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맞춤형 소분 건기식, 약사가 관리해야
- 박영달 경기약사회장
- 2020-09-25 11: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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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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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약사가 건기식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건기식은 인체에 좋은 기능을 나타내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고, 만성질환자는 약물과 상호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에 약사가 관리를 하지 않으면 위해를 가할 수 있다.
약사는 약의 전문가이자 국민 건강 전체를 책임지는 토탈 헬스케어 어드바이저(Total healthcare advisor)다. 인체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이 4시간 건기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상업적 판단에 의해 판매되는 현 상황이 과연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일까?
TV 홈쇼핑을 통해 쇼닥터들이 건기식을 의약품인양 판매하고, 다단계 판매를 하는 세계적인 회사들은 건기식을 메인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나 평생 질병을 안고 사는 만성질환자들은 상업적 이익이 건강으로 포장된 판매원들의 유혹을 떨칠 수 없기에 건기식은 높은 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만성질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과 섭취되는 건기식의 상호작용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판매원은 단언컨대 한명도 없다. 또 질환에 따라 금기가 될 수 있는 건기식도 많은데 이것을 말해줄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도 없다. 따라서 약사의 관여는 국민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 1인당 1개 이상의 건기식을 섭취하는 이 나라에서 약사의 역할을 의약품으로 한정하기엔 약사의 책임이 너무 크다. 인체에 대해 잘 알고, 의약품과 건기식의 작용에 대해 통합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약사는 이제 의약품의 전문가로서, 또 건기식의 전문가로서 국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을 해야한다.
일반의약품의 한계를 건기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 시장의 침체는 의약분업이후 20여년째 계속되고 있다. 국민 건강이 좋아져서 축소가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제는 일반의약품 대신 전문의약품을 처방받고, 건기식을 섭취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오로지 일반의약품 시장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처방에 의존하는 약국경영, 일반의약품에 대한 국민의 인식부족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일반의약품의 한계에 있다. 잘 아시다시피 일반의약품은 표준제조기준에 들어가 있는 성분을 조합해서 제품이 만들어진다. 1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이 표준제조기준안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성분의 한계가 있어 새로운 성분을 추가할 수 없고, 더 이상 신제품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즉 만들어낼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종류는 시장에 거의 다 나왔다.
얼마 전 식약처에서 2022년에 표준제조기준을 확대하겠다는 예고를 했다. 약사로서는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의약품의 성분, 함량, 제형의 확대 및 카테고리의 확대가 된다면 경질환의 치료가 더 용이해질 수 있어 약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럼에도 의약품에 속하지 않고, 더 많은 기능을 발휘하는 건기식의 범위가 더 넓기 때문에 약사는 국민건강 향상의 도구로서 건기식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토탈 헬스케어 어드바이저로서 질병치료를 위한 전문약, 일반약에 건강유지 및 예방을 위한 건기식까지 약사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국민건강에 기여하고,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되고, 약국경영에도 도움이 되는 3중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기식 소분판매는 결국 약국시장의 잠식을 의미한다
최근 건기식 소분판매가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풀무원을 비롯한 7개 업체가 시범사업 업체로 선정됐다. 가장 먼저 ‘퍼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는 풀무원의 소분판매 매장에선 영양사가 이미 표준화된 건강 문진표를 활용해 30분 가량 상담을 한다. 소비자의 상태에 따라 적용될 여러 건기식을 자동포장기로 1회분씩 포장을 해 1달분을 판매한다. 그리고 그 이후엔 매달 집으로 소분 포장된 건기식을 배달한다.
지금과는 다른 판매형태의 건기식 소분판매 시장이 열린 것이다. 건기식을 소분판매하려면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와 소포장 시스템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유전자 분석, POCT(현장진단기기)의 도입이 예상된다.
70%의 약국이 1인 약국인데 과연 이런 시스템을 모두 도입할 수 있을까? 시간과 자본의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므로 선 듯 나서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약국들이 건기식 소분판매업체를 통한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COVID-19 이후 기업들이 비대면 시대에 좀 더 체계적인 분석과 편리성을 앞세운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소분판매 방식은 3개월~12개월분을 선 구매 하는 시스템이기에 약국에서 상담이 이뤄져도 ‘저는 섭취하는 것이 이미 있어요’라는 대답이 많은 사람에게서 나오게 될 것이다.
과연 지금처럼 약국을 운영해도 변화가 없을 것인가? 건기식과 의약품의 차이가 명확함에도 약국 내 건기식뿐만 아니고 일반의약품까지도 이 건기식 소분판매에 의해 그 시장이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상담기능이 장점이었던 약국의 건기식은 더 과학적인 건강진단 시스템과 더 체계적인 문진시스템에 위협을 받고 있다.
건기식, 건강관리서비스 시장... 방어보다는 공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기식, 의약외품 등과 같은 건강상품이나 유전자분석, POCT같은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이미 약사의 전유물이 아니다. 게다가 비대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고, 질병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시 되고 있다. 그럼 약국과 약사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정책을 펴나가야 할까?
먼저 이러한 추세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한다면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약사로서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전문가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모든 약사가 다 건기식 소분판매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약사 모두의 미래와 국민건강을 위해서 건기식이 왜 약사의 관여가 필요한지 인식을 같이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해 약사가 가야할 길을 제시해야하는 약사회는 건기식 소분판매를 기회라 생각을 하고, 정책적으로 대비를 해야 한다.
첫째, 건기식의 전문가가 약사여야 하는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둘째, 전문의약품 위주로 되어있는 약학대학교육에 건기식 교육을 추가시켜야 한다. 셋째, 건기식 선택을 위한 표준 문진표를 만들어 배포하고, 우수한 건기식을 선택하는 기준 제정과 건기식 처방의 표준화를 제시해야 한다. 넷째, 약국에서 환자들의 기본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POCT 등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약사는 상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포장, 배송에 관련된 단순 업무는 외부에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해줘야 한다. 여섯째, 약국과 고객이 늘 소통할 수 있는 앱과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 지속적인 유대가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약사회는 이제 회원들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새로운 미래로 앞서나가야 한다. 영양사에 의한건기식 소분, 혼합 재포장 판매 시범사업이 확정된다면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은 점점 도태되고, 건기식 시장은 대기업의 자본 논리에 의해 수익사업으로 변질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껏 지켜왔던 국민건강은 또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다양한 지식과 잠재능력으로 무장돼 있는 개개의 약사들이 뜻을 모으고, 약사회가 선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다면 약사는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 경기도약사회장 현 대한약사회 부회장 전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 전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 전 경기도마약퇴치운동본부 사무총장 전 의왕시약사회장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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