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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유동성 경색→주주에 SOS…잦은 자금조달 '도마에'

  • 이석준
  • 2022-10-25 06:00:50
  • 주주들 '울며 겨자 먹기'... 참여 안 하면 지분 희석
  • 자체 현금 창출보다 자금 수혈에만 의존... 급전 잦은 기업엔 냉정한 검토 필요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바이오기업이 유동성 경색에 급전 SOS를 치고 있다. 자금 조달 대상은 주주로 향한다. 주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유증열차를 탄다.

자금 조달도 기업 경영의 한 축이다. 문제는 수년이 지나도 자체 생존 능력보다는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잦은 자금조달에 경고음이 울린다.

달라진 자금조달 방식

주가 하락 속에 바이오기업의 신규 자금조달이 늘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과거 메자닌 발행(CB 등)이 많았다면 최근엔 주주에 손 벌리는 기업이 늘었다.

올해 바이오 기업이 발행한 주식관련사채(메자닌)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월 12일 기준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올해 메자닌 발행 총액은 7370억원으로 전년도 1조5470억원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발행 건수도 지난해 59건에서 31건으로 줄었다.

이중 발행액 3분의 1은 HLB그룹이다. 올해 메자닌으로 2400억원을 조달했다. HLB그룹을 빼면 제약바이오 기업의 메자닌 발행 규모는 5000억원 미만이다.

주가하락으로 메자닌 투자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주주로 향한다. 특히 고정매출이 없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유틸렉스(516억원)와 ▲카이노스메드(263억원) ▲오스코텍(944억원/진행중) ▲제넥신(1000억원/진행중) ▲아이큐어(403억원/진행중) ▲HLB(2936억원/진행중) 등이다.

주주 배정 유증은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손쉬운 자금조달 방식이지만 주주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주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시장에 유동성 우려를 줄 수 있어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유증은 투자처 구하기가 힘들어서 마지막에 일반 주주에게 손을 벌린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이때 주가가 하락하면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청약에 참여하지 않으면 주주 가치도 희석된다. 울며 타는 유증열차라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주주 유증에 대한 또 다른 부작용은 대주주 참여율이다. 대부분 급전 성격의 대규모 자금조달이다 보니 대주주 참여율이 저조하다. 일부 대주주는 20~30% 참여를 선언하며 가뜩이나 낮은 지분율이 더 희석되고 있다.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카이노스메드, 오스코텍, 아이큐어, 제넥신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대주주 참여율은 저조하거나 저조할 예정이다.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이사는 15%, 최영권 아이큐어 회장은 30%,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는 20%, 제넥신 최대주주 한독은 75% 청약 참여다.

이에 유증을 마친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는 13.62%서 11.3%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최영권 아이큐어 회장(현 16.08%)과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현 14.34%)는 계획대로 유증이 끝나면 각각 11.67%, 12.4%까지 지분율이 하락한다. 한독은 15.04%서 14.33%로 변경된다. 대주주 지분율 하락은 경영권 불안 등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잦은 자금조달

물론 자금조달 방식만 두고 실효성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빌린 돈을 잘 활용하면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어서다. 임상 진행 원활화 등이다.

다만 상장 수년째 자금조달에 의존하는 기업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넥신의 경우 최근 1000억원 규모 주주 배정 유증 외에도 자금 조달이 잦은 편이다.

상장 이후 2011년 10월 유증 50억원(제3자배정 보통주), 2012년 10월 유증 163억원(제3자배정 보통주), 제3회 사모전환사채(CB) 167억원, 2014년 4월 제4회 사모CB 70억원, 2014년 8월 유증 30억원(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2014년 10월 유증 500억원(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등이다.

또 2015년 12월 유증 200억원(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2016년 7월 유증 600억원(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2016년 7월 제5회 사모CB 200억원, 2018년 5월 유증 2000억원(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제6회 사모CB 500억원, 2020년 12월 제7회 사모CB 200억원, 2020년 12월 유증 585억원(제3자배정 보통주)을 조달한 이력이 있다. 총 5265억원이다. 이번 유증까지 합쳐지면 6265억원이 된다.

이외도 많은 바이오 기업이 상장 후 자체 현금 창출 능력보다는 자금조달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눈높이 강화

금감원은 2020년 공모주 열풍이 불었던 시기부터 증권신고서에 대한 검토를 강화했다. 투자자들의 손실 발생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특히 실적이 나오지 않던 적자기업이 주 대상이었고 이로 인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정정 요구가 급증했다. 금감원은 최근에도 제넥신 1000억원 규모 유증에 증권신고서 정정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율은 2017년 5%, 2018년 5.4%, 2019년 6.5%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 9.7%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정정 요구율은 약 6.8%다.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신약개발이 수년 또는 수십년이 걸린다고 자금조달도 수년 또는 수십년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체 현금 창출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춰 경영에 나서야 한다. 급전이 잦은 바이오기업에 대해서는 임상 수행 능력 등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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