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08:25:01 기준
  • 진단
  • #GE
  • 인력
  • 제약
  • 글로벌
  • 신약
  • #복지
  • #약사
  • #염
  • CT
네이처위드

'무너지는 철옹성'...DPP-4 당뇨약 오리지널 동반 하락

  • 김진구
  • 2023-10-25 06:20:14
  • [당뇨약 지각변동㊤] 대세 치료제 'DPP-4' 후발약 도전 직면
  • 자누비아, 약가인하 여파에 처방액 14%↓…시장 2위로 하락
  • 제미글로·트라젠타·테넬리아·슈가논 등 처방 실적 동반 감소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허가된 9개 성분 오리지널 제품의 처방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꾸준히 시장 선두를 유지하던 자누비아(시타글립틴)는 약가 인하의 여파로 3분기 처방액이 14% 감소했고, 동시에 시장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제약사 제품들도 올해 들어선 주춤한 양상이다.

제약업계에선 작년부터 주요 제품들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더욱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누비아 시리즈 1년 새 14% 뚝…12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아

24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누비아·자누메트·자누메트엑스알의 3분기 합산 처방액은 348억원이다. 작년 3분기 403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단일제인 자누비아가 105억원에서 88억원으로 17% 줄었고,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자누메트·자누메트엑스알은 298억원에서 160억원으로 13% 줄었다.

처방액이 10% 이상 감소하면서 자누비아 시리즈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선두 위치를 제미글로 시리즈에 내줬다.

자누비아 시리즈는 지난 2007년 발매된 이후로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2011년 4분기 아마릴을 제치고 모든 당뇨병 치료제 중 처방실적 1위로 올라선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해왔다.

자누비아 시리즈의 하락세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당시 자누비아를 보유한 MSD는 주력 제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에 힘을 싣기 위해 정부와 '트레이드 오프'에 합의했다. 키트루다의 폐암 1차 급여 확대를 허용하는 대신, 자누비아 시리즈의 약가를 자진 인하했다. 이 합의로 작년 3월 자누비아 시리즈 제품 3종의 약가가 평균 6% 낮아졌다.

올해 4월엔 당뇨병 치료제 급여 확대로 약 1%의 추가 약가인하가 있었다. 9월엔 특허 만료와 함께 자누비아 제네릭이 급여목록에 오르면서 제품별로 약가가 25~30% 추가 인하됐다. 여기에 지난 상반기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불순물이 발생해 자진회수를 진행한 영향도 받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자누비아 시리즈의 분기별 처방액은 2021년 4분기 45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이다. 올해 1분기엔 400억원 미만으로 감소?고, 3분기엔 350억원 미만으로 더욱 줄었다.

제미글로·테넬리아·슈가논 등 선방하던 국내사 제품들도 주춤

자누비아 뿐 아니라 다른 DPP-4 억제제 계열 오리지널 제품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올해 3분기엔 모든 오리지널 제품의 처방실적이 전년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 제미글로·제미메트는 지난해 3분기 366억원에서 올해 3분기 359억원으로 2% 감소했다. 자누비아 시리즈의 처방 실적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시장 1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그간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다소 주춤하다는 분석이다.

제미글로는 DPP-4 억제제 계열 가운데 국내에 5번째로 발매됐다. 경쟁 제품에 비해 한 발 늦게 시장에 진출했지만, 처방실적을 빠르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16년부터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준수한 영업력을 보유한 대웅제약과 공동 판매에 나선 점이 처방실적 상승세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실제 제미글로 시리즈의 처방액은 2018년 896억원, 2019년 1012억원, 2020년 1189억원, 2021년 1347억원, 2022년 1428억원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트라젠타 시리즈를 제치고 시장 2위로 올라선 바 있다.

이 기간 처방실적은 매년 13%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증가율이 6%로 다소 줄었다. 올해 들어선 더욱 주춤한 양상이다. 1분기엔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1%로 줄었고, 2분기엔 전년동기와 같은 실적을 냈다. 이어 3분기엔 전년 대비 처방액이 감소했다.

한독 테넬리아 시리즈와 동아에스티 슈가논 시리즈도 사정은 비슷하다.

테넬리아·테넬리아엠의 3분기 처방액은 124억원으로, 작년 3분기 128억원 대비 3% 감소했다. 슈가논·슈가메트는 3분기 79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88억원 대비 11% 줄었다.

테넬리아 시리즈와 슈가논 시리즈 모두 작년까지 꾸준히 처방 실적이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테넬리아 시리즈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제품이 잇달아 발매된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년 만에 5천억대 복귀 전망…고전하는 DPP-4 오리지널 제품들

나머지 DPP-4 억제제들은 한 발 앞서 처방실적 감소에 직면했다. 전반적으로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이후로는 내리막이다. 올해 3분기엔 처방실적 감소세가 더욱 완연한 모습이다.

베링거인겔하임 트라젠타·트라젠타듀오의 3분기 합산 처방액은 305억원으로, 작년 3분기 333억원 대비 8% 감소했다. 노바티스 가브스·가브스메트는 같은 기간 83억원에서 73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온글라이자·콤비글라이즈는 70억원에서 60억원으로 14% 줄었다. 이밖에 셀트리온제약 네시나·네시나메트는 8%, JW중외제약 가드렛·가드메트는 1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 제품들의 전체 처방실적은 지난해부터 감소세다. 9개 성분 오리지널 제품의 합산 처방액은 2018년 5150억원, 2019년 5474억원, 2020년 5901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2021년엔 6227억원으로 최고점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6027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4230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면 DPP-4 억제제 계열 오리지널 제품의 합산 처방실적은 2년 만에 5000억원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DPP-4 억제제 계열 오리지널 당뇨병 치료제들이 동반 부진한 이유로 제약업계에선 주요 약물의 특허 만료를 꼽는다.

작년 4월 가브스의 특허가 가장 먼저 만료된 데 이어, 10월엔 테넬리아 특허가 만료됐다. 이어 올해 9월엔 기존 시장 1위 제품인 자누비아 특허마저 만료됐다. 각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자 제네릭 제품들이 대거 출격했다. 제네릭 제품들이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제품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