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무상증자…K-바이오, 주가 방어 전방위 대응
- 차지현 기자
- 2026-06-18 11: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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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지노믹스 100%·씨어스 200% 무상증자, 유유제약 자사주 전량 소각
- 셀트리온 2조원 소각 추진…대표·오너도 개인 자금으로 지분 지속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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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무상증자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주주가치 제고책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급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통해 전방위적인 주가 하락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취득에 파격 무상증자까지…주가 방어+주주가치 제고 전방위 대응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지노믹스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1402만7718주로 증자 후 발행주식은 1402만7718주에서 2805만5436주로 두 배 늘어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30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21일이다.
알지노믹스는 주식발행초과금 70억1386만원을 자본금으로 전입해 신주 발행 재원으로 활용한다. 회사로 새로운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당 가격을 낮추고 유통주식 수를 늘려 투자자의 거래 접근성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엠에프씨는 보통주 35만262주를 10억원에 장내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 기간은 16일부터 9월 15일까지다. 매입 예정 물량은 발행주식의 4.1%에 해당한다. 엠에프씨 측은 이번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9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6만4350주를 50억원에 장내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매입 기간은 지난 10일부터 9월 9일까지다. 예정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0.9%다. 메디톡스가 이번 예정 물량을 모두 취득하면 자사주는 84만5310주로 늘고 발행주식 대비 자사주 보유 비율은 11.6%로 높아진다.

주주환원책을 내놓는 건 이들 기업뿐만이 아니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유유제약은 지난 15일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했다. 이 가운데 보통주는 128만4889주로 소각 전 발행주식의 7.5%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보통주 발행주식은 1703만2351주에서 1574만7462주로 줄었다. 소각 금액은 장부가 기준 77억8838만원이다.
바이오비쥬와 엑세스바이오도 자사주 소각 행렬에 합류했다. 바이오비쥬는 지난 1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32만2100주를 20억원에 장내 취득한 뒤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예정 물량은 발행주식의 2.1%로 취득 기간은 이달 2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엑세스바이오의 경우 지난달 8일 보유 자사주 255만3998주 전량 소각을 완료했다. 소각 물량은 기존 발행주식의 6.8%로 발행주식 총수는 3772만7832주에서 3517만3834주로 줄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1일 무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최대주주 지분 확대를 묶은 종합 시장 대응 대책을 내놨다. 이 회사는 보통주 1주당 신주 0.05주를 배정하는 1092만342주 규모 무상증자와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추진하고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도 1000억원어치 셀트리온 주식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임직원도 700억원 규모 우리사주 취득에 참여해 회사와 최대주주, 임직원이 동시에 주식 매수에 나서는 구조다.
앞서 셀트리온은 1조8000억원 규모 자사주 911만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 4일 추가로 취득한 1000억원 규모 자사주 48만8977주 소각을 변경상장에 반영했다. 현재 진행 중인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분까지 연내 소각하면 올해 누적 소각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최근 3년간 누적 소각 물량은 1856만주로 현재 발행주식의 8.4%에 달한다.
씨어스는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파격적인 무상증자 결정을 내렸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200%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와 비교하면 배정 비율이 두 배 높은 조건이다. 이에 따라 신주 2537만3160주가 발행돼 전체 발행주식이 1268만6580주에서 3805만9740주로 세 배 늘었다.
"우리 주가 너무 싸다" 대주주·최고경영진 사재 매수 릴레이
경영진의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지난 9일 회사 주식 2090주를 주당 4만76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총 매입금액은 9948만원이다. 이에 따라 김 대표 보유주식은 145만6437주(10.5%)로 늘었다.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는 지난 4일 회사 주식 1만5000주를 주당 6142원에 매입했다. 매입금액은 9213만원이다. 이에 따라 윤 대표 보유 주식 수는 275만9365주에서 277만4365주로 늘었다. 지분율도 기존 21.3%에서 21.4%로 확대됐다. 윤 대표는 지난해 7월에도 회사 주식 8336주를 주당 5987원에 4991만원을 들여 장내 매수한 바 있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지난 9일 회사 주식 1000주를 주당 3만1400원에 장내 매수했다. 매입금액은 3140만원이다. 김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인 것은 올해 들어 네 번째다. 김 부회장은 지난 2월 13일 한미사이언스 주식 456주를 1925만원에, 같은 달 27일 250주를 1163만원에, 3월 18일 744주를 2727만원에 각각 사들였다. 올해 장내에서 취득한 주식은 총 2450주, 매입금액은 8955만원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꾸준한 분할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660주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6월 340주, 7월 350주, 10월 700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75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올해 매입분까지 포함하면 김 부회장은 총 11차례에 걸쳐 625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으며 누적 매입금액은 2억3726만원에 달한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계열 상장사 여러 곳의 지분을 동시다발적으로 늘렸다. 진 의장은 올 1월부터 이달까지 HLB이노베이션과 HLB파나진, HLB제넥스,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등 상장 계열사 5곳 주식을 총 41례에 걸쳐 장내 매수했다. 주식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35억6269만원이다.
회사별로는 HLB이노베이션에 가장 많은 17억8705만원을 투입했다. 이어 HLB파나진 주식을 6억9614만원, HLB제넥스 주식을 6억353만원, HLB테라퓨틱스 주식을 4억258만원어치 각각 사들였다. HLB바이오스텝 주식 매입에는 7338만원을 썼다.
상승장에서 소외된 바이오주…자사주·무증으로 반전 모색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책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업종 전반 주가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바이오주는 국내 증시 강세에도 상승장에서 소외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KRX헬스케어지수는 지난해 말 4865.6포인트에서 올 초 5677. 9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8일 3749.0포인트까지 밀렸다. 17일 KRX헬스케어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55.1포인트(3.8%) 오른 4243.0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연초 고점 대비 25.3% 낮은 수준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앞세워 코스피지수가 9000선에 근접한 것과 대조적이다. KRX반도체지수는 지난해 6월 17일 3598.6포인트에서 지난 17일 1만8445.4포인트로 1년 만에 412.6% 급등했다. 지난해 말 6422.9포인트와 비교해도 187.2% 오른 수준으로 같은 기간 KRX헬스케어지수가 12.8% 하락한 것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통상 시장에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경영진의 지분 매입은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다는 내부 판단과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자사주 취득은 장내 매수 수요를 늘리고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 상승 기대를 높인다. 경영진의 개인 매수도 회사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무상증자는 주당 가격을 낮추고 유통주식 수를 늘려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는 시장 유동성 제고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조치만으로 기업의 본질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상증자는 주당 가격을 낮추고 유통주식 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회사의 현금흐름이나 전체 기업가치를 직접 개선하지 않는다. 자사주 취득도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주가 회복이 지속되려면 실적 개선과 임상 성과, 기술수출 등 본업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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