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로 처방 요구…의사-환자 갈등 유발"
- 박철민
- 2009-08-17 12: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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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부 추진계획 '득보다 실' 많아…건보재정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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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전문약 방송광고 추진 배경과 문제점
방송통신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이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제한 폐지에 의약계의 높은 관심과 우려가 함께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는 주무부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이유를 들며 대중광고 허용을 주장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미디어법 관련, 신문·방송 광고시장을 확대하려는 사실상의 후속조치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복지부와 식약청, 의사협회와 약사회 등 기관 및 단체는 전문약 오남용과 보험재정 부담 등으로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 정보제공의 제한으로 의료인에 선택권이 독점, 리베이트가 성행하기 때문에 방송광고 허용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 리베이트 근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도 리베이트에 대해 같은 입장이다. 재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전문약 광고규제 완화를 단계별로 추진하겠다는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다.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던 2개 부처가 갑자기 이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광고시장은 한정돼 있어 광고를 못하게 하는 부분을 풀어달라는 것"이라며 "미디어법 통과로 방송 채널이 늘어나는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의약품 리베이트에 전혀 무관심했던 방통위가 개입한 것을 보면 국민 건강을 담보로 전문약 광고허용이라는 선물을 일부 언론에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며 "미디어법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 광고대로 처방 요구…"오남용 및 의사-환자 갈등"= 전문약 광고 제한이 폐지되면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많았다.
식약청은 방송광고로 인해 ▲성기능 개선제 ▲살빼는 약 ▲근육 강화제 ▲머리 좋아지는 약 등 현재도 나타나는 오남용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지적했다.
약사회 또한 다르지 않은 의견이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효능·효과 뿐만 아니라 부작용 정보까지 함께 전달돼야 한다.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광고에 게재할 이유가 없으므로 소비자는 장점만이 부각된 정보를 취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잘못 취득된 정보로 인해 환자가 자신의 상태와 맞지 않는 처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질환별 중증도와 환자의 병력, 특이사항, 병용금기 등을 종합해 처방해야 하지만 전문지식이 없이 광고대로 처방을 요구함으로써 의사와 환자의 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의협과 제약협회는 지적했다.
◇고가약 사용증가, 건강보험에 악영향= 오리지널약 또는 고가약에 방송광고가 집중돼 결국 건강보험재정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지적도 집중됐다.
식약청은 다국적 기업의 오리지널 제품 광고전략으로 인해 고가약물 사용증가 및 이에 따른 보험재정 악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의협도 "제약사들은 광고 마케팅 비용을 약가에 반영할 것"이라며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대부분의 대중광고는 자본력이 있는 대형 제약사에 집중돼 건강보험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약협회도 "전문약의 대중광고는 고가약물의 사용증가를 가져오고 우리나라 보험재정의 중요한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약사회는 의약품 품질을 좌우하는 R&D 투자 대신 광고집행 능력에 따라 회사 실적이 좌우돼 제약회사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광고비만 증가, 실효성 미흡"= 무엇보다 전문약 대중광고 허용에 대한 실효성이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됐다. 식약청은 전문약 대중광고 허용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에게 정보제공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방송광고를 정확한 정보제공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식약청은 광고비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또한 "리베이트 근절의 효율적 대책으로서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의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식약청은 무분별한 의약품 광고로 과다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또 의협은 의약품 허가사항 변경이나 의약품 안전성 정보 등이 변경됐지만 광고가 시기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할 경우 문제점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약협회의 경우 전문약 광고를 허용하는 미국은 민간의료보험과 공공의료보험이 혼재하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보험체계가 다르다는 점도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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