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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골든타임 놓쳐요"…졸겐스마 급여 속타는 부모들

  • 정새임
  • 2022-02-21 06:17:23
  • 척수성근위축증 환우 부모들, 국민의힘 간담회서 호소
  • '원샷 치료제' 희망…정부,1회 25억 가격·장기 효과에 고심
  • 노바티스, 장기 효과 데이터 쌓는데 집중…국내서도 관찰 시작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우리 아이는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습니다. 졸겐스마를 맞으면 아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맞을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논의가 길어질수록 우리 아이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이미 9개월이 지났고, 그 시간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척수성근위축증(SMA) 환우 부모들은 지난 9일 국민의힘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마련한 '중증 희귀질환 환우 가족과의 동행 간담회'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지난해 5월 국내 허가된 노바티스 '졸겐스마'의 급여를 요청하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태생적으로 SMN1 유전자가 결핍되거나 변이돼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이 희귀질환에 걸린 영유아들은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고 심각한 경우 만 2세 전에 사망한다.

환우 부모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전했다. A씨는 "아이가 척수성근위축증 1형이라는 판정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우울증에 빠지고 너무나 살기 힘들었지만, 치료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일을 놓을 수 없다. 아이는 지금도 병원에 있는데, 온몸에 근육이 안 생기고 기침도 제대로 못하며, 입으로 뭘 먹지도 못한다.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하루빨리 졸겐스마의 급여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병에 쓸 수 있는 로슈 '에브리스디', 바이오젠 '스핀라자' 두 가지 치료제가 더 있고 그 중 스핀라자는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졸겐스마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치료제가 백업 유전자인 SMN2에 관여해 평생 약을 투약해야 하는 반면, 졸겐스마는 결핍된 SMN1 유전자를 아예 기능적으로 대체해 한 번만 맞으면 된다.

한 번 투여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이지만 1회 투여 비용이 약 25억원에 달해 환자들은 엄두를 낼 수 없는 현실이다.

A씨는 "졸겐스마를 맞아서 아이가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림의 떡'이다. 25억원이라는 금액이 큰 돈이지만 이 질환에 걸린 환자가 많은 것이 아니어서 재정지출이 아주 크지 않을 것이다"라며 "특히 이 병에는 골든타임이 있어 빨리 아이를 살릴 수 있도록 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환우 가족인 B씨도 "졸겐스마를 맞을 수 있다는 희망이 너무나 먼 희망이다. 치료제가 있는데 맞을 수 없는 심정을 아시는가"라며 "우리 아이들이 잘 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환우와 그 가족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정부도 급여 절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25억원이라는 약가를 현 잣대로 평가하기 쉽지 않아 정부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DLBCL)'으로 치료제를 썼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 제약사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일정 금액 이상 청구 시 초과 금액을 모두 반환하는 총액제한 조건이 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가 졸겐스마 급여에서 고민하는 지점은 장기 효과다. 이론상으로 졸겐스마는 한 번만 투약하면 평생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직 장기 효과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지 않아 불확실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노바티스는 국내와 해외에서 졸겐스마 장기 추적 데이터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회사가 진행한 '약제 접근성 관리 프로그램(MAP)'을 통해 6명의 영유아 환자들이 졸겐스마로 치료를 받았고, 이들에 대한 추적관찰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Brain Development'에 실린 5~17개월간의 추적관찰기간 데이터에 따르면, 6명은 모두 운동능력이 개선됐으며, 3가지 운동발달지표(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영아 신경근장애 검사, 해머스미스 기능성 운동확대지수, 해머스미스 영아 신경근육평가점수)가 모두 증가했다. 한 환자는 치료 전 하루 16시간 인공호흡기를 사용했으나 투약 6개월 뒤에는 수면 중에만 8시간 사용하는 것으로 개선됐다. 관찰기간 중 사망한 환자는 없었고, 영구적인 호흡보조가 필요한 경우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6년 이상의 추적 관찰 데이터가 쌓인 상태다. START 연구의 장기 추적 조사 결과, 치료 효과가 6.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고 있었다. 10명 중 2명은 독립적으로 걸었으며, 2명은 도움을 받아 설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노바티스는 SPR1NT, STRONG, REACH, STR1VE-AP 등 다양한 임상을 통해 환자들의 장기 유효성·안전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환우 가족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출산 장려에 쓰이는 예산이 수십조원에 달하는데, 이런 예산도 중요하지만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예산도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급여화 절차가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 획기적으로 기일이 단축될 수 있도록 우리 당에서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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