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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켓 내려놓고 심폐소생술...코트서 빛난 심평원 팀워크

  • 정흥준 기자
  • 2026-09-10 06:00:46
  • 요약
  • 심평원 테니스동호회 장신애 과장·변재석 대리
  • 간호사 출신으로 경기 중 쓰러진 선수 응급처치
  • 부서·직급 넘어 소통...올해 복지부장관배 우승 도전

[데일리팜=정흥준 기자]테니스 복식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의 호흡이다. 한 사람이 놓친 공간을 다른 사람이 채우고, 서로를 믿으며 다음 공을 준비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2년 동안 서로 다른 부서와 직급의 직원들이 호흡을 맞추며 팀워크를 쌓아온 사내 대표 동호회다.

데일리팜은 최근 심평원 본원에서 장신애 과장(35, 일차의료개발부)과 변재석 대리(29, 자동차보험심사센터 자보기준관리부)를 만나 테니스의 매력과 동호회 활동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변재석 대리(자동차보험심사센터 자보기준관리부), 장신애 과장(일차의료개발부). 

"쉽게 잘할 수 없어 더 재밌죠"...각기 다른 이유로 잡은 라켓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는 지난 2005년 설립돼 올해로 22년 차를 맞았다. 현재 회원은 약 50명이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퇴근 후 혁신도시 인근 사설 테니스장에 모이고 있다. 

장신애 과장은 지난 2024년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 약 10개월 동안 테니스를 배우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을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사내 동호회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는 총무를 맡아 동호회 운영을 돕고 있다.

장 과장이 꼽은 테니스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쉽게 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신애 과장은 올해 횡성 한우배 KTR 테린이대회에서 우승했다. 

장 과장은 “어제는 잘 맞았던 공이 오늘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며 “공 하나가 마음먹은 곳으로 정확하게 날아가는 순간 그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변재석 대리는 초등학교 시절 약 4년 동안 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오랜 기간 라켓을 놓고 지냈지만, 지난 2024년 연말 심평원에 입사한 뒤 어린 시절 즐겼던 테니스의 재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어 가입을 결정했다.

변 대리는 “공이 라켓의 중심에 정확히 맞았을 때 느껴지는 타격감이 좋다. 경쾌한 손맛과 소리가 업무 중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준다”며 “복식에서 파트너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코트 위에서 살린 생명

테니스를 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두 사람에게 묻자, 올해 초 경기 중 발생했던 아찔한 응급상황을 떠올렸다.

장 과장은 병원 응급실에서 6년, 변 대리는 중환자실에서 3년을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지난 4월 테니스 경기 중 코트 체인지를 하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장 과장과 변 대리는 곧바로 달려가 의식과 맥박, 호흡을 확인했다. 심정지 상황이라고 판단한 뒤 역할을 나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AED(심장 제세동기)도 사용했다.

장 과장은 “당황해서 맥박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순간적으로 헷갈렸는데 둘이 함께 확인하니 대응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확신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일주일 전 심평원 소방교육에서 심폐소생술 실습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 

결국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을 받은 뒤 직접 심평원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고, 환자 가족은 국민신문고에 고마운 마음을 남기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평원에 입사한 지 6년이 지나 임상에서 했던 일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그 뒤로는 우리가 안 오면 운동 못 나간다는 농담들을 하신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원주시청 테니스동호회와의 교류전(왼)과 매주 수요일 정기운동 때의 모습.

복지부 대회 작년 8강 진출...올해는 우승이 목표

심평원 테니스 동호회의 목표는 이달 11일 열리는 보건복지부장관배 보건복지가족 테니스대회 우승이다. 새벽 일찍 코트를 잡아 연습할 만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작년에는 남자복식조가 단체전 8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올해는 작년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더 합류했다. 작년 성적을 넘어 우승까지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변 대리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즐겁게 경기를 치르면서 입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작년 복지부장관배 테니스대회에 나갔던 모습.

두 사람에게 테니스 동호회는 단순히 운동을 하는 모임만은 아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형성된 친밀감은 조직 안에서 소통의 문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동호회 활동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장 과장은 “심사직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직렬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동호회를 통해 여러 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변 대리도 “수요일 퇴근 후 테니스를 치고 나면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진다. 직장 생활의 윤활유가 되고 있다”며 테니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올해 대회 입상이라는 개인적 목표 외에도 동호회 차원에서 이루고 싶은 소박한 목표가 하나 더 있다.

장 과장은 “처음 생겼을 때 테니스 동호회로 부르기 시작해 별다른 명칭 없이 22년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회원들과 함께 우리 동호회만의 이름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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