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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형 2번 적용에 약가 56%↓...새 약가제도의 위력[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동일 성분 시장에 2달 연속 계단형 약가제도가 적용돼 제네릭 약가가 크게 낮아지는 사례가 등장했다. 작년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가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하면서 후발 제네릭의 진입 동기도 꺾일 전망이다.29일 보건복지부의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일부 개정고시에 따르면 내달부터 고려제약의 ‘엑소시움정20mg'이 339원의 상한가로 등재된다. 항궤양제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이 이 제품은 동일 성분·용량 최고가 764원보다 55.6% 낮은 약가로 약제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개편 약가제도의 적용으로 종전 제도보다 약가가 큰 폭으로 낮아졌다.지난해 7월부터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도입됐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을 수 있다.계단형 약가제도 개요 엑소시움정20mg은 기존에 동일 성분·용량 제품이 124개 등재돼 계단형 약가제도가 적용됐다.복지부에 따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기존에 등재된 ‘에스오메프라졸20mg’ 최고가와 최저가는 각각 764원, 399원이다.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는 469원(764원x0.85x0.85x0.85)으로 계산된다. 종전 최저가의 85%는 339원이다. 엑소시움정20mg은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469원)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339원) 중 더 낮은 339원으로 책정됐다.에스오메프라졸20mg 시장에는 한달 전에도 계단형 약가제도가 적용된 제품이 등장하면서 약가 산정기준이 더 낮아졌다.오스템파마의 ‘오스템에스오메프라졸20mg'이 지난해 9월 허가받고 이달부터 등재됐는데 계단형 약가제도의 적용으로 종전 최저가(469원)의 85%인 399원의 보험상한가가 책정됐다.종전 약가제도에서는 시장 진입 시기와 무관하게 제네릭 제품은 모두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까지 받을 수 있었다. 시장이 뒤늦게 진입하더라도 모두 최고가를 받을 수 있어 대다수 제네릭 제품들이 최고가로 등재됐다. 에스오메프라졸20mg 125개 중 87%에 달하는 109개가 최고가인 764원으로 등재된 배경이다.하지만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계단형 약가제도가 2달 연속 적용되면서 최고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제네릭이 등장한 셈이다.업계에서는 대형 특허만료 의약품 시장에는 대부분 20개 이상의 제네릭이 등재돼있어 후발 제네릭의 진입 동기가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한다.실제로 최근 등재된 제네릭 제품이 크게 줄었다. 개편 약가제도가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2000개 이상의 의약품이 급여목록에 신규등재됐다. 지난해 6월 558개, 7월 653개, 8월 836개 제품이 등재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 각각 28개, 32개 제품만 새롭게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렸다.월별 건강보험 급여등재목록 의약품 수(단위: 개,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의약품 개수도 감소 추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오는 2월1일 기준 급여등재 의약품은 총 2만5694개로 전월 대비 104개 감소했다. 건강보험 급여의약품은 2019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에 급여의약품 개수는 2만3262개에서 2만6527개로 3265개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2021-01-29 06:19:23천승현 -
한미·종근당 등 11개사, '베타미가' 특허분쟁 연승[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 처방액 650억원의 과민성방광 치료제 '베타미가서방정(성분명 미라베그론)'을 둘러싼 특허분쟁에서 제네릭사들이 1심에 이어 승리를 거뒀다.이미 제네릭을 출시한 한미약품·종근당을 비롯해 제네릭 발매를 앞두고 있는 후발업체의 입장에선 특허 관련 허들이 사라진 셈이다. 다만, 제약업계에선 오리지널사인 아스텔라스가 대법원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1심 이어 2심도 '용도·결정형 특허' 무효 인정특허법원은 22일 오후 한미약품·종근당 등 11개 업체를 상대로 아스텔라스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아스텔라스)의 주장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는 베타미가서방정의 결정형특허와 용도특허를 두고 다툼을 벌여왔다. 한미약품 등이 2015년 3월 무효심판을 제기한 이후 4년이 지나도록 법적다툼이 치열했다.결국 2019년 말 12월 1심 결론이 났다. 제네릭사들은 용도특허에선 승리를, 결정형특허에선 일부승리를 따냈다. 이에 아스텔라스 측이 사건을 2심으로 끌고 갔고, 2심에선 두 특허 모두 무효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우판권 내달 만료…특허극복 힘입어 제네릭 러시 예고이번 판결은 베타미가의 제네릭 판매를 위한 장애요소를 없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타미가의 물질특허는 지난해 5월 만료됐다. 2029년 만료되는 제제특허 역시 한미약품 등이 극복에 성공한 상태다. 이 심결은 아스텔라스 항소 없이 확정됐다.남은 허들은 용도·결정형 특허뿐이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특허무효가 확인되면서 후발업체들은 제네릭을 더욱 수월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현재 시장에는 2개 제품이 발매된 상태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를 받아 지난해 6·7월 각각 '미라벡'과 '셀레베타'를 출시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각각 28억원, 10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냈다.두 회사가 보유한 우판권은 올해 2월 3일 만료된다. 우판권 만료 후에는 대웅제약 등 9개사가 제네릭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다만, 관건은 아스텔라스의 상고 여부다. 아스텔라스가 2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행을 결정할 경우 제네릭 발매를 준비 중인 업체들에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특허 관계자는 "아스텔라스가 관련 사건을 대법원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2021-01-23 06:15:48김진구 -
지엘파마, 호르몬제 '지엘레보노르게스트렐정' 허가[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지엘팜텍 자회사 지엘파마(대표 왕훈식)는 지엘레보노르게스트렐정0.03mg이 이달 21일자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승인 받았다고 22일 밝혔다.지엘레보노르게스트렐정은 지엘파마가 전해에 개발해 허가 취득한 데소게르스렐정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상용화된 프로게스틴 단일 피임제(progestrogen-only-pill, POP)다.프로게스틴은 황체형성호르몬(LH, luteinizing hormone)의 분비를 저하시켜 난포의 배란을 억제하며, 자궁경부 점액의 점도를 증가시켜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키고, 난관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난자의 이동 및 수정을 억제하고 자궁내막을 위축시켜 착상을 억제해 피임에 효과를 보인다.성호르몬제 생산시설은 교차 오염의 위험성으로 독립적이고, 분리된 설비에서의 생산이 의무화돼 있어 국내외 등 제조 가능한 곳이 극소수다.지엘파마는 성호르몬제 특화 제약사로 2018년 지엘팜텍이 인수한 이후, 지엘팜텍의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지난 4년간 다양한 피임제와 성호르몬제를 연구, 생산, 공급해오고 있다. 지엘파마는 국내 최초로 지엘데소게스트렐정, 쎄스콘플러스정, 지엘레보노르게스트렐정 등의 호르몬제품의 품목허가를 취득했다..지엘파마 개발본부 박재경 이사는 “2021년에는 야즈정과 엘라원정의 퍼스트제네릭 개발 완료 목표와 여성 헬스케어 강화를 위해 생리불순과 자궁내막증 치료제 연구개발에도 착수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확충, 다양한 성호르몬 제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 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2021-01-22 08:35:40노병철 -
콜린알포 취소 품목 100개 육박…480억원 어치 증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임상재평가 이슈 이후 자진해 품목허가를 취하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95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처방액 480억원 규모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2월부터 이달 20일까지 품목허가가 취소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총 61개사 95개 품목이다. 식약처가 공고한 임상 재평가 대상은 134개사 255개 품목인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회사가 취하를 결정했다. 전체 제품 중에선 37.2%가 사라졌다.지난달 3일 한미약품 콜리네이트시럽을 시작으로 뉴젠팜, 킴스제약, 바이넥스, 신신제약, 한풍제약, 셀트리온제약, 휴비스트제약, 대우제약, 현대약품 등이 줄줄이 품목을 정리했다.임상재평가 계획서 접수 마감일인 23일에는 가장 많은 28개 품목이 무더기 취하됐다. 콜린알포 제제의 취소 행진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뉴팜, 씨티씨바이오, 화이트생명과학, 하나제약, 화일약품, 휴온스메디케어, 경방신약, 아주약품, 안국뉴팜 등 제품이 이달 허가 취소 절차를 밟았다.콜린알포 허가취소 품목 2020년 처방액 허가취소된 콜린알포 제제들의 지난해 원외 처방금액은 유비스트 기준 총 48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콜린알포 제제 전체 처방액 4600억원 대비 10.4%에 해당하는 규모다.이 중 셀트리온제약의 '글리세이트연질캡슐' 한 품목이 차지하는 액수가 153억원으로 가장 높다. 취소된 제품 중 유일한 100억원대 품목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이 매출 공백을 안고 콜린알포 시장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나머지 제품들은 연간 40억원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제약의 '글리트정'과 '글리트연질캡슐'이 각각 38억원, 33억원 처방실적을 올렸다. 하나제약으로써는 7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셈이다.이 외에 대한뉴팜의 '포스콜린연질캡슐'과 바이넥스의 '리멘타 연질캡슐'이 지난해 20억원대 처방실적을 기록했다.연 처방액 10억원 이상 품목은 95개 중 10개에 불과하다.지난해 처방 실적이 아예 없는 품목도 45개에 달한다. 즉, 절반가량은 원래 시장에 유통되지 않던 약이었다는 뜻이다.콜린알포 제제의 처방 규모가 큰 제약사를 중심으로 허가를 유지하기 위한 임상 재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른바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에는 약 60여개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2021-01-21 12:10:33정새임 -
종근당·대웅바이오, '콜린알포' 임상재평가 단독 진행[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는 종근당과 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임상재평가 별도 진행을 추진했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참여 업체 모집 부진으로 종근당 등 그룹에 합류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 별도 진행 계획을 철회했다.당초 유나이티드제약은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과 별도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참여 업체를 모집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임상재평가 모집 업체 수가 많지 않아 종근당·대웅바이오그룹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에는 총 50여개사가 참여를 결정했지만 유나이티드는 10곳 미만의 업체가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6월 콜린제제 보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임상시험을 실시할 경우 지난해 12월 23일까지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당초 콜린제제의 매출 규모가 큰 종근당과 대웅바이오를 중심으로 임상재평가가 추진됐다.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은 콜린제제의 허가사항 유지를 위해 총 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이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와 혈관성 경도인지장애 임상시험을 각각 수행하고, 대웅바이오가 치매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이 제시한 임상비용은 총 271억원이다. 업체당 5억원 가량을 부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여기에 유나이티드제약이 독립적으로 재평가임상 추진을 천명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콜린제제의 적응증 중 경도인지장애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핀셋’ 재평가 임상을 계획했다. 시장 규모가 크면서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타깃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유나이티드제약은 예상 임상비용을 60억원으로 설정했다.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보다 임상비용은 적지만 참여 업체가 많지 않아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유나이티드제약의 별도 임상 철회 요인으로 지목된다.유나이티드제약과 임상재평가를 추진하려던 업체들도 대거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이 약 60곳의 업체들을 모집해 단독으로 임상재평가를 수행하게 됐다.이에 따라 2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되는 임상시험에 따른 혼선 우려도 해소될 전망이다. 유나이티드제약과 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이 동일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다 서로 엇갈린 결과가 도출될 경우 임상시험 성공 업체 입장에서도 적응증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종근당·대웅바이오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임상시험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식약처가 임상계획을 승인하면 임상시험에 착수할 방침이다.2021-01-20 12:15:57천승현 -
특허극복 무덤 '스프라이셀'…대웅·보령, 도전장[데일리팜=김진구 기자] BMS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의 특허에 대웅제약이 도전장을 냈다. 앞서 다른 국내사들이 연이어 특허극복에 실패한 터라, 이번 대웅제약의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스프라이셀 용도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보령제약이 같은 특허에 무효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스프라이셀 특허는 총 3개가 등록돼 있다. 물질특허와 결정형특허, 용도특허다. 이 가운데 물질특허는 지난해 4월 만료됐다. 후발업체는 2024년 3월 만료되는 용도특허와 2025년 2월 만료되는 결정형특허를 극복할 경우 제네릭을 조기에 출시할 수 있다.다만, 아직까지 스프라이셀 특허를 극복한 제약사는 없다. 2015년 한미약품·JW중외제약·보령제약·안국약품·휴온스·유한양행·네비팜 등이 스프라이셀 특허에 도전했으나, 이내 취하한 바 있다.스프라이셀의 연 매출은 300억원 규모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프라이셀의 2019년 매출은 297억원으로, 2019년 237억원 대비 25%가량 성장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장벽이었던 물질특허가 지난해 만료됨에 따라, 보령제약·대웅제약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향후 새로운 전략으로 용도특허·결정형특허 극복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2021-01-19 12:13:08김진구 -
"유한양행 변신 이제부터...렉라자, 새로운 100년 첫발"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새로운 100년을 앞둔 유한양행이 나아갈 길은 신약개발이라고 믿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의 첫 결실인 '렉라자'가 국내외 무대에서 인정을 받게 돼 기쁩니다. "이정희(70) 유한양행 사장은 18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메실산염)의 허가 소식에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6년의 임기 중 가장 공들였던 신약허가 성과를 달성했는데도 마치 '숙제를 끝낸 것' 같은 후련함도 엿보였다.이날 유한양행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차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를 국내 개발 31번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유한양행 입장에선 지난 2005년 항궤양제 '레바넥스' 이후 16년만의 신약 배출이다.이 사장은 "2026년이 유한양행 창립 100주년이다. (100주년을) 10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 사장직에 올랐다"라며 "회사 매출 규모에 비해 신약개발 역량이 취약하다'는 외부 평가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회고했다. 고심 끝에 임직원들 앞에 선 이 사장의 첫 주문은 '곳간 문을 활짝 열라'는 것이었다. 지난 몇년간 유한양행이 외부 투자행보가 크게 달라진 배경이다.이 사장은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라면 어땠을까란 관점으로 바라보니 명쾌해졌다. 풍부한 현금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할 시기란 판단이 섰다"라며 "뒤쳐졌던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리는 길은 오픈이노베이션 뿐이란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털어놨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전통제약사라도 벤처기업의 속도와 열정을 배워야만 도태되지 않는다는 이 사장의 평소 지론과도 일맥상통하는 행보다.이 사장은 2015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신약개발을 위한 체질개선에 힘을 쏟았다.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5%대에 머물던 R&D 투자비중을 10% 이상으로 2배 넘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유한양행이 R&D 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2000억원이 넘는다.렉라자 개발과정(자료: 유한양행)기술력이 있지만 자금부족으로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들에겐 아낌없이 곳간을 열었다. '렉라자'의 원개발사인 오스코텍부터 제넥신, 바이오니어, 앱클론, 파멥신, 네오이뮨텍 등의 바이오벤처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의 미래를 이끌 원천기술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은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디스크 신약은 2018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됐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폐암 치료제는 3년 뒤 미국 얀센바이오텍과 최대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로부터 3년 뒤에는 자체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상업화 첫 발을 내디뎠다. 이번에 국산 신약 31호 탄생의 기쁨을 안겨준 '렉라자'다.이 사장은 기술수출 이후에도 '렉라자'의 자체 개발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글로벌 신약개발의 목표를 완수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을 독자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R&D 역량을 키우고픈 의도도 깔려있었다.유한양행은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렉라자' 단독요법의 글로벌 3상임상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얀센이 집중하고 있는 '렉라자'와 '아미반타맙' 병용임상과 나란히 상업화 속도를 높여나가는 단계다.아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도 '렉라자'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최근 '레이저티닙' 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시장가치가 최대 연간 5억6900만달러에 이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동시 개발하는 투트랙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끌어올렸다.임상개발 단계인 '렉라자'는 이미 회사의 가장 큰 수익원(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술이전 당시 수령한 계약금 5000만달러 외에 작년 한해동안만 1억 달러 상당의 기술료를 벌어들였다. 국내 기업이 기술수출한 신약 과제 중 계약금 이외에 1000억원 이상의 추가 기술료가 유입된 것은 '렉라자'가 유일하다.코로나19 변수와 막대한 R&D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술료 수익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이 나오리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원칙만 쫓았는데 R&D 노력을 기울이면서 R&D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셈이다.이 사장은 "단기 실적에 집중했더라면 신약개발 성과는 커녕 수익성마저 놓쳤을지 모른다.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벤처기업 등 외부 투자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하다보니 어느덧 외부평가가 달라졌다"라며 "유한양행의 변신은 이제부터다. 글로벌 제약사를 향한 유한양행의 새로운 도약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2021-01-19 06:20:29안경진 -
'소송 10건·행정심판 3건'...힘겨운 콜린알포 사수 몸부림[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소송 10건과 행정심판 3건을 제기할 정도로 전방위 소송전을 전개 중이다.정부가 콜린제제에 대해 급여축소와 환수협상 등 2건의 제재를 내린데다 제약사들이 2개의 법무법인으로 나눠 법적대응에 나서면서 유례없는 복잡한 소송전이 연출됐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콜린제제 조치가 부당할뿐더러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가능한 모든 대응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제약사들, 콜린제제 환수협상 관련 헌법소원·행정소송 등 제기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바이오 등 제약사 20여곳은 최근 헌법재판소에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협상명령 등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광장이 대리한 이 사건은 보건당국이 추진 중인 콜린제제의 요양급여계약이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이다. 대웅바이오 등 제약사 20여곳은 헌법소원과 함께 효력정지가처분도 신청했다.이와 관련 지난해 말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2월 10일까지 콜린제제 230개 품목에 대한 요양급여계약을 명령했다.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약처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한 날부터 삭제일까지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에 반환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사실상 ‘환수협상’을 진행하라는 의미다.식약처 지시로 추진 중인 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에 실패하면 임상계획서 제출일부터 허가 취소로 인한 급여 삭제일까지 처방실적을 건보공단에 돌려줘야 한다는 계약을 제약사들과 체결하겠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콜린제제 보유 업체 134곳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약 60개사가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했다.제약사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문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콜린제제의 환수협상으로 치명적인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라고 설명했다.제약사들은 콜린제제 환수협상 명령에 대해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태다.대웅바이오 등 제약사 20여곳은 서울행정법원에 복지부와 건보공단을 상대로 협상명령 및 협상통보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함께 협상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도 청구했다.종근당 등 또 다른 제약사 20여곳도 법무법인 세종과 손 잡고 콜린제제 환수협상에 대해 다양한 소송 전략에 돌입했다.종근당 등 제약사 20여곳은 최근 복지부와 건보공단을 상대로 콜린제제의 환수 협상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도 청구했다. 세종은 동일한 내용의 행정심판도 서울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했다.정부의 콜린제제 환수협상을 두고 법무법인 광장은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카드를 꺼내들었고 세종은 행정소송과 행정심판 전략을 펼친 형국이다.◆콜린제제 급여축소 관련 소송 4건·행정심판 2건이미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급여축소에 대해서도 소송전에 돌입한 상태다.복지부는 지난해 8월 콜린제제의 새로운 급여 기준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다. 콜린제제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의 적응증을 보유 중인 약물이다.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가 콜린제제를 사용할 경우 약값 부담률은 30%에서 80%로 올라가는 내용이다.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급여축소의 부당함을 따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환수협상과 마찬가지로 소송은 법률 대리인에 따라 2개 그룹으로 나눠서 제기됐다. 법무법인 세종이 종근당 등 39개사와 개인 8명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무법인 광장은 대웅바이오 등 39개사와 1명의 소송을 맡았다.법무법인 세종과 광장 모두 행정소송, 집행정지, 행정심판 등 3건을 청구했다. 2건의 행정소송 모두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2개 그룹이 제기한 집행정지 1심에서 모두 재판부가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이에 복지부는 각각의 사건에 대해 항고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세종이 담당한 집행정지 2심에서도 정부의 항고를 기각했다. 복지부는 집행정지 2심 결과에 불복하고 재항고했다. 광장이 담당한 집행정지 사건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콜린제제 급여축소에 대한 행정심판의 경우 제약사들이 청구한 집행정지가 인용됐고 현재 본안심판이 진행 중이다.제약사들이 콜린제제의 환수협상과 급여축소 2건의 제재를 두고 총 10건의 소송과 3건의 행정심판이 제기한 셈이다. ◆"콜린제제 조치 납득 불가...초강경 대응 불가피“제약사들이 유례없이 적극적인 소송전을 펼치는 이유는 정부의 콜린제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인식 때문이다.제약사들은 콜린제제 급여축소로 인해 약값 부담이 커지면 환자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역행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콜린제제의 사용 영역이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데도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도 제약사들은 제기했다.제약사들은 환수명령에 대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고 판매했는데도 최신 과학 기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판매액을 반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콜린제제가 제약사들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강한 저항의 배경으로 지목된다.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콜린제제의 외래 처방규모는 130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6.5%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누계 콜린제제의 처방금액은 3507억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 2872억원보다 22.1% 늘었다. 이 추세라면 작년 처방금액은 총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콜린제제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의약품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4분기 657억원에서 2018년 1분기 705억원으로 성장한 이후 12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작년 3분기 처방액은 4년 전인 2015년 3분기보다 3.3배 가량 확대됐다.제약사들은 정부의 콜린제제 조치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콜린제제의 급여축소가 확정되면 환자들의 약값 부담 상승으로 처방 기피 현상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들은 매출 손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환수협상의 파급력은 더욱 크다. 만약 제약사들이 식약처로부터 임상 계획을 승인받고 5년 동안 재평가 임상을 진행했는데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허가가 취소될 경우 산술적으로 건보공단은 제약사들에 2조원 이상의 환수를 요구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콜린제제가 식약처로부터 품목갱신을 통과하며 효능을 인정받았는데도 강경한 조치를 진행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라면서 “정부 조치의 부당함을 따지기 위해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2021-01-15 06:20:38천승현 -
특허도전 안하면 약가 '뚝'…새 약가제도가 부른 양극화[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해 7월 부활한 계단형 약가제도가 제약업계의 특허전략에도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한 가지 특허에 동시다발로 20개 이상 업체가 도전, 성공할 경우 다른 후발주자들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는 구조가 성립되기 때문이다.기존 특허전략이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얻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약가제도 개편 이후론 우판권에 더해 제네릭 가격까지 가져올 수 있어 더욱 치열한 특허도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일각에선 제네릭 경쟁력을 위해 불가피하게 특허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불만을 제기한다.◆대형품목 제네릭 약가 선점하려면 특허도전 불가피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계단형 약가제도 시행 이후 제약사들의 제네릭 허가를 먼저 따내기 위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제도의 핵심은 20번째 급여등재 품목을 기준으로 가격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등재 순서로 20번째 품목까지는 오리지널의 53.55%를 반영한고, 이후론 순서에 따라 15%씩 약가가 인하된다. 오리지널사를 제외하면 19번째 제네릭까지만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급여등재가 매달 한 번 꼴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계단형 약가제도는 사실상 허가선점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2020년 7월 시행된 계단형 약가제도 개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네릭사가 최고가를 얻어내기 위해선 반드시 특허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도 펼쳐질 것이란 예상이다. 허가선점 경쟁이 특허도전 경쟁으로 옮겨오는 것이다.특히 대형품목일수록 제네릭사들의 특허도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20개 이상 업체가 동시에 오리지널 특허에 도전했다고 가정하면, 최고가를 받을 수 있는 '20번째 등재' 품목은 이들만으로 채워지게 된다. 특허도전 자체가 제네릭 약가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는 것이다.제약사 입장에선 특허도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우판권만 획득할 수 있었다면, 새 약가제도 시행 이후론 최고가까지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특허에 도전하지 않은 업체는 '더 늦게, 더 싸게' 제네릭을 판매해야 하는 셈이다.◆새 약가제도 구체화 후 제네릭사 49곳 '자디앙' 특허도전새 약가제도로 인한 특허도전 과열 양상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포시가 제품사진.베링거인겔하임의 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을 예로 들면, 2015년 종근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0곳 이상이 결정형특허에 도전했다. 50여곳이 특허극복에 성공했다.이들의 특허도전 시기가 흥미롭다. 대부분이 계단형 약가제도가 구체화된 2019년 4월 이후로 도전장을 냈다.2015년 3월 종근당을 필두로 12개 업체가 이 특허의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패배했다. 3년여가 지난 2018년 1월 종근당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재도전했다. 이땐 종근당 단독이었다. 이듬해 5월 종근당이 승리했다. 이때까지 자디앙 특허를 회피한 업체는 종근당이 유일했다.2019년 6월부터 다른 후발업체의 특허도전이 잇따랐다. 지난해 8월까지 49개 업체가 같은 특허에 도전장을 냈다. 제약업계에선 계단형 약가제도가 구체화된 이후 특허도전이 잇따른 데 주목한다. 대부분 목적이 '좋은 약가'를 받기 위한 데 있다는 해석이다.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통 특허도전은 우판권 획득을 위해 최초 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뤄진다. 자디앙 특허의 경우 종근당이 청구한 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도전이 잇따랐다"고 설명했다.그는 "종근당의 승리를 보고 특허에 도전했을 수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약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도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만료 전 제네릭 개발 못하면 특허극복 물거품 가능성특허도전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특허에 도전하지 않는 것만으로 우판권 경쟁은 물론, 약가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허에 도전할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비판이다.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항혈소판제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의 특허를 극복하고 우판권을 받은 제약사는 25곳이다. 우판기간은 올해 11월부터 내년 8월까지다. 25개 업체가 모두 제품을 출시한다는 가정 하에, 내년 8월 이후로 허가받는 제네릭은 '낮은 약가'가 불가피하다.어렵게 특허를 극복하고서도 최고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자디앙 제품사진.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 2024년 1월 만료되는 물질특허를 19개 업체가 극복한 상태다. 이들은 2023년 4월 이후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다.마침 특허극복에 성공한 업체가 19곳으로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이들이 2023년 4월까지 제네릭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다. 당장 9개월여 후인 2024년 1월에 포시가 제제특허를 극복한 25개 업체도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다.아직 물질특허 만료까지 시간이 길게 남아 여유롭지만, 3년 후 특허만료 시점에서 제네릭 개발이 조금이라도 뒤처질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진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특허도전 경쟁이 치열했다. 목적은 우판권 확보였다. 그러나 9개월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는 것과 약가를 낮게 받는 것은 차이가 매우 크다. 향후 제네릭사들의 특허도전과 이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2021-01-14 06:20:27김진구 -
'아토젯' 후발약 약가선점 현실화...계단형 제도의 폐해[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된 고지혈증복합제 제네릭 제품들이 무더기로 허가받았다. 종근당이 개발한 개량신약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20개 이상 진입하면서 후발 제네릭 제품은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으로 약가가 크게 낮아지는 상황이 예고됐다.정부의 개편 약가제도로 최고가 요건을 갖춘 제네릭이 약가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고의적으로 약가를 낮게 받아 후발 제네릭의 진입을 봉쇄하는 ‘약가 알박기’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제약사 22곳,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허가...약가선점 유력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약사 22곳이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을 결합한 복합제를 일제히 허가받았다. 종근당이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해 10월 허가받은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다. 위임제네릭(Authorized Generic)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포장만 바꾼 제네릭 제품을 말한다.SK케미칼, 경보제약, 국제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알리코제약, 알보젠코리아, 에이치케이이노엔, 우리들제약, 유영제약, 유유제약, 이연제약, 진양제약,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이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을 허가받았다.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은 현재 허가를 준비 중인 아토젯 제네릭 제품들보다 먼저 약가를 선점하는 기회를 확보했다.현재 아토르바스타틴·에지티미브 복합제 중 약제급여목록에는 아토젯 1개 제품만 등재됐다. 이르면 내달께 리피로우젯의 등재가 예상되는데 아토젯과 같은 최고가를 받을 전망이다.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22개 제품은 동일성분 최고가의 85%까지 받을 수 있다. 제네릭 제품의 최고가 요건인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직접 실시’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에 따라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DMF)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할 수 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10/10mg의 경우 아토젯이 1037원의 상한가로 등재됐다. 약가 산정방식대로라면 리피로우젯도 아토젯과 동일한 1037원의 상한가로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은 1037원의 85%인 881원까지 받을 수 있다.◆제약사 20여곳 아토젯 제네릭 개발 중...계단형 적용으로 약가추락 예고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이 20개 이상 등재되면서 이후에 진입하는 동일 성분 제네릭은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개편 약가제도에는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되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예를 들어 30개 제품이 등재된 A성분 의약품 중 최저가가 100원일 경우 31번째 진입하는 동일 성분 제네릭의 보험상한가는 85원을 넘을 수 없다는 의미다.계단형 약가제도의 세부 규정을 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이 경우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가 적용돼 최고가 대비 61.4%(최고가x0.85x0.85x0.85) 수준으로 낮아진다.만약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이 모두 881원의 상한가로 등재되면 후속으로 진입하는 제네릭의 보험약가는 최고가의 61.4%인 637원을 넘을 수 없다는 얘기다.녹십자, 다산제약, 대한뉴팜, 동광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화약품, 마더스제약, 메디카코리아, 메디포럼제약, 셀트리온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우리들제약, 위더스제약, 유유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일동제약, 제일약품, 지엘파마, 테라젠이텍스,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콜마, 한국파비스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국내사 26곳이아토젯의 제네릭 개발을 위해 생동성시험을 진행했다. 아토젯 제네릭 제품은 아토젯의 재심사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1월22일 이후에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보다 시장에 먼저 진입할 수 없는 구조다.약가규정대로라면 이들 제네릭 제품이 등록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면 생동성시험 직접 실시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아토젯과 같은 최고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위임제네릭 22개의 약가선점으로 계단형약가제도가 적용되면서 최고가를 받지 못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예고됐다.여기에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 중에서 자발적으로 턱없이 낮은 약가를 받는 제품이 등장하면 아토젯 제네릭의 약가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만약 A업체가 리피로우젯10/10mg의 위임제네릭을 약가를 300원으로 책정하면 아토젯 제네릭은 300원의 85%인 255원을 넘을 수 없다. 이 경우 열악한 원가구조로 인해 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수 있다.이런 이유로 아토젯 제네릭 업체들은 리피로우젯 위임제네릭 업체 중 일부가 고의적으로 낮은 약가를 받으면서 후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려는 ‘약가 알박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약가 알박기 의도가 아니더라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일부 업체는 아토젯 제네릭을 개발하고도 리피로우젯의 위임제네릭 판매를 선택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동구바이오제약, 셀트리온제약, 우리들제약, 유유제약, 진양제약, 하나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9개 업체는 아토젯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도 종근당과 손 잡고 위임제네릭 그룹에 가세했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계단형약가제도 시행으로 위임제네릭이라는 명분으로 고의적으로 후발 제네릭의 약가를 떨어뜨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면서 "직접 제네릭을 개발하고도 남의 제품을 판매하는 이상한 현상이 펼쳐지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계단형약가제 도입시 약가선점 우려...제도 개선 요구사실 계단형약가제도 도입 당시부터 약가알박기와 같은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다.이미 제네릭 제품 진입 전에 위임제네릭의 무더기 등장으로 일반 제네릭 진출 이전에 동일 성분 등재 제품 20개를 채운 사례가 등장했다.복지부에 따르면 ‘로수바스타틴’과 ‘텔미사르탄’의 복합제는 총 20개 제품이 등재됐는데, 이중 생동성시험 수행을 통해 허가받은 제네릭 제품은 아직 없다. 오리지널 제품과 위임제네릭만으로 20개 품목이 등재됐다.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복합제 시장은 지난 2014년 유한양행이 가장 먼저 '듀오웰'을 내놓았다. 일동제약이 2015년 ‘텔로스톱’을 허가받고 발매했다. 이때 진양제약과 삼천당제약이 텔로스톱의 임상 자료를 활용한 위임제네릭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2019년 일양약품, 영진약품 등 7개사가 텔로스톱 위임제네릭을 내놓았고, 지난해 9개사가 위임제네릭을 허가받고 급여목록에 등재했다.동일 제품 등재 제품이 20개가 되면서 후속으로 등재되는 제네릭은 계단형 약가제도를 적용받게 된다.위더스제약, 종근당, 명문제약, 씨엠지제약,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등이 듀오웰을 대조약으로 생동성시험을 진행했고 듀오웰의 재심사기간이 만료된 작년 10월31일 이후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듀오웰 제네릭 제품들은 제네릭 최고가 요건을 갖췄는데도 첫 제네릭부터 계단형 약가제도의 적용으로 상한가가 40% 가량 떨어지는 상황이 예고됐다.다만 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복합제 시장에서 위임제네릭이 고의적으로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아 약가알박기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해 계단형약가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난립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약가선점을 위한 유례없는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부작용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꼬집었다.2021-01-13 06:20:23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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