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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시밀러·진단키트 돌풍...위기 속 빛난 'K-바이오'
안경진 기자 2020-12-29 06: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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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시밀러·진단키트 돌풍...위기 속 빛난 'K-바이오'
안경진 기자 2020-12-29 06:20:52
[2020 R&D 결산]②신약·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진출 성과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올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준 연구개발(R&D) 활약상이 어느때보다 돋보이는 한해였다.

유한양행은 얀센에 이전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개발 진척으로 1000억원 상당의 기술료 수익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에 이어 주력제품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상업화 성과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존에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진단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K-방역' 성공신화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유한 '레이저티닙' 반응률 100% 확인...마일스톤만 1천억

올해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개발한 신약 제품의 해외 성과가 돋보였다.

 ▲ 유한양행 본사 사옥 전경
유한양행은 2년 전 얀센바이오텍에 기술이전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개발진척으로 1000억원이 넘는 기술료 수익이 추가 발생했다. 올해 4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파트너사로부터 총 1000만달러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를 수령하면서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텍에 이전한 3세대 EGFR(표피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억제제다. 유한양행은 계약 당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수령하고 임상, 허가, 매출 등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2억5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기술료 중 40%는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에 재분배된다.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자체 개발 중이던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관한 1/2상임상 개시와 관련해 지난 4월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유한양행에 지급했다. 11월에 추가로 지불한 6500만달러는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임상이 3상임상 단계로 진입한 데 따른 마일스톤이다.

얀센은 올해 9월에 열린 유럽종양학회 온라인 학술대회(ESMO Virtual Congress 2020)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1b상 중간분석 결과 뛰어난 반응률을 확인했다. EGFR 엑손(exon) 19 결손 또는 L858R 변이를 동반하고 선행치료 경험이 없었던 비소세포폐암 환자 20명은 레이저티닙을 포함한 병용요법 치료 7개월만에 객관적 반응률(ORR) 100%를 기록했다. '타그리소' 투여 후 재발 소견을 보인 환자 25명의 ORR은 35% 로 집계되면서 내성 극복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기술도입 이후 자체 진행한 병용임상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점이 후속 개발 속도를 높이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외에도 최근 2년여 기간동안 총 5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이전한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2018년 7월)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이전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2019년 1월)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전한 NASH 치료제(2019년 7월) ▲미국 프로세사파마슈티컬에 넘긴 기능성위장관질환 치료제 등이다. 지난 4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전한 NASH 신약후보물질의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되면서 1000만달러의 계약 잔금을 수령한 바 있다.

유한양행이 올해 들어 수익으로 인식한 기술료는 총 779억원이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 571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기술수출 신약의 상업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R&D 투자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SK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 가세...대웅 '나보타' 점유율 확대

SK바이오팜이 자체 기술로 개발된 신약들의 상업화 성과도 하나둘 가시화하는 추세다.

 ▲ SK바이오팜 <수노시> 제품사진
SK바이오팜의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은 99억원이다. 지난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매출이 46억원, 주력제품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236억원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기술수출 계약금이 아닌 상품매출만으로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수노시'는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 판매지역을 넓히면서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했다. 재즈가 공개한 '수노시'의 3분기 누계매출은 1961만8000달러(약 223억원)다. 미국에서 '수노시' 처방 관련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코로나19 혼란 정국에도 처방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제품사진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수노시'의 아시아 12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재즈사에 이전했다. 재즈는 기면증 또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을 동반한 성인 환자의 각성상태를 개선하고, 주간 졸림증을 완화하는 용도로 '수노시'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작년 7월부터 미국 판매에 나섰다. 올해 5월부턴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향후 18개월에 걸쳐 유럽 지역 나머지 국가에 순차 발매한다는 방침이다. 재즈 경영진은 2025년 '수노시'의 매출 목표를 5억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잠재력은 더욱 높다고 평가받는다. SK바이오팜은 국가별로 '엑스코프리'의 상업화 전략을 다르게 설계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지난 5월 현지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출시에 나섰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해 물류 경험이 풍부한 미국의 3PL(제3자 물류대행업체)과 계약을 완료하고 미국 전역 주요 도매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지 도매상이 발주를 내어 SK라이프사이언스와 계약된 3PL에서 제품이 출고, 배송되면 거래가 일어나 SK바이오팜 매출로 인식되는 구조다. 미국 외에 일본, 중국, 한국에서는 '엑스코프리'의 직접 진출을, 유럽 등 나머지 지역은 기술수출을 통한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 대웅 <주보> 제품사진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독소 제제 '나보타'(미국제품명 주보)는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에 따르면 '나보타'는 지난 3분기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1770만달러(약 2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1320만달러대비 34.1%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 관련 '셧다운'으로 북미지역 영업마케팅 활동이 마비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2분기만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을 도용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21개월간 미국 수입 금지명령을 내리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럽 발매시점이 무기한 연기된 점은 향후 위험요소로 거론된다.

◆'수출비중 99.9%'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돌풍

진단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사태를 계기로 해외시장 흥행신화를 썼다.

대표적인 기업은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다. 씨젠은 지난 3분기 누계 영업이익 4187억원으로 지난해 173억원보다 24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68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배 이상 확대했다. 국내 헬스케어기업 중 셀트리온이 올해 3분기에 기록한 2453억원 다음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크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64.9%에 달했다. 회사 측이 자체 집계한 올해 매출액은 1조원을 초과하면서 지난해 1220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 씨젠(왼쪽)과 피씨엘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씨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선별진단에 도움을 주는 진단키트를 선제적으로 개발하면서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 씨젠은 70여 개국에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씨젠의 누계 수출액은 6454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94.4%를 차지한다. 분자진단 시약의 누계 수출액이 5401억원, 분자진단 장비 수출액이 1021억원 등이다.

피씨엘과 인트론바이오, 수젠텔, 파나진, 지노믹트리 등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바이오기업들은 수출실적 급등으로 실적상승 효과를 누렸다. 피씨엘과 수젠텍의 경우 수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코로나19 예방백신 보급이 가속화하는 추세지만 당분간은 해외 각국의 진단키트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리란 전망이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분기매출 신기록 행진

국내 간판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코로나19 변수에도 기존 제품과 신제품 모두 선방하면서 수출 신기록 행진을 지속했다.

 ▲ 셀트리온(왼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 모습(자료: 각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3분기 누계매출 1조2406억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조1009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받아 글로벌 유통업체들에 판매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수출실적인 셈이다.

혈액암과 류마티스관절염 등에 처방되는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올해 3분기 누계 5905억원의 매출로 실적상승을 주도했다. 전년동기보다 87.7% 증가한 규모다. 셀트리온의 북미 시장 파트너인 테바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미국 출시 11개월만인 지난 9월 기준 시장점유율 20.4%를 달성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 리툭시맙 성분 첫 바이오시밀러라는 강점과 항암제 처방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면서 단기간내 시장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3분기 누계매출 4682억원)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1390억원) 외에 올해 유럽 시장 첫 발을 디딘 '램시마SC'(299억원)도 깜짝실적에 가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분기 매출 23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하면서 설립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2316억원을 기록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유럽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상승하면서 1년만에 분기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지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따르면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은 지난 3분기 매출 2억790만달러(약 2357억원)를 합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진출 첫 제품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가 1억242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2%의 상승하면서 간판제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0% 오른 5620만달러다.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만료와 동시에 복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출시되면서 과열경쟁을 펼치는 중에도 선방하고 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는 3분기 27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3개 제품 중 매출규모가 가장 적지만 전년동기보다 49.5% 오르면서 자체 최고 매출을 실현했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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