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선] 3.27 약가인하와 곤마(困馬) 버리기
- 노병철
- 2019-03-29 06: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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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 달 새 제약업계는 약가인하 세부안 추정을 놓고, 상당한 진통과 내홍을 겪어 왔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전전긍긍' '절치부심' 상황과 커뮤니케이션 부재 속에서 대응책 마련보다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정조준한 질타와 항변이 난무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선에 따르면 복지부의 당초 약가개편 방침은 8% 상당의 일괄약가인하에서 제약바이오협회의 대관협상 노력으로 지금의 차선안을 이끌어냈다. 특히 '직접 생산' 요건을 약가연동에서 삭제한 부분은 업계 충격파를 최소화한 제약바이오협회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약가제도 개편은 대형·중견·중소제약사를 막론하고 단기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10대 대형제약사의 경우, 시뮬레이션 결과 작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80억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 위탁생동 비율이 높은 일부 중소제약사는 이 보다 더 큰 폭의 외형 축소도 감지된다. '직접 생산' 요건이 약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정보가 제약업계에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중견·중소제약사들은 당혹감과 불만을 쏟아 냈지만 항목 삭제 후 대체로 정부 시책에 수긍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이변이 없는 한 정부는 조만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연말 경, 약가개편안을 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는 던져진 셈이다. 좋든 싫든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 들여야 할 상황이다. 이제 남은 일은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100년 역사의 빛나는 얼을 자랑하는 제약산업 특유의 '도전과 응전'의 저력을 다시한번 발휘할 때다. 1000개가 넘는 모든 완제·원료의약품기업의 구미에 맞는 정책과 제도 시행은 불가능하다. 불만과 저항은 상존하기 마련이다. 불합리했던 기득권을 당연한 권리로 착각하고, 핑계로 일관하는 기업에 준엄한 법의 잣대가 휘둘려서는 안된다. 푸념과 항변으로 변혁의 큰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
이번 약가인하는 제네릭 난립 정리와 품질 향상, 건보재정 건전화, 리베이트 척결 등을 통해 브랜드 제네릭 양성과 신약개발 기반 마련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제네릭 난립은 바둑판에서의 곤마(困馬, 온전한 집을 만들지 못해 살리기 어려운 돌)와 닮아 있다. 그동안 자신이 둔 수가 아깝거나 미련으로 곤마에 집착하면 패배의 자충수로 빨려 들기 쉽다는 것은 바둑의 모범 교범이다. 곤마가 된 돌은 그대로 죽게 놔둬야 한다. 돌이 외로워지거나 곤마에 빠졌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거나 수읽기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그 돌을 살리기에 집중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면서 또 다른 이익을 도모해야 비로소 반집의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
몇몇 중소제약사 CEO들은 아직도 하소연과 불만에 가득 차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들 C-라인 선상에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최근 10년 사이, 위탁 공동생동의 테두리 안에서 무분별한 제네릭 생산과 CSO 등을 활용해 급성장한 곳이 대부분이다. 자체 제제연구소 설립을 통한 의약품 연구개발에는 관심조차 없다. 오직 돈 되는 제네릭이 지상 최대의 목표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도 과거의 영광만을 좇고 있다. 자신들이 그동안 펼쳐온 경영전략이 이제는 곤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이 정도인 것처럼 오판하고 있다. 곤마에 집착함은 곧 패망임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기업의 외형 확장에만 치중된 이른바 제네릭을 위한 제네릭 개발은 더 이상 환영 받지 못한다.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제약에서 내놓은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특화 브랜드 제네릭 개발 전략이 2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빛을 발하고, 신약개발 밑거름으로 작용한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기업의 제1 존재 목적은 이윤과 영리 추구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여타의 기업과 제약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존립 철학에 있다. 제약산업은 단순히 생활의 편리와 사회 발전이라는 1차원적 개념을 넘어 생명존중과 신약개발 그리고 인류공영이라는 대명제와 이념을 근간으로 한다. 뿌리가 튼튼하고 바로 설 때 비로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제 그 기본 제약정신의 원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싹 틔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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