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약가인하 반발…급여·비급여 제약사 실적 양극화 심화
- 차지현 기자
- 2026-03-25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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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여 제약사 40곳 평균 영업이익 351억원…비급여 10곳 3947억원
- 작년 평균 영업이익률 비급여 기업 30% vs 급여 기업 6%, 수익성 온도차
- 급여 제약사 내 체력 격차도 확대…약가 추가 인하 시 생태계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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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과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 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급여 중심 기업은 평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6.8% 급증한 반면, 급여 중심 제약사는 24.5% 증가에 그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비급여 중심 기업이 급여 중심 제약사를 5배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약가인하가 더해지면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견·중소 제약사의 생존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과 급여 의약품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 40곳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351억원으로 전년(282억원)보다 2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은 5811억원으로 전년(5461억원) 대비 6.4% 늘었다.
반면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 10곳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3947억원으로 전년(2232억원)보다 76.9% 급증했다. 평균 매출 역시 1조3166억원으로 전년(1조498억원) 대비 25.4% 증가했다. 비급여 중심 기업이 급여 중심 기업보다 매출 증가율은 4배, 영업이익 증가율은 3배 이상 상회하며 성장 격차가 크게 확대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 상위 상장사 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헀다. 이 중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군은 보툴리눔톡신·필러·의료기기·위탁개발생산(CDMO) 등 건강보험 급여와 무관한 시장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는 10개사로 구성했다.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군은 전문의약품·제네릭·처방 기반 급여 매출 비중이 높은 40개 전통 제약사로 분류해 비교·분석했다.
전체 50개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전년보다 12.6% 증가한 7282억원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전체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것과 달리 급여 중심의 전통 제약사는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이 전체 평균을 17%포인트가량 웃도는 동안 급여 중심 기업은 평균 대비 3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특히 전체 평균 실적 개선은 업계 전반의 고른 성장보다는 소수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들 대형 기업의 고성장이 평균치를 끌어올리면서 업계 전반이 활황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요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6.6% 증가한 2조69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5% 급증했고 SK바이오팜과 에스티팜도 각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을 놓고 보면 비급여 의약품 중심 업체와 급여 의약품 중심 업체 간 온도차가 더욱 극명하다. 지난해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비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0.0%로 전년보다 8.7%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급여 의존도가 높은 전통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4년 5.2%에서 2025년 6.0%로 0.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치며 수익성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내부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급여 의약품 중심 기업 40개사를 이익률 기준으로 상위 20곳과 하위 20곳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위 기업의 평균 매출은 6617억원으로 하위 기업 평균 매출(5006억원)보다 32.2% 높았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격차가 한층 뚜렷해진다. 지난해 상위 20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610억원, 하위 20개사 평균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6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외형 격차보다 수익성 격차가 훨씬 크게 벌어지며 기업 간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중 하위권 업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치거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했다. 광동제약·일양약품·영진약품·경보제약 등은 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 100원을 팔아도 1원조차 남기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한독(0.6%)과 대원제약(0.6%), HLB제약(0.5%), 알리코제약(0.5%) 등은 영업이익률이 1% 아래로 떨어졌다. 동아에스티와 동화약품은 각각 0.1% 수준에 머물렀고 삼일제약은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수익성이 극도로 낮아지거나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늘어나면서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의 수익성 둔화 속도가 업계가 우려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양극화가 심화되고 급여 의약품 중심 제약사 저수익 구조가 고착된 상황에서 정부의 약가인하가 본격 시행될 경우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견·중소 제약사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약가 인하는 중소 제약사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제네릭 사업에 집중돼 있어 제품 단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영업이익이 즉각 훼손되는 구조다. 동일 성분 제네릭이 수십 종씩 경쟁하는 과당 경쟁 시장에서는 약가가 소폭만 내려가도 거래처 확보, 유통 마진, 약국 공급, GMP 규제 등 각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약 개발을 통한 체질 개선 기회마저 상실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약가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명분을 넘어 자칫 제네릭 중심 중견·중소 제약사를 기반으로 한 국내 제약 산업의 기초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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