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임상실패에도...치매정복 포기않는 제약사들
- 안경진
- 2019-03-26 06: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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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임상중단 선언
- |베타아밀로이드항체 지속개발 의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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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항체약물의 성공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J&J)이 공동개발하던 바피네주맙(Bapineuzumab)을 시작으로 일라이릴리의 솔라네주맙(Solanezumab), 화이자의 포네주맙(Ponezumab) 등이 후기 임상단계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그렇다고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도전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바이오젠·에자이와 로슈, 타우RX 등 일부 제약사들은 여전히 아밀로이드 플라그와 타우단백질을 제거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믿음을 고수하고 있다. 뇌의 염증이나 체내 면역체계 등 이전과 전혀 다른 시도로 치매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3상임상 중단..."성공 확률 낮아"
지난 21일(현지시각)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알츠하이머와 경증 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진행해 온 아두카누맙의 3상임상 2건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연구 종료 시 목표가 충족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자료모니터링위원회의 중간평가를 받아들이고, ENGAGE와 EMERGE 연구를 중단하자는 데 합의했다. 연구과정에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기엔 유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바이오젠의 마이클 보나초스(Michel Vounatsos) 최고경영자(CEO)는 "아두카누맙 임상중단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복잡성을 환기시킨다"며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중추신경계 분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두카누맙은 바이오젠이 2007년 스위스 뉴리뮨사(Neurimmune)로부터 확보한 아밀로이드베타 단일클론항체다.
임상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 아두카누맙은 베타아밀로이드 항체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15년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감소를 지연시켰다는 PRIME 1b상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이듬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2017년에는 일본계 제약사 에자이와 아두카누맙 개발,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글로벌 제약산업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상업화가 임박한 아두카누맙의 순현재가치(NPV)를 100억1100만달러로 책정한 바 있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이차예방 임상 진행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장기 투약효과를 각각 평가하는 EVOLVE 2상임상과 PRIME 1b상임상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두카누맙 임상 실패로 바이오젠이 입게 된 금전적 손실은 막대한 규모다. 바이오젠은 지난 3년간 아두카누맙과 BAN2401, 엘렌베세트타트(elenbecestat) 등 알츠하이머 개발프로젝트에 12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중단 선언 이후에는 주가가 폭락하면서 총 436억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곤욕을 치렀다. ◆바이오젠·로슈..."아밀로이드 가설, 포기하긴 아쉬워" 업계 일각에선 아두카누맙 임상중단을 계기로 "아밀로이드 가설이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오전문 투자자로 활동 중인 윌리엄 청(Wilson Cheung)은 SNS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관련 모든 연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회의적 시각이 리링크파트너스와 미즈호증권 보고서를 통해 회자되면서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바이오젠을 비롯해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22일(현지시각) 베타아밀로이드 항체 'BAN2401'의 3상임상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아두카누맙 임상중단을 선언한지 불과 하루만에 비슷한 기전의 'BAN2401' 지속 개발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3상임상은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1566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다. BAN2401 10mg/kg을 2주 1회 투여한 뒤 18개월차에 치매평가척도인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점수 변화를 평가하게 된다.
로슈 역시 아밀로이드 가설에 희망을 남겨뒀다. 로슈는 지난 1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으로 진행 중이던 '크레네주맙(crenezumab)' 관련 3상임상 2건을 중단했다. 무용성 평가 결과 일차유효성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반면 동일하게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간테네루맙(gantenerumab)' 개발은 지속한다. 간테네루맙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투여용량을 높여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타우RX·뉴로트로프..."타우단백질·시냅스 겨냥 신약개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타우RX테라퓨틱스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함께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원인으로 꼽히는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 표적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타우RX는 지난 2016년 LMTX(TRx0237)의 3상임상에서 미흡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파이프라인 자체의 문제가 아닌 환자선정 과정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새로운 3상임상에 돌입했다. LMTX의 새로운 3상임상 결과는 2020년 6월경 확보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월 뉴로트로프가 발표한 2상임상 결과에 따르면 브리오스타틴 치료를 12주간 완료한 환자에서 인지기능 평가점수(Severe Impairment Battery)가 평균 1.5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위약군의 인지기능점수는 평균 1.12점 감소했다. 15주차에는 위약군과 점수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뉴로트로프는 현재 중등도~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브리오스타틴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2상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주까지 108명의 환자에게 브리오스타틴 투약을 마쳤다고 밝히고, 하반기경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젊은 피 수혈·면역·염증치료..."새로운 시도로 알츠하이머 정복"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정복에 나선 회사들도 있다.
앨커헤스트(Alkahest)는 '젊은 사람의 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다'는 파격적 아이디어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젊은 사람의 피에 존재하는 단백질 가운데 퇴행성 뇌질환을 역전시킬 수 있는 성분이 존재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다. 젊은 쥐와 늙은 쥐의 몸을 외과적 수술로 연결해 혈액공유가 이뤄지도록 했을 때, 젊은 피를 공급받은 늙은 쥐의 인지능력과 뇌세포들의 신경발생이 활발해졌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이 같은 믿음을 뒷받침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아직까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FDA는 "젊은 사람의 혈장주입이 알츠하이머병에 임상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입증된 바가 없다"고 경고했다.
알렉터(Alector)는 '면역신경학( immuno-neurology)'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최근 각광받는 면역항암제와 같이 체내 면역세포를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하려는 시도다. 알렉터 경영진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항암제에서 면역항암제로 진화한 것처럼 알츠하이머 치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지장애 역시 면역요법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제넨텍 출신 신경과학 연구자들이 창립멤버로 참여한 드날리는 기업공개에 이어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하면서 7억2200만달러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해당 자금은 다양한 알츠하이머 신약개발프로그램에 투입될 전망이다. 드날리는 신경교세포의 염증에 핵심 역할을 맡는 RIPK1(Receptor-interacting protein kinase 1) 효소를 겨냥함으로써 알츠하이머를 정복하려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RIPK1가 알츠하이머 외에 루게릭병 치료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보고, 평가를 진행 중이다. 다케다와는 타우 단백질과 TREM2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약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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