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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국내 사르탄 불순물 문제없지만...불안 커지는 제약사들

  • 천승현
  • 2021-06-23 06:20:03
  • 식약처 "사르탄·바레니클린 제조과정서 불순물 생성 추정"
  • 제약사들, 사르탄 자체점검 결과 불순물 검출량 미미
  • 제조공정 문제로 불순물 또 검출 가능성 우려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보건당국이 최근 새로운 불순물 점검에 착수한 ‘사르탄류’와 ‘바레니클린’이 제조공정에서 불순물 생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제약사들의 자체 점검 결과 불순물 초과 검출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추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2일 사르탄류 고혈압치료제와 금연치료제 ‘바레니클린’에 대한 불순물 안전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르탄류는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계열 고혈압치료제를 말한다. 바레니클린은 화이자의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주성분이다.

식약처는 사르탄류와 바레니클린의 불순물이 제조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지도 불순물이라고도 불리는 ‘AZBT(Azido Methyl Bipheny Ttetrazole)’의 경우 사르탄류 의약품 합성과정에서 Br-OTBN(4`-Bromomethyl -2-cyano-biphenyl)과 Sodium Azide(NaN3)가 반응해 발생하는 것으로 식약처는 추정했다. 원료의약품 제조과정에서 특정 물질간 화학반응으로 AZBT가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바레니클린 성분에서는 완제의약품 제조공정에서 잔류하는 아질산염과 바레니클린이 반응해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N-니트로소바레니클린(N-nitroso-varenicline)이 생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식약처는 판단했다.

AZBT와 N-니트로바레니클린의 생성 원인(자료: 식약처)
식약처가 최근 점검에 착수한 사르탄류와 바레니클린의 불순물 생성 원인을 제조공정으로 지목한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체 시험과 제약사들이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제조공정에서 AZBT 등의 생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제약사들에 지난 4일 사르탄류 의약품의 아지도 불순물 평가와 시험검사 결과를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11일에는 바레니클린의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해외에서 관리기준을 초과한 불순물이 검출되면서 국내에서도 점검에 나섰다. 캐나다 연방보건부는 지난달 31일 테바, 산도즈 등 9개 제약사의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3개 성분 의약품에서 AZBT가 검출돼 자진 회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회수 조치된 3개 성분 의약품은 총 227개 제조번호(로트)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물량이다. 이탈리아와 캐나다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검출로 챔픽스 일부 제품을 회수했다.

AZBT와 N-니트로소바레니클린 모두 기존에 검출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불순물이다. 지난 2018년부터 국내에서 발사르탄, 로사르탄, 라니티딘, 니자티딘, 메트포르민 등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N-니트로소디에틸아민(NDEA)' 2종의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검출됐다.

제약사들 입장에선 사전에 AZBT와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의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공인된 점검 시험법도 없다는 의미다.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지시에 따라 지난 14일까지 사르탄류의 AZBT 점검 결과를 제출한 상태다. 제약사들은 자체 시험과 원료의약품 공급업체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점검한 결과를 제출했는데 관리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제출한 자료에서는 AZBT가 검출됐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르탄류와 바레니클린에서 새롭게 위험성이 제기된 불순물은 외부 오염이 아닌 제조공정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로 위험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년 전 발사르탄 성분에서 NDMA가 검출될 때와 전개 상황이 유사하다. 식약처는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이후 NDMA가 생성될 수 있는 제조환경을 살펴봤다.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검출된 NDMA는 제조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만들어졌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주요 중간체인 '비페닐테트라졸'을 제조하는데, 비페닐테트라졸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DMF)라는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테트라졸 형성 이후 아질산을 사용해 급랭시키는 과정에서 NDMA가 생성됐다.

특히 사르탄류는 광범위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긴장감은 더욱 크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ARB계열 단일제의 외래 처방금액은 4012억원에 달한다. ARB계열과 또 다른 고혈압치료재 칼슘채널차단제(CCB)를 결합한 복합제는 8113억원 규모의 처방시장을 형성했다. 만약 사르탄류의 새 불순물 초과 검출 사례가 발생한다면 국내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파장이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캐나다에서 아지도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 공급처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제약사들의 불안요소다. 캐나다 연방보건부는 아지도 불순물 의약품의 회수 대상과 제조번호를 공개했지만 원료의약품 공급 업체는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캐나다에서 회수된 사르탄류 제품의 원료의약품이 국내 유입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수거검사와 판매중지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발사르탄 NDMA 검출 당시 중국 제지앙화하이 제조 원료의약품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드러나자 식약처는 해당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신속하게 판매중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유통 제품에서 새로운 불순물의 위험성이 보고되지 않아 수거·검사 계획은 없다"라면서도 "향후 추가 변수가 발생하면 후속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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