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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해외 희귀질환 공략...'선택과 집중' R&D 결실

  • 안경진
  • 2021-08-13 06:20:11
  • '그린진에프' 중국 판매허가...내년 초 상업화 예상
  • '헌터라제' 등 희귀질환 주력품목 2종 일본·중국 허가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GC녹십자가 주력분야인 희귀질환 치료제를 앞세워 아시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헌터라제'와 '그린진에프'가 오랜 기다림 끝에 중국, 일본 규제기관의 판매허가를 획득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차츰 희귀의약품 분야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녹십자, 혈우병치료제 중국 허가..."내년 상반기 발매"

그린진에프의 중국 제품사진
GC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성분명 베록토코그알파)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린진에프'는 3세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A형 혈우병 치료제다. GC녹십자가 전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해 지난 2010년 국내 출시했다. 2019년 1분기 중국 현지에서 진행한 3상임상시험을 완료하고 5월 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중국 규제기관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최종허가를 받기까지 약 2년 3개월이 걸렸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가 중국에서 허가받은 첫 사례다.

GC녹십자에 따르면 '그린진에프'는 중국 현지 임상에서 주요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1차평가지표로 설정한 치료제 주입 후 8시간 이내에 출혈증상이 개선된 환자 비율은 80%에 달했다. 2차평가지표인 연간 출혈 및 관절 출혈 빈도는 94% 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는 현지 계열사인 GC차이나를 통해 '그린진에프'를 '녹인지'(그린진에프의 중국상품명)란 제품명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에 중국에서 판매 중인 A형 혈우병 치료제의 공급가 등을 고려해 보건당국과 가격을 협상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A형 혈우병 분야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는 2028년 중국 혈우병 치료제 시장이 약 4000억원 규모로 작년 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리란 관측을 내놨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 '제 8인자'가 없거나 부족해 발병하는 선천적 출혈 질환이다. 중국에서는 전체 A형 혈우병 환자 중 치료받는 환자 비율이 약 40%에 불과하다고 알려졌다. 기존 치료제가 이미 선점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 비해 신규 처방 대상이 많다는 점이 기회요소로 작용하리란 관측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승인으로 중국 내 혈우병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이어온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라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속한 상용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5년 전 글로벌 개발전략 수정...중국 올인전략 적중

업계에선 GC녹십자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데 주목한다.

GC녹십자는 당초 '그린진에프'의 미국과 중국 동시 진출을 추진하던 중 한차례 글로벌 개발 전략을 수정했다. 2016년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을 이유로 미국 3상임상을 조기 중단한 것이다. 당시 GC녹십자 경영진은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공표하면서 과감하게 개발 리스크 논란에 맞섰다.

중국 내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의 성장 잠재력과 더불어 현지 계열사인 GC차이나를 활용할 수 있으리란 판단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GC차이나는 20년 넘게 혈액제제 사업을 진행해 온 GC녹십자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혈장 유래 혈우병 치료제 분야에서 탄탄한 영업·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다고 알려진 중국 의약품 시장진출 초기부터 다른 제약사들과 경쟁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린진에프'는 국내 발매 10년차를 훌쩍 넘기면서 매출정체 흐름을 보여왔다. 최근 2~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분기매출 50억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초 중국 현지 판매가 본격화하면 '그린진에프'의 매출도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헌터라제' 중국·일본 허가...아시아 진출 본격화

GC녹십자는 단기간 내 주력품목 2종을 중국에서 연달아 허가받는 쾌거를 올렸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에 이어 '그린진에프'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의 중국과 일본 진출활로를 열었다.

'헌터라제'는 GC녹십자가 지난 2008년 진동규 삼성서울병원 교수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공동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지난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사노피젠자임 '엘라프라제'에 이어 전 세계 2번째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의 일종인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2형 뮤코다당증'이라고도 불린다. 이두설파제라는 효소의 결핍이 원인으로,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골격이상, 지능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경과를 보이다가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할 만큼 예후가 불량하다.

'헌터라제'는 2012년 3분기 '엘라프라제' 독점체제를 깨고 국내 발매된 이후 고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전체 시장규모를 키웠다. 국내 시장에서 '헌터라제'의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경쟁품목대비 3배에 가까운 매출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매출이 정체 흐름을 보이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헌터증후군 환자 수는 70~80명가량에 불과하다. 경쟁약물이 많지 않은 데다 가격이 비싸고 평생동안 투여받아야 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환자수가 제한적이어서 내수시장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따른다.

GC녹십자 역시 이러한 시장특성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 '헌터라제'의 해외시장 활로를 개척했다. 최근에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중국과 일본 시장 진출 물꼬토 텄다. 작년 10월 중국 NMPA로부터 중국 내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받았고, 올해 2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MHLW)으로부터 뇌실 투여 방식의 '헌터라제 ICV' 품목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중국에서는 현재 보건당국과 가격협상 등을 진행 중으로 연내 상업화가 유력하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부터 처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발매 초기 단계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매출 기복이 큰 상태여서 즉각적은 성장은 포착되지 않지만 차별화된 제형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허가받은 '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신규 제형이라는 차별성을 앞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지 못해 지능 저하 증상을 개선하지 못하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번 '그린진에프' 허가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7월에만 계약 3건을 체결하는 등 희귀질환 분야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라며 "희귀질환 치료제를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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