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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안전성 높은 루마크라스, 폐암 환자에 새 기회"

  • [인터뷰] 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 최초이자 유일한 KRAS 표적항암제…2년 장기 데이터로 신뢰도
  • 1차 면역항암제→2차 루마크라스 치료…병용요법 임상 기대감

"루마크라스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First-in-class)이자 베스트 약제(Best-in-class)다. 최근 2년 장기 데이터로 약의 신뢰도도 높아졌고, 추후 면역항암제 등 다른 약제와 병용 가능성도 기대된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젠 항암 신약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 등장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루마크라스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KRAS 표적항암제다. 비소세포폐암 KRAS G12C 변이를 타깃한다. KRAS 유전자 변이는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히 나타난다. 아시아에서는 EGFR 변이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견된다. 이미 40년 전 KRAS 종양 유전자를 발견했으나 분자생물학적 특징과 약물 독성 등으로 오랜 기간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었다. 암젠은 2017년 11월 루마크라스 후보물질을 처음 발견한 후 3년 6개월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스위치Ⅱ 근처의 P2 포켓에 결합해 돌연변이 단백질을 비활성화 상태로 고정시킨다. 종양 유발 신호를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KRAS 정상형 유전자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채 암세포 성장만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데일리팜과 만남에서 "그동안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표적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 않았다. KRAS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10명 중 9명이 이전에 흡연 경험이 있거나 현재 흡연을 하고 있어 높은 종양이질성을 지닌 점도 나쁜 예후의 원인으로 꼽힌다"라며 "루마크라스 등장은 폐암 치료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채워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RAS 변이는 일반적으로 EGFR, ALK 등 표적치료제가 있는 다른 유전자 변이와 겹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쓸 수 있는 약제가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했다. 다행히 최근 EGFR·ALK 변이가 없는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면역항암제가 등장했지만, 표적치료제가 없다는 아쉬움은 여전했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제만큼 반응이 확실하고 효과를 보장하는 약은 드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후향적 연구지만 폐암 치료에서 표적 치료를 한 후 환자들의 생존율이 증가했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다른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의 처방 경험을 볼 때 표적치료제가 있는 암에서는 해당 치료제를 가장 먼저 쓰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표적치료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암젠은 루마크라스 2년 장기 데이터를 공개하며 신뢰도를 높였다. 허가 근거가 된 1/2상 CodeBreaK100 연구에 참여한 환자 174명을 2년 추적관찰한 결과다.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중 가장 오랜 기간 실시된 추적관찰이다.

해당 연구에서 루마크라스는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루마크라스 투여군의 완전관해(CR) 및 부분관해(PR)를 포함한 객관적반응률(ORR)은 40.7%,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2.3개월이었다. 또 질병조절률(DCR) 83.7%,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6.3개월, 전체생존기간(OS) 12.5개월로 나타났다. 치료 2년 시점에서 전체 환자의 32.5%가 생존해 있었다. 치료 2년 간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

2년 장기 데이터에 대해 김 교수는 "의료진 관점에서 '장기 데이터가 발표됐다'는 것은 '이 데이터를 정말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며 "보통 1/2상 첫 결과에서 좋은 수치를 보여도 장기 분석 결과에서 하락한 수치를 보이는 치료제도 있는데, 루마크라스는 2년 장기 추적에서 오히려 더 좋은 반응률 수치를 보였다. 특히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임상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루마크라스는 경구제라서 약물 독성을 비롯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더욱 중요하다. 2년 장기 분석에서도 대부분 1~2등급의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으며, 추가적으로 확인된 이상반응이 없었다. 설사, 발진, 피로감 등의 이상반응은 다른 항암제에 비하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부연했다.

루마크라스의 등장으로 폐암 진단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 교수는 "본원은 비소세포폐암 선암으로 진단되면 EGFR·ALK·BRAF·ROS1 등 대표적인 폐암 유전 변이와 함께 면역항암제 지표인 PD-L1까지 5가지 검사를 기본으로 했다. KRAS 표적치료제를 비롯해 소수 변이를 타깃하는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앞선 4개 유전자 변이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면 다른 유전자 변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NGS(차세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NGS 검사는 결과를 얻기까지는 약 4주 시간이 소요된다. 4개 변이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받으면서 NGS 검사로 추가 변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루마크라스는 현재 2차 이상 치료제로 허가 받아 1차 약제로 면역항암제 단독 혹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쓴 후 반응이 없으면 2차에서 쓰일 수 있다.

김 교수는 향후 루마크라스의 확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면역항암제와 좋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점에서다. 그는 "EGFR, ALK 등 다른 유전자 변이에서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허가 받은 사례가 없다. 치료 효과도 크지 않았고, 약제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KRAS 변이는 인비보(in vivo) 시험에서 표적+면역 병용요법이 좋은 결과를 냈다. 흡연과의 높은 연관성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며 "면역항암제 치료 시 반응률도 높은 편이어서 표적+면역 병용요법과 관련된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HP2, MEK 등 KRAS 유전자 신호전달 경로에 존재하는 분자들을 함께 공략하는 병용요법 임상도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면역항암제 또는 SHP2 억제제와의 병용요법은 결과에 따라 루마크라스를 비롯한 KRAS 표적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루마크라스는 기존 4개월 정도에 그쳤던 무진행생존기간을 2배 이상 개선한 약제다. 12.5개월의 전체생존기간 또한 2차 이상 치료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수치"라며 "루마크라스로 환자들은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환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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