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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단 횡령사고 한목소리 질타…문케어 두고 설전

  • 이탁순
  • 2022-10-14 19:23:35
  • 여 "5년간 건보지출 1.36배 증가" vs 야 "1인 의료비 47만원 경감"
  •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 폐지 넘어 지원을 법제화" 주장도
  • "헴리브라 등 약제의 급여 확대위해 전향적 자세를" 주문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왼쪽)과 김선민 심평원장(오른쪽)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13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최근 발생한 건보공단 횡령 사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공단 이사장이 이날 대국민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도 밝혔지만, 의원들은 미흡하다며 더 강력한 대책과 처벌을 요구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만큼 전 정권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한 여·야 의원 평가는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의원 간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말 종료되는 국고 지원 일몰을 해결하고, 법률로서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밖에 환자 입장에서 도입이 미진한 약제에 대해 급여 촉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보공단 46억원 횡령, 역대급 사고 = 원주 건보공단 본사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기승전 횡령'이라고 할 정도로 횡령 사건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렸다. 24명의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중 횡령 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의원이 없을 정도였다.

건보공단 측은 본격 질의응답이 시작되기 전 업무보고에서 횡령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며 성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노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3일 본부 재정관리실에서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최모 씨가 채권 압류 등으로 지급 보류됐던 진료비용 약 4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 도피한 사실이 확인되며 불거졌다.

공단은 횡령사고 재발 방지대책으로 압류 진료비 지급결정 권한을 담당 팀장에서 부장으로 변경하고, 지출원인 행위 부서와 지출행위 부서 분리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도태 이사장은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단을 믿고 신뢰해준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하고,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의원들은 횡령이 6개월 간 7차례 벌어졌는데도 사후 관리에서 걸러내지 못한 점, 공단의 대책이 재발 방지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직원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있지만, 공단의 미흡한 점도 없지 않았다"며 "6개월에 걸쳐 7차례 횡령을 했는데도 어떤 시스템도 제어하지 못했고, 심지어 횡령 이후 400만원이 넘는 인건비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공단이 내놓은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며 "기본적으로 계좌번호와 실예금주명을 확인한 후에는 변경을 못하도록 차단시키고, 다시 변경 등록하려면 최초 업무부터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은 "피의자가 계획적으로 시스템의 허점을 알고 횡령을 저질렀다"며 "문제는 누가 그 자리에 가더라도 횡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케어 효과 두고 여·야 설전 = 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놓고는 건보공단 횡령사건과 달리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케어 추진으로 건강보험 보장율은 65.3%로 증가했다"면서도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 약 80%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2017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5년 동안 비급여의 급여화 및 3대 비급여 해소, 신포괄수가제 확대, 취약계층 본인부담 경감, 양한방협진, 의료안전망 등 문재인 케어를 추진해 수혜자가 총 4477만 3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료비 부담 경감액이 총 21조 26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수혜 국민 1인당 평균 47만 5000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줬다고 설명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이와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용 대비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케어 시행 5년 동안 건보 지출은 2017년 57조에서 지난해 77조6천억원 1.36배로 증가했고, 2019년엔 2조8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문재인 케어 건보 보장률 목표가 70%였는데 2017년 62.7%에서 (작년 65.3%)로 고작 2.6%포인트 상승에 그쳤고, 국민이 받는 혜택은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정작 국민에게 떠넘긴 보험료는 매년 평균 2.9%씩 상승했다"고 말했다.

문재인케어 때문에 이종성 의원이 전혜숙 의원 주문에 사과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의원이 "야당 의원이 전 정부의 정책 성과가 없다 보니 문재인케어라도 살려보려고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 안타깝다"고 말한 데 대해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국감에서 전 정부나 현 정부를 비판할 순 있지만, 이종성 의원은 동료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사과를 요구하면서다. 다행히 이 의원은 흔쾌히 사과하겠다고 말해 양측 간 큰 충돌은 없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 폐지하라 =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 종료되는 국고지원 일몰제를 아예 폐지하고, 국고 지원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의원들을 통해 표출됐다. 마침 이날 아침 건보공단 노조가 일몰제 폐지를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어기도 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건보재정 중 100분의 14는 국가가 지원하고, 나머지 6%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통해 지급하기로 돼 있는데, 법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더구나 건보재정 정부지원 일몰제가 한달 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의 국가지원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일몰제를 폐기하고,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문을 받는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
이에대해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도 "건강보험 재정에 있어서 국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국고 부담 비율은 법률상 20%로 정해져 있지만, 그동안 14% 수준에서 지원해 대만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더 나아가 건보재정이 투입된 코로나19 치료비, 진단비, 신속항원검사비, 예방접종비를 다시 국고로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당 전혜숙 의원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후보자 청문회 때 일몰조항 연장 뿐만 아니라 법률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양당 간사가 조율해 결의안을 내자"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헴리브라 등 약제 급여 확대 필요성 제기 =피감기관이 건강보험 약제 급여를 심사하고, 협상하는 기관인 만큼 환자들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 약제 급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헴리브라가 피하주사제로 정맥투여해야하는 타 치료제 대비 혈우병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삶의 질을 급격히 상승시킨다"며 "혈우병 항체 보유자에게만 헴리브라 급여를 적용하고 있는 현재 기준을 항체 미보유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가 참고인으로 나와 급여 필요성에 대한 절절함이 더해졌다. 이에 대해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혈우병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 "헴리브라의 비항체 급여 확대 관련 심사 속도를 최대한 높여서 접근성 강화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한 최근 심평원이 추진중인 경제성평가 면제 약제 개선안이 오히려 환자 약제 접근성을 축소시킨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개선안에 환자 기준을 200명으로 적시하면서 환자 수가 200명 이하인 의약품에 대해서만 급여가 적용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김선민 원장은 "200명이란 숫자는 반드시 200명 이하인 경우에만 급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경평 심사를 위해 충분하지 않은 환자 수라면 급평위에서 면제 트랙을 적용한다"고 개정안에 오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해 뇌전증치료제 에피디올렉스와 중증아토피치료제 듀피젠트의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급여등재된 저박사를 예로 들며 "매년 200~300명씩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는데, 저박사 급여는 의미있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내에 급여 신청한 슈퍼 항생제가 저박사와 2003년 닥터마이신 외에는 없다"며 "경제성평가 면제 외에도 전향적인 약가 책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발언 과정에서 지난 6일 복지부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제네릭 약제를 낮춰야 한다는 전제를 깔아 제약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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