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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제약주권 확립과 동국제약의 용단

  • 노병철
  • 2023-04-13 06:00:02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동국제약이 환자 권익실현을 위해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필수의약품 패티오돌의 지속적인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동일약물인 게르베코리아 오리지널 리피오돌과 동국제약 제네릭 패티오돌은 내달 1일 약가인하가 예정, 일선 의료기관·보건당국에서는 자칫 공급 중단 사태까지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명목상 아무리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노마진 정책'을 펴며, 기업 제1의 목적인 이윤추구를 배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동국제약의 이번 결심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리피오돌·패티오돌의 주성분은 아이오다이즈드오일(양귀비종자 유래 요오드화지방산 에틸에스테르)로 림프조영, 침샘조영, 간암의 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자궁난관조영 등에 사용된다. 게리베코리아 오리지널 의약품 리피오돌울트라액은 1998년 국내 허가를 획득한 이후 지속적인 약가인상을 통해 2016년 5만2560원의 보험약가를 인정받았다. 이후 해당 제약사는 원가 대비 마진율 저하 등을 이유로 2018년 보건당국과의 약가조정신청을 진행해 기존 보다 261% 증가한 19만원의 약가인상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프랑스계 다국적 제약사 게르베코리아 리피오돌의 최근 약가 포지션을 살펴보면, 2022년 1월 18만9224원, 2022년 9월 13만3000원, 2022년 9월 18만9224원, 2023년 1월 13만3000원까지 인하된 상태며, 내달 1일자로 또다시 10만1745원으로 약가인하가 예정돼 있다. 2020년 허가된 동국제약 제네릭 패티오돌주도 당시 약가 가산을 인정받아 19만원의 59.5%(11만3050원)에 등재됐지만 오리지널 약가인하 시점에 맞춰 10만1745원으로 보험약가가 떨어진다. 관련시장에서 사실상 '유일무이' 한 두 의약품이 동시에 약가인하를 겪는 셈이다.

특허 만료 올드드럭 리피오돌이 통상적 약가기전을 역행하며,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필수의약품으로서 대체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면 그 즉시 의료대란으로 이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대체의약품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 제조사는 초월적 입장에 서서, 구미에 맞는 다양한 조건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만약 기업이 원가 보존을 이유로 보험등재가격 인상을 요구할 경우 보건당국은 필연적으로 약가조정신청에 응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공급안정화에 방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최대 19만원 상당의 약가를 받았던 게르베코리아가 5월 1일 고시 예정된 10만1745원의 약가를 수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리피오돌 마진과 관련해 보건당국과의 설전을 벌여온 상황에서 별다른 액션 없이 제품을 그대로 유통하는 것도 명분이 2%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관련 제품 시장에서의 완전철수를 하자니 그동안 쌓아온 '독점 금자탑'을 경쟁사인 동국제약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형국이다. 의약품 유통 실적 기준, 리피오돌·패티오돌의 지난해 외형은 28억·3600만원 정도로 오리지널 절대우위 시장이다.

동국제약은 환자 입장에서 패티오돌의 안정적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에 보건당국은 안도의 한숨만 내쉬어서는 안된다. 국회가 지적한 대로 필수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수급대책과 합리적 약가산정 방향성을 이번 기회를 통해 시급히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해야할 사안이 더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만이 제약주권을 확립하는 초석이 아니라 패티오돌과 같은 건실한 제네릭도 국익과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국민을 위해 헌신한 동국제약에 대한 향후 여타의 약가협상에서 '트레이드 오프 혜택'은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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