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20:34:09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신약
  • #약사
  • 글로벌
  • #질 평가
  • 제약
  • #제품
  • 약사 상담
네이처위드

종양학 올림픽 'ASCO2019', 암연구자 등 3만명 집결

  • 안경진
  • 2019-06-03 06:20:00
  • [현장스케치] 미국임상종양학회, 5월 31일-6월 4일 닷새간 시카고서 진행
  • 표적항암제 내성극복에 뜨거운 관심...글로벌 학계 사로잡다

5일간 ASCO 2019 대회가 열리는 맥코믹플레이스 전경
|미국 시카고=안경진 기자| 제약바이오 올림픽이라 불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McCormic Place)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55회차를 맞는 ASCO는 종양학 분야 가장 권위있는 학술행사다.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행사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암연구자와 종양내과 전문의를 비롯해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 3만2000여 명이 다녀간다. 올해는 암치료 지형을 바꿀만한 혁신신약이나 새로운 데이터 발표가 없다는 일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현장은 하루하루 참석자들의 열기로 뜨겁다.

대회 하루 전날 준비 중인 스텝들의 모습
5월 30일 오후.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방문한 맥코믹컨벤션센터는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널찍한 객장 곳곳은 부스홍보관과 포스터 전시관 설치를 위한 시공작업에 한창이다. 참석자들을 맞이하기에 앞서 예행연습에 나선 스텝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이만한 규모의 행사를 수용하기에 시카고만한 적임자가 없어 10여 년전부터 매년 ASCO 학술대회가 이 곳에서 열리게 됐다고 한다. 실제 최근 들어 미국심장학회(AHA), 미국류마티스학회(ACR) 등 대형 학술행사들이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대회 첫날 등록이 시작됐다.
5월 31일. 하룻새 행사장 분위가 달라졌다. 맥코믹플레이스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참석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곳곳에 대기 중이던 스텝들은 조금 지체하면 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서둘러 등록을 하라고 안내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행사답게 취재 열기도 뜨겁다. 행사장 깊숙이 자리잡은 프레스센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 동안 전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취재진들로 가득 찬다. 프레스센터 옆에 마련된 큰 방에서는 매일 오전 8시 정기 브리핑이 열린다. 브리핑에서는 당일 발표되는 레이트브레이킹(Late Breaking) 연구의 제1저자가 참석해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에릭 호라 박사가 얀센이 개발 중인 폐암신약 JNJ-372의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
ASCO 2019에서 가장 핫한 주제 중 하나는 '표적항암제의 내성극복'이다. 표적항암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뛰어들만큼 중요한 암치료 옵션으로 떠올랐지만, 1~2년 후 내성이 생기면서 반응률이 떨어진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학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과 다른 종류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 등과 표적항암제의 병용요법을 통해 내성발현시기를 늦추고 반응률을 높이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올해는 얀센이 개발 중인 항체약물 'JNJ-372' 1상임상 결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수만명의 참석자들로 붐비는 학회장
JNJ-372는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HGFR;cMet)를 표적하는 이중항암항체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같은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학회장에서 만난 폐암 전문가들도 JNJ-372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유한양행이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과 병용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아시아 폐암 환자들의 40%가량이 EGFR 변이를 동반하고 있어,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들에게 높은 혜택이 예상된다.

조병철 교수가 구두강연 세션에서 발표 중인 모습
현장에서 만난 김흥태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JNJ-372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니 전체 반응률은 28%지만 cMET, C797S와 같이 발생률이 높은 변이 환자에서 반응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만약 레이저티닙과 JNJ-372 병용임상이 성공을 거둔다면 폐암 치료영역에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국내 연구진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연세암센터 종양내과)는 학회 첫날 비소세포폐암 관련 임상과학심포지엄에서 TRIDENT-1 1상임상 예비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잴코리(크리조티닙)'보다 ROS1 억제효과가 90배 이상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레포트렉티닙(TPX-0005)'의 새로운 데이터다.

공사 중이던 부스전시관은 이렇게 바뀌었다.
조 교수는 "ROS1 돌연변이 발현율은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0.5~2% 정도에 불과하지만 ROS1 G2032R 변이가 생기면 대안이 없다. 효과를 나타내는 표적항암제가 전무하다"며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크리조티닙, 알렉트립 등 기존 ROS1 표적항암제를 평정할 수 있을 만큼 잠재력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연구 결과 발표가 늘 고무적인 것만은 아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폐암 5년생존율 데이터가 1일 현장에서 공개됐지만, 국내 폐암 전문의들의 고심은 깊어졌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 탓에 우리나라 임상현장에서 적용하기에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다. 개선효과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자실 취재열기도 상당하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8월이면 면역항암제가 급여권에 진입한지 2년을 맞는다. 면역항암제와 급여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팽배한 시점이다보니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 덜컥 겁부터 난다"며 혁신항암제와 최신 임상 결과를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임상의사들의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