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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매약 매출비중 90%...MZ세대 '나를 위한 약국' 표방

  • 강혜경
  • 2021-10-08 16:49:29
  • [주목! 이약국] 부산 포미약국 정성우 약사
  • MZ세대 감성으로 꾸민 'MZ약국'으로 처방 없이도 매출 '쑥쑥'
  • 모교 경성대 상권…SNS·동물약·시그니처 드링크로 단골 확보

#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PHARMACY FOR ME, 포미약국' 흰 배경에 둥근 글씨체, 은은한 불빛을 더한 간판은 여느 약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존 약국과는 다른 느낌의 간판.
# 이 약국의 차별화된 간판은 약사의 섬세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월 오픈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약국임에도 불구하고 포미약국은 SNS에서 꽤나 핫한 약국으로 꼽힌다.

부산 경성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포미약국은 MZ세대 감성으로 꾸며진 MZ약국으로, 기존 약국의 정형화된 틀을 깼다.

정성우 포미약국 약국장.
# 먼저 입지다. 포미약국은 기존 화장품 가게를 인수한 '상담 약국'으로, 일반약과 처방약 비율이 9대 1로 압도적이다. 인근 치과에서 간혹 처방이 나오기는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일반약과 상담으로 발생하고 있다.

약대를 졸업하고 근무약사를 하며 경험을 쌓아왔던 정성우 약사(36·경성대)는 "인근에 약국이 없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이곳에 약국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약국을 하려고 하니 '처방이 없이도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까' 적잖이 고민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매일 오가던 모교 앞 상권이다 보니 전혀 모르는 곳에서 상담 약국을 운영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유동인구 등도 비교적 훤히 꿰고 있었기에 개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형화되지 않은 느낌의 인테리어로 MZ세대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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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형 진열장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진열장 아래 수납공간도 적극 활용했다.
# 인테리어 역시 기존 약국의 틀을 깼다. '나만의 약국'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그는, 학생회 시절 알게 돼 현재 인테리어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동생과 의기투합해 인테리어를 구상했다.

해외 약국들을 참고했고, 12평(39.6㎡) 남짓의 직사각형 구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도안을 그리고 수납공간을 짜냈다.

약국 입구 '포미약국은 나를 위한 약국을 모토로 하고 있다'는 정 약사의 목표가 적혀 있다.
# '포미약국'이라는 이름에는 'for me, 나를 위한' 약국이자, 손님 누구도 '나를 위한 약국'으로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정성우 약사의 결심이 담겨 있다.

약국 입구에는 '포미약국은 나를 위한 약국을 모토로 개인 맞춤 건강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약과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처방전 조제와 함께 다양한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의약품·영양제 등을 취급합니다. 도심 속의 힐링공간에서 건강과 행복을 채워가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주고객층이 20대다 보니 인테리어 역시 젊은 감각에 맞춰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꾸며졌다. 벽면을 모서리 없이 둥글게 처리했고, 포인트 조명과 간접 조명을 활용해 따스한 느낌을 더했다.

약국에서 자주 판매되는 약들은 중간매대를 활용해 스스로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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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정 약사. 포인트 조명이 제품을 향하도록 배치돼 있어 제품이 강조돼 보인다.
# 입구 걸이식 매대에는 수납이 애매한 밴드류와 칫솔, 치실, 치간칫솔, 마스크 등이 진열돼 있고 수납성이 강조된 안쪽 매립된 벽면에는 일반약과 건기식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중간 매대는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피임약, 상처치료약, 인공눈물 등 지명구매가 높은 품목들을 비치해 스스로 편안하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피커와 드라이플라워, 자동분사 공기향균기기 등은 시각과 후각, 청각 등을 편안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꽃 역시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바뀐다.
# 여기에 약국에 흐르는 음악과 자동분사 공기향균기기, 드라이플라워 등은 깔끔한 느낌을 더하고 편안함을 배가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는 "편안한 느낌 속에서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고를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

0# 약국의 시그니처 메뉴는 '칵테일 드링크'다. 피로회복이나 숙취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드링크 제제를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 카페용 메뉴처럼 만들어 준 것이 시작이 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약국의 대표메뉴로 자리잡았다. 보라색과 민트색이 섞인 약 한 가운데 사람이 자리잡고 있는 포미약국의 로고가 박힌 컵홀더까지 끼우면 커피 대용으로 건강을 챙기는 훌륭한 에너지 드링크가 된다.

1# 뿐만 아니라 로고는 약국 문과 조제실로 이어지는 출입문, 약 봉투, 쇼핑백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정 약사는 "시험기간에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또 음주 전에도 숙취해소 드링크를 만들어 드렸더니 반응이 좋아 마니아 층이 형성됐다. 늦게까지 약국을 열다 보니 음주 후에도 꼭 약국에 들러 드링크를 찾으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당초 약국에 바(BAR)를 만들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하게 내놓은 절충안이 약국의 시그니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미약국이 보통약국들과는 사뭇 다른 인·익스테리어와 모교 앞에 위치하다 보니 생겨나는 에피소드들도 있다.

2# 정성우 약사는 "여기가 약국이 맞나 싶어 밖에서 살펴보시다 들어오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다. 어느 날도 밖에서 남성분이 약국을 들여다 보시길래 나갔더니 대학 때 교수님이셨다. 교수님도 전혀 개국 사실을 모르셨다가 이 자리에서 뵙고, 가끔 간식을 사주시기도 한다. 또 약대 후배들이 찾아와 진로를 상담하고 번호를 주고 받아 개인적으로 질문도 한다"며 "아무래도 약국이 출신학교 주변에 위치하다 보니 학생 때 초심도 떠올라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약국이다 보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일반약, 건기식, 동물약에 관한 글을 남기고 그때그때 DM을 보내는 것도 필수다. 그는 "아무래도 1인 약국이다 보니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 약국 문이 열려있느냐', '동물약을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심껏 답변을 하고 있다"며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다 보니 비교적 멀리서도 동물약을 사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 둘 단골들을 늘려가는 게 보람있다고 말한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다. 개국 이후 매일 평일과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약국을 열다 보니 개인적인 쉼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약국이 열려있다는 인식이 생겨 찾아 주시는 단골들을 보면 피로가 가신다"며 "다행히 평일 하루는 동기에게 약국을 맡길 수 있게 돼 재충전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약사는 "근무약사 급여만큼만 벌자는 게 1차 목표였는데 내 약국을 운영해 가는 것이 생각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다"며 "이름처럼 나를 위한 주치약국의 주치약사가 돼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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