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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 처방약 조제 ‘불법’ 쐐기…약사 고용 조제는 안갯속

  • 이정환 기자
  • 2026-09-10 06:00:58
  • 요약
  • 지자체 처분·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단독 조제 행위 처벌 영향권
  • 약사들 "처방약 불법은 당연…교차고용·일반약 구분 결단 내려야"
  • 서영석 '교차고용 금지법' 복지부 신중검토 유지 여부에 약사사회 촉각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보건복지부가 한약사의 의사 처방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조제 행위를 현행 약사법이 허용하지 않는 불법으로 내부 방침을 정리하면서 향후 전문약 조제 한약사 개설 약국을 둘러싼 지자체 행정처분과 경찰 수사 판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사-한약사 교차고용 약국'과 의사 처방이 없는 '일반의약품 판매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복지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직능 갈등 불씨는 변함없이 잔존하게 됐다.

9일 약사사회는 복지부의 '의사(치과의사) 처방 전문·일반약 한약사 조제 불법' 유권해석 이후 뒤따를 지자체 행정처분과 경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다.

"의사 처방약 한약사 취급은 불법" 못 박아…처분 가늠자 전망

복지부는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의사가 처방한 전문약과 일반약을 직접 조제하는 행위는 현행 약사법 체계상 불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자체와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개별 민원이 이어지면서 복지부 차원의 유권해석을 담은 공문을 배포했다.

약사법상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 범위가 구분되어 있는 만큼, 면허 범위를 벗어난 조제 행위는 법 위반이라는 취지다.

근거는 ▲약사법 제23조 제1항 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으며,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 범위에서 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 ▲제3항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 ▲제6항 한약사가 한약을 조제할 때에는 한의사의 처방전에 따라야 한다 등이다.

이를 두고 약사들은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약사 고용 등 부수적인 조치 없이 의사 처방 전문약·일반약을 조제하는 행위가 불법으로 처벌되는 환경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약사 고용 조제'·'일반약 취급 범위'…복지부 판단 미완

하지만 이번 복지부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약사, 한약사 면허권 다툼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한 뒤 일반 약사를 고용해 전문약과 일반약을 조제·판매하도록 하는 이른바 '교차고용 조제' 사례에 대해 복지부는 아직 입장 정리를 완료하지 못했다. 일부 고무적인 점은 복지부가 교차고용 금지 입법 관련 타당성 여부 등을 추가 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점이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회 계류중인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복지부는 신중검토 의견을 낸 상태다.

속칭 약사-한약사 교차 고용 금지법으로 불리는 서영석 의원 법안은 약국 개설자가 약사인지 한약사인지에 따라 약국에서 수행할 수 있는 면허·업무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약사가 고용돼 근무를 하더라도, 한약사에게 허용된 업무범위만 실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셈이다.

복지부는 약사, 한약사 개인 면허를 근무지에 따라 제한하는 입법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신중검토 의견을 개진했다.

복지부는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불법으로 전문약을 조제하는 행위를 실효성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이미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약사를 고용해 약사 면허 업무를 수행하는 약국이 다수인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 상태다.

여기에 약국 개설자의 일반의약품 판매 권한에 대해서도 한약제제 여부를 기준으로 약사와 한약사의 취급 범위를 명확히 가르는 작업 역시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무 범위를 둘러싼 약사와 한약사 간의 직역 갈등은 과거와 큰 변화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약사사회 시선은 다시 국회로 향하고 있다. 약사-한약사 교차 고용 금지법과 관련한 복지부의 입장 변화나 뚜렷한 유권해석이 나와야 직능 간 면허갈등 상황이 새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국 향후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와 국정감사에서도 약사, 한약사 면허권 갈등 의제는 쟁점 이슈로 다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약국을 운영중인 한 약사는 "한약사 직능갈등 문제와 관련해 복지부가 의사 처방약에 대한 권한을 분명히 한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한약사의 의사 처방약 취급 불법은 당연한 판단으로, 일반약 취급 범위에 대한 기준과 교차 고용 이슈가 더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교차고용 금지법에 대한 타당성을 깊숙히 따져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전문약이 조제되고 건강보험 조제수가가 한약사 개설 약국으로 유입되는 문제를 근절할 수 있는 방향의 판단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입법불비를 핑계로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면 직능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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