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의-약사, 의약협업 신호탄 올렸다"
- 박동준
- 2009-05-26 12: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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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약국 협력체제 마련…"분업 10년의 숙명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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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사 만나서 대화하면 오해도 풀린다"
의약분업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부산시의사회와 부산시약사회 간의 협력 선언은 부산시약 옥태석 회장과 부산시의 정근 회장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
정근 회장이 부산시의 총무부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석에서 자리를 같이 한 옥 회장과 정 회장은 의약분업 이후 긴장관계에 놓여있는 의·약사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향후 우호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양측은 의·약사 간에 쌓인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정례화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옥 회장은 "일선 현장에서 약사들은 의사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의사와 약사 간의 장벽을 허물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의약협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 역시 "대부분의 회원들도 의약협업에 긍정적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부산시 의약사 간의 협력 선언은 숙명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산시 의약협력, 동네의원·약국 살리기로 이어진다
그 동안 의·약단체가 서로를 배려하는 '립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산시 의약단체의 이번 협력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 양측의 활동이 동네의원·약국 살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부산시약은 답방형식으로 약사회관을 방문한 부산시의 임원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약국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적극 의뢰하는 '환자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부산시약은 의사들에게 약국의 환자 보내기 운동이 가식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법률적 검토를 거쳐 '약국용 환자 의뢰서'를 만들자는 의견까지 제시해 부산시의 임원진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부산시약의 이러한 노력에 맞춰 부산시의는 약국의 재고약 해결을 위해 처방변경 전에 약국에 이를 통보하는 등 신중한 처방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일선 의사 회원들에게 배포했다.
부산시의의가 신중한 처방변경을 통해 약국의 재고약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키로 한 것은 의약분업 이후 부산 지역 약국의 재고약 반품이 130억원이 이르는 등 재고약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부산시약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의 정근 회장은 "말로 하는 협력이 아니라 일선 회원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이미 약국의 재고약 문제 해결 협조 등에 대한 공문을 전달했다"며 "구약사회장과 구의사회장이 만나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약사회 협력, 일선 분회로 이어져야 '성공'
다만 부산시의와 부산시약의 협력 선언에 대한 평가는 일선 현장에서 이 같은 방침을 얼마나 수용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약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원, 약국들이 기존의 갈등관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을 유지한다면 양측의 협력선언은 그야말로 선언적 의미 이상은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부산시의와 부산시약 모두 1년에 2차례씩 협회 차원의 정기적은 만남을 기본으로, 양측의 협력관계가 일선 현장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시의·약사회 임원진 뿐만 아니라 일선 분회장이나 반장들도 상대 단체 임원진을 정기적으로 면담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이를 제도화 시키는 등의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이만재 부회장과 함께 실무협의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시약 이민재 부회장은 "분회나 반회 차원에서 현실적인 의약협력이 논의될 수 있도록 정례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가 등 정책현안 공동대응…"기득권 사수로 왜곡" 우려

특정 직능에 유·불리하게 작용할 것처럼 인식되는 제도라고 하더라도 의사, 약사가 공동 운명체로 묶여 있는 의약분업 하에서는 특정 직능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다른 직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부산시의와 부산시약 모두는 이러한 노력이 자칫 국민들에게는 의·약사의 기득권 사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약협력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들의 건강권 수호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례로 재고약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산시 의약단체는 '재고약'이라는 표현 자체가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으며 수가 등에 대해서도 당장의 언급은 삼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차례씩 방문을 주고 받은 양 단체가 내달 초 합동으로 부산시민들의 건강권 수호를 위한 다짐 결의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번 협업선언이 의약사들만의 협력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부산시약 이민재 부회장은 "현안 문제를 떠나 부산시 의·약사의 협력은 궁극적으로 부산시민의 건강과 의약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부산시 의약단체의 협업,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까
의약분업 1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나온 부산시 의약단체의 협력선언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의약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부산시의와 부산시약 임원진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 상호발전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드러낸다면 의약분업을 뛰어넘는 의약협업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의미가 퇴색될 경우에는 기존의 갈등관계를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양측의 긍정적인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약사들은 이를 '타협'으로 바라보고 협회에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부산시 의·약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정 회장도 "의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약사회와의 협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점에서 사안별로 분리해 논의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결국에는 수가 인상을 비롯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 회장 역시 "의사가 하지 않는다면 약사가 먼저 손을 내밀어 대화의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대한약사회와 시도 약사회도 열린 마음으로 상대 직능을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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