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해진 비대면 약 배달…"약사회 정책안 시급"
- 이정환
- 2023-05-14 03: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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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책 반대, 국민에 직능이기주의로 비칠 우려
- 정부, 약사-플랫폼 협의 환경 구축 후 약사회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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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한약사회, 플랫폼 업계는 각자에게 유리하고 합리적인 처방약 환자 전달 방식을 놓고 저마다 분주히 계산기를 두들기며 수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
비대면진료 약 처방이 의사 직능 고유의 권한인 것처럼 처방약 조제·복약지도·환자 전달은 약사 면허 권한인 만큼 약사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정부와 플랫폼에 수용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안 마련을 위해 당정협의 등 절차를 밟을 채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1일, 2020년 1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이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을 하면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제도화 시계는 한층 빠르게 돌아가게 됐다.
복지부는 당장 오는 6월 1일 감염병 심각 단계가 경계로 하향 하는 즉시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이어갈 방침이다.
복지부가 여전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제도화 관련 초진·재진 허용 등 범위와 방식을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이와 별도로 약 배달 등 처방약 환자 전달 방식은 정부 시범사업안 공표와 국회 제도화 법안 심의에 앞서 별도 논의돼야 하는 의제다.
비대면진료는 의료법 개정 사안인 대비, 처방약 환자 전달 방식은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 약사회, 플랫폼은 처방약 배송(배달) 방식을 놓고 상호 협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복지부, 비대면 약 배달 '약사-플랫폼' 협의 제안
이미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처방약 환자 배송이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이어 자연히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인식 아래 약사회와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 간 비공식 회동 자리를 마련한 상태다.
국민의 비대면진료 효용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편의성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유관 직능인 약사와 플랫폼 간 약 배송 방식 관련 갈등을 중재하는 움직임에 착수한 셈이다.
복지부가 주선한 자리에서 약사회와 플랫폼은 서로 각자 입장을 개진하는 동시에 약사회는 약사가 우려하는 플랫폼에 대한 문제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복지부가 앞서 거듭 밝혔던 약 배송 제도화 관련 입장과 부합하는 행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앞서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약사회와 약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 배달까지 강행할 계획은 없다. 다만 비대면진료 제도화 때 약 배달이 빠질 경우 국민 불편에 대한 모든 비난이 약사회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약사회가 선제적으로 협의안을 제시해 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도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해 제일 핵심인 약 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약 배달 논의는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는다. 직능 오해를 풀고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이야기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약 배송 관련 실무를 일단 약사와 플랫폼에 위임하게 됐다. 약사와 플랫폼 간 약 배송 협의안 도출 여부와 결과 등에 따라 추후 정책을 결정하고 반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플랫폼도 규제 주체인 복지부와 협상 대상인 약사회를 한 자리에서 만나면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제도화 방침을 일정부분 약속받는 동시에 약 배송 정책 수립을 위한 스테이크 홀더로서 입지를 분명히 하는 성과를 내게 됐다.
투쟁 나선 약사회, 대정부 약 배송 정책 수립은 숙제로
문제는 약사회가 좀처럼 비대면진료 약 배송에 대한 노선을 정하거나 구체적인 방식을 마련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관련 대정부 투쟁 카드를 집어 들었다. 약사회는 14일 전국 약사회 임원을 중심으로 결의대회를 열어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문제점을 규탄하는 투쟁에 나섰다. 투쟁 정식 명칭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전국 시도지부장 및 분회장 결의대회'다.
이 자리에서 약사회는 약 배송 정책과 관련해 '플랫폼 개입 없는 약사 주도의 합법적인 약 전달'을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과연 플랫폼 없이 약사가 주체적으로 비대면진료 처방약을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가지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약사회가 자체적으로 공적 비대면진료 약 배송 플랫폼·시스템 등을 구축·운영하는 수준의 의지과 실행력을 갖춘 게 아니라면 플랫폼을 무조건 배제하고 약 배송을 약사가 주도하겠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약사회 내부에서는 비대면진료 약 배송 제도 관련 복지부가 선제적으로 정책안을 마련해 약사회에 제안해야 한다는 요구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요구는 복지부가 비대면 약 배송에 대한 속내를 먼저 내비친 뒤, 약사회가 이에 맞춰 의견을 개진해야 복지부와 플랫폼의 수 싸움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보인다.
반면 이런 주장에 맞서 복지부가 직능 단체인 약사만을 중심에 둔 비대면 약 배송 정책을 짤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도 시류를 제대로 읽지 못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는 반박도 거세다.
사실상 약사회가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정책을 놓고 제대로 된 입장이나 주관, 전략 없이 내부 자중지란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약사회 내부에서 복지부, 플랫폼이 쥔 패를 먼저 보고 난 뒤 약사회의 비대면진료 약 배송 입장이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가 꽤 있다"면서 "직능이 원하는 정책이 있다면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타당하고 논리정연한 정책안을 만들어 정부 설득에 나서야 한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서 김칫국을 사발째 들이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약사는 "이미 복지부는 약 배달과 관련해 약사회가 먼저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시그널을 직·간접적으로 여러번 보냈다"며 "비대면진료 논의가 시작된지가 언제인데 무작정 반대 투쟁을 하나. 약사회가 약사 내부 의견을 수렴·조율해 정부와 협상하고 약사 전문가 의견이 제대로 반영된 비대면 약 배송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비대면진료 제도화와 약 배송 정책 관련 유관 직능인 의사는 물론 약사가 각자 선제적으로 원하는 방향의 정책을 만들어 복지부에 제시하고 설득하는 능동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복지부가 약사 입맛에 맞는 비대면진료 약 배송 정책을 만들어 떠먹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는 취지다.
복지위 한 의원실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약사 직능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하면 국민 눈에 약사는 자기 이익을 위해 비대면진료를 저지하는 직능이기주의로 비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도 속 시원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료영리화 우려가 없고 의료전달체계, 약국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정책을 요구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의사, 약사 등 직능은 단순히 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말고 전문가로서 선제적으로 정책제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복지부는 당정협의와 의·약사 등 전문가 의견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며 "비대면 처방약 배송 관련 약사가 원하는 게 있다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정부에 내밀어야 수용되지 않았을 때 반발할 권리도 생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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