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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개량신약 개척 비결은 절실함...새로운 도전 꿈꿉니다"

  • 천승현
  • 2022-02-17 06:15:37
  • 전홍렬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
  • 중소업체라 다른 길 모색...특허벽 돌파 개량신약에 22년 매진.
  • 60여종 개발하고 특허등록 50여개...기술.제품 수출 성과도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여년의 긴 여정에 잠시 쉼표를 찍으려고 합니다. 국내 제약산업 발전과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전홍렬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57)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지난 직장 생활을 회상했다. 전 대표는 이달 초 2000년부터 22년간 몸 담아 온 씨티씨바이오를 그만뒀다. 씨티씨바이오에 제약부문 총괄 전무로 입사한 이후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전홍렬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
전 전 대표는 “회사라는 거대한 조직을 떠나 자유로운 사고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 것 같아서 퇴사를 결심했다”라고 했다.

전 전 대표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개량신약 전문가'로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중앙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전 전 대표는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내딛은 뒤 일양약품 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거쳐 씨티씨바이오 제약부문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씨티씨바이오는 동물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전 전 대표가 가세하면서 씨티씨바이오는 인체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씨티씨바이오는 전 전 대표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개량신약을 개발했다. 전 전 대표는 “씨티씨바이오처럼 신생·중소 업체는 일반 제네릭으로 성장할 수 없다. 다른 제약사가 하지 않고 특허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개량신약에 주력했다”라고 연구개발 성과를 소개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염 변경, 흡수율 개선, 복합제 개발, 필름형 제네릭 등 차별화된 제제기술로 인체의약품 시장을 두드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전 전 대표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제제기술을 기반으로 60여개의 개량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씨티씨바이오는 지난 2013년 세계 두 번째로 조루치료제 ‘컨덴시아’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우울증 치료로 사용되는 ‘클로미프라민염산염’ 성분의 약물을 임상시험을 통해 사정 지연 효과를 입증하고 조루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다국적제약사 메나리니가 우울증치료제로 사용되는 ‘다폭세틴’ 성분으로 세계 첫 조루치료제 ‘프릴리지’를 개발한 것을 벤치마킹해 조루치료제를 만들어냈다.

씨티씨바이오는 대형 시장을 형성하는 고혈압치료제 ‘올메사르탄’, 항궤양제 ‘에소메프라졸’ 등의 제네릭 시장에서 제제 연구를 통해 특허를 회피한 제품을 먼저 내놓기도 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 개의 항혈전제(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를 결합한 복합제 개발도 성공했다. 기존 대장세정제(대장내시경하제)보다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세이프렙액’도 만들었다.

씨티씨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조루증과 발기부전을 한 알로 치료할 수 있는 복합제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조루치료제 ‘컨덴시아’와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한 알로 결합한 약물이다.

복합제는 단순히 두 개의 약을 섞어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전 전 대표는 “두 개의 유효성분으로 하나의 알약을 만들면 섞으면 두 물질이 서로 반응을 해서 분해 성분이 발생한다. 두 개의 성분이 서로 닿지 않으면서도 고유의 약효를 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표는 알약을 필름형 제형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제약업계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필름형 제품은 알약 모양의 의약품을 종이 껌처럼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 물 없이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약물이다.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발기부전치료제 실데나필과 타다라필, 치매치료제 도네페질, B형간염치료제 엔테카비어 등 다양한 약물을 필름형 제형으로 개발했다.

씨티씨바이오의 제제 기술은 국내 다수 제약사들에 공급하는 B2B((Business-to-Business) 사업모델를 구현했다. 영업력은 갖췄지만 기술 능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씨티씨바이오가 개발한 개량신약에 러브콜을 보냈다.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에스오메프라졸’과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에소리움플러스’를 허가받았다. ‘에소듀오’의 첫 제네릭이다. 씨티씨바이오는 가장 먼저 제네릭 개발하고 위탁사 20여곳에 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다.

해외 진출 성과도 이어졌다. 씨티씨바이오가 개발한 복합제, 필름형 제네릭은 다국적제약사 애보트, 페링, 메나리니 등에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 전 대표는 “현실적으로 신약 개발에 매진할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량신약 개발에 매진했다. 40여개국에 기술이전과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라고 자평했다. 국내외 제약사가 시도하지 않는 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특허 도전과 회피특허를 세우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전 전 대표 손을 거쳐 등록된 특허만 50여개에 달한다. 연구개발 기술력과 특허 도전 성과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전 전 대표는 “절실함이 비결이었다”고 짧게 말했다.

회사에서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인체의약품 사업도 급성장했다. 2020년 씨티씨바이오의 인체의약품군 매출은 595억원으로 10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전 전 대표는 씨티씨바이오에서 거둔 경험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 전 대표는 “절실함을 바탕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고, 해외 허가까지 받았을 때 약업인으로서 무한한 성취감을 느꼈다”라고 소회했다.

전 전 대표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후 또 다른 도전을 계획을 꿈꾸고 있다. 그는 “아직 향후 뚜렷한 계획보다는 그동안 구상 단계인 아이템과 사업을 여유 갖고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예정이다”라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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