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증액 약속한 사노피, 왜 '한미 신약' 포기했나
- 천승현
- 2020-05-15 0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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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비용 절감 목표 의구심...한미 "사노피 개발완료 기대"
- 수천억 투입 수차례 임상완료 공표에도 개발 포기
- 사노피, 1년 전 에페글레나타이드 연구비 증액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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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사노피가 한미약품으로부터 도입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 반환 배경에 대해 다양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년 전 상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연구비를 더 부담하겠다는 수정 계약을 맺었고 최근까지도 판매사를 물색하겠다는 조건이지만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수 차례 반복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에페글레나타이드 도입과 개발에 수천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상업화 막바지에 접어든 약물의 개발을 포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노피, 에페글레나타이드 연구비 증액 결정 1년만에 개발포기 통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015년 11월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매일 맞던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한 바이오신약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제약사가 체결한 최대 규모 계약금을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총 39억 유로 규모의 퀀텀프로젝트(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2차례에 걸쳐 계약을 수정했지만 여전히 국내사가 보유한 기술수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이전으로 받은 계약금은 2억유로(약 2643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불과 1년 전에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구비를 더 부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터라 이번 갑작스러운 권리 반환 통보가 이례적이라는 견해가 있다.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지난해 6월 2번째 수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 연구비 상한액을 1억5000만 유로에서 1억 유로로 5000만 유로 감액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약품이 퀀텀프로젝트를 기술수출한지 1년이 지난 2016년 말 첫 수정계약을 맺었는데. 이때 사노피가 지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연구비의 25%를 한미약품이 지급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한미약품의 연구비 지급 상한액은 1억5000만 유로를 상한금으로 설정했다. 2016년말 체결한 기술수출 수정계약을 2년여만에 한미약품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부조항을 바꾼 셈이다.

한미약품은 추가 부담금 6850만유로 중 4000만유로는 2022년 9월 또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에페글레나타이드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 중 빠른 날 청구하고 15일 이내에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2850만유로는 2023년 9월 또는 FDA의 에페글레나티이드 승인일 중 빠른날 지급키로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때마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마일스톤을 제공하는 구조다.
당시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예상보다 임상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한미약품 측이 수정 계약을 요청했고 사노피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구비 비용 추가 부담을 합의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개발 포기를 선언한 셈이다.
◆사노피,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완료 계획 천명...수천억 투자
사노피가 지난해 새로운 사령탑의 부임 이후 당뇨 파이프라인을 정리해왔다는 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 반환이 전혀 뜻밖의 결정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노피가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완료 의지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발포기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한미약품 측 입장이다.
사노피는 지난해 9월 신임 CEO 부임 이후 ▲암 ▲혈액질환 ▲희귀질환 ▲신경계질환 등 4개 영역을 R&D 집중투자 분야로 선정하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연구를 중단하겠다는 R&D 개편안을 공개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12월 당뇨 파이프라인 중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진행 중인 임상3상시험을 완료하되, 허가 이후 새로운 판매 파트너를 물색하겠다고 공표했다. 사노피는 지난 2월 지난해 실적과 R&D 계획을 소개하면서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완료를 천명했다. 지난달 사노피는 R&D파이프라인에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삭제했다. 이후 한달 만에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한미약품이 '법적대응'을 거론하며 강경하게 대응하는 배경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겠다’고 환자와 연구자들 및 한미약품에게 수차례 공개적으로 약속했으니 이를 지키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을 포함한 법적 절차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사노피와 2번째 수정 계약을 발표할 당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비용으로 3150만유로(약 400억원)를 사노피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비용 25%를 부담했기 때문에 사노피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노피가 최종적으로 한미약품에 지급한 에페글레나타이드 도입 계약금 2억 유로를 포함해 에페글레나타이드에 최소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표면적으로는 사노피가 당뇨 파이프라인 정리 과정에서 상업화 단계에 가장 근접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만 완료하고 또 다른 업체에 판권을 넘길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3상시험 5건 중 3건의 피험자 모집을 완료하며 상업화 단계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험자모집이 마무리된 3건의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 수는 총 4943명에 달한다.

◆코로나 여파 비용 절감 차원 의구심...한미 "사노피 개발 완료 기대"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노피가 한미약품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나머지 임상비용 부담을 압박하기 위해 권리반환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압박을 받자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
지난달 폴허드슨(Paul Hudson)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임상연구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잠재력을 갖춘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려는 R&D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임상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 반환 배경에 대해 “전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임상 진행의 어려움 등이 표출되며 발생한 측면도 있다”라면서 “사노피가 그동안 공언해 온 ‘글로벌 임상 3상 완료’에 대한 약속을 지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사노피의 권리 반환 의향과는 별개로 현재 진행중인 랩스커버리 기반의 다양한 바이오신약 개발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30여개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 중 랩스커버리 기반의 다양한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작년말 미국 FDA에시판허가를 신청해 올해 하반기쯤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의 국내 허가도 최근 신청했다.
한미약품은 또 그동안 비만치료제로 개발해 온 ‘듀얼 아고니스트’의 경우,약물 재창출을 통한 새로운 적응증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한미약품이 혁신 NASH 치료제로 개발중인 Glucagon/GIP/GLP-1삼중작용제 ‘트리플아고니스트’는 단일 타겟 경구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기전 치료제로 주목받다. 트리플아고니스트는 작년 FDA로부터 원발경화성담관염과원발담즙성담관염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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