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약사] 약대 증설 10년과 약과학자 양성의 현실
- 데일리팜
- 2022-08-07 18: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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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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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의 성장과 별개로 업계 내 약사/약과학 전공자의 역할과 입지는 확대 됐는가. 약학대학 6년제 전환과 ‘전문 연구인력 약사’의 양성이 그저 대학별 약대 유치 경쟁의 허황된 명분이 아니었다면, 이제 정부와 제약업계는 지난 10여 년의 결실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제약업은 인명과 보건에 직결되는 정밀화학 및 바이오산업으로 개발, 임상, 인허가, 제조, 약가산정, 유통 등의 과정을 주 업무로 한다.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의약품이라는 재화의 안전성 확보 및 특허권 보호를 위해 약사는 연구, 허가, 개발, 영업, 마케팅, 제조관리 등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 법적으로 약사면허가 꼭 필요한 업무는 제조관리 업무이고, 나머지는 타 전공자들도 가능한 업무다. 물론 사무직인 허가개발(RA)이나 마케팅(MR)의 경우 약학 전공지식이 상당히 필요하기에 타 전공자들보다는 약사가 선호되는 편이나 중견기업 이하 사업체에서는 이직률이 높고 재직자 수도 적은 현실이다.
2021년 대한약사회 회원통계에 따르면 약국 및 의료기관 약사는 2010년 각 23,024명(80.0%) 및 2,989명(10.1%)에서 2021년 27,980명(70.83%) 및 6,427명(16.27%)로 증가했고, 같은시기 제약/유통업계는 1,704명(5.8%)에서 2,577명(6.85%)로 증가했다. 전체 분포율을 보자면 지난 10년간 1%밖에 증가하지 않았으며, 국내 의약품 제조업체(상장/비상장 총합)의 수가 600여개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조관리 업무 등의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산업계에 종사하는 약사들의 수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느낀 직관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내 제약산업이 요구하는 약사 고유직능은 극히 일부이며, 그마저 비용을 이유로 잠식되고 있다. 소수의 상위 제약사가 제네릭 의약품 성장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표적항암치료제 등의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주도하는 국내 제약 생태계에서 나머지 제약회사들의 성장전략은 한계에 달했으며, 약사/약과학 전공자가 하게 될 업무는 반복적이고 한정적이면서 약국 종사 약사에 비해 보상은 적다. ‘전문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학제를 개편하고 약사를 늘렸는데, 막상 배출된 6년을 공부하고 나온 인력들이 여전히 산업계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 학제개편의 취지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약사로서도 제약업계 입사 직후부터 은퇴 후의 고민을 필연적으로 하게 되는데. 연구직은 타 이공계열 출신자들이 훨씬 많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박봉에 지방 근무 확률이 높다. 글로벌 제약사는 사내 복지가 월등해 모두가 취업공고가 나기만을 기다리지만, 국내사는 잦은 야근, 자유로운 연차사용의 어려움, 업무 부조리 등 군대식 사내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는 기업들도 많다.
반면 개설약사 및 근무약사는 전체 약사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비교적 구직이 쉽고, 지방으로 갈수록 급여가 상승한다. 제약업계의 장점도 물론 있지만, 사회 초년생에서 장년까지 상대적으로 타 직종 약사에 미치지 못하는 상대적 박봉이라는 점은 큰 약점이다. 당장 보상이 높지도 않으면서 취소되기 일쑤인 연구 프로젝트들과 씨름하며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 조직에 약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기는 어려워 보인다.
변화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트렌드에 맞추어 실제로 몇몇 국내 제약사들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속속 도입하면서 연구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달라진 신약 개발 패턴에 따라 기존의 4년제 시스템의 연장선에 불과했던 통합 6년제 약학교육은 특화된 융합지식을 갖춘 약과학자 양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기존에 특성화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빅데이터의 수집, 분석 관련 교육내용은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여 학부와 대학원 교육과정의 학과 개편이 필요하다.
6년제 개편으로부터 만10년이 지난 지금 약업계의 상황은 비대면진료와 약 배달, 포화된 약국시장, 화상투약기 등 난관을 맞닥뜨리고 있다. 임상현장에서의 역할 강화, 약과학자 양성을 통한 제약선진국 도약 운운하며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처럼 시작한 6년제 개편과 약대 증원 증설이다. 지난 10년의 결과를 보았을 때 위의 명분들 중 무엇 하나 이뤄진 것이 있는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양성한 인력들이 산업계에선 고작 몇 년도 지나지 않아 과반수가 약국이나 병원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명확한 비전으로 제약업계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한다.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산업약학 석사 전 안국약품(주) 부설연구소 선임연구원 현 안산요양병원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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