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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약사] 약이 없는 약국과 안일한 정부

  • 데일리팜
  • 2022-08-21 18:20:47
  • 박건우 약사

오늘도 병원에 전화를 하며 약국 업무를 시작한다.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아직도 품절이고요. 프레드니솔론 시럽제도 오늘도 없습니다. 처방하시면 조제 어렵습니다” 약국에 약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약국 업무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요즘 약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약사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이런 글들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회사 상관없이 2.5배로 구합니다.’ 며칠전까지 2배에 구한다는 글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2.5배 심지어 3배에 구한다는 글도 보인다. 대부분 글에 답변이 달리지 않는다.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약가 이상의 웃돈을 주겠다고 해도 약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확진자 처방량이 증가해 해열진통제뿐만 아니라 코로나 증상 관련 약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약품 품절은 비단 코로나19 상황 때문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료 불순물 발생에 따른 의약품 회수 이슈가 발생할 때도 동일성분 의약품의 품귀현상이 발생한다. 불법 리베이트 적발로 제약사가 판매정지 행정처분을 받게 될 때도 약국의 입장에선 품절 이슈가 생긴다. 심지어는 전쟁이나 무역분쟁같은 국제적인 정세에 따라 원료나 부자재 수입 부족, 가격 상승 등의 이슈가 의약품 수급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의약품은 재난 상황에서 필수적인 재화 중 하나다. 의약품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다. 특히나 감염병 상황에서 해열진통제 수급이 불안정 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식약처의 태도는 안일해도 이렇게 안일할 수가 없다.

약국들이 약을 구하기 위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손해를 감수하면서 웃돈을 주고 조제용 의약품을 구하는 상황까지 왔는데 식약처는 ‘모니터링 결과 공급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품절의 정의가 무엇인가.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 이다. ‘생산·수입량이나 출하량이 발생하는 확진자 수 보다 많으니 품절이 아니라는 식약처의 주장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서 나오는 한가한 소리다. 현재 약국에 약이 없는 이유가 대체조제를 하지 않고 특정 제약회사 제품에 쏠림 처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식의 담당 부처의 분석은 약국에 1시간만 담당자가 나와 보아도 터무니없는 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약국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의약품의 적정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품절이 아닌가. 의약품 유통과정에 왜곡이 발생하고 있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다.

식약처의 품절에 대한 개념 인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철저히 약국에서의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제약사의 생산량이나 도매로의 출하량만으로 잡히지 않는 유통 불균형과 왜곡 현상들이 산재한다. 지역약국은 방문하는 환자와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의 재고를 확보해 수요에 맞게 적절히 공급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의약품 수급의 불균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곳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약국 현장이다.

박건우 약사 프로필

단국대 약학대학 졸업 새중앙약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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