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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콜린알포 '갱신' 정당했나…복수심사 필요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효능논란이 한창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실상 재평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식약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판매사 130곳에 11일까지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재평가는 2010년 문헌재평가 이후 9년만이다. 식약처의 재평가 착수는 국회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그런데 식약처는 작년에도 해당 제제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토 절차를 거쳤었다. 바로 '품목갱신'을 하면서다.

품목갱신은 품목허가 이후 5년마다 허가유지 여부를 심사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안전성 또는 유효성에 중대한 문제가 없고, 생산(수입) 실적이 있는 품목에 대해 갱신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현재는 2013년 1월 이전 허가받은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품목갱신을 시행하면서 매년 진행했던 문헌·생동 재평가를 폐지했다. 기존 재평가 제도로는 오래된 약을 검증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이제는 재평가 대신 갱신이 기허가품목을 재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특별 재평가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남겨뒀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작년 9월 갱신을 받았다.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실려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생산된 품목이어서 쉽게 갱신 창구를 통과했다.

당시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검증없이 우리나라에서 과도하게 사용되고,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다.

하지만 논란과 상관없이 갱신을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갱신은 선진 8개국(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의약품집에 수록돼 있으면 무사 통과됐기 때문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이탈리아 의약품집에 근거가 있기 때문에 효능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다.

올해 발암성물질 NDMA가 검출돼 판매가 금지된 라니티딘 제제도 내년 3월 예약된 갱신은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역시 8개국 의약집에 근거가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업체가 갱신을 위해 제출해야 할 자료는 안전성·유효성 자료, 생산실적 자료, 해외 사용현황 자료 등이지만, 우선 8개국 사용현황 심사에서 근거가 인정되면 바로 통과된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갱신 때는 충분한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로 촉발된 재평가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갱신이 재평가를 대체한 것이라면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되는 품목은 무사 통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해외 사용성적이 없는 품목들이 최근 갱신 심사를 포기하며 품목 정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보다 제도가 정밀하게 운영되려면 단계별 심사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8개국 의약품집 근거가 있어도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있는 품목들은 다시한번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갱신을 통과한 품목에 재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행정 낭비나 다름없다. 효율적인 재평가 심사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갱신 제도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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