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병원-약국 공통어로 소통…페이퍼리스 약국 실현"
- 강혜경 기자
- 2026-07-07 06:00:4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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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수현 서울시약사회 부회장
- "편의성, 접근성, 정보 실시간성 향상…연속성 있는 돌봄 체계로"
- 각기 다른 전산 시스템 이어준 비결은 'FHIR'…시범 운영 통해 확대
- "의료계, 약업계, IT업계, 정부간 협력 있어야 하는 사회적 합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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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는 12월 24일부터 시범사업 꼬리표를 뗀 비대면 진료 시행을 앞두고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플랫폼 업계는 물론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비대면 진료 지원시스템과 공공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가 모든 대상자에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도입 등이 약국의 변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기존 종이 처방전 위주의 의료 인프라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적지 않은 혼선과 기술적 변화 등이 필연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변수현 서울시약사회 부회장(64, 성균관대)으로부터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대만의 사례와 시사점 등을 들어봤다.
Q. 최근 타이베이시 약사회를 방문해 전자처방전 도입 사례를 직접 보고 오셨다. 환자 중심의 의약료 데이터인 NHI MediCloud 시스템에 대해서도 기고해 주셨는데, 직접 보신 소회가 궁금하다.
A. 전자처방전으로의 전환이 단순히 종이를 없애는 것 이상의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환자가 종이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한다'는 개념을 넘어 대만의 사례를 보면서 전자처방전이야 말로 환자와 의료진, 지역 약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의료 전달 체계 혁신의 마중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전자처방전, 어떻게 구현되고 있나?
A. 의사가 전자 처방전을 발행하고 데이터를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환자에게 QR코드가 전송이 된다. 환자가 약국을 방문해 QR코드를 읽히면 처방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고, 처방에 따라 조제할 수 있다. 다시 약국이 조제 정보를 플랫폼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대북시약사회는 전자처방전을 통해 환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향상됐다고 말한다.
우선 모바일 QR코드 인증만으로도 참여 약국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약을 수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타이중에 있는 환자가 타이베이의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현지 타이중에서 약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가령 전남 섬마을에 거주 중인 환자가 수술을 받은 서울 빅5병원의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전남지역 약국에서 약을 수령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약국의 업무도 용이해졌다. 기존 종이 체계에서는 조제 데이터가 전산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24시간이 소요됐지만, 즉시 데이터가 플랫폼에 업로드되다 보니 약국에서도 환자의 약력을 살펴 중복처방이나 오남용 가능성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 같은 과정이 환자 중심의 맞춤 케어로 연결된다는 게 현지 약사들의 설명이었다.
Q. 전자처방전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병의원과 약국이 각각의 EMR과 청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대만 역시 각기 다른 전산 시스템(HIS)을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에 봉착했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격인 중앙건강보험서(NHIA)가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 병의원과 약국이 서로 다른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데이터가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도록 준비에 나섰다. 공통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보건의료 정보교환 국제 표준 'FHIR(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을 채택한 것이 신의 한 수이자,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핵심이 됐다.
또 소규모 파일럿 형태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고 한다. 처방 측 시스템을 먼저 안정화한 뒤 비교적 약품 구성이 단순하고 조제 난이도가 낮은 진료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약사회가 단일 창구로 나서 주도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수정·반영했다.
Q. 우리나라도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아는데,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A. 국내에서도 3차례 가량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안다. 2020년 대한약사회와 농심데이터시스템(NDS)이 손을 잡고 모바일 기반의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건보공단이 주도해 강원도 원주 연세의료원과 인근 문전약국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일산병원이 주축이 돼 경기도 고양시 전역에서 시범사업이 가동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른 점을 꼽자면, 이같은 시범사업이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던 반면 대만은 바텀업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우리 시범사업이 처방전을 전달하는 시스템에 집중했다면, 대만은 전자처방전이라는 본질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처방전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약 배송을 어떻게 할까 같은 부수적인 문제 보다는 환자 중심의 제도 설계에서부터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환자를 중심에 두고 정부와 의약계가 연대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됨으로써 직역간 갈등이나 주도권 싸움 등이 전부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Q. 그들의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A.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종이 도장을 대체할 '전자 조제 서명' 매커니즘의 보안성을 확보하고, 마약류 의약품 처방전의 점진적 포함 등을 과제로 꼽았다.
Q. 본사업까지 남은 5개월간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A. 전자처방전 도입은 종이 문서를 모바일 화면으로 옮기는 1차원적 기술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보고, 듣고 왔다. 의료계와 약업계, IT업계, 정부 당국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맞물려야 성공할 수 있는 거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라는 게 이번 방문의 소회다.
타이베이약사회의 실무경험이 보여준 연대와 단계적 접근의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의료 플랫폼 구축을 향해 보건의료계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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