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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줄인 일양약품…3세 정유석 체제, 남은 과제는

  • 최다은 기자
  • 2026-08-28 06:00:50
  • 요약
  • 상반기 매출 1302억원에도 영업손실 141억원…원가·판관비 부담 확대
  • 거래재개·중국 합자법인 분쟁 정리 이어 최대주주 등극…승계 마무리
  • 순익 146억원 통화일양 배당금 269억원 효과…중국 재건·신약 성과 과제

[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일양약품이 거래 재개와 중국 합자법인 분쟁 해소에 이어 오너 3세 승계까지 마무리하며 정유석 대표 체제를 본격화했다. 수년간 회사를 둘러쌌던 굵직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힌 만큼 시장의 시선은 경영 정상화로 옮겨가고 있다.

당장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는 일양약품의 수익성 회복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성장했지만 원가와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 부담이 커지면서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 합자법인에서 받은 269억원의 배당금 덕분에 순이익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력이 개선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 합자법인 분쟁을 정리한 이후 새롭게 구축한 100% 자회사 체제의 성과도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주력 신약 '놀텍'의 특허 만료 대응과 '슈펙트' 중국 상업화, 후속 신약 개발까지 중장기 과제가 적지 않다.

일양약품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1247억원보다 4.4%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지난해 상반기 4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해 14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2분기만 놓고봐도 부진이 이어졌다. 매출은 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627억원보다 3.9% 늘었지만 영업손실 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기순손익 역시 6억원 흑자에서 2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악화에는 매출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돈 원가와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일양약품의 상반기 매출원가는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694억원보다 1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 4.4%의 약 4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55.6%에서 올해 62.5%로 6.9%포인트 상승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매출총이익은 553억원에서 489억원으로 11.6% 감소했다. 판매관리비 부담도 커졌다. 상반기 판매비와관리비는 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387억원 대비 24.7% 늘었다. 경상연구개발비 역시 121억원에서 148억원으로 22.5%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매출 증가로 얻은 효과를 원가와 비용 상승이 상쇄하고도 남으면서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141억 영업손실에도 순익 146억…269억 배당금 효과

눈에 띄는 대목은 영업적자에도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일양약품의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44억원보다 232.9% 증가했다. 본업에서 141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최종적으로는 100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배경에는 중국 합자법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로부터 받은 대규모 배당금이 있다. 일양약품의 상반기 기타이익은 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6억원에서 급증했다. 이 가운데 배당금수익이 269억원으로 기타이익의 97.7%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배당금수익이 없었다.

앞서 일양약품은 지난 3월 25일 주주 간 합의를 통해 통화일양의 미분배이익 배당금 지급과 지분 양도 등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상반기 중 통화일양으로부터 약 269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1분기에 약 245억원의 배당금수익이 반영된 데 이어 2분기에도 약 24억원이 추가되면서 상반기 누적 배당금수익이 269억원으로 늘었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를 본업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성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거래재개 이어 최대주주 등극…정유석 체제 본격화

일양약품 수익성 회복 과제는 정 대표의 3세 승계가 마무리된 시점과 맞물린다. 정 대표는 창업주 고(故) 정형식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이다. 2023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뒤 김동연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단독대표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섰다.

올해는 지분 승계까지 마쳤다. 정도언 전 회장은 지난 21일 보유 중인 일양약품 주식 47만4073주를 두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증여 예정일은 다음달 21일이다. 장남인 정유석 대표에게 35만4073주, 차남인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에게 12만주를 각각 넘길 예정이다.

앞서 정 전 회장은 지난달 30일에도 보통주 170만주를 정유석 대표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정 대표의 보유 주식은 기존 80만8777주(4.14%)에서 250만8777주(12.85%)로 늘면서 부친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정 대표가 개인 지분율이 부친을 앞서면서 경영권에 이어 지배력까지 넘겨받았다.

이번 추가 증여까지 완료되면 정 대표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부친으로부터 넘겨받는 주식은 총 205만4073주에 달한다. 보유 지분율도 14.65%까지 상승한다. 

지난 3월에는 일양약품의 주식 거래도 재개됐다. 중국 합자법인의 연결회계 처리 문제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유지를 결정하면서 자본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일양약품은 거래 재개에 앞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도 손질했다. 계열회사 겸직 해소를 비롯해 윤리경영위원회·임원보수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 외부 전문가 중심 사외이사 선임 등을 추진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표이사 직무 정지를 비롯한 회계 행정소송 등 관련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다. 상장유지 결정으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모든 법적·행정적 절차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30년 합자체제 접고 100% 자회사로…중국사업 재건

중국 사업 역시 분쟁 해소에서 성과 입증으로 단계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일양약품은 그동안 중국 측 주주인 통화청산실업집단유한공사와 통화일양의 미분배이익 배당과 원비디 상표권 등을 둘러싸고 장기간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통화일양 등 중국법인에 대한 실질 지배력 여부가 회계 문제로 번졌고 과거 연결 재무제표까지 수정했다. 중국 사업에서 시작된 갈등이 거래정지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까지 확산됐다.

올해 들어서는 관련 문제들이 잇따라 정리됐다. 일양약품은 통화일양의 미분배이익 배당금을 회수하고 원비디 관련 상표권과 특허권, 보건식품 인허가 등 지식재산권을 넘겨받았다. 통화일양 보유 지분도 중국 측 주주에게 양도하면서 약 30년간 이어진 합자법인 중심 사업구조를 정리했다.

대신 지난해 설립한 100% 자회사 일양약품(길림)유한공사를 새로운 중국 사업 거점으로 삼았다. 지난 6월에는 길림법인을 통해 인삼 드링크 '원비디' 완제품의 중국 수출도 재개했다. 초기에는 원비디 완제품을 중국에 수입·판매해 유통망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과거 사업 기반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은 있다. 통화일양의 2023년 원비디 매출은 2억1997만위안, 약 405억원 규모였다. 다만 기존 합자법인을 정리한 이후 새 유통망과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과거 매출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되찾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국에서의 분쟁 리스크는 상당 부분 걷혔지만 새로운 사업구조의 성과는 아직 검증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놀텍 특허만료·슈펙트 중국 진출…후속 성장동력도 과제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 있다. 일양약품의 대표 합성 신약은 위장질환 치료제 '놀텍'과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다. 각각 2009년과 2016년 출시된 이후 회사의 주력 신약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새로운 국산신약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놀텍은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중장기적인 매출 방어가 필요하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도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 계열에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양약품은 놀텍과 놀텍플러스정, 놀텍플러스미니정 등 제품군 확대를 통해 기존 시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차세대 P-CAB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만 P-CAB 후보물질은 임상 초기 단계여서 단기간에 기존 제품을 대체할 성장동력이 되기는 어렵다.

슈펙트의 중국 진출도 정 대표 체제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사업이다. 일양약품은 중국 품목허가와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실적 기여 여부는 허가 이후 현지 시장 안착에 달렸다.

결국 정유석 체제의 일양약품은 과거 리스크 정리 이후 성장동력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중국 합자법인과의 오랜 갈등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경영권에 이어 최대주주 지위까지 정 대표에게 넘어가면서 책임경영의 주체도 명확해졌다.

반면 올해 상반기 141억원의 영업손실은 경영 정상화 이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269억원의 중국법인 배당금으로 순이익을 방어한 만큼 향후에는 일회성 성격의 영업외이익이 아닌 본업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사업 재건과 놀텍 방어, 슈펙트 중국 진출, 후속 신약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원가와 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가 정유석 체제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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