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부채비율 212%→64%…2115억 조달로 체질개선
- 차지현 기자
- 2026-08-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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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15억 유증 후 CB·차입금 상환…현금성자산 388억→1545억
- R&D 인력·계열사 정비에도 SCOPE 수주잔고 3개월 새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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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1분기 말 2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2분기 말 60%대로 떨어졌고 현금 여력도 크게 늘었다.
비용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 인력을 줄이고 계열사를 정비하면서다. 비용 절감과 매출 성장이 맞물리며 손실 폭이 줄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증으로 재무여력 확대…부채비율 212%→64%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루닛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4.4%로 3월 말 212.4%보다 148.0%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2649억원에서 2136억원으로 513억원 줄었고 자본총계는 1247억원에서 3316억원으로 2069억원 늘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88억원에서 1545억원으로 네 배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재무 개선은 지난 5월 마무리한 유상증자로 재무 여력이 커진 결과다. 앞서 루닛은 지난 1월 30일 2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후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2만6750원으로 결정되면서 회사는 2115억원을 조달했다.
루닛은 확보한 자금을 채무 상환과 연구개발 등 운영자금에 사용했다. 회사는 6월 말까지 CB 조기상환에 196억원, 단기차입금 상환에 372억원을 투입했다. 최근 들어서도 CB 상환은 이어졌다. 루닛은 지난 3일 제1회 CB 447억원어치를 조기상환하면서 미상환 CB 권면잔액을 1098억원까지 줄였다. 유상증자로 자본을 대폭 확충한 데다 조달 자금으로 CB와 차입금까지 줄이면서 재무구조가 빠르게 안정된 것이다.
루닛은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말 148명이던 R&D 인력은 6월 말 137명으로 3개월 새 7.4% 감소했다. 제품의 의학 연구와 임상검증 등을 담당하는 상근 전문의도 같은 기간 10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구 볼파라) 인수 이후 늘어난 계열 구조도 정비했다. 루닛은 2010년 뉴질랜드에 설립된 볼파라 헬스(Volpara Health Ltd.)를 청산해 연결 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했다. 볼파라 헬스는 미국·호주·영국 법인 지분을 각각 100% 보유했던 중간 지배회사로 이번 청산은 볼파라 인수 이후 해외 계열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비용 줄여도 성장사업은 유지…스코프 매출 114%↑
눈길을 끄는 점은 루닛이 비용을 줄이는 와중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루닛 매출은 457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암 검진 사업 매출은 428억3700만원으로 20.0% 늘었다. 북미 매출이 30.0%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상반기 루닛 스코프 매출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0% 증가했다. 루닛 스코프 수주잔고도 3월 말 200만달러에서 6월 말 300만달러로 50% 늘었다. 계약기간 역시 기존 2026년에서 2027년까지로 확대됐다.

루닛 사업은 크게 암 검진과 암 치료 영역으로 나뉜다. 암 검진 부문에서는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가 주력 제품이고 암 치료 부문에서는 루닛 스코프가 대표 제품군으로 거론된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나 유방촬영술 같은 의료 영상을 분석해 암을 조기 진단하거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판독 보조 솔루션이다. 루닛 스코프는 조직병리 슬라이드를 분석해 바이오마커 발현율을 정량화하거나 면역항암제 등 특정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이다. 루닛 인사이트가 암 진단 영역을 담당한다면 루닛 스코프는 암 치료 영역을 책임지는 셈이다.
이 중 루닛 스코프는 회사가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점찍은 분야다. 현재 루닛 스코프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개발과 임상시험 과정에서 바이오마커 분석과 환자 선별 등에 활용, 연구용 매출을 내는 구조다. 루닛은 향후 제약사와 협업 범위를 넓히고 동반진단(CDx) 허가·상업화까지 이어가 스코프를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루닛 스코프는 단순 소프트웨어 판매를 넘어 신약개발 과정에 직접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매출 규모는 루닛 인사이트보다 작지만 제약사 협업 확대와 동반진단 상업화가 현실화할 경우 루닛의 중장기 성장과 흑자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 절감과 매출 성장이 맞물리며 손실 폭이 줄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루닛은 올해 EBITDA 기준 연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비용 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 매출을 확대해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는 현금창출 구조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상반기 EBITDA 적자는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293억원 대비 50.0% 축소되면서 BEP에 한층 가까워졌다. 여기에 의료 AI 사업 특성상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데다 루닛 스코프 역시 글로벌 제약사 협업 매출 인식이 4분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손익 개선 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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