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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무자격자가 약사 행세"…일반인 민원에 경찰 수사

  • 강혜경
  • 2023-09-11 18:04:45
  • '공공심야약국' 지정약국인데 지역약사회도 '난감'
  • 지역 보건소 "영상 속 주인공 무자격자…수사결과 따라 행정처분"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일반인1 "생리통 때문에 그러는데 이 약이랑 같이 먹어도 되나요?" 무자격자 "상관없어요. 위장약이니까 하나씩 섞어서 드셔. 그런데 세 번 다 섞어 드시지 말고 두 번만 섞어 드셔. 6400원."

일반인2 "오천원에서 만원짜리 피로회복제 있나요?" 무자격자 "이거하고 음료수하고 마시면 돼요. 지금 잘 거죠?" 일반인2 "네." 무자격자 지금 잘 거면 이거 말고 이거 드셔. 이거는 마음도 안정시켜 주면서 피로도 풀리면서 잠도 오게 하거든요. 카페인 없는 거니까 이거랑 드셔." 일반인2 "로이디펜 지사제 있을까요?" 무자격자 "네." 일반인2 "얼마죠?" 무자격자 "7800원"

일반인3 "열 날 때 먹는 거 따로 살 수 있어요?" 무자격자 "여기 들어가 있는데 하나 더 드려요?" 일반인3 "네. 피부과 약 먹고 있는데 상관은 없죠?" 무자격자 "중복되는 건 없지만 개수가 너무 많고 사람이 처질 수가 있어서 이거 먼저 드셔야 할 거 같아요. 피부과는 급한 게 아니니까."

일반인4 "처방해 주신 약 먹고 설사가 나는데 지사제 같은 거 있어요?" 무자격자 "드시자 마자 설사했어요? 커피랑 드셨어? 아이고 그 약을 커피랑 드시면 안돼. 차라리 설사는 쏟아버리는 게 나아." 일반인4 "일단 지금 운전 중이라서, 가야 돼서..." 무자격자 "어디 운전해서 가실 건데? 조금 쉬었다 가시면 안돼요? 선생님 눈을 보니까 잠 못 주무신 거 같은데 급한 일 아니면 조금 주무시고 가셔."

무자격자가 일반약 판매부터 복약지도 등을 해오던 지역약국이 경찰 수사의뢰를 받게 됐다.

해당 약국은 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중무휴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한 투약을 위해 지역 주민과 함께 한다는 '공공심야약국'으로 운영돼 오던 곳으로 확인됐다.

지역보건소는 경찰 수사결과를 토대로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약사회 역시 해당 약국의 경찰 수사의뢰 소식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해당 약국의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일반인의 민원으로부터였다. 이 약국을 종종 이용해 왔다는 일반인은 약국에서 일반약을 판매하고, 복약지도까지 하는 근무자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경찰과 보건소,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인은 데일리팜과의 통화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데 대해 답을 해 약사님인가보다 했다. 하지만 약을 판매한 분이 약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돼 민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원인은 약국의 무자격자 판매·투약 등을 경찰과 보건소, 신문고 등에 제기하면서 겪은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당초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보건소에 민원을 넣으라고 하는가 하면, 신문고 역시 이렇다 할 확실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는 것.

민원인은 결국 약국 상호명과 대화, 약 구입 및 복약지도 장면이 모두 찍힌 영상을 보건소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그는 "무자격자가 약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본인이 약국을 방문했을 당시 뿐 아니라 지인이 방문했을 때도 무자격자 판매가 이어졌다"며 "이런 행위는 척결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는 제보 영상 등을 토대로 약국의 무자격자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시키기로 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동영상 속 인물이 무자격자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경찰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라며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지역약사회 관계자는 "해당 약국에 사실 관계를 파악한 결과 동영상 속 인물이 약사님의 아내라는 사실까지는 확인을 했다. 다만 약사님이 고령이신 데다, 최근 다리를 다쳐 거동에 불편이 있어 약사님이 조제를 하고, 사모님이 판매를 했다는 것 까지 전해 들었다"며 "해당 약국의 경우 폐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원인과 약국 간 관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순수 제보인지, 팜파라치인지 등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며 "지역약국에서 무자격자 조제, 판매 등이 없도록 주의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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