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 기대되는 암젠, "5년내 흑자전환"
- 안경진
- 2017-03-09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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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암젠코리아 노상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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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다국적사 최고경영자와 만남-③암젠]
우리나라가 약가산정에 그리 후한 편이 아니라는 건 암묵적으로 제약업계 전반에 통용되는 견해다. 다국적 제약사들 관점에선 그리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2015년 암젠의 한국진출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진 않았으리라.

품목 마케팅은 물론 영업, 유통까지 암젠코리아가 전담한다는 점도 인상적인데, 한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자사들이 국내사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통한 아웃소싱 영업을 택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올해로 제약업계에 몸 담은지 30년차를 맞는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는 아웃소싱이 아닌 직접 영업을 택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답을 내놨다. 국내사와의 협업을 심도있게 고민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암젠코리아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소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 초기 투자가 늘어난다는 리스크를 지면서라도 과감하게 장기적인 성장모델을 선택한 셈이다.
실적 부문에서도 단기간 승부를 내겠다는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은 상태란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제 막 시장에 출시된 데다 키프롤리스, 프롤리아 등 보험급여를 기다리는 약들이 많아 당분간은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대신 5년 내에는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고지혈증, 심혈관계 약물을 포함해 만성질환 파이프라인이 갖춰진 10년 뒤에는 안정궤도에 진입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제 막 한국시장에 발을 디딘 암젠코리아의 롱런이 기대되는 건 아마 이런 배경들 때문일 것이다.
지금보다 10년 뒤 모습이 더 기대되는 암젠코리아의 노상경 대표와 만나 장기적인 로드맵을 함께 그려봤다.
2015년 11월 암젠코리아가 출범한지 1년 반이 지났다. 그간 성과를 요약한다면?
2015년 11월에 암젠코리아 설립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을 당시 직원수가 10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60명으로 늘어났다. 비록 큰 조직은 아니나 의약품 허가부터 약가담당, 프로모션, 인원채용, 회계장부 정리, 의학부 등 소위 제약회사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춰졌다고 보면 된다.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하는 업무 영역이나 업무량은 많은 편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타 회사에 뒤지지 않을 만큼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법인을 설립하고 각 분야의 우수한 인력으로 조직의 형태를 갖춘것이 암젠코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였다.
또한 2016년 5월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를 시작으로 6월에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 11월에 표적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와 엑스지바를 출시해 총 4개 제품을 발매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입사하자마자 4개의 대형품목을 성공적으로 발매했다는 점은 자랑할 만한 성과라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블린사이토가 허가된지 만 9개월 만에 보험 급여를 받은 건 기록적이다. 블린사이토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치료제를 꼭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올해 주목할 만한 암젠코리아의 제품은 무엇인가?
작년 11월에 새롭게 출시한 골다골증 치료제 프롤리아를 꼽고 싶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은 고령화 추세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프롤리아가 가능한 빨리 보험약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는 대학병원과 대형종합병원 중심으로 프롤리아와 관련된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암젠은 보험급여가 필요한 약이 많은데, 그에 대한 전략이 궁금하다. 한국의 약가 제도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을텐데?
쉽지 않은 문제긴 하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있고, 제한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진행돼야 하기에 4대 중증질환에 포함되거나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분야라면 기회가 적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10년 전보다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암젠코리아는 혁신적인 신약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고 있다. OECD 평균 약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약가는 43%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10년 전에는 정부가 그러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표면적으로나마 한국의 약가가 낮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추세로 바뀌어서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제약사는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자원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신약의 혁신성과 가치를 인정하는 약가제도가 마련되는 선순환의 구조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약가제도가 많이 투명해지면서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아졌다.
예를 들어 블린사이토는 환자들이 당장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긴박함이 있었다. 정부가 이러한 긴박성과 함께 블린사이토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급여화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약가에 대해 논의할 때 제약사가 치료제의 임상연구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제출한 뒤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면,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 뒤 신속하게 적정 약가가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참고로 암젠 본사를 통해 들은 얘기를 전하자면,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자료를 검토하고 제약사에 던지는 질문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식약처, 심평원을 비롯해 한국의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역량과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런 측면들이 개인적으로 국내 약가제도에 대해 더 많은 희망을 갖게 하는 ,이유다. 희귀질환 관련된 펀드나 영국에서 시행 중인 항암펀드에 대해서도 정부가 약을 필요로하는 환자들을 선별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기획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논의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반면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도 어려움이 많을 듯 하다. 암젠의 약들은 특화된 약들이 많아 환자 규모도 적지 않나. 어떤 방법으로 설득하는지?
혁신신약의 약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낮추면 환자의 치료 접근성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100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는 것보다 1만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는 것이 치료제를 개발한 취지에 더 부합되지 않나. 암젠이 한국에 진출해서 많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논리로 본사를 설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가를 신청하고 검토해 나가는 과정에서 약가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예측이 가능하기에 그를 기반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암젠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무엇인가?
암젠은 '환자를 위한다(To Serve Patients)'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입사 전 회사 홈페이지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볼 때 환자에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 2년 여 기간 동안 지나고 보니 회사 내부 회의에 참여할 때마다 환자에 대한 얘기가 주로 논의되고 있음을 체감한다. 환자로부터 시작해서 과학의 혁신을 통해 환자를 위한다는 점이 암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다. 때문에 약가산정을 받을 때도 암젠코리아 제품의 혁신성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다. 실제 급여 적용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암젠코리아는 별도의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블린사이토 역시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전, 필요한 약물의 일부를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극빈층에게는 전액 무상으로 블린사이토를 지급했다. 앞으로도 치료제 접근성을 향상시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미국에서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프랄런트와 레파타가 특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경쟁약물이 먼저 허가를 받았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미국 소송의 경우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소송과 관련된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터라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일단은 국내에서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암젠코리아의 PCSK9 계열 약물은 작년에 허가서류를 접수했고, 지금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나라별 특허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특허 출원이나 허가부분이 별도로 검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고지혈증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고, 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고지혈증 환자들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시장이 점차 늘어나리라고 본다. PCSK9 억제제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에서 치료제가 개발된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에 제약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제약사로 흔히들 암젠과 길리어드를 꼽는다. 두 회사의 행보가 비슷하다고 보여지는데, 암젠만의 차별점이 있나?
다른 회사와 비교하는 부분이 조심스럽지만 암젠코리아와 길리어드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길리어드는 국내사와 파트너쉽을 통해 국내 제약사가 영업을 담당하고 있고, 암젠코리아는 마케팅, 영업, 유통까지 모두 암젠코리아에서 담당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현재로선 프롤리아의 마케팅, 영업도 암젠코리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물론 국내 파트너사와 협업 가능성은 하나의 옵션으로 언제나 고려될 수 있다.
아웃소싱을 하지 않고 직접 영업을 하는 이유가 있나?
사실 암젠이 한국진출을 결정한 뒤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많이 논의했던 부분이다.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국내의 좋은 회사들과 협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고려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암젠코리아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보다 좋을 것이라 판단하게 됐다. 초기 투자는 늘어나겠지만 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11월이면 제약업계에서 일한지 30년이 된다. 여러 다국적 제약사를 경험하면서,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하려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궁극적으로 제약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기 투자 비용에 고민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대표로서 영업 실적에 대한 부담이나 조급함은 없나? 앞으로의 로드맵도 궁금하다.
암젠의 가이드라인상 암젠의 글로벌 매출 규모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지만 나라별 혹은 제품별 매출에 대해선 답변하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단기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긴 하다. 작년에는 예상했던 대로 비용이 지출됐고 목표보다는 조금 더 성과가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영업목표를 얘기할 때 한 해에 한정해서 생각하기 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하려 한다. 지금은 미래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시기다.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이익이 나려면 몇 년이 소요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암젠코리아는 이제 막 제품을 출시했고, 블린사이토를 제외한 키프롤리스, 프롤리아는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해 판매금액이 많지 않다. 임직원수가 60명가량 되는 데다, 현재 33건의 글로벌 임상 연구를 진행되고 있어 투자비율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 계획은 글로벌과 충분히 논의된 부분이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은 향후 10년을 바라볼 때 현재를 기점으로 앞으로 5년 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골다공증 치료시장에 새롭게 진출했고 앞으로 나올 파이프라인을 고려해 볼 때 고지혈증과 심혈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가 있으므로 향후 10년 뒤에는 암젠코리아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지금보다 풍성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로부터 디테일에 강한 분이란 평가를 들었다. 사내에 대표님 팬클럽도 있다고 들었는데, 대표님이 추구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일은 사람이 한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다. 제품이나 시스템, 리소스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일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역량을 다해주면 좋겠다. 암젠코리아에서 제 역할은 전체를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기 보다는 각각의 부서가 어느 단계에서 연결돼야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중요한 숫자에 대해선 기억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사실은 저만의 트릭이기도 하다. 중요한 숫자 몇개를 기억할 뿐인데 직원들이 종종 긴장한다(웃음). 그래서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 모양이다.
암젠의 상황을 떠나서 제약업계 전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 않나. 인원감축을 감행하는 회사도 많고 약가제도도 계속 해서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다국적 제약사들의 영업, 마케팅 방향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나?
조심스럽게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첫째로 영업 사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단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제약회사들도 한 직원이 많은 제품을 맡기 보다는 몇 개의 제품을 깊이있게 다루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보고, 이 방향은 향후 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잇다. 두 번째로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서 의료진을 대면하고 자료를 설명하는것도 중요한 방법이지만 디지털 마케팅이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제약회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토픽이 제품 보다는 질환 자체에 집중될 것이라 보고, 그에 따라 메디컬 부서의 역량이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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