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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이 약사의 세번째 개국일기...꿈꾸던 상담형 약국으로

  • 강혜경
  • 2023-04-07 17:09:44
  • [주목! 이약국] 경기 수원 굿밸런스온누리약국
  • "친구처럼 들어주고, 엄마처럼 위로하고, 약사로 도움을"
  • 대기의자 대신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약국“

환자 대기공간에 의자 대신 테이블을 배치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굿밸런스온누리약국.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바야흐로 밸런스가 화두인 시대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비단 MZ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소연 약사.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표현처럼, 한 사람이 사회 안에서 건강히 성장하고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신체와 정신, 사회적 활동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하며 누구나 이같은 밸런스를 유지할 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신체와 정신, 사회적 활동이 잘 맞아 떨어진 상태를 이소연 약사(Pharm.D., 47·이화여대 약대)는 '굿밸런스'라고 표현한다.

이소연 약사는 단순히 아픈 사람에게 약을 주는 역할을 넘어, 개개인이 보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겠다는 각오에서 약국 이름도 굿밸런스약국이라고 지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병원 인근에 위치한 굿밸런스온누리약국은 '상담형 문전약국'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오픈했다. 문전약국이기는 하지만 요양병원 쪽에 위치해 아직은 흘러나오는 처방을 흡수는 정도이고, 같은 건물의 의원에서의 처방이 대부분이다.

줄곧 상담형 약국을 운영해 왔던 이소연 약사의 세번째 개국이다. "마지막 약국이라는 각오로 꿈꾸던 모습들을 접목했어요. 약국이라는 정형화된 장소의 개념이 아닌 누구든지 편안하게 들어와 상담하고, 구경할 수 있는 약국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약국에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과 의자를 둠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약국을 찾고 머무르게 됐다.
약국이지만 고정화한 약국의 틀을 깨고자 그는 입구에 바(Bar) 테이블과 TV, 스피커를 배치했다. 약국 한가운데는 대기의자가 아닌 긴 대기테이블을 놔 간단한 POP나 브로셔를 구경하거나 핸드폰 등을 충전하고 개인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픈형 매대로 환자들이 일반약과 건기식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비교할 수 있게 했다. 크고 작은 나무와 음악과 영상, 실내 향기가 플랜테리어와 인테리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모두들 투약대만 바라보고 있는 딱딱한 분위기 보다는 대화도 나누고, 노트북도 하고 핸드폰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0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다 보니 환자가 없을 때는 건강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같이 앉아 얘기도 나누고, 바로 앞이 버스정류장이라 기다리는 동안 추위를 피해 들르는 분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이제껏 열평 남짓 공간이 제 세상이었는데 60평대로 약국이 넓어지다 보니 여유 공간을 지역 분들과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약국을 오픈하면서 갖게 된 상담실로, 이 약사는 약사로서 약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을 가진 만큼 간단한 스트레칭 방법 등을 설명해 줄 계획이다.
십여년 간 Pharm.D.이자 약사로 미국 대형 드럭스토어에서 근무해 왔던 그는 약국이 아픈 환자들이 줄줄이 대기해 약을 받아가는 공간만이 아닌 아프지 않아도 누구나 약사와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코로나를 겪으며 약국이 조금 한가해지자 그 동안 취미로 해왔던 운동을 바탕으로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을 준비하여 운동이론을 체계화 하고, 생활 속 저탄고지 식단을 몸으로 시험해 보며,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식단도 거시적으로 정리를 했다.

때문에 이 약사의 버킷 리스트이던 상담실 겸 개인 집무실에서 상담과 함께 간단한 운동도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한국에 돌아와 그가 처음 운영했던 약국은 인근에 병의원이 전무한 아파트 단지 상가 내 작은 약국이었다. 일반약을 중심으로 하고 조제로는 바쁘지 않은 약국이었기에 그는 환자들의 얘기를 충분히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었다.

환자가 불편한 증상을 얘기하면 육체적으로 언제부터 아팠는지 뿐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으로 겪은 변화는 없는지 살피고, 생활 패턴을 체크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적절한 식단이나 운동을 먼저 소개하고, 약이나 건강기능 식품을 더하여 개선 효과에 시너지를 더하면서, 일정 시간 후 차도에 따라 가감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해왔다.

이 같은 루틴이 그가 상담형 약국으로 많은 단골들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기도 했다. "딸이 넷이다 보니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각각의 스토리를 이해하고 요구를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라고요. 넷이 동시에 얘기하더라도 말이죠. 이 능력이 약국에서 환자를 만날 때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 약사는 Pharm.D 자격증 및 본인의 약력을 환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뢰를 높이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다보니 신뢰도 쌓였다. 만성 두통과 삼차 신경통이 있고 정신과 약을 복용하던 여성은 약국을 몇 번 방문하면서 이 약사에게 심리적 어려움을 자연스레 털어놓았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모든 증상들의 원인은 가정 불화였어요. 이혼까지 생각할 정도이지만, 이혼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보다, 경력단절로 인한 자신감 상실로 인해 경제적인 독립이 안되어 이혼을 옵션으로 고려조차 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컸어요. 가만히 얘기를 들어주고, 이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을 뿐인데 스스로 해답을 찾으시더라고요. 물론 이혼도 안 하시고 잘 지내보기로 하셨고요"

당뇨와 혈압과 같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치적 검사결과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컨디션이 좋다고 느끼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의미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기본식생활 및 운동생활 습관을 먼저 잡고, 그 위에 약이나 영양제를 개개인에 맞추어 디자인 하는 것을 그가 강조하는 이유이다.

아직은 개국 6개월차다 보니 신규 환자들과 관계를 쌓아 나가는 단계지만 이미 세심하다, 친절하다는 리뷰가 가득하다.

'OPEN'이라는 표시를 통해 밖에서도 약국이 문을 열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신체가 아프면 생활도 흐트러지고 마음도 약해지지요. 건강이 필요해서 오시는 손님들이 약국에서 만큼은 기분이 좀 나아져서 가시기를 바라요. 그러기 위해서는 힐링되는 분위기 뿐 아니라, 수시로 매장의 정리정돈, 청결 상태 체크하여 오전, 오후 언제 오시더라도 동일한 컨디션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점은 신경 써서 챙기는 부분입니다. 복잡한 사회인만큼 밸런스가 중요한 시대에서 한번쯤 내 밸런스는 어떤가 살펴보고, 고생한 스스로를 챙기고 다독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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