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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약 매출비중 90%...MZ세대 '나를 위한 약국' 표방#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PHARMACY FOR ME, 포미약국' 흰 배경에 둥근 글씨체, 은은한 불빛을 더한 간판은 여느 약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기존 약국과는 다른 느낌의 간판.# 이 약국의 차별화된 간판은 약사의 섬세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월 오픈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약국임에도 불구하고 포미약국은 SNS에서 꽤나 핫한 약국으로 꼽힌다.부산 경성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포미약국은 MZ세대 감성으로 꾸며진 MZ약국으로, 기존 약국의 정형화된 틀을 깼다.정성우 포미약국 약국장.# 먼저 입지다. 포미약국은 기존 화장품 가게를 인수한 '상담 약국'으로, 일반약과 처방약 비율이 9대 1로 압도적이다. 인근 치과에서 간혹 처방이 나오기는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일반약과 상담으로 발생하고 있다.약대를 졸업하고 근무약사를 하며 경험을 쌓아왔던 정성우 약사(36·경성대)는 "인근에 약국이 없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이곳에 약국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약국을 하려고 하니 '처방이 없이도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까' 적잖이 고민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매일 오가던 모교 앞 상권이다 보니 전혀 모르는 곳에서 상담 약국을 운영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유동인구 등도 비교적 훤히 꿰고 있었기에 개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정형화되지 않은 느낌의 인테리어로 MZ세대의 눈길을 끈다.# 매립형 진열장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진열장 아래 수납공간도 적극 활용했다.# 인테리어 역시 기존 약국의 틀을 깼다. '나만의 약국'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그는, 학생회 시절 알게 돼 현재 인테리어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동생과 의기투합해 인테리어를 구상했다.해외 약국들을 참고했고, 12평(39.6㎡) 남짓의 직사각형 구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도안을 그리고 수납공간을 짜냈다.약국 입구 '포미약국은 나를 위한 약국을 모토로 하고 있다'는 정 약사의 목표가 적혀 있다.# '포미약국'이라는 이름에는 'for me, 나를 위한' 약국이자, 손님 누구도 '나를 위한 약국'으로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정성우 약사의 결심이 담겨 있다.약국 입구에는 '포미약국은 나를 위한 약국을 모토로 개인 맞춤 건강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약과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처방전 조제와 함께 다양한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의약품·영양제 등을 취급합니다. 도심 속의 힐링공간에서 건강과 행복을 채워가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주고객층이 20대다 보니 인테리어 역시 젊은 감각에 맞춰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꾸며졌다. 벽면을 모서리 없이 둥글게 처리했고, 포인트 조명과 간접 조명을 활용해 따스한 느낌을 더했다.약국에서 자주 판매되는 약들은 중간매대를 활용해 스스로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정 약사. 포인트 조명이 제품을 향하도록 배치돼 있어 제품이 강조돼 보인다. # 입구 걸이식 매대에는 수납이 애매한 밴드류와 칫솔, 치실, 치간칫솔, 마스크 등이 진열돼 있고 수납성이 강조된 안쪽 매립된 벽면에는 일반약과 건기식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중간 매대는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피임약, 상처치료약, 인공눈물 등 지명구매가 높은 품목들을 비치해 스스로 편안하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스피커와 드라이플라워, 자동분사 공기향균기기 등은 시각과 후각, 청각 등을 편안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꽃 역시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바뀐다.# 여기에 약국에 흐르는 음악과 자동분사 공기향균기기, 드라이플라워 등은 깔끔한 느낌을 더하고 편안함을 배가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그는 "편안한 느낌 속에서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고를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말했다.0# 약국의 시그니처 메뉴는 '칵테일 드링크'다. 피로회복이나 숙취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드링크 제제를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 카페용 메뉴처럼 만들어 준 것이 시작이 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약국의 대표메뉴로 자리잡았다. 보라색과 민트색이 섞인 약 한 가운데 사람이 자리잡고 있는 포미약국의 로고가 박힌 컵홀더까지 끼우면 커피 대용으로 건강을 챙기는 훌륭한 에너지 드링크가 된다.1# 뿐만 아니라 로고는 약국 문과 조제실로 이어지는 출입문, 약 봉투, 쇼핑백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된다.정 약사는 "시험기간에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또 음주 전에도 숙취해소 드링크를 만들어 드렸더니 반응이 좋아 마니아 층이 형성됐다. 늦게까지 약국을 열다 보니 음주 후에도 꼭 약국에 들러 드링크를 찾으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당초 약국에 바(BAR)를 만들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하게 내놓은 절충안이 약국의 시그니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포미약국이 보통약국들과는 사뭇 다른 인·익스테리어와 모교 앞에 위치하다 보니 생겨나는 에피소드들도 있다.2# 정성우 약사는 "여기가 약국이 맞나 싶어 밖에서 살펴보시다 들어오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다. 어느 날도 밖에서 남성분이 약국을 들여다 보시길래 나갔더니 대학 때 교수님이셨다. 교수님도 전혀 개국 사실을 모르셨다가 이 자리에서 뵙고, 가끔 간식을 사주시기도 한다. 또 약대 후배들이 찾아와 진로를 상담하고 번호를 주고 받아 개인적으로 질문도 한다"며 "아무래도 약국이 출신학교 주변에 위치하다 보니 학생 때 초심도 떠올라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약국이다 보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일반약, 건기식, 동물약에 관한 글을 남기고 그때그때 DM을 보내는 것도 필수다. 그는 "아무래도 1인 약국이다 보니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 약국 문이 열려있느냐', '동물약을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심껏 답변을 하고 있다"며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다 보니 비교적 멀리서도 동물약을 사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하나 둘 단골들을 늘려가는 게 보람있다고 말한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다. 개국 이후 매일 평일과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약국을 열다 보니 개인적인 쉼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약국이 열려있다는 인식이 생겨 찾아 주시는 단골들을 보면 피로가 가신다"며 "다행히 평일 하루는 동기에게 약국을 맡길 수 있게 돼 재충전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정 약사는 "근무약사 급여만큼만 벌자는 게 1차 목표였는데 내 약국을 운영해 가는 것이 생각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다"며 "이름처럼 나를 위한 주치약국의 주치약사가 돼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힐링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021-10-08 16:49:29강혜경 -
약국에 '아쿠아월'이…아이도 부모도 "우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우와 물고기다." "엄마, 구피가 조개껍데기 사이로 숨었어요."약국 문이 열리자 너다섯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초록 잔디 띠를 따라 후다닥 뛰어가고, 엄마는 이런 일상이 낯설지 않은 듯 약사에게 처방전을 건네고는 함께 수족관을 들여다 본다.아쿠아월이 설치된 약국은 소아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수조에는 어종에 대한 설명이 함께 곁들여져 있으며 매달 수조 내 수초와 소품들이 달라진다.# 수족관에 각종 소품 하나까지 더해져 약국은 마치 바닷속 내지는 아쿠아리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약국을 처음 오는 아이와 엄마는 '이렇게 예쁜 약국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한다.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약국은 부산지하철 2호선 끝자락인 장산역에 위치한 해운대 바다약국이다.약국 바깥에도 '바다'를 연상시키는 시트지 등이 붙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해운대 바다약국은 메인처방과인 소아과에 맞게 '소아친화적', '엄마친화적'인 약국이다.정영모 해운대 바다약국 약국장.# 정영모 약사(38·부산대 약대)가 꿈 꾼 약국도 '아이의 시선에 맞춘, 아이를 위한 약국'이다.그는 "층 약국이다 보니 차별화가 관건이었다"며 "정형화된 약국이 아닌 독특하고 창의적인 약국을 만들고 싶었고, 아이의 시각에서 동심을 끌어낼 수 있는 기분 좋은 약국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해운대바다약국은 정 약사의 다섯번째 약국이다. gsk에서 4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정 약사는 이후 4번의 약국을 신규로만 개국하며 매번 입지와 상황에 맞게 인테리어와 시스템을 구축하며, 실패와 수정을 거치면서 이제는 나름의 노하우도 탄탄히 쌓였다.코로나로 인해 소아과가 직격탄을 입었기에, 주변에는 개국을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는 '저점이면 올라갈 일만 있지 않겠느냐'며 4월 약국을 오픈했다. 다만 그는 '차별화'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물론 정영모 약사는 같은 층에 새로 오픈한 소아과를 보고 자리를 선택했지만, 이미 같은 건물 내에 3개의 약국이 위치해 있었고 처방조제에만 국한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해 냈다.아쿠아리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도 차별화의 일환이다. 7세와 6세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이다 보니 세심함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액자형 수조 왼편에는 수족관에 사는 물고기들의 사진과 어종이 프린트돼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업체가 수조를 청소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수초와 소품들도 교체한다.시계와 인어공주 액자 등이 어우러져 수조 옆 벽면의 분위기를 더한다.# 수조 주변에는 물고기와 해초들이 그려진 시트지가 바닷 속 같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간접조명을 넣은 라운드월에는 바닷속 생물들이 담긴 깜찍한 시계와 아내가 직접 그린 인어공주 그림, 물놀이 하는 가족 그림, 소라 껍데기 등이 디테일을 완성한다.바닥 데코타일로 자갈 느낌을 더했으며, 잔디 색상 띠지로 입구부터 수족관까지 이어지도록 했다.자갈 모양 바닥타일과 잔디 띠. 잔디 띠를 따라가면 아쿠아월로 연결된다.# 약국에서 별도 제작한 쇼핑백과 약봉투, 아이들이 직접 색칠 놀이를 할 수 있다.# 약국을 상징하는 '고래 로고'의 시트지를 약국 출입문과 냉장고 곳곳에 부착했으며, 직접 제작한 쇼핑백에도 고래를 넣었다. 쇼핑백 한 면에는 두 딸의 사진을 넣고, 다른 한 면에는 아이들이 색칠 놀이를 할 수 있는 고래 그림을 넣었다. 약봉투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넣어 직접 색칠할 수 있도록 했다.해운대바다약국은 모서리가 없다. 아이들이 다치기 쉬운 모서리를 둥글게 라운드로 처리하고, 스폰지를 붙여 약국에서 다치는 불상사가 없도록 했다.95cm로 높이를 낮춘 투약대와 라운드 처리된 모서리, 약국 내 비치된 바구니.#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여주며 상담하고 있는 정 약사.# 투약대도 주 고객층인 아이와 엄마들의 키에 맞춰 95cm로 높이를 낮췄으며, 투약대 앞 공간에도 장을 설치해 수납 공간을 넓혔다. 약국 밖에서도 안이 들여다 보일 수 있도록 나무장이 아닌 철제장으로 개방감을 높였다.약을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는 아이들의 놀이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도 플레이 돼 발랄한 느낌을 더한다.그는 "그때 그때 약국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기록해 두고 다음 번에는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 약장 내경이나, 진열장 등도 직접 설치해 보고 수정해 가며 가장 잘 맞는 크기와 동선 등을 구상하게 된다"고 말했다.가격표도 약국의 로고와 효능·효과, 약 이름, 정 수, 가격을 넣어 통일감을 더하고 있다.0# 1# 처방 의존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도 돋보인다. 그는 환자 관리와 동시에 상담을 통한 일반약 매출 증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카카오톡 채널과 네이버 폼 등을 통해 건강상담을 해 오는 고객들에게 체크리스트를 발송하고,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상담을 진행한다. 약국에서 불편을 토로하는 이들에게도 성인용·아이용 건강체크지를 작성토록 해 건강 상담을 진행한다.2# 그는 "직원과 함께 운영하는 1인 약국이다 보니 상담을 하게 되면 다른 환자들이 많이 기다려야 하거나, 미처 묻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건강체크지와 시각적인 자료들을 다채롭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가령 같은 유산균이라고 하더라도 마트와 홈쇼핑,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차이 등을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구입해 가시고, 카톡채널 등을 통해 효과와 불편감 등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투약대는 물론이고 쇼핑봉투에도 카톡채널 아이디 등을 스티커로 붙여드림으로써 언제든 건강과 관련해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특징이다.3# 습윤밴드와 파스도 각각의 샘플을 만들어 크기와 두께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그는 "OTC매출도 나쁘지 않다. 단골들도 하나 둘 늘고 있고, 권해 드린 약이 효과가 있었다며 비포 애프터 사진을 보내주시기도 한다"고 말했다.현재 해운대바다약국은 365형태로 운영된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되다 보니 특히 주말은 평일보다 환자가 더 몰리는 편이다.정 약사는 "아직은 5개월 차다 보니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지만, 아이들이 잠시나마 즐거울 수 있는 특별한 약국이고 싶다"며 "층 약국의 한계를 극복하고 누구든 건강이나 약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2021-10-01 16:46:31강혜경 -
소품 하나부터 배치까지…'도심 속 쉼터' 같은 약국[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교대역 12번 출구를 따라 나오면 연두색 선물상자 느낌의 초록초록한 약국이 눈에 띈다.'도심 속 쉼터'라는 컨셉을 가진 약국 답게 외관을 물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차분한 인테리어 배색과 은은한 조명, 초록색 식물들과 아기자기한 소품, 은은한 음악과 피톤치드향에 한 번 더 빠져들게 된다.교대역 12번 출구에 올해 5월 문을 연 제이팜 약국. 외관이 연두색 선물상자를 연상시킨다. 주미화 약사. 주미화 약사(37·동덕여대 약대)의 섬세함과 깔끔함이 돋보이는 이 약국은 올해 5월 문을 연 신규 약국이다.주 약사는 "기존 약국들의 정형화된 형태가 아닌 나만의 약국을 만들고 싶었다. '작은 숲 같은 편안한 약국'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눈과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초록색을 메인 컬러로 활용하고 화분과 소품들을 배치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잠깐이지만 약국을 오는 환자들이 기분 좋아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말했다.주미화 약사에게 제이팜 약국은 두번째 개국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약대에 진학해 졸업 후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3년 정도 동네약국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하지만 기존 약국을 양수받아 운영하다 보니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마케팅이나 내부 진열 등을 그가 원하는 컨셉대로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두번째 개국을 준비하면서는 당시 아쉬웠던 부분과 평상시 생각하고 있던 디자인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햇빛이 잘 드는 약국과 모서리 없는 키 낮은 라운드 장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다른 약사들이 운영하는 SNS는 물론 약국 탐방 기사를 찾아보고, 직접 약국을 돌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특히 '교대역'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약국 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쇼핑몰, 편의점, H&B숍의 최신 트렌드까지 발품 팔아 분석했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눈에도 약국이 다른 리테일샵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느낌을 주기 위해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 만져보고, 자료를 모았다.이러한 노력은 현재 약국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고객의 70%가 20, 30대이다 그들의 시선에서도 '다른 약국과 다르네'라는 인식이 생기고, 자연스레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 약사는 "어느 날은 나이가 지긋하신 남성 분이 약국 문을 열었다가 '어? 약국 아니었나요. 약국인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하시고는 다시 약국인 걸 확인하고는 처방전을 접수한 일도 있었다. 이런 칭찬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56.1m²에 불과하지만 동선과 여유공간 등으로 넓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56.1m², 17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이토록 약국이 '약국 같지 않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공간 설계' 때문이다.그는 "3년 전 약국을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약국에 약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며 "넓지 않은 약국이지만 들어섰을 때 답답한 느낌은 피하고 싶어 공간 활용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3개의 약국 출입문 어디에서 환자가 들어와도 약사와 직원이 환자를 인지할 수 있고, 환자의 동선 역시 널찍하게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 진열장도 벽면을 가득 메우는 나무 진열장이 아닌 5칸 짜리 투명 진열장을 설치하고, 중간 매대 역시 높이를 120cm로 확 낮춰 시야 확보를 도왔다.진열장과 복약대 역시 라운드 형태로 짰고, 턱을 모두 없앴다.'J'와 'P'를 형상화한 로고와 일반약 코너, 소비자들이 마스크 하나도 직접 비교해 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눈에 띈다. 환자가 본인에게 필요한 제품을 한눈에 찾을 수 있도록 섹션을 나누고 그에 맞춰 동선을 설계했다. LED메인조명과 핀조명을 사용해 제품이 강조돼 보이도록 했고, 간접조명은 은은한 분위기를 더했다. 제품명과 제품가격, 특징 등에 대한 '가격 택'도 'J'와 'P'를 형상화한 약국 로고를 사용해 통일감 있게 만들었다. 가격 택 외에도 벽면과 복약대, 냉장고 등 곳곳에 로고를 사용해 통일감을 업그레이드했다.그는 "약국은 약사가 하루 종일 근무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라운드나 턱, 동선 등에도 더 신경이 쓰였다"며 "약국은 보통 어딘가 불편해서 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쾌적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가장 기본이었고, 직접 유모차를 밀고 아이를 데려온 고객 입장이 돼 디테일을 신경썼다"고 말했다.오픈형 냉장고와 철판을 활용한 눈영양제·면역강화 표기, 약국 로고를 사용한 가격택이 통일감을 더한다.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는 1인용 스툴과 편의점 같은 형태의 오픈형 냉장고 역시 최신 트렌드와 직접 비교하고 선택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한 배려였다.한 번에 약을 주문하지 않고 귀찮지만 그때 그때 주문을 해야 하는 부분은 다소 귀찮지만 그가 준수하는 원칙이다.그는 "환자들을 위한 기분 좋은 환경이 복약지도에도 도움이 된다"며 "찡그리고 오셨다가도 웃으면서 약을 받아가시는 모습을 볼 때 약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SNS와 리뷰 등을 통해 고객관리도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는 주미화 약사. SNS를 적극 활용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그는 고객관리도 열심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약국 운영시간과 취급 제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네이버 톡톡으로 고객 상담코너를 만들어 건강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다.네이버 방문자 리뷰에도 꼼꼼히 댓글을 달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방문자 리뷰도 방문자의 칭찬, 약사의 감사와 다짐이 주를 이룬다. 그는 "혹시나 불편하셨던 부분은 없을지 일일이 리뷰를 읽어보고 개선해야 할 점을 찾는다"며 "약국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다 보니 최근에는 저녁시간 대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명절이나 기념일에도 '건강을 챙기라'는 차원에서 약을 선물할 수 있도록 같은 약이지만 포장지와 띠지 등을 활용해 백화점표 고급 선물세트처럼 구성해 놨다.그는 "'제이팜 약사는 나한테 필요한 약을 딱 맞게 추천해 줘', '이 약국은 바가지를 씌우지 않아'라는 약국이 됐으면 좋겠다"며 "지명 구매 고객이 아닌 '어떤 약을 먹어야 하나', '어떤 약을 발라야 하나'라고 묻는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권해 드리고 호전이 되는 걸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약사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약사라는 직능과 약국이라는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2021-09-22 15:25:01강혜경 -
약국 불황에도 확장 공사...상담·진열 바꾸니 '전화위복'[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새로운 약국을 다시 운영한다는 마음으로 결심했죠. 결과적으로 매출은 크게 올랐습니다. 하루 한 명이라도 진심으로 상담해드리자는 생각이예요. 여러 약국을 지나쳐 우리 약국을 찾아왔다는 말이 가장 뿌듯해요."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새봄약국은 지난 2019년 문을 열어 올해로 3년이 됐다.약국장인 박효진 약사(원광대 약대·36)는 전북 남원의 한 상담 전문 약국에서 쌓아온 근무 경험을 가지고 서울에 올라와 첫 약국을 오픈했다. 처방이 적고, 상담 위주의 1인 약국이었기 때문에 시작이 녹록치는 않았다. 코로나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약국은 경영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초 과감한 확장 결정은 완벽한 터닝포인트가 됐다."약대 실습 때에도 당시 약국장님이 많은 약국을 경험해보라며 여러 유형의 약국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셨어요. 그중엔 정말 작은 규모의 약국도 있었는데, 온전히 상담으로만 운영되는 곳이었죠. 그 약국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전북에서 근무약사로 보냈던 약 3년간의 시간은 약국에 대한 박 약사의 가치관을 만드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박효진 약사. "당시 약국장님은 근무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보도록 권했고, 단골환자를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줬었어요. 실제로 약국을 경영한다고 생각하라며 환경을 조성해줬죠. 환자 상담에 정말 뛰어난 약국장님이었기 때문에 많은 걸 배웠어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올해초 13평 약국에서 34평으로 확장을 고민할 때에도, "새로운 약국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조언은 큰 힘이 됐다.박 약사는 확장 후 취급 제품을 다양화하고, 계절과 이슈에 따라 진열을 수시로 바꿨다. 기존의 POP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환자 상담에 여유가 생기면서 결국 매출은 2.5배 이상으로 올랐다. 위기였던 약국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전에는 유리문에 POP를 많이 붙여서 시선을 끌었었는데, 확장 이후에는 전면유리에 POP를 거의 다 없앴어요. POP가 과도하게 있는 경우엔 환자 입장에선 자칫 정보가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오히려 약국 중앙 매대에 제품을 쌓아올려 시선이 집중되도록 하고요. 이 제품들은 시시때때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확장 공사 전 약국의 내외부 모습. 확장 공사 이후 달라진 약국 내부 모습. 소위 ‘산적진열’은 작은 평수에서는 시도해볼 수 없는 방법이었는데, 막상 도입해보니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약 3배 가량 증가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이외에도 파스 등 자주 찾는 물건을 안쪽에 배치해 환자의 동선에는 관심이 갈 수 있는 제품을 배치하는 방법도 활용했다.또한 팜투플러스 체인에서 진행하는 공동구매를 활용해 기존엔 취급하지 않던 품목들을 들여놓는가 하면, 맞춤 건기식 상담 프로그램인 ‘팜키’를 도입하기도 했다."진열을 자주 바꾸는 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변화이고요. 동시에 관리되고 있는 공간이구나, 라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약국장이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환자가 느낄 때 공간이 주는 좋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다제약물관리사업 참여..."궁극적으론 상담약국으로 가는길"박 약사는 1인 약국을 운영하는 와중에도 다제약물관리사업에 참여하며 약사로서의 다짐과 초심을 지키고 있다.약국 밖에서의 활동이 오히려 환자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박 약사는 상담과 소통에 있어서만큼은 늘 진심이다."처음엔 무례한 환자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어느 순간 이들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에도 슬럼프가 한 번씩 오는데 그때마다 약사다운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했고, 자연스럽게 다제약물관리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박 약사는 근무약사 때부터 퇴근 후 강의를 듣는 일이 다반사였고, 지금도 온라인 강의를 꾸준히 듣고 있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피임약과 비타민, 흉터치료제 등 다양한 설명자료를 만들어 상담에 활용중이다. 피임약, 여드름약과 흉터치료제 등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직접 만들어 환자 상담에 활용중이다. 또한 유튜브나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환자들에겐 눈높이의 상담을 해주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근무약사를 할 때에도 퇴근을 하면 1시간 거리도 운전해서 찾아가 강의를 들었어요. 약국에 적용해보며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죠. 물론 지식을 쌓는 것만큼이나 환자와의 소통도 중요해요. 때문에 환자들과의 대화를 다시 한번 복기하며 조금씩 나은 소통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하루 한 명이라도 공들여 상담을 해서 단골이 된다면 일 년이면 365명의 단골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약국은 많지만 찾아오고 싶은 약국이 되고 싶어요.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를 발빠르게 읽으면서도, 약사 본연의 역할을 지키는 그런 약국을 꿈꿔요."2021-09-16 16:02:17정흥준 -
한 상가에 약국만 8곳…삼성서울병원 처방경쟁 심화“코로나 타격이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새로 약국이 계속 들어서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죠. 문전약국 특성상 고정비용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결국 다들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대형 병원 문전약국의 대표 격인 삼성서울병원 인근 약국가의 일대 격변이 예고된다.코로나로 인한 조제 매출 타격이 회복되지 않은 문전약국가에 신규 약국이 속속 추가로 개설되면서 머지 않아 대대적인 개편이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외래 처방 환자의 주출입구인 정문쪽 일찍선상에 대형 문전약국들이 줄줄이 포진돼 있다.병원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쪽에 위치한 중심 상가에는 사실상 외래 처방전의 60~70%를 흡수하는 대형 문전약국들이 의약분업 초기부터 위치해 있었다.3년 전만 해도 6곳의 약국이 위치하던 건물에는 현재 1층에만 2곳의 약국이 더 늘어 총 8곳의 약국이 줄지어 위치해 있다. 이중 한 약국은 최근에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물에 대형 문전약국만 8곳이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또 병원 정문으로 나와 왼쪽 방향으로 300~400m 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일원역에는 기존에 지하철 약국 한곳과 역 맞은편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약국 한곳이 운영되고 있었다.하지만 일원역 바로 옆으로 삼성생명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건물 1층에 약국 한곳이 추가로 개설됐으며, 현재는 자리를 이동해 운영 중에 있다.더불어 맞은편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에도 지난해 말 약국 두곳이 추가로 입점되면서 이 상가에만 총 3곳의 약국이 줄지어 운영되고 있다. 일원역 인근으로 삼성서울병원 영향권 내 약국 3곳이 추가로 개설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셔틀버스가 일원역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과 역 인근에 이렇다할 병의원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 약국 역시 삼성서울병원 영향권 안에 드는 문전약국으로 볼 수 있다.반대 방향으로 병원 정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육교가 있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400~50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주거 단지 인접 지역에도 약국이 1곳 이상 추가로 개설됐다. 병원 인근 약사들은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에만 병원 영향권 안에 드는 신규 약국이 5곳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코로나 후 병원 외래 처방건수 회복 안돼…재편 가능성 제기기존 약국 약사들은 신규 약국이 속속 추가로 개설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뜩이나 코로나 유행 이후 삼성서울병원 외래 처방 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 약국 증가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이곳 약사들은 대형 문전약국 특성상 높은 고정비용 지출 등을 감안할 때 이중 일부 약국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일반 약국에 비해 기본적으로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있는데 더해 대형 문전약국 특성상 인건비를 쉽게 줄일 수 없는 구조 상 현재의 약국 수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약국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삼성서울병원 인근 약국 약사는 “코로나 전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업무 특성상 인력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기존 약국들도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신규 약국이 추가로 입점되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부분이기는 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약사는 “장기 처방 조제가 많다 보니 약사를 줄일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불법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 상황으로는 이 많은 약국이 모두 버틸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조만간 변화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2021-09-06 17:03:01김지은 -
용인세브란스 약국들 적자경영...한 쪽에서 약국분양[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이 자리는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니까요. 평당 3500~4000만원이면 가격이 많이 떨어진거죠.”병원 진료가 한창인 평일 오후 3시 경. 용인세브란스병원 인근 문전약국 대부분 텅빈 상태로 환자 방문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병원 정문, 후문 출입구 반경 200m 이내에 대형 문전약국만 15곳이 들어서 있는 이곳에선 병원 개원 1년 6개월 여 만에 대대적인 약국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약국 부동산 시장에는 이미 2~3곳의 약국이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돌고, 대다수 약국들은 적자 경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있다.하지만 기자가 찾은 날도 인근 상가들은 약국 주인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었다.후문 폐쇄 장기화…약국 12곳 ‘개점휴업’병원의 선별진료소가 후문 출입구에 설치되면서 외래 환자의 주출입구였던 후문은 1년 가까이 폐쇄된 상태다. 병원 개원 전부터 선점 효과를 노리며 병원 후문쪽에 자리를 잡았았던 12곳의 약국은 매출이 크게 떨어진 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올해 초 약국 정문쪽에 대형 약국타운이 추가로 드러서고 이곳에 3곳이 약국이 새로 들어오면서 약국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올해 초 병원 정문에 신규 메디컬상가가 들어섰고, 이곳에 3곳의 약국이 입점됐다. 인근 약사들은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발행되는 하루 평균 외래 처방건수가 1200건 내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10~15% 정도의 처방전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감안하면, 15곳의 약국이 하루 1000건의 처방전을 나눠먹는 셈이다.위치가 약국의 승패를 결정하는 문전약국 특성상 1, 2등 자리 약국이 다수 처방전을 흡수한다고 가정하면 그외 약국들은 하루 평균 30~40건의 처방 조제도 쉽지 않은게 현실.약사들은 수십억대의 초기 투자비용과 높은 고정지출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개원 초기부터 현재까지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병원 후문족에는 '약국 상가'를 표방한 3곳의 메디컬상가가 위치해 있으며 이곳들을 중심으로 12곳의 약국이 운영 중에 있다. 이 병원 후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버티고 있다고 밖에는 말을 못한다”며 “수익으로 보면 약사 혼자 해도 되지만 문전약국 구조상 그럴 수도 없다. 초기에 투자한 비용이 워낙 높은데다 인건비도 줄일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약사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후문 폐쇄가 풀리는 것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는 약국 무덤이나 다름 없는 것 같다. 투자금이 너무 크다 보니 손을 털고 나가기도 쉽지 않은 것 아니겠냐”고 했다. 약국타운 상가만 5곳…약사 기다리며 공실로병원 개원 전부터 주변 문전약국가가 약업계의 관심을 끈데는 이유가 있다. 병원 반경 200m 이내 약국타운을 표방한 상가만 3~4곳이 포진했기 때문이다.외래 처방 환자 주출입구인 후문쪽으로는 사실상 약국 주인을 찾는 상가들이 대거 포진했고, 실제 이들 상가에는 각각 2곳, 5곳, 6곳의 약국이 입점됐다. 한 상가의 경우 한층에 5곳의 약국이 나란히 입점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실제 이들 상가에서는 ‘약국 분양’ 플래카드나 메모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병원 인근의 한 상가는 약국 입점을 기다리며 2년 가까이 통째로 비워 놓은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평당 3000~3500만원을 요구했다. 20평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전용면적으로 따지면 총 분양가는 최소 20억대에 책정돼 있는 것.이미 자리잡은 문전약국 상가들의 초기 분양가가 평당 8~9000만원, 총 분양가가 50~60억을 호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현재 인근 약국 상황 등을 고려하면 터무니 없는 요구로 볼 수 밖에 없다는게 다수 약사들이 말이다.병원 인근 메디컬상가 부동산 관계자는 “병원 출입구가 연결되다 보니 아직 가능성이 있는 자리들이 남아있다”면서 “점포주들도 그런 점을 감안해 공실로 비워두는 경우가 많다. 분양가는 기존보다 많이 떨어졌고, 상황을 감안해 임대할 경우 처방건수 대비 수익으로 임대료를 책정하겠다는 점포주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인근 약국 중 일부가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지만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머지 않아 이곳 약국가에 대대적인 재편이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흘러나온다.인근의 한 약사는 “후문쪽 약국은 이미 너무 포화 상태인데다 별다른 희망도 없어보이는 형편”이라며 “적자생존이라고 가까운 시일 내 시장이 재편될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2021-08-27 11:01:37김지은 -
"감성+건강 그리고 소통"...힐링으로 디자인된 약국[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돕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에서 약에 대한 상담과 건강을 이야기하는 약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약사로서의 역량도 계속 키워 약국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더 깊은 상담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경기 동탄에 위치한 포도약국은 카페와 같은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로 시선을 끌지만,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환자들과의 소통 방법도 차별화돼있다.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정을 주는 약국이 되고 싶었다는 윤태웅 약사(36, 아주대 약대)의 경영 철학은 약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간판과, 어닝, 우드도어 등으로 익스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데일리팜이 찾아간 ‘포도약국’은 지난 6월 정식오픈을 한 신규 개설 약국이지만, 약국을 둘러보며 ‘힐링’으로 디자인 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약대에 진학하기 전 대기업에서 4년 가량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윤 약사는 직장생활을 하며 몸과 마음이 많이 무너져있었다. 당시 약을 복용하면서 도움을 받았었고, 만약 약사가 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래서인지 약대 진학을 결심하면서부터 약국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어떤 약사가 돼야할지 생각이 더 뚜렷해졌고요. 근무약사를 하면서 틈틈이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고, 지금도 열심히 노력중입니다."윤태웅 약사. 약국와 가까운 지역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지리적 특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첫 개국 입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됐다.신도시 특성상 대단지 아파트들이 있고, 젊은 부부들이 많아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365약국으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원하던 약국을 운영하며 지치는 줄 몰랐다."건강을 위해선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쉼을 주는 공간이 되고 싶었어요. 다만 약국의 본질적인 역할도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하면서 하나하나 신경을 썼어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약국에선 일반적이지 않은 익스테리어도 시도했죠." 수납공간과 바닥제재 등에도 신경을 써서 편안함을 주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우드도어나 크림색 어닝, 수납공간과 자갈로 된 바닥제재 등 약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는 첫 약국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편안함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가능했다."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들도 편히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고요. 약사로서 내가 머무는 공간에 대한 쾌적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약국을 찾는 분들이 만족감을 표현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약사가 제공하는 이 달의 건강정보...환자 감동포인트 약국을 찾는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차별화된 서비스에서도 드러났다.윤 약사는 ‘포도매거진’이라는 이름으로 의약품과 건강 정보를 정리한 내용을 환자들에게 배부하고 있었다.약국 한켠에는 누구라도 1부씩 포도매거진을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해놨다.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제공되는 정보들 속에서 근거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첫 달에는 ‘올바른 의약품 복용법-어린이 약 먹이기’라는 주제로 내용을 구성했고, 여름 휴가 시즌에 맞는 내용도 준비했다.매달 환자들에게 건강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포도매거진. "약사로서 근거있는 정보를 주고 싶다는 책임감에서 시도해보고 있어요. 매월 다른 내용으로 꾸준히 제공하려고 해요. 특히 초보 엄마, 아빠들이 많이 좋아합니다."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윤 약사의 소통은 계속됐다. 지역 주민들의 연령대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SNS 소통은 반응이 뜨거웠다. 건강상담부터 약사 직업에 대해 묻는 학생들까지 온라인에서도 활발한 대화가 오갔다."아무래도 지역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낮은 편이라 SNS를 소통채널로 활용하고 있어요. SNS를 보고 약국에 찾아와서 영양제나 건강 문의를 하는 사람들부터, 약사가 꿈이라는 학생이 직업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능동적으로 소통을 하려고 신경쓰고 있어요. 약국은 감성이 한 스푼 들어간 커뮤니티라고 설명하고 싶어요."현재 건물에는 소아과가 운영중이지만 조제에만 치중하기 보단 상담에도 균형있는 약국으로서 만들어가고 싶다는 게 윤 약사의 목표다."요즘엔 조제를 아예 하지 않고 상담약국을 운영하는 분들도 있고, 점점 더 상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요. 시대적인 흐름이겠죠. 저도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약사가 되고 싶고요, 공부도 하고 역량도 키워서 저를 찾아주는 분들에게 깊은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약사가 될 겁니다."2021-08-01 16:36:58정흥준 -
'으랏차차'...노란색 약국 문 열면 건강한 기운이[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아프리카로 의료봉사 온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좀 더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늦은 첫 발을 뗐지만 우리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차차약국은 지난 3월말 새롭게 문을 연 신규 약국이다. 목재 간판과 노란색 출입문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여느 약국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약국장의 남다른 이력이다.약국장인 권세나 약사(39·동덕여대)는 올해 약대를 졸업한 늦깎이 약사다. 첫 약국으로 강남을 선택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머릿속에 그리던 약국의 모습이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권세나 약사. 인근에 병원이 없어 매약 위주로 운영되는 약국이라, 첫 개국으로는 무모한 선택이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상담약국을 만들고자 하는 권 약사의 의지가 확고했다.이런 권 약사도 학창시절부터 약사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연세대 도시공학을 전공한 권 약사는 늘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 싶어하는 학생이었다.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갭을 실감했고, 끝내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 봉사활동을 떠났다.아프리카에서 보냈던 2년 간의 봉사활동은 그를 약사의 길로 이끌었다. 당시 봉사를 온 의약사들을 보며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불씨가 됐다."아프리카에서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 시간동안 내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일에 행복을 느낀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데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봉사에도 한계가 있었죠. 그때 의료봉사 온 인력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약대를 진학하게 됐죠."두 아이의 엄마로 약대를 다니면서도 권 약사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힘겨운 시기일수록 블로그와 브런치 등에 글을 올리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다.인근에 병원이 없어 매약 중심으로 운영된다. "원래는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에 공감했던 사람인데요.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소통하면서 사람들이 약에 대한 정보나 상담을 필요로 한다는 걸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으랏차차’라는 의미가 담긴 약국명 ‘차차약국’에는 환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다는 권 약사의 마음이 담겨있다.또 약국 한 켠에 마련된 상담 공간은 차차약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낸다. 경험이 부족한 만큼 더 가까이에서 환자들과 자주 소통한다는 권 약사의 의지다.별도로 마련한 건강상담 공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계속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가야죠. 맞춤형 상담 약국이 되고 싶어요. 별도로 상담 공간을 마련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고요. 나중엔 건강이나 운동, 인문학 강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권 약사는 사람들이 약국을 들어서면서부터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거듭 말하며 노란색 출입문을 가리켰다."몸과 마음을 모두 챙겨드릴 수 있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몇십년을 더 약사로 역할을 하게 될테니까 저는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것들에 노력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네요."2021-05-13 19:15:36정흥준 -
"몸과 마음 치유의 공간"...전국 유일한 '약국+갤러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에선 아픈 몸을 치유하고, 갤러리에선 마음을 치유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약국과 미술 갤러리가 나란히 붙어있는 풍경도 생소하지만, 두 곳을 한 명의 약사가 모두 관리한다는 것은 더욱 낯선 상황이다.서울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미라클약국과 미라클갤러리는 숍인숍이 아니라 숍앤숍으로 운영되는 독특한 약국이다. 약국은 3월 중순, 갤러리는 4월 중순 차례로 문을 열었다.약국장인 박진실 약사(이화여대 약대‧44)는 16년차 약국장으로서 약과 환자에 늘 진심이지만 미술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진지하다. 데일리팜은 최근 박 약사를 만나 약국과 갤러리, 약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박 약사는 지난 15년간 처방조제 중심의 약국을 운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매약 위주 약국을 새롭게 도전한다."서울 강북에서 10년, 중랑에서 1년, 용산에서 4년 약국을 운영했어요. 모두 처방 조제 위주의 약국이었고, 병원이 이전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죠. 그때마다 병원과의 의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 코로나를 겪는 약국들을 보면서 약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는 걸 체감하기도 했고요."아파트 상가에 입점한 약국으로 처방전은 간혹 흘러들어오는 소수가 전부였다. 직장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매약이 경영을 좌우하기 때문에 개설을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다행히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약과 건기식에 대한 수요도 조금 커졌고요. 지역적인 특성상 새로운 약과 건기식에 대한 정보가 빠르고 관심도 많아요. 제가 인근에 살고 있어서 주민들도 알고 있고요. 덕분에 저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상담해주고 있어요." 약국 안에서도 박 약사의 그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의약품 진열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약국은 365일 운영되고 약국 옆 갤러리의 문도 항상 열려있다. 4월 14일부터 5월 1일까지는 김민정 작가의 개인전 ‘꽃과 사랑 그리고 당신’이 열린다. 무인으로 운영돼 편히 전시를 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은 구입할 수도 있다.누군가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겠지만, 박 약사에겐 약국과 미술 모두 놓칠 수 없는 꿈이다.지난 2018년 모임에서 우연찮게 알게 된 미술 작가와의 만남이 박 약사의 삶을 크게 바꿨다. 그 뒤로 전국 아트페어를 다니며 미술 작품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고, 작년엔 부산화랑협회 부조직위원장으로 국제아트페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7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도 작가들과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약국과 집에 그림들을 전시해뒀었는데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따로 공간을 분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다른 지역에서 작은 갤러리를 운영했었는데 이번에 약국 개설을 하면서 나란히 오픈을 하게 됐죠." 작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미라클갤러리. 약국과 갤러리의 공간이 따로 분리돼있기 때문에 약국만을 이용해도 되고 갤러리만 이용해도 된다. 박 약사는 약국과 갤러리가 각각의 역할을 하면서 나아가 시너지가 생기길 기대하고 있다."그림들을 사람들에게 더 많이 노출하고 공유하고 싶었어요. 일반적으로 갤러리는 지하에 위치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들에 있죠. 미술 작품들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게 약국을 오픈하면서 옆에 갤러리를 함께 마련하게 된 이유예요.""약국에서는 아픈 몸을 치유하고, 갤러리에선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 될 거라고 응원들을 해주는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지금 무척 행복해요."2021-04-30 19:35:27정흥준 -
개업전 30개 약국 벤치마킹...핵심은 환자 눈높이#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창 신규 아파트 단지와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김포 한강신도시. 이곳에 늦은 밤까지 불을 환히 밝히고 있는 약국이 있다.SNS에서도 '예쁜 약국'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이름 마저 예쁜 '포도약국'이다.조명과 색감을 살려 낮에도, 밤에도 약국이 눈에띈다.# 햇볕이 잘 드는 상가 1층에 위치한 이 약국은 통창에 은은한 조명을 사용해 절로 눈이 간다. 주 출입구 가장자리에는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연상케 하는 틀이 조화롭게 어울린다.이곳에 약국이 생긴 건 지난해 12월이었다.2월에는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 치과가 4층과 5층에 입점했다.라운드 형태로 맞춤 제작한 복약대.# 포도약국은 소청과 환자들을 고려해 아이를 키우는 보호자의 눈높이에서 설계된 약국이라는 느낌이 든다. 소아환자들과 보호자들에 맞춰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들어 유모차가 진입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으며 복약대 마저도 모서리 지지 않게 라운드로 맞춤 제작했다.'섬세한 아이엄마' 관점에서 디자인된 듯한 이 약국의 약국장은 30대 초반의 미혼 남약사다.김용현 약사(33·단국대약대)는 '엄마 마음에 쏙 드는' 약국을 운영하기 위해 6개월간 수십곳의 약국을 탐방하고 선배약사들을 찾아가 하나라도 놓칠 세라 꼼꼼히 비법을 기록했다. 페이약사를 하면서도 '페이'는 받지 않고 대신 노하우를 배웠다.그 결과 경력이 길지 않은 새내기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이 맞나 싶을 만큼 탄탄한 내공을 갖춘 약국으로 자리잡게 됐다.◆Grape만 생각하면 오산…"포근한 마음의 온도 느끼는 약국이길"김용현 약사.# '포도'에서 Grape를 떠올리기 쉽다.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하면서도 귀여운 단어로 이름을 만들다 보니 포도약국이 됐다. 여기에는 '포근한 마음의 온도'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약국 안쪽에는 '약 한 포 한 포도 마음을 담는 약국'이라는 김 약사의 각오가 적혀있다. 약국 이름 하나에도 뜻과 각오가 담겨있다.김용현 약사가 꿈꾸는 약국은 환자가 편한 약국, 환자 얘기를 최대한 많이 듣는 '환자중심 약국'을 만드는 데 있다.27살에 약대에 입학한 김용현 약사의 꿈은 신약개발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무실습을 경험해 보고, 면허를 받은 뒤 병원약사로 근무해 보며 직접 환자를 만나 필요한 정보를 주는 약사의 역할에 매료돼 개국을 결정하게 됐다.재학 중에도 그는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협회장도 맡으며 매사에 열정적이었다.약국은 365연중무휴로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하지만 늦게 까지 마무리하면서 급하게 약을 구입하러 온 소비자들을 마주한다. 신도시 특성으로 인해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약국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약국에서 뒷정리를 하고 공부, 운동도 하며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어 다행'이라는 환자들을 보며 되레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유모차 경사로부터 라운드형 복약대, 쇼파까지 '섬세함의 끝판왕'포도약국은 김용현 약사가 머릿 속에서 생각하던 이상적인 약국의 모습들을 모두 녹여냈다.계단을 없애고 경사로를 설치했으며, 편안한 그레이 쇼파로 아픈 아이들이 잠시라도 누워 쉴 수 있다.# 처방전 접수대.# 엘리베이터를 내려 약국으로 들어오는 문은 자동문이다. 기존 계단을 철거하고 경사로를 만들었다.경사로 맞은 편에는 접수대가 있어 처방전을 접수할 수 있고, 접수가 완료되면 본인 순서와 조제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경사로 옆에 놓인 쇼파는 2~3인용 그레이톤 쇼파가 있다. 일반 약국에서 흔히 보던 쇼파가 아닌 아파서 약국을 찾은 아이들이 조제하는 동안만이라도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쿠션감이 있는 의자가 비치돼 있다. 쇼파 옆에는 초록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며 자리잡고 있다.김 약사는 "어떤 약국들은 쇼파 아래에 드링크 박스 등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아픈 아이들이, 환자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응급의약품과 가정상비약.# 경사로를 따라서는 보호대·마스크, 치아건강·구강용품이 코너별로 구비돼 있다. 옆쪽에는 가정상비약·응급용품을 소비자가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했으며 많이 판매되는 다빈도 일반약들은 한쪽으로 묶어 진열했다.상담을 통해 주로 구매가 이뤄지는 피로회복·비타민 제품은 약사 뒷쪽에 배치했다.또 약사 뒷편 냉장고 외에 유산균 전용 냉장고와 드링크 전용 오픈형 냉장고가 각각 비치돼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높였다. 또 파스 등도 소비자들이 직접 사이즈를 비교하고 대볼 수 있도록 오픈해 진열했다.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파스 코너.# 약국 '톤' 역시 약사가 신경쓴 부분 중 하나다. 포도약국의 이미지를 잘 살리면서도 따뜻한 색감을 찾기 위해 페인트를 섞고 60여개의 조명도 설치했다. 그는 "약국 전문 인테리어 업체가 아닌 곳에 의뢰했다. 선배들의 조언을 토대로 동선을 짜고 전반적인 색깔 톤, 바닥재, 조명 하나하나 신경썼다"며 "코로나 영향도 있었지만 개국 준비에만 6개월이 소요됐다"고 말했다.◆"경험 부족, 배우는 것 말고는 방법 없어"…가르침 얻으로 약국으로김용현 약사는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배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다"고 말했다. 지방도 마다않고 찾아다녔고, 이러한 경험이 개국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그는 "30군데 이상 약국에서 파트약사를 했다. 벤치마킹할 만한 것들을 적어놓고, '돈 대신 경험을 알려달라'고 선배약사들을 설득해 경영 노하우를 배웠다. 약사 뿐만 아니라 전산직원들 얘기도 경청했다.투약병에 복용량을 표시함으로써 아이를 돌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쉽게 조제할 수 있다.# 투약병에 네임펜으로 복용해야 하는 시럽양을 체크해 주는 '꿀팁'도 선배약국에서 배운 노하우다. 최근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보니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쓰고 조제를 해야 하지만, 약국에서 복용량 만큼 네임펜으로 선을 그어드리면 보다 편하게 투약을 할 수 있다는 것.0# 또 직원들의 동선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을 반영해 접수대에서 조제실로 처방전을 건넬 수 있는 투약구도 만들었다.선배들을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챙기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김용현 약사는 "'환자들이 이런 부분까지 알아챌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을 캐치해 내는 걸 보고 놀랐다"며 "약국이 예쁘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그는 "지금은 혼자 있다 보니 바쁘고 어려운 것들을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약국이 잘 되더라도 현재의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여럿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동선 등을 짜놓은 만큼 일 잘하는 약사 보다는 환자를 위해 함께 하는 약사들과 좋은 약국을 만들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이어 "환자들에게 정확한 건강과 약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약국이 되고 싶다"며 "초심을 잘 지켜가겠다"고 말했다.2021-04-22 10:06:37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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