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 통합관리 전략 대세...SGLT-2 쓰임새 커질 것"
- 정새임
- 2022-10-31 06:19:31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인터뷰] 마크 쿠퍼 호주 교수·권혁상 여의도성모 교수
- '혈당 관리→혈당·신장·심장 통합 관리'로 당뇨 치료전략 진화
- SGLT-2 억제제, 심부전·심혈관에 효과 입증되며 우선 사용 합의
- AD
- 12월 3주차 지역별 매출 트렌드 분석이 필요하다면? 제약산업을 읽는 데이터 플랫폼
- BRPInsight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당뇨병 치료 전략이 혈당 관리에서 혈당·신장·심장 통합 관리로 진화하고 있다. 혈당 강하가 최우선적 목표였던 20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당뇨병 합병증을 조기에 관리하거나 합병증 진행을 예방하는 쪽으로 전략이 세분화 됐다. 여러 대규모 연구를 통해 심혈관·신장 질환 혜택을 입증한 SGLT-2 억제제가 변화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는 개정된 당뇨병 진료지침을 통해 죽상경화 심혈관질환(ASCVD), 만성 심부전, 만성콩팥병 등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여전히 메트포르민을 전반적인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으나 동반질환이 있거나 위험요인이 있을 땐 SGLT-2 억제제를 빨리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본 것이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 유럽당뇨병학회도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부전 위험이 있는 환자에선 SGLT-2 억제제를 먼저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약제와 병용 등으로 SGLT-2 억제제의 쓰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SGLT-2 억제제가 DPP-4 등 타 약제 간 급여 길이 막혀 있다는 점은 난관으로 꼽힌다.
데일리팜은 마크 쿠퍼 호주 모나쉬 대학교 교수 권혁상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교수를 통해 국내·외 당뇨병 치료 전략의 변화와 SGLT-2 억제제의 역할을 짚어봤다.
-최근 당뇨병 통합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가이드라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치료제 선택 시 혈당 강하 뿐 아니라 다양한 동반질환 관리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최근 당뇨병 가이드라인의 주요 변화는?

마크 쿠퍼 교수: 호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과거 당뇨병 치료가 혈당 강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나아가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변화는 지난달에 있었다. 당화혈색소 수치 중심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와 독립된 요소들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만약 환자가 특정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보다 적합한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선정해 사용하는 등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환자의 심혈관계 리스크나 심부전 또는 신장 리스크 등 다양한 위험요소를 염두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의 좋은 임상 결과가 최근 가이드라인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처음 당뇨병 진단 시 어떤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메트포르민이 아닌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먼저 사용하도록 고려할 수 있다는 합의도 이뤄진 것인지?
쿠퍼 교수: 합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메트포르민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된다. 하지만 메트포르민이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와 동일한 혜택을 보이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고 있다. 즉 SGLT-2 억제제가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상황이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해서는 이미 SGLT-2 억제제가 메트포르민과 동등한 순서로 쓰거나 먼저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를 비교했던 연구도 있었는데, 심혈관계와 신장에 대한 혜택을 보여준 것은 SGLT-2 억제제였다.
SGLT-2 억제제와 GLP-1 중에서는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거나 관련 리스크를 가진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SGLT-2 억제제를 선호하고, 이미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두 약제가 동등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심혈관계 질환 중 뇌졸중의 경우 리스크를 낮췄다는 결과를 입증한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권 교수: 비슷한 입장이다. 사실 아직 많은 진료 지침에서 여전히 메트포르민이 1차 치료제로 인식되고 있다. 진료 지침은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사용 후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임상 연구는 메트포르민 베이스로 진행된 연구여서 메트포르민이 지금까지 1차 치료제로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이나 만성 콩팥병에서 혜택을 입증했으므로 우선 사용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진료 지침은 보수적인 편이다. 향후 충분한 근거가 쌓이면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당뇨병 통합관리를 위해 환자의 상태와 합병증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들을 초기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진단 시 이러한 것들이 자주 발견되는 편인가? 어떤 질환들이 주로 동반되고 있는지, 국내와 해외 상황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권 교수: 쿠퍼 교수 말대로 2형 당뇨병은 발병 5년 뒤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동시에 합병증 검사를 하도록 권장한다. 심지어 당뇨 전단계에서도 신장 합병증이나 신경병증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질환은 사실 당뇨병이 아니더라도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다른 요인들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당뇨병이 오늘 발견됐어도 이미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당뇨병 합병증은 서구인과 동양인에서 서로 특성이 다른데, 동양인에게서 신장 합병증과 뇌경색이나 뇌졸중이 더 많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양인이 염분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동양인에서 신장 합병증이 더 많이 발병된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한편 심부전은 최근 부각되는 당뇨병 합병증인데 조기 진단이 장벽으로 꼽힌다.
-심부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1차 의료기관에서의 진단 환경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인지?
쿠퍼 교수: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 여부를 스크리닝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 높은 확률로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보이는데, 심초음파 등 장비가 일반 의료기관에서 평소 사용하기엔 복잡해 원활한 스크리닝이 어렵다. 적절한 마커가 없는 것도 이유다. 환자의 심실 박출률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결국 심부전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심부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여했더니 호흡이 편해지고 말초 부종 같은 것들이 사라지는 현상들이 발견됐다. 심부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환자가 사실은 진단되지 않은 콩팥병 환자였던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심부전이나 만성 콩팥병을 지닌 많은 환자들을 진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SGLT-2 억제제를 쓰면 혈당과 혈압을 낮추고, 체중 감량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의 합병증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해 졌다.
이 대목에서 나올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신장의 기능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떨어졌을 때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사구체 여과율(GFR)이 떨어져 있는 환자들이나 미세알부민뇨가 있는 환자들, 거대 알부민뇨가 있는 환자들에게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SGLT-2 억제제 계열 중에서는 포시가가 가장 효과가 좋았다. DECLARE-TIMI 58 연구를 보면, 알부민뇨증이나 미세 알부민뇨증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SGLT-2 억제제가 혜택을 보였다. 사실 DECLARE-TIME 58은 신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던 연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코호트가 상당히 대규모였고 좋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이러한 제제를 초기부터 사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 '누구에게 쓰느냐' 보다는 '누구에게 쓰지 말아야 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겠다. 부작용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고령이고 노쇠한 환자나 약의 부작용을 우려할 만한 환자, 몸의 장기를 보호하려는 효과를 바라기 보다는 단순히 혈당만 낮췄으면 하는 환자들에게는 DPP-4 억제제를 사용해 간단하게 혈당을 낮추는 시도를 할 수 있겠고, 이런 소수의 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권 교수: GLP-1 유사체는 뇌경색, 심근경색 쪽에 효과가 있었고, SGLT-2 억제제는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등에서 혜택이 있었다. 아쉽다고 하기보다 약물 간 기전적 특성 차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쿠퍼 교수: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과 관련된 데이터의 경우 12~14% 정도인데, 그렇다고 해서 GLP-1 유사체가 SGLT-2 억제제보다 아주 우월한 결과를 보인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GLP-1 유사체는 뇌졸중이나 뇌졸중에 근간에 있는 죽상동맥경화증 등에 더 혜택을 보이는 것 같고, SGLT-2 억제제는 심혈관계 기능이나 몸 내에서 체액의 밸런스 등에 더 혜택을 주기 때문에 심혈관계 사망에 대해 이득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두 가지 약제가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계열의 약제를 적절히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SGLT-2 억제제가 임상연구 외 리얼월드 데이터를 누적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다. 보스턴에서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었는데, 장기에 대한 보호 효과 측면에서 SGLT-2 억제제가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대륙에서 진행된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의 심혈관 질환 리얼월드 데이터 연구에서도 타 치료제 대비 더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국내 SGLT-2 억제제와 다른 당뇨병 치료제의 병용 급여 확대 논의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인데?
권 교수: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어 예상보다 더 큰 재정이 소요된다고 하면 정부에서도 쉽사리 급여를 풀기 힘들기 때문이다. 학회 차원에서 근거 자료와 개정된 진료 지침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재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건보재정 투입에 대한 거시적인 방향도 영향이 있다. 중증 암, 희귀질환에 포커싱이 되면 상대적으로 당뇨병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쿠퍼 교수: 호주에는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고정용량 복합제가 나와있고, 복합제의 약가가 SGLT-2 단일제 대비 크게 높지 않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복합제를 쓰면 혈당 강화 효과가 높고 SGLT-2 억제제 사용도 훨씬 더 늘릴 수 있어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이 당뇨병으로 초래되는 의료적·사회적 지출이다. 고비용이 투입되는 신장·신장 질환들을 당뇨 환자들이 많이 동반하고 있고,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비용으로 보면 거의 암 치료와 맞먹는 수준이다. 다행히 당뇨는 항암제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있다. 특히 심부전은 과거 치료제가 마땅치 않아 예후가 좋지 않았는데, 최근 더 좋은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환자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관련기사
-
SGLT-2 당뇨치료제 승승장구…복합제, 영향력 확대
2022-10-29 06:00:55
-
당뇨치료제 포시가·자디앙, 올 매출 1000억 돌파 기대
2022-10-17 06:00:45
-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강자 포부... 시장 리드 계속"
2022-10-17 06:00:26
-
심부전 치료지침 개편 주도...SGLT-2 당뇨약 달라진 위상
2022-10-12 06:00:32
-
대웅제약 SGLT-2 당뇨 신약 '엔블로' 명찰 달았다
2022-09-28 06:00:45
-
시장 팽창·심부전 입지강화…잘나가는 SGLT-2 당뇨약
2022-07-25 12:10:00
-
"당뇨약 자디앙 적응증 확대...심부전 치료 패러다임 전환"
2022-07-12 17:20:47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13년 전 악몽 재현되나"…유통·CSO업계 약가개편 촉각
- 2'묻지마 청약' 규제했더니...상장 바이오 공모가 안정·주가↑
- 3[기자의 눈] 절치부심 K-바이오의 긍정적 시그널
- 4의사 남편은 유령환자 처방, 약사 아내는 약제비 청구
- 5비대면 법제화 결실…성분명·한약사 등 쟁점법 발의
- 6유통협회, 대웅 거점도매 연일 비판…“약사법 위반 소지”
- 7제일약품, ESG 경영 강화…환경·사회 성과 축적
- 8[팜리쿠르트] 삼진제약·HLB·퍼슨 등 부문별 채용
- 9희귀약 '제이퍼카-빌베이' 약평위 문턱 넘은 비결은?
- 10약사회, 청년약사들과 타운홀 미팅...무슨 이야기 오갔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