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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국내사 겨냥 특허공략 확대

  • 김진구
  • 2021-07-03 06:21:53
  • 2016년 43건 중 3건이 국내사 타깃…올 상반기는 12건 중 5건
  • 다국적사 대형품목 감소+국내사 자체개발 알짜품목 증가 영향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국내제약사들의 특허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예전에는 다국적제약사가 보유한 특허에 주로 도전했다면, 최근에는 국내사를 타깃으로 하는 특허공략이 부쩍 늘었다.

국내제약사들의 자체개발 신약이 증가하고, 이 품목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사들은 이제 특허 공략과 동시에 방어 전략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사 타깃 신규 특허분쟁 비중 5년 새 7%→42% 껑충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사가 보유한 품목 특허에 대한 도전은 총 5건이다.

지난 1월 한독 '테넬리아엠' 제제특허에 제뉴원사이언스 등 3곳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3월엔 보령제약 '듀카브', 4월과 6월엔 종근당 '에소듀오'·'텔미누보(2건)'에 각각 특허심판이 제기됐다.

올해 들어 신규로 발생한 특허분쟁 12건 중 5건(42%)이 국내사 보유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나머지 1건은 노바티스의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에 대한 특허 도전(7건)이었다.

2016년~2021년 상반기 신규 특허심판 청구 건수(단위 건, 자료 특허청)
5년 전인 2016년의 경우 국내사를 타깃으로 신규 제기된 특허분쟁이 3건이었다. 태준제약 '큐레틴', 한미약품 '페노시드'·'코싹엘' 등이었다. 그해 총 특허분쟁 건수 43건 중 7%를 차지했다.

2017년엔 총 30건의 특허분쟁 가운데 4건(13%)이 국내사를 타깃으로 했다. 한국피엠지제약 '레일라', 휴온스메디케어 '헤모크린', 유나이티드제약 '가스티인CR', 알보젠코리아 '사포디필SR' 등이 제네릭사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2018년의 경우 총 22건 중 5건(23%)이 국내사간 분쟁이었다. 건일제약 '로수메가', 동아에스티 '스티렌투엑스' SK케미칼 '프로맥'·'조인스', 유나이티드제약 '레보틱스CR' 등이었다.

2019년엔 국내사간 특허분쟁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총 19건의 신규 특허심판이 청구된 가운데 5건(26%)이 국내사를 타깃으로 했다. 유나이티드 '실로스탄CR'(2건)과 대웅제약 '올로스타', 유나이티드 '가스티인CR', 대원제약 '펠루비' 등이 공략 대상이 됐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사 타깃 특허분쟁이 크게 줄었다. 전체 특허심판 청구 10건 가운데 2건에 그쳤다. 종근당 '에소듀오'에 대한 특허심판 2건이 신규로 청구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급증했다. 상반기에만 총 12건 중 5건(42%)이 국내사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2016년~2021년 상반기 국내사 타깃 신규 특허심판 청구 내용(자료 특허청)
◆다국적사 대형품목 감소+국내사 개량신약 성공 등 영향

국내사를 타깃으로 하는 특허공략이 많아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다국적사의 대형품목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특허전략은 대부분 만성질환 치료제를 타깃으로 했다. 반면, 다국적사들의 최근 출시 제품은 항암제화 희귀질환치료제에 집중된 경향이다.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의 경우 종합병원에서 주로 처방되며 오리지널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의원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제네릭 위주의 영업전략을 펼치는 대부분의 국내사로서는 특허공략과 이어지는 제네릭 조기??시에 대한 이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어지간한 만성질환 치료제는 이미 대부분 특허심판이 청구된 점도 국내사를 타깃으로 한 특허공략이 늘어나는 이유로 설명된다. 비교적 최근 출시된 다국적사의 고혈압복합제나 DPP-4억제제 계열·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신규경구용항응고제(NOAC) 등은 2015년 이후 하나둘씩 특허공략의 대상이 된 상황이다.

실제 연도별 다국적사 약물을 타깃으로 한 특허심판 청구 건수는 2016년 40건, 2017년 26건, 2017년 17건, 2018년 14건, 2020년 11건 등으로 감소세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7건의 심판이 청구됐다. 다만 이마저도 엔트레스토 약물 하나만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사의 자체개발 신약·개량신약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사를 타깃으로 한 특허공략이 많아진 또 다른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제약사가 개발한 신약·개발신약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 147개에 이른다. 신약이 29개 품목, 개량신약이 118개 품목이다.

2009년~2020년 국내 개량신약 허가 현황(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들 중 상당수는 시장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일례로, 가장 최근 특허공략의 타깃이 된 텔미누보의 경우 지난해 459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종근당의 알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특허공략의 표적이 된 에소듀오는 지난해 14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보령제약 듀카브의 처방액은 지난해 351억원에 달한다. 카나브복합제 중에 가장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총 45곳이 특허도전에 나섰는데, 이는 피마사르탄 물질특허 만료가 2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나브 물질특허는 2023년 2월 만료된다. 듀카브 복합조성물 특허 극복에 성공한 뒤, 카나브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서 제네릭을 조기 발매한다는 것이 제네릭사들의 계획이다.

이밖에 최근 3년 안에 특허공략의 표적이 된 한독 테넬리아엠, 대원제약 펠루비, 대웅제약 올로스타, 유나이티드제약 실로스탄CR·가스티인CR 등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의 경우 상대적으로 특허장벽이 낮다. 별도의 물질특허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과거 국내제약사 특허 전략은 대부분 다국적사 특허를 공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앞으로는 공략뿐 아니라 방어에 대한 전략적 고민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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