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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도매설립 반대' 건대병원 로비에 붙은 대자보

  • 정혜진
  • 2019-08-30 12:16:17
  • 학교법인·J도매, 51:49 지분 투자한 직영도매 설립
  • 병원 "학교법인 산하 조직일 뿐...법인이 결정할 일"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건국대학교병원 로비에 병원노조가 부착한 대자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자보에 포함된 병원의 직영도매 문제가 최근 병원들이 우후죽순 만들어내는 직영도매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건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과의 임단협(임금단체협상) 기간에 맞춰 최근 병원 로비 눈에 잘 띄는 곳에 투쟁 프랜카드와 성명서를 내걸었다.

성명서는 자문교수위촉 문제, 법인의 사하기관 투자금 등을 문제 삼고 있는데, 병원의 직영도매 설립 문제도 꼬집고 있다.

특히 노조는 병원이 9월부터 모 도매업체와 합작으로 49:51의 지분을 투자한 형태의 직영도매를 설립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건대병원 로비에 붙은 노조의 성명서
노조는 성명에서 "직영도매상은 49%의 지분을 법인이 가지고 실질적 주인행세를 하면서 겉으로는 51%의 지분이 있는 대표도매상의 회사일 뿐이라는 논리"라며 "어떤 이유로도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며, 반대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등 논란이 몇년전부터 계속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약품도매상이 법인소유면 병원과 도매상은 갑을관계가 바뀔 것이 자명하고, 이렇게 되면 의사의 처방권한은 당연히 침해받을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중 도매업체 설립을 비판한 내용(일부)
또 "대형도매상이기에 제약사로부터 최저가에 구매해 병원에 최고가를 납품하는 것이 수익업체의 당연한 경영이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도매상이 49%의 지분에 대한 마진을 얻기 위해 병원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병원과 J약품이 출자해 설립한 K약품은 이미 설립 절차를 완료했다. K약품 대표로는 모 외자사 부사장 출신이 영입됐다.

건대병원은 대학병원들 중에서도 특수한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대병원을 운영하는 별도의 의료법인 없이, 건국대학교 학교법인 산하에 있는 수많은 수익사업체 중 하나로 병원이 귀속된 형태다.

이러한 형태가 의료인이 의료서비스의 특성을 전제로 운영하기보다, 학교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병원을 운영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에서 직영도매를 운영한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성명서에 대해 "여러 의료법인이 직영도매를 운영한 후, 더 큰 수익을 위해 제네릭 사용률이 평균 10%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며 "직영도매를 운영하면 병원뿐 아니라 도매도 수익을 가져가야 하니 전보다 더 많은 수익이 필요하고, 이는 곧 환자가 받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성명서에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학교법인이 결정하고 주도한 한 일에 대해 병원은 답변을 낼 입장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병원이 특정도매와 합작해 직영도매를 설립하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 문제를 건대병원에 국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미 연세대, 이화여대, 경희대 병원들이 비슷한 형태의 도매 설립에 참여해 전과는 다른 형태의 수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병원이 도매를 설립하는 건 이미 시대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일이 되었다"며 "그럼에도 사업은 합법적이나, 내용은 약사법과 건강보험법에 위배될 불법적인 것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불법이라고 본다. 여러 도매가 경쟁하며 의약품 공급가를 낮추던 전과 달리, 직영도매를 설립하면 병원과 직영도매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이는 곧 공단이 가져갈 건보재정의 몫을 병원과 도매가 가져가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또 "심평원도 이러한 점을 알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에는 낮은 단가로 청구하던 약가를 높은 단가로 청구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유통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제재를 가하게 되고 이 시점에 이르면 큰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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