유리 약장은 시각적으로 약국을 더 넓고 깨끗해 보이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 가격택 역시 통일감을 강조해 직접 제작했으며 POP도 따로 구비돼 있지 않다.차 약사는 "너무 빼곡히 약이 진열되는 게 싫어 약 간 간격까지 따져 약장을 제작했다. 처방이 많은 약국들은 조제하는 사이 POP를 보고 환자들이 자연스레 약사와 얘기를 이어갈 수 있지만 상담전문약국에서는 굳이 POP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해 과감히 빼버렸다"고 말했다.다른 약국들이 으레 하고 있는 방식이 아닌 금손약국에 가장 잘 맞는 유형을 찾아나가고 있는 과정이다.약사가 자랑하는 공간은 '드링크존'이다. 다른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장고가 아닌 '오픈형 쇼케이스 냉장고'로 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또 약사가 직접 만든 '피로안녕', '숙취안녕', '붓기안녕' 패키지는 대표적인 효자품목이다.피로와 숙취, 붓기 관련 제품들을 한 패키지에 묶어 생분해성 봉투에 담고, 약사가 직접 그린 그림의 스티커를 부착했다.차정화 약사는 "주로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피로회복이나 숙취해소 관련 제품들을 많이 찾아 패키지로 만들게 됐다"며 "고래와 복어, 팬더가 그려진 귀여운 스티커가 눈에 띄어서 직장인들에게 반응이 좋다. 내가 먹어도 기분 좋고 동료에게 선물하기에도 그만이라는 평가"라며 특히 여성들에게 최근 '붓기안녕'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금손약국에는 비닐봉투가 없다. 자연보호를 위해 비닐봉투 대신 직접 주문한 종이백과 CI와 금손약국이 새겨진 스티커를 붙여주는 걸로 포장을 대신한다. 오히려 고객들은 이러한 세심함에 '선물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그는 "약국은 필요에 의해 오는 공간이지만 약국을 찾는 분들이 기분 좋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무엇보다도 손님들에게 보여지는 부분 보다, 하루 종일 약사가 머무는 공간인 만큼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약국'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질환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약국 한켠에 놓인 보드 강사 자격증과 바리스타 자격증. 아직은 개국 초기 단계라 미흡한 부분도 있고, 불편한 점들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며 여유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티눈', '여성질환', '잇몸질환' 등 질환과 관련한 정보들을 그림으로 그려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있다.차 약사는 또 다양한 취미를 가진 '취미부자' 중 한 사람이다. 스노우보드 강사 자격증과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최근에는 코로나 등으로 인해 약국 안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그림그리기, 코바늘뜨기 같은 정적인 취미도 늘려가고 있다"며 "차근차근 내 마음에 드는, 환자들의 마음에 드는 약국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2021-02-03 15:22:42강혜경 -
병원 없어도 매출 '쑥쑥'…365 야간 약국의 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개국 약사이자 영양·생활요법 전문가로 다양한 활동을 해 오던 정은주 약학박사(경성약대·56)가 30여년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지난해 서울로 터를 옮겨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정 약사가 지난해 7월 문을 연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행복나무약국. 천호로데오거리 시장 사거리에 위치한 행복나무약국은 정 약사가 개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20여년간 신발가게로 운영되던 곳이었다.주변에 이렇다할 병원이 없다보니 약국 입점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던 점포가 정 약사를 만나 사거리 내에서도 눈에 띄는 약국으로 변신했다.서울 강동구 천호동 행복나무약국 전경 이 약국은 암, 만성질환, 면역요법상담 전문가로서 20여년간 영양요법을 해온 정 약사의 실력과 유동 인구가 풍부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철저히 매약, 상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있다.“병원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이 성공한다”는 케이스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정 약사. 그는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고 약사의 상담 능력과 고객 니즈에 맞는 인테리어, 제품 디스플레이로 승부를 보는 약국을 만들어가겠단 계획이다.약국 체인 3곳 가입…“각 체인 강점 약국에 접목”행복나무약국은 총 3곳의 약국 체인에 가입돼 있다. 참약사와 힙스, 온누리약국체인에 소속돼 있는데, 각 체인의 강점을 약국에 접목해 보고자 한 정 약사의 생각에서다.하루 평균 처방 조제가 10건이 채 안되다 보니 이 약국은 매약과 상담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약국 인테리어부터 섹션 구성, 진열까지 고객 중심 주의를 표방한다. 그 안에는 정 약사의 약국 경영 노하우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객이 약국에 들어와서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접하고, 직접 선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품목 수를 늘리는 한편 진열대나 수납장까지 정 약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했다.약국 안에는 약사상담약을 비롯해 구강케어, 상처케어, 혈관건강, 관절·근육, 면역·유산균, 스킨케어, 편의용품, 헤어케어, 동물의약품, 계절용품, 의료기·보호대, 건강음료, 성인·여성용품 등 각 진열대 섹션이 세분화 돼 있다. 약국 안에는 약사상담약을 비롯해 구강케어, 상처케어, 혈관건강, 관절·근육, 면역·유산균, 스킨케어, 편의용품, 헤어케어, 동물의약품, 계절용품, 의료기·보호대, 건강음료, 성인·여성용품 등 각 진열대 섹션이 세분화 돼 있다.또 이 약국에서 눈에 띄는 중 하나는 모든 진열대가 유리 선반장으로 돼 있단 점이다. 여타 약국의 진열장이 나무 장이 칸으로 막혀 있어 각 센션 별로 단절되고 고객의 흥미를 차단하는데 반해 유리장은 섹션별로 연결이 돼 고객의 시선이 멈추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또 선반의 높이나 넓이를 수시로 조절할 수 있어 제품의 변경이나 이벤트 등 디스플레이의 활용이 용이하단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행복나무약국은 암, 만성질환, 면역요법상담 전문가로서 20여년간 영양요법을 해온 정 약사의 실력과 유동 인구가 풍부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매약, 상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다 보니 매장 관리자가 약국을 수시로 점검하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진열 제품을 바꾸거나 계절, 시즌별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즐거울 수 있는 ‘펀펀( FUNFUN)’ 함을 추구 하고 있다. 다시 가고 싶은 약국!을 고객들이 느끼게 하는 것이 정약사의 생각이다.“나무 선반장은 칸에 따라 진열 가능한 제품이 한정된데 반해 유리 선반장은 시선이 연결된단 점에 더해 진열 제품이 바뀌면 그때 그때 선반을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해요. 고객이 약국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려고 합니다. 2000년도부터 드럭스토어 형태의 약국을 운영했던 만큼 그때 고민하고 경험했던 부분들을 이번 약국에 반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야간약국은 우리의 힘”…약사 긍지·경영에 긍정적 작용정 약사는 이번 약국을 처음 개국할 때부터 공휴일이나 주말, 야간시간대에 약국 이용에 불편을 느끼는 주민들을 위해 약국 운영을 하겠단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에서 공공야간약국 조례 제정으로 운영 약국을 모집 중인 것을 알고 신청하게 됐다.현재 강동구 내에서는 행복나무약국이 유일하게 공공야간약국에 참여하고 있다.“약국 위치나 특성상 야간에 이용할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개인적으로 심야에 약국을 운영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서울시 야간약국이 운영되는 것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약국들의 신청률이 저조하더라고요. 2000년 일본약국 탐방 당시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위해 공휴일에 지역주민과 행사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본 체인 약국들의 공공전문가로서의 역활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약사와 약국이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참여해야겠다 결심했어요. 현재는 우리 구 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데,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에요.”행복나무약국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365일 공공야간약국을 운영 중에 있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약국을 운영 중이다. 오전 시간을 조정해 오픈할 수 있었던 것도 약국이 처방 조제에 얽매이지 않고 있어 가능했다.정 약사는 공공야간약국을 운영하며 약사로서 공공응급의료의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약국 경영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약국 입지 특성상 저녁이나 새벽 시간에 유동인구가 많아 예상 보다 밤 시간대 방문이 많고, 급하게 전화로 문의하는 건수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그 시간대에 약국을 찾은 환자들은 도움을 받았단 생각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야간의 피로함도 느끼지 못할 만큼 약사로서도 뿌듯함이 느껴지곤 한다는게 정 약사의 말이다.정 약사는 공공야간약국 참여와 같이 공공의료 서비스에 있어 약사들이 많은 참여와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정은주 약학박사. “코로나와 같은 응급의료 상황에서 약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았으면 해요. 그 중 하나가 공공야간약국일 수도 있고요. 병원을 가기 꺼리거나 두려워 하는 환자도 많고, 특히 밤 시간에 응급실 가기에는 애매한 환자들이 약국에서 약사의 도움을 받았을 때 정말 많이 고마움을 느끼더라고요. 지역 약사들이 이런 역할을 많이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경성대 약대 객원교수로 대학원생 대상 강의를 해 왔던 정 약사는 오는 3월부터 경성대 약대 학부생들에게 약국 개국, 세무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그간 약국 경영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약국 입지선정부터 개국 준비, 손익분기점 계산, 진열과 디스플레이, 세무, 상담 방법까지 약국 운영에 필요한 부분들을 전달할 계획이다.“약국도 경영이잖아요. 그간 약국을 경영하며 몸소 체험하고 느낀 부분들을 후배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개국 약사는 약의 전문가이면서 경영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약국 약사와 돈, 부자 약사에 대한 강의를 하려고 합니다. 건강부자, 행복부자, 환자부자, 존경부자, 가치부자, 자부심 부자, 약사 전문가로서 진짜 부자로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선배 약사들이 많은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2021-01-25 16:26:49김지은 -
"조제실 대신 상담공간"...40년 내공 담긴 상담전문약국[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사람들에겐 특별한 한 명의 약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예요. 모든 약사들과 약국이 준비를 해야겠죠. 그것이 정말 약사를 위한 일이고, 국민을 위한 일이예요. 한 번에 변할 순 없어요. 만약 똑같은 약국이 싫다는 약사가 있다면 10%만 변화하려고 노력해보세요. 그게 시작입니다."'처방전 조제 전문의약품은 준비돼있지 않습니다.' 경기 분당 판교에 위치한 베르데약국의 출입문에는 이같은 안내문이 붙어있다.판교 카페문화거리에 위치한 베르데약국은 인근의 다른 카페들보다 더 눈에 띄는 아웃테리어로 시선을 잡아끄는데, 그보다 특별한 건 약국 안에 자리잡고 있다.베르데는 스페인어로 ‘진한 녹색’을 의미한다. 또한 '샘솟는, 마르지 않는'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는데 약국을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약사의 뜻이 담긴 이름이다.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피톤치드 아로마향, 인테리어 전체를 원목과 초록빛으로 꾸며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980년도 성수동에서 첫 약국을 오픈했던 정숙희 약사(67·이대 약학대학)는 지난 40년의 노하우를 담아 9월 중순 일반약과 건기식 상담전문 '베르데약국'의 문을 열었다."약국이란 공간이 과거보다 나아지곤 있지만, 따뜻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은 많지 않죠. 오래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진한 녹색이라는 뜻의 약국명처럼 숲속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처방 조제를 하지 않는 대신 약국 안에는 독립된 상담 공간이 절반을 차지한다. 환자들은 복용중인 약을 전부 들고와 상담을 받고, 건강검진 결과서를 가져와 필요한 복약상담을 받기도 한다.또한 이 공간에선 약사들의 소규모 스터디가 열리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이뤄진다. 약국 안쪽에 독립된 상담공간이 조성돼있다. "인근에 병원이 없을뿐만 아니라 약국에선 처방 조제도 하지 않고 있어요.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 상담이 위주죠. 집에 있는 모든 약을 가져오면 상담을 해주고 있고, 건강검진 결과지를 가져오면 알맞은 복약상담을 해주기도 합니다.""그래서 내부에 층계를 만들어 공간을 분리했고, 환자들이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이곳에선 수요일마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주말에는 후배약사들과 스터디 공간으로 쓰기도 합니다."이 약국엔 아로마테라피와 컬러테라피 등이 접목돼있다는 점도 특별한데, 정 약사는 상담에 활용해 환자와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환자의 스트레스에 대해선 약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아로파테라피는 2004년부터 공부를 했는데, 식물이고 유기화학이다보니 약사들이 활용하기 좋습니다. 보완대체요법으로 필요에 따라 약과 아로마를 함께 권하고요. 아로마나 컬러테라피로 얘기를 시작하면 환자들은 무장해제를 하고 자신의 얘기를 꺼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약국 진열장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아로마테라피 제품들. 주민들 대상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정 약사는 전국을 다니며 약사 대상 강의를 했던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약과 건기식 상담을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있다.새내기 약사때부터 일주일에 2~3일씩은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는 그는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도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말한다."약사가 공부를 한다는 건 결국 누군가에겐 도움이 된다는 얘기예요. 단순히 영양제만 보더라도 환자들의 질문이 달라졌어요. 과거엔 눈영양제 주세요라고 얘길했다면, 지금은 먹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면서 더 필요한 게 뭔지를 물어보죠. 각종 매체에서 정보를 듣고 여러 채널로 쉽게 구입을 하기 때문이예요. 과복용하는 경우들도 있죠. 복용중인 약들을 가져오면 상담을 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병원 처방 조제에 매몰돼있는 현재의 약국 형태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하며, 조제 외 약사 직능 측면에서도 각자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그 노력이 결국 미래 약국·약사 직능의 위기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베르데약국 정숙희 약사. "지금은 병원이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 약국도 덩달아 위기를 겪는 구조예요. 물론 최근에는 조제 외에도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들이 보이긴 합니다. 약사들이 가까운 곳에서 공부의 실마리를 찾아 집중하다 보면 점점 더 자신감이 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상담 시간에 대해 보상받지 못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계산하지 않아요. 오히려 어떻게 매뉴얼을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40년 약국을 했으니 이렇게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다들 당장의 성과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5년 또는 10년 후에는 어떤 약사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자신을 조금씩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아울러 처방 조제 중심의 약국이라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한다면 다른 약국과는 달리 기억에 남는 약국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약국의 10%, 아니면 한 코너라도 변화를 시도해보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약국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거예요. 당장 잘하려고 하지말고 진솔하게 천천히. 약사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보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설명을 잘 해주는 약사로 기억되고 싶어요."2020-11-09 20:28:19정흥준 -
"꿈꾸던 곳 실현"…층약국의 상담 전문경영 도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여기 혹시 약국 맞나요?”“약국도 약사님도 너무 깔끔하고 잘 돼 있어서 순간 약국 아닌가 싶었네요.”문 앞에서 멈칫하거나 간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고객의 모습은 보통의 풍경 중 하나다. 깔끔하고 세련된 내, 외관부터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까지. 언뜻 보면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한달여 전 김지연 약사(43·덕성여대)가 첫 개국한 서울 문정동의 이층약국이다.이 약국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약국 이름 그대로 대형 오피스 상가 2층에 위치한 층약국이라는 점이다. 흔히 층약국이라하면 같은 층의 처방 조제가 많은 병·의원 인근에 위치해 조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지만, 이 약국은 당당히 상담 전문 약국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약사의 의지는 약국 주변만 둘러봐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약국과 같은 층에는 치과와 정형외과가 위치해 있어 기본적으로 처방 조제 건수 보장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그렇다면 김 약사는 왜 굳이 층약국을 선택했을까. 김 약사는 무엇보다 임대료 절감이 컸다고 말한다. 조제 건수가 보장된 약국은 그렇다 치고 매약, 상담을 전문으로 하려면 흔히 유동인구가 보장된 상가 1층 약국을 생각하지만 그만큼 임대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다.김 약사는 높은 제반 비용에 따른 부담을 떨치면서 여유 있게 환자와 상담하며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는 층약국을 선택한 것이다.“첫 개국인 만큼 그간 제가 하고 싶었던 약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에 약국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봤고요. 임대료나 인건비 등 부담에서 벗어나 우리 약국만의 단골 상담 환자를 늘려가며 내가 하고 싶은,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약국을 계획했죠. 한달 정도 지났지만 그런 제 바람이 조금씩 맞아떨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어요.”약사 스터디·한 약국서 10년 근무 경력, 자신감 원천김 약사가 처방건수가 보장된 약국을 벗어나 상담 약국을 운영하겠다고 결심한 데는 8년 넘게 함께하고 있는 약사 모임과 한 약국서 10년 넘게 일하며 쌓아온 경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약대를 졸업하고 대형 문전약국에서 1년여간 일하는 동안 그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올만큼 힘든 시간을 겪었다. 약국에서는 쉴 새 없이 조제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가정에서는 육아까지 병행해야 하는 생활에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조제에만 매몰되다 보니 자신이 감기약을 찾는 환자에게도 제대로 된 상담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그래서 문전약국을 나와 단골 환자가 주를 이루는 지역 약국에 취업했다. 약국장이 30년 이상 한 자리에서 운영하던 곳이었던 만큼 지역 주민들은 약사를 믿고 약국을 찾는 모습이었다.그 약국에서 10년 넘게 근무약사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곧 김 약사에게는 약사로서 소중한 자산이 됐다. 하지만 조제에만 집중하다 매약, 상담 위주 약국에 취업하고 초반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그러다 우연히 약사들이 의기투합해 운영 중인 약사와 건강을 알게 됐고, 회원 약사들과의 밴드, SNS를 통해 꾸준히 스터디를 한 것이 그에게는 자신감을 얻는 자양분이 됐다.“선배 약국장님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임상적 경험을 쌓았다면 약사와 건강을 통해 만난 수많은 약사님들을 통해선 학술적 지식을 얻게 됐어요. 무엇보다 동료 약사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환자에 바로 적용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단 게 가장 큰 장점이었고요. 제가 상담 약국을, 그것도 상가 2층에 내겠다고 결심한 용기도 모두 그 덕이었죠.”“약국서 힐링했으면”…피아노가 있는 약국 풍경이층약국 한 켠에는 피아노와 각종 클래식 CD가 놓여져 있다. 김 약사가 약국 문을 닫은 후 연주할 때도 있지만 간혹 약국을 방문한 환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한다.약국에 설치된 피아노. 김 약사는 피아노도 직접 연주한다. 약국 인테리어도 여느 약국들과는 차이가 크다. 진열을 최소화하는 대신 강조하고자 하는 진열장은 디자인은 물론이고 조명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진열하는 제품도 최소화 해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여타 약국에 비해 유동고객에 의한 매약 건수가 많지 않다보니 주문량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다. 오피스 상가에 있다보니 직장인들의 방문이 많은데 제품이 없는 경우 고객에 양해를 구해 바로 주문하고 퇴근할 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면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다는게 약사의 말이다.김지연 약사최소 주문량을 유지하다 보니 재고나 반품에 따른 고민을 할 필요 없고, 약국 여기저기 제품을 쌓아놓을 걱정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김 약사는 무엇보다 첫 약국을 개국하며 약사가 일하기 싶고 편안한 곳, 방문한 고객도 여유 있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꿈꿨다고 했다.그런 점에서 김 약사는 한달 여를 일하며 느낀 점이나 환자들의 반응을 볼 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단골 고객이 늘면서 예상보다 처방 조제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편이에요. 예상과 달리 처방과 매약 매출 비중이 50대 50이 나오고 있고요. 단골 고객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는 상담을 통한 매출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큰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제가 꿈꾸던 약국을 실현해가는데 한발짝 다가가는 것 같아요.”2020-11-02 16:49:33김지은 -
'전문상담과 합리적 선택'…약국만의 4가지 원칙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4가지 운영 원칙을 세웠죠. 물론 약사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기본을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스스로 되새기며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편으론 환자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약속인 셈이죠."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더좋은약사와약국’은 외유내강형 약국이다.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 등 외적 요소는 일반 약국답지 않은 산뜻함으로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운영 측면에선 어떤 곳보다도 약사의 확고한 철학이 담겨있다. 더좋은약사와약국은 이은화 약사(충북대 약대‧43)가 외국계 제약사와 병원약제부, 근무약사 경력을 십여년간 쌓은 뒤 지난 7월 첫 오픈한 신설 약국이다.이 약사는 대구 곽병원과 대구의료원, 해운대 백병원 등 병원약사로 10년간 근무 후 지역약국에서도 3~4년을 근무약사로 일했다.마지막으로 개국을 고민하던 이 약사는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주 처방과가 없는 매약 중심의 약국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안정적인 처방조제는 보장되지 않지만 원하는 방향대로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이 약사는 "병원과 같이 있는 약국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에 처방전은 10건 미만이다.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 매출이 나쁘진 않다"면서 "물론 만족하는 약국 매출의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다면 자신의 원하는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화 약사. 약국 개설을 고민할 때에 온라인과 SNS를 통해 처방조제 중심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약국 사례들을 살폈다. 강원도의 한 약국은 직접 찾아가 약국장을 만나 운영에 대한 팁을 얻기도 했다.이 약사는 "14년째 거주중인 곳이라 상권의 변화나 유동인구 등을 잘 알고 있었던 것도 이 곳을 선택한 이유가 됐다"면서 "무엇보다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남편 덕분이다. 약국을 하면서 수익보단 하고 싶은 약국을 운영하라는 얘기를 늘 곁에서 해줬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던 약국을 오픈할 수 있었다"고 했다.사명감과 신념 지키는 약사..."좋은 기억으로 남는 약국됐으면"관광객들이 많아 숙취해소제나 피로회복제 세트 구성 등에 신경을 썼다. 직접 스티커를 주문제작했다. 약국 내부와 포털사이트 약국 정보에는 4가지 운영 원칙이 적혀있다. ▲오직 약사만 조제 및 판매 ▲의약품 관리규정 준수 ▲청결한 환경 조성 ▲전문적 상담 통한 합리적 선택 등이 이 약국의 방향성이다.또한 운영 원칙 아래에는 '사명감과 신념에 따라 운영되는 약국입니다. 항상 원칙을 지키며 올바르고 안전하게 투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도 적혀있다.이같은 약사의 마음가짐이 투영된 곳이 바로 오픈형 조제실이다. 조제를 하고 있는 약사의 모습을 언제라도 지켜볼 수 있도록 설계해 환자로부터 신뢰감을 주도록 했다.조제실 내부가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약품 관리 측면에서도 철저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일부러 조성했다.조제실 앞에 적힌 4가지 운영 원칙. 오픈매대와 진열, 조명 등에 신경을 썼다. 이 약사는 "원칙이라며 적은 것들은 당연히 약사로서 해야할 일이고, 기본적인 것들이다. 내 스스로도 보고 마음에 되새길 수 있고, 환자들에겐 신뢰감을 주고 싶었다"면서 "조제실 안 일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제를 하는 약사의 얼굴도 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생각보다 지켜보는 환자들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또 이 약사는 "오픈매대와 진열, 조명에도 신경을 써서 환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해운대 근처이기 때문에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상인들과 주민들의 방문도 잦다"면서 "약을 구입하고 얼른 떠나야 하는 곳이라기보다 도움을 얻고, 좋은 기억을 가져가는 곳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약국 외벽에 마련된 포토존도 이같은 약사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 약사는 "딸이 직접 그려준 그림과 사회초년생때부터 좋아하던 시구를 크게 적어넣었다"면서 "약국 외벽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간다"고 했다.약국 외벽에는 포토존이 마련돼있다. 아울러 이 약사는 매약 중심의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OTC트렌드뿐만 아니라 ETC 공부에도 시간을 꾸준히 할애하고 있었다.덕분에 휴가 또는 출장을 온 사람들이 며칠씩 찾아와 상담을 받고, 가족들 영양제를 구입해가기도 했다.이 약사는 "매약 위주이긴 하지만 ETC도 공부를 꾸준히 해서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상담을 해주려고 한다. 우리 약국은 언제라도 편하게 찾아와 도움을 받아가는 곳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2020-08-28 20:25:14정흥준 -
"조제실에 3D프린터"…업무효율 노하우 담긴 약국[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의 업무 효율을 높이면 들어가는 노동력이 적어지죠. 일을 하는 약사도 쾌적해지지만, 결국엔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오늘약국’은 눈길을 끄는 아웃테리어와 인테리어만큼이나 업무효율화에 신경을 쓴 약국이다.김승연 약사. 약사는 출근 전 예열이 필요한 ATC를 원격으로 작동시키고, 점심시간에는 새로 들여놓은 진열대 칸막이를 3D프린터로 제작한다.숙취해소제, 드링크제 세트상품에 QR코드를 활용한 라벨링을 해 POS기만 갖다대도 구성 상품들의 재고가 한 번에 관리된다.약국장인 김승연 약사(37‧영남대 약대)는 로컬약국 1년, 문전약국 6년을 운영하며 체득한 노하우와 머릿속에 그렸던 아이디어를 ‘오늘약국’에 모두 쏟아부었다.4월 오픈해 이제 막 시작점에 서 있는 약국이지만, 체계적인 시스템과 신선한 운영면에선 여느 약국들보다 앞서가고 있다.◆조제실에 3D프린터가 왜?...직접 써보니 효율 만점 조제실 한켠에 놓인 3D프린터기. 일반적인 조제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3D프린터는 약 진열대의 칸막이, 수납박스, 가격표 꽂이 등을 직접 제작하는 데 사용한다.원하는 사이즈에 정확히 맞춰 제작할 수 있는데다, 소량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린터기는 약 100만원에 구입할 수 있고, 재료비도 적게 들어가 각종 약국 용품들을 저렴하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김 약사는 "그동안은 약국을 인수해 운영해왔다. 신규 약국을 개설해 완전히 내 약국이라는 마음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약국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용품이 필요한데 매번 업체에 맡기기도, 사이즈에 맞춰 구입을 하기에도 애매한 경우들이 있어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약국에 라벨기를 구비해두고, 숙취해소제와 영양제 등 각종 세트상품들에 QR코드를 새겨넣은 라벨지를 부착했다.3D프린터로 수납박스와 가격표 꽂이 등을 제작했다. 성인 눈높이에서 쉽게 읽히도록 가격택을 사선 제작했다. 판매 시 QR코드를 POS기로 읽어내면 세트상품 안에 있는 각 제품의 판매수량이 입력되도록 해 재고 관리를 투명화한다는 목적이다.김 약사는 "그동안 약국 운영을 하면서 활용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대략적으로만 약국 관리를 했던 적도 있는데, 이번엔 포스와 라벨기를 이용해 불확실성을 없애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이외에 약국 내부 전력 공급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샤오미 미홈을 통해 원격 관리 시스템도 갖추기도 했다.ATC에 예약작동을 걸어놔 미리 예열을 해놓는다거나, 점심시간 동안 약국 출입 시 알림이 울리도록 조정해둘 수도 있다.QR코드 라벨링으로 판매 및 재고관리를 확실히 하고 있다. 약국 내 전력 공급을 네트워크화해 원격 관리한다. 김 약사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면 아무래도 투입되는 노동력이 줄어들고, 경제적으로도 0.5인분의 역할을 더 하는 것과 같다"면서 "직원들은 편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고 약사는 환자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복약지도 위해 중국어 열공...약국 곳곳에 병용표기 배려지역 특성상 중국인과 중국 동포들이 많아 김 약사는 '오늘약국'을 오픈하면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내방객 중 약 30~40%를 차지하고 이중 일부는 한국어가 어눌해 복약상담을 위해선 중국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또한 간판과 가격택, 상품안내문 등 곳곳에 한국어와 중국어를 병용표기하는 등 신경을 썼다.김 약사는 "아무래도 중국 동포들이나 중국인들이 많은 동네라서 고려한 부분들이 많다. 간판이나 시트 디자인에도 중국어가 들어가고, 가격택에도 중국어 상품안내를 표기했다"면서 "현재 복약지도를 위해서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고, 간단한 설명은 중국어로 할 수 있는 정도다. 다행히 회화를 할 수 있는 근무약사가 있어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중국인 환자들을 위해 약국 곳곳에 중국어 표기가 돼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고, 상담과 매약에도 좀 더 힘을 싣고싶다는 김 약사.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약국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DID모니터로 약국 외부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인‧아웃테리어에 공을 들인 것은 모두 그 때문이었다.김 약사는 "인테리어나 아웃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역적으로 둘러보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좀 더 기억에 남을 수 있을 약국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2020-06-11 10:29:58정흥준 -
"약국은 환자위한 공간"…특화 문전약국을 꿈꾼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친절하고 복약지도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간이 좋다고 느껴지는 약국을 만들고 싶었어요. 환자들이 약을 기다리며 머무르는 10~20분동안 약국이라는 공간이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조제 중심의 대형병원 문전에서 첫 약국을 시작하는 유지선 약사(30‧대구가톨릭대 약대)의 말이다.유지선 약사(30‧대구가톨릭대 약대). 지난 3월초 서울 강북삼성병원 인근에 오픈한 ‘유약국’은 일반적인 조제중심 약국들과는 크고작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처방 비율이 높은 약국들이 대체로 동선과 공간의 실용성에 집중한다면 유약국은 환자의 ‘편안함과 안정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또한 종이봉투와 박스 등의 패키징부터 가격표와 POP를 손수 제작한 유 약사는 약국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운 ‘인상’을 남겨주고 싶다고 했다.데일리팜은 유약국을 찾아 새내기 약사가 꿈꾸는 문전약국의 모습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입구부터 눈이 가는 디자인..."공간이 주는 힘 믿어요" 유약국은 흡사 카페에 들어서는 듯한 내외부 디자인으로 먼저 눈길을 끈다. 약국임을 알리는 네온사인과 통유리로 된 외벽은 환자들로부터 약국 안을 들여다보게 해 심리적 접근성을 높인다.문을 열고 약국 안으로 들어서면 전면배치된 접수처와 투약구, 이를 마주보고 있는 긴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접수받은 처방전을 조제실에 전달하는 동선 때문에 접수처와 투약구를 출입구 쪽에 배치하지 않지만 유 약사는 환자의 편의와 동선을 생각해 과감히 결정했다. 환자들이 접수 후 약국을 둘러보거나, 테이블에 앉아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지인들과 인테리어업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약구를 전진배치하는 약국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방전을 조제실로 넣는 동선이 고민이었고, 결국 카운터에 스캐너를 놓고 조제실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조제실에선 듀얼모니터로 처방전을 보며 약을 조제할 수 있도록 말이죠.”환자들은 처방 조제가 이뤄지는 동안 카페에서나 볼 법한 긴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들이 처방 접수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상비약 정보지 등을 비치할 계획이다. 테이블에서는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고, 테이블 위에 놓인 일반상비약 정보지 등을 비치해 약의 정보에 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작년 졸업 후 1인약국과 메디컬빌딩약국, 문전약국, 소아약국 등에서 짧지만 최대한 다양한 약국들을 경험하며 머릿속에 그리던 약국의 모습이었다.“공간에서 만족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는 10~20분이 좋은 경험이었으면 했어요. 테이블에는 약에 대한 정보거리가 될 수 있는 읽을거리를 추가해 놓을 예정입니다. 약을 기다리는 시간을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기다리는 공간이 편하고, 볼거리가 있다면 좀 더 편안하고 덜 지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약국이란 공간이 환자들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약사뿐만 아니라 종이봉투와 진열대도 환자 어루만져야”직접 제작한 종이봉투와 약봉투 등의 패키징들. 유약국은 진열대의 중분류와 소분류 알림판, 가격표까지 모두 직접 디자인해 제작했다. 약을 담는 종이봉투와 패키징 스티커 등에도 신경을 쓴 이유는 모두 환자에게 줄 ‘즐거움과 인상’때문이었다."환자들이 약을 받았을 때에도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유 약사의 말에서 그가 왜 약국 곳곳의 작은 꾸밈까지도 신경을 쓰는 지 알 수 있었다."진열대를 설명하는 중분류와 소분류 이미지, 가격표, 패키지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약을 받았을 때에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이 잠시나마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가격표에는 환자들의 눈높이에서 알약의 크기가 어떤지 등의 자잘한 정보들을 추가해넣으려고 합니다."이미지 스티커와 가격표도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디자인했다. 그가 인테리어와 조명, 공간 배치와 패키징 등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것들이 모두 약국을 찾아온 환자를 어루만져 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여행을 가면 유난히 자주 찾게되는 곳이 있는데, 그건 공간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이 따뜻하고 테이블과 종이봉투가 좋고, 시스템이 친절하다면 비록 약국이지만 환자들도 그 곳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업무매뉴얼로 모든 약사가 똑같은 서비스 제공조제와 상담에 대한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서 ‘잘 만들어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그는 환자들에게 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별히 한 사람의 약사가 상담을 잘해주거나 친절하기 보다 약국에 오면 모든 약사와 직원들에게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고 싶다는 이야기다."시스템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복약지도를 잘 해주는데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니라고 봐요. 친절하게 복약상담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요. 그걸 시스템화해야 합니다. 모든 약국의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 약국이 가진 힘이 되고, 곧 브랜딩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코로나로 인해 병원 출입문을 통제하면서 약국도 아직은 정상운영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업무 매뉴얼 등을 구체화해놓고 환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다.그는 스스로도 짧은 약국 경험과 문전약국이라는 특수성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에는 꿈에 그리던 약국을 실현해갈 거라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2020-05-21 19:39:43정흥준 -
병원약사들 의기투합…고객지향 약국경영 노하우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유럽의 여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약국 외관. 그 안에는 약사의 오랜 연륜과 꿈이 가득 차 있었다.경기도 분당구에 위치한 바우약국. 약사사회 유명 인사 중 한명인 이병구 약사(68·이대 약대)가 도전한 첫 약국이다.이 약사는 34년간 병원약사로 일하며 분당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을 지냈고, 이화여대 약대 교수 시절에는 6년제 약대 실무실습과 약국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개발, 운영하는 역할을 해 왔다. 교편을 떠난 후에는 약학정보원 전문위원으로서의 활동했다.왼쪽 두번째부터 염이경 약사, 이병구 약국장, 이은경 약사와 약대 실습생, 약국 직원. 그런 그가 돌연 개국을 하기로 결심한 데는 그간의 경험을 한데 집약해보고자 하는 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약사로서 그동안 받아온 혜택(?)을 약국에서 시민과 환자를 만나며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결심이 있었다.그런 그의 마음이 통한걸까. 어느덧 개국 3년차를 맞은 바우약국은 지역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명품’ 약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약사로서 최종 지점에 선택한 약국…기획부터 철저히”이 약사는 워낙 다양한 역할을 바쁘게 해 왔던 터라 그 역시도 자신의 인생 스케줄에서 개국을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했다.하지만 그간 쌓아온 소중한 인연들은 그가 개국을 결심하고 준비하는데 큰 이유가 되고, 또 도움이 됐다. 병원약사 시절 같은 병원에 있던 의사로부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는 모임에 합류하게 된 것.그 인연을 계기로 개국을 결심하게 됐고, 약국을 준비하면서 4년 가까이 그가 약사사회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왔던 네트워킹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단순히 약국을 개국한다기 보다 그는 약국의 경영 철학부터 운영 방안, 인테리어까지 사전에 여러 전문가들의 조언과 도움을 얻어 준비해 나갔다. 또 막연했지만 외국 학회를 하거나 여행을 할 때 찍어 놓았던 약국 사진들 역시 그가 이번 약국의 인테리어 방향을 잡는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 그러던 중 유럽의 약국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약국을 만들자 결심했다.누구나 옆을 지날 때면 한번씩 돌아보고, 최근에는 여러 CF에도 출연하게 된 약국 외관은 그렇게 탄생했다.“약국 외관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취대한 담아 슬로우 시티 운동이 시작된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 분위기를 내어 주민들이 그 옆을 걷기만 해도 행복해졌으면 했어요. 실내는 최대한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려고 했고요. 주민들도 약국으로 인해 동네가 고급스러워졌다며 좋아해 주시고 약국이 길거리 캐스팅 돼 광고나 드라마도 몇편 찍었습니다. 많이 신경쓴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만족하고 있고요.”“전문 인력 확보 주력…병원서 습득한 지식 자산으로”이 약사가 약국을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문적인 인력의 확보다. 여기서도 그의 화려한 경력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병원 약제부장 때 인연을 쌓았던 이대 목동병원 약제부장 출신 이은경 약사는 그의 부탁에 약국 오픈과 동시에 흔쾌히 합류를 결정했고, 현재까지 이 약사와 함께하고 있다.또 이대 목동병원 약제부를 거쳐 약국에서 경험을 쌓아오던 염이경 약사도 개국 초기부터 현재까지 3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대형 병원 약제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3명의 약사가 함께하는 약국이다 보니 이들 약사의 이력만 합쳐도 여느 약국 부럽지 않을 정도다. “2명의 약사가 워낙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저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환상의 팀웍을 이루고 있네요. 약사들 경력을 홍보하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고객들이 오히려 알아봐 주시고 인정해 주셔서 놀라기도 했죠.”이 약사는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며 습득했던 약료 노하우가 약국에서도 실현되는 것을 보면 본인도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최초로 실시한 노인포괄평가를 통해 의료진들에게 수술 후 중단해야 하는 약물, 섬망을 유발하는 약물 등의 정보를 제공했던 게 약국에서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개국 이후 꾸준하게 약대생들의 약국 실무실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그가 대학에서 교수로서 몸담았던 경험이 바탕이 되고 있다.“얼마 전 개국 1000일을 기념한 떡을 먹으며 평가해보니 국내 최고 의료기관에서 습득한 약료 노하우를 약국형으로 재현한 덕에 환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병원과 대학에서는 정보를 창출했다고 하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지식을 만들고 의료진, 환자와 공유하며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약국에서 가능한 것 같아요.”“경영 방침이 뚜렷한 약국…건강문화 주도”바우약국의 경영방침은 ‘Healthy Smile, Care for Family’이다. 고객 지향성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을 이해하며 고객의 요구 사행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고개과 장기적 관계를 갖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 약사는 전문가로서의 약사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시장과 약사의 역할을 잘 파악해 고객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의 처방 조제뿐만 아니라 셀프 메디케이션과 지역에 밀착한 단골 약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약국상이자 목표이기도 하다.이 약사는 최종적으로 약국이 건강문화를 주도해 갈 수 있는 곳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약국이 질병 예방을 위한 토탈 헬스케어의 주축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우리 약국 고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건강파트너로서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약국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단순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케어, 돌봄을 통해 건강과 즐거움이란 가치를 고객과 함께하려 합니다.”2020-05-18 17:45:37김지은 -
약사의 오랜 꿈이 담긴 그 약국에 가면 강의실이 있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우리 약국은 더 나은 약국 경영의 탈출구를 보여주는 사례는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약사들이 지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하나의 샘플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경기 시흥시 은계지구에 위치한 삼보약국은 언뜻 보기엔 신축 아파트 단지 내 종합상가건물에 위치한 평범한 약국처럼 보인다.하지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약국 안을 한바퀴 둘러본 뒤에는 누구라도 일반적인 약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약 53평 규모의 삼보약국은 조제실(직원휴식공간 포함)을 제외한 내부 공간의 절반에 약국 진열장이 놓여있고, 나머지 절반의 공간엔 교육을 위한 장소가 조성돼있기 때문이다.지난 2월초 오픈해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신규 약국이었지만, 삼보약국에는 김이항 약사(성균관대 약대‧56)의 오랜 꿈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데일리팜은 대한약사회 약바로운동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약사를 만나 삼보약국에 담아내고 싶었던 약사로서의 꿈에 대해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김이항 약사. 김 약사는 "앞으로는 국민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케어와 같은 정부 정책의 핵심도 고령사회에서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이들을 지역사회에서 돌봐줘야한다는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약사도 한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김 약사는 "의약품 안전사용교육, 약물오남용교육, 방문약료 등 의약품 사용에 대한 교육은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정말 중요하다. 또 약사만이 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엔 교육을 위해 경로당과 유아지원센터 등을 찾아가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회들을 약국 안에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신축 아파트와 종합상가건물이 아직 입점 초기인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교육을 시작하지 못 하고 있었지만 김 약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교육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육이 시작되면 강의실의 책상과 의자 등 배치를 달리할 계획이다. 약국 브로셔와 블로그 등을 통해 홍보하고, 온라인 접수를 통해 주민들이 약국에서 약물교육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김 약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한 교육을 해주고, 지역에 있는 의사들도 강사로 초대해 풍성한 교육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벌써 관내 산부인과와 소아과 의사들도 강사로 초대할 생각이고 이미 얘기를 마친 의사들도 있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아울러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약사들의 스터디나 교육 공간으로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김 약사는 "시흥시 올해 약바로쓰기운동본부, 마약퇴치운동본부 강의도 이곳에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약사들이 모여 스터디를 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럴 때에도 마음껏 활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교육이 없을 때에는 약에 대한 설명과 약을 같이 살펴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마련할 계획이다.약국 내부의 모습. 강의실은 환자 상담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나아가 환자 상담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약국 경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약사는 "이전에 운영하던 약국도 20평 정도였는데 안에 상담공간을 따로 마련했었다. 이처럼 따로 공간을 두고 상담을 해주면 약사와 환자 간의 신뢰가 쌓이고, 자연스럽게 약국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이어 "약국에서 처방에 의한 조제에만 하루 종일 시달려야 하는 지금의 의약분업 형태다. 물론 조제와 복약지도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모든 약사가 매달릴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가치를 쫓으면 자연스럽게 경영적인 부분이 뒤따라온다. 만약 나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약사라면 우리 약국이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삼보약국이 위치한 종합상가건물에는 아직까지 병의원 입점이 없어 따로 처방전이 나오지는 않았다.향후 병의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또는 여러개의 병의원이 들어서서 처방이 많아지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는 언제나 자신의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답했다.2020-03-20 20:18:58정흥준
오늘의 TOP 10
- 14천여 품목, 1월 무더기 인하…품목·인하율 아직도 '깜깜이'
- 2오늘부터 의사가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시 투약내역 확인
- 3이 대통령 "탈모약·비만약 건보급여 가능성 검토하라"
- 4'키트루다' 약가협상 마무리...내달 적응증 급여 확대
- 5신신 물파스, 내년 2월 공급가격 13% 인상
- 6이 대통령 "건보공단 특사경 40명, 비서실이 챙겨 지정하라"
- 7아델, 사노피에 치매 항체 후보 기술수출…선급금 1100억
- 8종근당-바이엘, '아일리아' 의원 유통·판매 계약
- 9식약처 30명·평가원 177명 신규 허가·심사인력 투입
- 10서점·약국 콜라보…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 종각점 오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