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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 연쇄이동 속출...국내제약, 도입백신 쟁탈전 가열

  • HK이노엔, 3년 만에 MSD 백신 공동판매 종료
  • 보령·광동, 2천억 매출 양분
  • 녹십자·광동,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공동판매…이례적 파트너사 2곳 선정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다국적제약사 백신을 공동 판매하기 위한 국내제약사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다국적사 백신의 경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데다, 최근엔 신제품들이 잇달아 국내 출시되면서 파트너사가 되기 위한 국내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3년간 국내제약사 6곳이 다국적제약사 2곳의 백신 15개 품목을 공동판매 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 것으로 확인된다. 국내 판권 확보 여부에 따라 공동판매 파트너사들의 희비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MSD 백신 8종, HK이노엔 대신 보령바이오파마·광동제약 공동 판매키로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MSD 백신 7종의 국내 공동판매 기업이 내년부터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으로 변경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여기에 더해 신제품 백신 1종을 추가로 공동판매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와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텍', 폐렴구균 백신 '프로디악스23'의 판매를 맡는다. 여기에 새로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의 판매도 보령바이오파마가 담당하기로 했다.

광동제약은 내년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과 '가다실9'의 판매를 담당한다. A형간염 백신 '박타'와 홍역·볼거리·풍진 백신 '엠엠알투'의 공동판매 파트너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약업계에선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이 아닌 제3의 업체와의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한다.

MSD의 주요 백신 2종. 기존에는 HK이노엔이 공동판매했으나 내년부터 조스타박스는 보령바이오파마가, 가다실9은 광동제약이 각각 공동판매한다.
기존에 MSD 백신 7종을 공동 판매하던 HK이노엔과는 이별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20년 11월 MSD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년 간 백신 7종의 국내 판매를 공동으로 맡았다.

당시 양 사가 체결한 계약은 2+1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간 HK이노엔이 공동 판매를 진행하고, 1년 연장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HK이노엔이 판매를 맡은 3년 간 관련 제품들의 매출은 크게 성장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해당 백신 7종의 지난해 매출은 2049억원이다. HK이노엔이 판매를 맡기 직전인 2020년 1404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46%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1462억원의 매출을 기록, 연말까지 2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얽히고설킨 공동판매 계약…2년 간 국내제약사사 6곳 각축전

HK이노엔은 지난 2020년 11월 MSD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면서 백신 시장에 진출했다. 직전까지 조스타박스·가다실·가다실9은 GC녹십자가, 로타텍·프로디악스23·박타·엠엠알투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판매했다. 이런 상황에서 HK이노엔이 코프로모션 계약을 따내면서 해당 제품 7종을 공동 판매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백신 판권의 연쇄 이동이 발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SD 백신 4종의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는 대신, GSK 백신 5종의 공동판매 계약을 새로 따냈다. 직전까지 유한양행이 판매하던 부스트릭스·멘비오·하브릭스·프리오릭스·서바릭스 등이다.

GC녹십자가 공동 판매하던 GSK 독감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의 판권도 이 시기 광동제약으로 넘어갔다. 광동제약은 2021년 겨울시즌부터 플루아릭스테트라를 공동판매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백신 15개 품목의 판권이 국내제약사 6곳 사이에서 이동한 셈이다.

파트너사 교체 이유에 대해 제약업계에선 다국적제약사 백신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국적제약사 백신은 국내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백신'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실제 조스타박스의 경우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500억원 이상 매출을 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는 중에도 200억원 이상 매출이 이어졌다. 가다실과 가다실9의 경우도 꾸준히 6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엔 9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엔 1400억원 이상으로 매출 규모가 더욱 커졌다.

HK이노엔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이유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새 파트너사가 된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이 더 좋은 조건의 계약 내용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MSD 입장에선 신제품인 박스뉴반스의 프로모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파트너사 교체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박스뉴반스는 13년 만에 국내 허가된 15가 폐렴구균 백신이다. 박스뉴반스는 화이자 프리베나13와 직접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409억원의 매출을 내며 사실상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장악한 프리베나13과의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 파트너사 교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1개 품목에 파트너사 2곳 계약

싱그릭스 제품사진.
GSK의 대상포진 백신인 '싱그릭스'의 경우도 코프로모션 계약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제약사의 경쟁이 치열해진 사례로 꼽힌다.

GSK는 지난해 10월 GC녹십자·광동제약과 싱그릭스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적으로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 간 코프로모션은 1:1 계약의 형태로 체결된다. 반면 싱그릭스의 경우 1:2 형태의 계약이 체결됐다. GC녹십자는 백신 접종이 활발한 내과·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광동제약은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피부과를 중심으로 영업을 담당한다.

싱그릭스는 기존 백신 대비 월등한 예방효과로 국내시장 진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연 400억원 규모의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서 독보적인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 결과 국내 파트너사 선정 과정에서 GC녹십자와 광동제약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1:2 계약이라는 이례적 형태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싱그릭스는 지난해 12월 접종이 시작된 이후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싱그릭스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9%에서 2분기 47%로 수직상승 했다. 2분기엔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 3분기엔 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HK이노엔, 2천억 공백 불가피…보령바이오·광동, 외형 확대 효과

파트너사 교체로 인해 국내제약사들의 희비도 교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HK이노엔 입장에선 2000억원 규모의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다.

반면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은 작년 기준 2000억원 매출을 양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바이오파마가 판매를 맡는 조스타박스·로타텍·프로디악스23은 지난해 5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신제품인 박스뉴반스가 본격 가세할 경우 연 500억원 이상 매출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광동제약의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가다실과 가다실9의 지난해 매출은 1437억원에 달한다. 광동제약의 경우 싱그릭스의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백신 부문에서만 4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1400억원 내외의 가다실·가다실9의 매출이 더해질 경우 백신 부문의 매출 규모는 연 2000억원 내외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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