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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불순물 라니티딘 2년…파모티딘·니자티딘 시장 팽창

  • 안경진
  • 2021-08-03 06:20:45
  • H2수용체길항제 상반기 처방액 345억...전년비 7%↑
  • 파모티딘·니자티딘 성분 처방강세 지속...안정권 진입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로 크게 출렁였던 국내 항궤양제 시장이 2년만에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파모티딘과 니자티딘 성분이 선전하면서 라니티딘의 공백을 메우고 H2 수용체길항제 처방 규모를 키웠다. 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의 H2 수용체길항제의 처방액이 크게 상승하면서 경쟁제품 퇴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

◆H2 수용체길항제 처방액 9%↑...불순물 타격 회복세

2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H2 수용체길항제의 외래처방액은 3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늘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의약품 처방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최근 1년간 분기당 34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처방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H2수용체길항제의 상반기 누계처방액은 686억원으로 전년보다 8.7% 올랐다.

H2 수용체길항제는 한때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함께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을 호령하던 항궤양제다. 2019년 상반기까지 분기당 900억원 내외의 처방실적을 냈지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검출 사유로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크게 휘청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후 지난 2019년 9월 26일자로 '라니티딘' 성분이 함유된 단일제와 복합제 전 품목을 판매중지했다. 한달 뒤에는 동일 사유로 '니자티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 13종에 대해서도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2019년 3분기 865억원을 기록하던 H2 수용체길항제 처방액은 같은 해 4분기 322억원으로 급감했다. 3개월만에 처방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이듬해 1분기 H2 수용체길항제 처방액은 309억원 규모로 내려앉았다. 2019년 2분기와 비교하면 2년새 분기처방액 62.0%가 증발한 상황했다.

◆'라니티딘' 공백에...'파모티딘·니자티딘' 수요 급증

갑작스런 라니티딘의 퇴출로 H2 수용체길항제 계열 나머지 성분의 처방판도도 빠르게 재편이 이뤄졌다.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라푸티딘, 시메티딘, 록사티딘, 니자티딘 등 H2수용체길항제 계열 주요 성분의 외래처방액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2019년 3분기를 전후로 변화가 뚜렷하다. 라니티딘 성분 처방액이 고꾸라진 사이 시메티딘을 제외한 4개 성분의 외래처방액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기존 라니티딘 제제 처방의 상당수가 H2수용체길항제 계열 다른 성분으로 넘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파모티딘과 니자티딘 성분 처방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파모티딘 성분의 외래처방액은 1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했다. 불순물 파동이 불거지기 직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처방실적이 328.0% 뛰었다.

이전까지 간신히 분기처방액 30억원을 웃돌았던 파모티딘 제제는 라니티딘 판매중지 처분이 내려진 직후인 2019년 4분기부터 분기처방액 100억원을 넘기면서 상승세를 탔다. 코로나19 혼란정국에도 매 분기 처방증가 흐름을 지속하면서 작년 4분기에는 14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140억원에 육박하는 처방실적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라니티딘' 판매중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파모티딘 기반 복합제를 내놓는 제약사들까지 합류하면서 시장확대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니자티딘' 성분의 2분기 처방액은 1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1% 늘었다. 2년 전보다는 47.6% 상승한 규모다. 식약처는 지난 2019년 11월 22일 NDMA 기준치 초과 검출 사유로 '니자티딘' 성분 13개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니자티딘'은 라니티딘 퇴출 직후 분기처방액 80억원을 돌파했다가 작년 1분기 71억원으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1분기만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1분기에는 분기처방 100억을 넘으면서 파모티딘과 함께 H2 수용체길항제의 핵심 성분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NDMA 초과검출에 해당하는 제품에 대한 조치가 끝나고 작년 하반기부터 일부 품목의 제조·판매·처방이 재개되면서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니자티딘' 성분이 처방 상승세를 지속할지 여부에 의혹을 던지는 시선도 존재한다. 식약처는 4월말 한국파마 '니자티드캡슐', 넥스팜코리아 '니타딘캡슐', 바이넥스 '넥스캡슐', 아리제약 '아르티딘캡슐' 등 니자티딘 성분 4개 품목의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 영업자가 회수를 진행한다고 공표했다. 기업 자체의 제품 안정성 시험(가속)에서 NDMA가 검출된 데 따른 사전 예방적 조치다. 7월에도 진양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이든파마, 인트로바이오파마, 한국넬슨제약 등이 자체 진행한 검사 결과 NDMA가 검출되면서 자진 회수에 들어갔다. 식약처가 모든 제품에 대한 불순물 발생 가능성 평가를 의무화하고 관리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점이 시장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그에 비해 '라푸티딘'과 '록사티딘'은 올해 들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라푸티딘' 성분 단일제의 2분기 처방액은 8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 줄었다. 2년 전보다는 84.6% 확대했지만 분기처방액이 90억원에 육박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라푸티딘' 제제는 '라니티딘' 판매중지 직후 분기처방액이 2배가량 오른 뒤 매 분기 80억원이 넘는 처방실적을 유지 중이다.

'록사티딘' 성분 단일제는 2분기에 11억원어치 처방됐다. 전년동기대비 9.3% 하락한 규모다. 2019년 3분기 7억원에서 4분기 14억원까지 뛰어오른 뒤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시메티딘' 제제는 H2수용체길항제 주요 성분 중 유일하게 '라니티딘' 판매금지 수혜를 전혀 입지 못했다. '시메티딘' 성분의 2분기 처방액은 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4% 줄었다. NDMA 초과검출 사례가 없었음에도 '라니티딘' 퇴출 이후 분기처방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3분기 10억원 아래로 떨어진 뒤 1년 가까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료의약품 공급 차질로 주요 완제품의 품절이 장기화하면서 처방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보령 '스토가' 처방선두...동아ST·한미 등 반사이익

예기치 못한 불순물 파동으로 항궤양제를 판매하는 제약사간 희비가 엇갈렸다. 라니티딘 성분 단일제와 복합제를 각각 대표하던 일동제약 '큐란'과 대웅제약 '알비스' 등의 퇴출로 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등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입었다.

보령제약의 '스토가'는 올해 상반기에 89억원의 외래처방액으로 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중 처방 선두를 차지했다. 전년동기대비 11.0% 줄었지만 2년 전보다는 40.8% 올랐다. '스토가'는 라푸티딘 성분의 소화성궤양 치료제로 H2수용체길항제 중 가장 먼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ylori) 제균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정부의 '라니티딘'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진 직후 NDMA 등 4종의 니트로소아민류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실시했다. 식약처가 권고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 분석기(LC-MS/MS) 외에 가스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GC-MS/MS)를 통해 추가 검증을 진행한 결과 두 방법 모두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제품의 안전성을 적극 어필한 점이 처방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동아에스티의 '동아 가스터'는 올해 상반기 외래에서 53억원어치 처방됐다. 전년동기대비 0.7%, 2년 전보다는 246.3% 상승한 규모다. 파모티딘 성분 처방선호 흐름을 타고 실적이 크게 오르면서 H2수용체길항제 처방 2위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파모티딘 성분의 동아가스터는 위십이지장궤양과 문합부궤양, 상부소화관출혈, 역류성식도염, 졸링거-엘리슨증후군과 급성위염 외에 만성위염의 급성악화에 따른 위점막 병변 개선 등을 주효능으로 허가받았다. 동아에스티는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 일동제약과 '가스터'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이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의 판매중지 이후 영업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일동제약 입장에선 '큐란'의 판매중지에 따른 매출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고도 볼 수 있다.

파모티딘 성분 중 한미약품의 '한미 파모티딘'과 휴텍스제약의 '휴텍스 파모티딘' 등은 불순물 파동 이후 처방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궤양제 처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 파모티딘'과 '휴텍스 파모티딘'의 올해 상반기 처방액은 각각 27억원과 25억원이다. '한미 파모티딘'이 다소 주춤한 사이 '휴텍스 파모티딘'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처방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이 기간 JW신약의 '베스티딘'은 24억원으로 전년보다 87.4% 상승하면서 처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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