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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화학도의 변신..."드럭스토어+상담약국 목표"[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지역사회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약학을 선택한 때부터 약국을 꿈꿔왔습니다. 외국 드럭스토어처럼 만들고 싶었고, 더 많은 분들에게 상담을 해드리려고 매일 공부 중이에요."경기 부천 메디슨약국은 카이스트 화학도였던 노경희 약사(29· 연세대 약대)가 약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뒤 머릿속에 그려왔던 약국이다. 처음 약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처럼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상담 공간을 만들었고, 다른 한편으론 드럭스토어처럼 약국을 둘러보며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약국을 목표로 약대를 진학한 만큼 졸업 후에는 문전약국과 병원 약제부에서 전문약을 배우고, 다수의 로컬 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OTC 공부도 빼놓지 않았다."연령 별로 찾는 약들과 어떤 증상으로 약국을 찾는지 관심을 기울이며 일을 했어요. 당시 약국장님들도 제가 개업을 꿈꾸는 걸 알고 많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처음 약국을 오픈하고 취급 제품 선정에 가장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메디슨약국은 작년 5월 문을 열었다. 주거 인구 대비 약국이 많지 않은 지역이었고, 약 30평 규모로 드럭스토어형 약국을 운영하기엔 좋은 입지였다.꿈꾸던 약국 모습처럼 투약대 인근에는 일반약과 건기식을, 다른 한쪽 공간에는 밴드류나 보호대, 염색약 등 환자들이 직접 선택하고 싶어할 제품군들을 배치했다."의약품은 약사 상담이 필요하지만, 그 외에는 직접 비교하며 선택하고 싶은 제품들도 있으니까요.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여유 공간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자칫 복잡하거나 번잡하게 느낄 수 있을 거 같아 POP는 최소한으로 사용했고요. 이외에도 선반을 유리로 사용해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했고, 천장이 높아 상단 수납장을 설치할 수 있었지만 확 트인 느낌을 주기 위해 따로 만들지 않았어요."투약대 근처에는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를 진열했다. 대기 공간도 여유있게 조성했다. 한쪽은 밴드류와 염색약, 의약외품 등 직접 비교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내부 조명에도 의도를 담아 활용했다. 환자가 머무는 공간은 따뜻한 조명으로, 조제실은 밝은 조명으로 공간의 용도에 따라 차이를 뒀다."과거 근무를 한 약국이 카페처럼 꾸며 놓은 곳이었어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지역 거주민들의 연령층이 높아 낯설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 중간 지점으로 눈높이에 맞게 공간을 조성했어요. 정형외과와 소아과가 있어서 고령층 환자들도 많지만, 젊은 부부와 아이들도 많이 찾아요. 유모차를 고려해서 동선과 여유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고요."현재 약국은 조제 60%, 매약 40% 비중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틈틈이 강의를 듣고, 상담을 통해 매약 비중도 늘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가졌다.제품군 태그를 깔끔하게 제작해 한눈에 구분이 되도록 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틈이 날 때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어요. 좀 더 풍부하게 상담을 하고 내가 가진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노 약사는 약학을 선택했을 때 마음가짐처럼 지역 사회에서 주민들에게 더 다가설 수 있고,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약국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단골이 되는 환자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약국이 지역에서 뿌리내리도록 도움 주신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저도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주민들에게 쉼을 줄 수 있는 약국이 되길 바랍니다."2022-04-01 16:58:28정흥준 -
"5.5평 작지만...주민 사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어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잇다[??따]' ⓵두 끝을 맞대어 붙이다. ⓶끊어지지 않게 계속하다. ⓷많은 사람이나 물체가 줄을 이루어 서다. 라는 뜻의 동사다.'건강한 삶과 당신을 잇는 그 어딘가에 함께 하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시작한 약국이 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이음약국은 작년 12월 오픈한 신생약국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최상의 개국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이제홍 약사(38· 대구가톨릭대)는 상담형 약국을 목표로 과감히 개국을 결정했다.이음약국 대표약사인 이제홍 약사. 이음약국은 이제홍 약사에게 두 번째 약국이다.그가 8년 간 운영한 첫 약국은 경북 칠곡군 석적읍에 있는 김약국이었다. "다른 약사님께서 하시던 약국을 인수해 운영하다 보니 약국 이름을 바꾸기 쉽지 않더라고요. 지역에서 상징성도 있고, 새롭게 해야 하는 절차들이 많아 그 이름 그대로 운영을 했어요."소아과 진료가 많은 가정의학과였는데, 원장님의 은퇴로 이제홍 약사는 함께 약국을 접게 됐다.중간에 새로운 의사를 구해 보기도 하고 컨설팅 업체가 새로운 자리를 소개해 주기도 했지만, 그는 직접 지인을 통해 발품을 팔아 현재의 자리를 구하게 됐다. 대구 출신인 그가 다시 고향을 찾아 제2의 둥지를 트게 된 것이다."이번엔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민하고, 작업하다 보니 진짜 제 약국을 하는 느낌이에요. 약국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정하는 과정도 저에겐 매우 기쁜 일이었죠."그래서 그는 동사'잇다'에서 따와 '이음약국'으로 이름 지었다. "환자와 이음새 역할을 해주는 약국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작지만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고, 마침 정형외과 관절과 잘 맞아 떨어져 약국 이름을 정했죠."이음약국은 18.15㎡(5.5평) 크기로 이전에 운영하던 약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약사가 손수 대패질 해가며 만든 모서리 없는 복약대와 정형외과와 걸맞게 복약대 아랫쪽에 위치한 각종 파스류들. 이 약사는 흰색을 바탕색으로, 복약대와 약장은 나무 느낌을 살려 안정감 있되 넓어 보이게 약국을 디자인했다. 약국이 삼각형 구조다 보니 자동문 왼쪽은 복약 및 접수대로, 정면은 일반의약품으로, 오른쪽은 습윤밴드와 밴드, 마스크, 치실 등으로 공간을 활용했다.5평 규모 약국이지만 윗쪽과 아랫쪽 공간을 수납장으로 활용해 활용도를 높였으며, 정면에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일반약과 외품을 위주로 진열해 놨다. 위쪽과 아래쪽으로는 약장을 짜 공간을 활용했고, 복약대 아래쪽은 메인 처방과인 정형외과의 특징을 살려 파스류를 다양하게 구비했다.조제실 안 쪽에는 다양한 약들과 함께 한약제제들도 취급하고 있다."처음에는 약국 인테리어 업체들을 접촉해 봤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병원 건립이 늦어지다 보니 인테리어 예산이 점점 줄어들었고, 예산을 아끼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했어요. 목수와 전기 전문가 등을 각각 섭외했어요. 직접 나무를 깎고 대패질을 하고, 오일을 바르고 하다 보니 더 애정이 갑니다."카운터 안쪽에 질서있게 진열된 일반약과 약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한약제제, 조제실 안쪽도 조명을 활용했으며 효율 있게 약을 진열해 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하고 있다. 그의 바람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약국이 스며드는 것이다. "예상보다 잘되고 있지만 신규 약국이다 보니 '처음부터 잘되는 약국' 보다는 '한 발 한 발 내가 일궈가는 약국'을 운영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급적 이웃들과 친근하게 지내려고 점심식사를 바깥에 나가 하고 오는 편입니다. 최근엔 환자로 오셨던 분을 식당에서 만나 '약국을 보니 처음 오픈 하신 건 아닌 것 같다. 깔끔하고, 친절하셔서 좋았다. 우리 동네로 와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비록 한 번 이었지만 이런 얘기를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이 약사의 말처럼 이음약국의 목표는 작지만 알찬, 동네와 밀접해 있는 약국이다."'약국이 너무 작지 않냐'라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상담형 약국으로, 동네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친절한 약국이 되고자 결심했던 만큼 다른 약국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알차고 실속있는 약국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작아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2022-03-11 15:04:13강혜경 -
"소아환자 눈높이 맞췄다"...디테일 경영은 이렇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병원과 약국은 정말 차이가 많죠. 약국을 오픈하면서 제가 당시 퉁명스러운 사람이었다는 걸 많이 느껴요.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더 친절하게, 더 나은 상담을 해드리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아이숲약국은 작년 11월 문을 연 신규 개설 약국이다. 여느 신도시 약국들처럼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지만, 그중에서도 아이숲약국은 환자 눈높이에서 다가가겠다는 약국장의 의도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약국이다.정은경 약사(37, 부산대 약대)는 부산백병원에서 4년 반, 서울아산병원에서 5년 이상의 근무 경력이 있다. 대학원 진학을 꿈꿨던 정 약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며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했다.출산을 하며 약제부 퇴사를 결정했고 4살, 6살 두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았다. 육아를 하며 약 4개월 간 약국 근무를 했고, 짧은 경험이지만 지난해 용기를 내 약국을 개설했다. 첫 약국은 신도시에서 시작했다. 인근에 운영중인 아동병원이 새로 이전하는 건물이었고, 젊은 세대들이 주로 거주해 환자들과의 소통에도 자신이 있었다."제 나이랑 비슷한 연령대의 부부들이 많고, 조부모와 함께 지내는 곳들도 많아서 노인층도 있어요. 아산병원에서도 소아 쪽 업무를 맡은 경험도 있고, 비슷한 상황의 젊은 부모들이어서 좀 더 잘 소통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하지만 약국 경험이 적다보니 개설 과정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고, 지인의 소개로 약국체인을 통해 원하는 약국을 시작할 수 있었다."참약사에 가입을 해서 전반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외에도 문전약국을 다니면서 참고를 많이 했죠. 또 병원 퇴사 후 약국을 잘 운영하고 있는 약사들의 모범 사례들도 눈여겨봤어요."인테리어 과정에서도 난관에 부딪혔다. 높이차가 있는 상가바닥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인테리어가 쉽지 않았다. 건물 내부에서 들어오는 출입문은 1층 높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출입문은 1층보다 낮은 구조였다.경사로를 만들어 유모차 이용 환자들을 배려했다. 통유리창으로 외부에서 약국 안이 들여다보인다. 따뜻한 조명색도 신경을 썼다. 정 약사는 오랜 고민 끝에 타원으로 경사로를 만들어 아동병원 이용객들이 유모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저층 공간에는 아이들이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모두 환자 눈높이에서의 공간 조성이었다."아동병원이다보니 아이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읽을 수 있는 책들을 가져다놨고, 자석칠판도 설치해 지루하지 않게 약을 기다릴 수 있도록 했어요. 벽면에는 TV를 설치해 아래에서도 약물정보를 볼 수 있고 조제 완료 알림도 확인할 수 있죠."스탠드형 디스플레이도 설치해서 환자들은 약물요법 관련 정보를 살펴보거나, 약국이 운영하는 블로그도 살펴볼 수 있다.또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서비스인 ‘핏타민’도 도입했다. 젊은 세대층이 많기 때문에 이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아이들이 앉아 쉬는 공간에는 유아 서적들도 준비해뒀다. 맞춤건기식 핏타민(왼)과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약물정보, 조제 알림 등이 눈길을 끈다. "환자들에게 첨단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 학부모들은 디스플레이로 여러 정보들을 살펴볼 수 있고, 아이들은 따로 만든 공간에서 책을 볼 수 있죠. 핏타민을 통해 맞춤 건기식 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요. 환자들에게 다양한 걸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약국 근무 경험이 짧아 일반약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틈만 나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정 약사는 “정확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약국”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친절은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조제약과는 달리 일반약에 대해선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틈만 나면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알고 필요한 약들을 권해주고 싶어요. 때론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죠. 또 병원이 정식 개원하면 경험이 많은 근무약사들과도 함께 할 계획이고요.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정확히 상담해줄 수 있는 약국이 되고 싶습니다."2022-01-24 19:03:50정흥준 -
"자연의 편안함 담았다"…23년 베테랑 약사의 노하우[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고객 중 한 분이 이런 얘길 해주셨어요. 강남에 있을 법 한 약국이 노원에 있다고. 기분 좋은 얘기에 절로 힘이 났죠."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자연약국은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동네 약국이다.약국 바깥에 커다란 '약'자도 없고, 먼 발치서 보더라도 한 눈에 '약국'이라고 인지할 만한 커다란 간판은 이 약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자연약국'이라는 이름이 주는 초록초록함과 따스함은 약국 밖에서부터 풍겨진다. 정순원 약사 정순원 약사(56, 우석대)는 상계동에서 2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동네 터줏대감이다.약사 면허를 따고 강원도 양구에서 2년간 첫 약국을 운영하다,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정 약사는 무려 상계동에서만 23년간 약국을 운영해 왔다. "저도 젊어 이 곳에 개국을 했고, 약국을 찾는 분들도 전부 젊었어요. 지금이야 함께 나이들어 간다고 하지만 23년이 저에게는 너무 금방 지나가 버렸어요."그는 4년 전 약국을 확장 이전했다. 기존의 약국에서 불과 몇발작 떨어진 현재 위치에 새롭게 개업하면서 그간 쌓은 노하우를 총집결했다. 평소 해외 여행을 가면 항상 나라별로 약국을 돌아다니며 찍어뒀던 사진들을 참고하고, 가족과 지인들로부터도 인테리어에 대한 코칭을 받았다."인테리어를 하면서 3가지를 신경썼던 거 같아요. 우리 동네 가장 예쁜 약국이면서, 환자들이 편안하고, 근무하는 저와 직원들도 편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적잖은 노력을 들인 만큼 새로운 약국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보통 약국과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특히 젊은 층들의 반응이 좋다.약국에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어 누구든 편안히 순서를 기다리고 상담할 수 있다. 내실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약국 한 켠에 커다란 테이블과 6인용 의자를 둬 누구든 편안히 대기하고, 건강과 관련된 서적이나 잡지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상담도 가능하다."어느 덧 이곳에서만 20년의 시간이 지나다 보니 주 고객층이 50~60대 이상 되신 분들이 많으세요. 가뜩이나 몸이 편치 않으셔서 약국을 오신 분들인데 잠시나마 편히 앉아 쉬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커다란 테이블을 놨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긴 시간을 보내시진 못하시지만, 이 테이블이 고객들간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해요."약국은 '연두색, 나무색, 흰색'의 인테리어로 깔끔함을 더했다. 화이트톤의 외관과 나무톤의 약장·한약장과 더불어 연두색 복약대, 발판, 초록 식물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정감을 더한다.조제실을 열린 공간으로 활용해 약국이 넓어 보이는 효과와 동시에 조제실에서 고객의 동선 등도 살필 수 있다. 여기에 반투명 유리로 개방된 조제실은 개방감과 신뢰를 더한다. "조제실에서도 고객들이 오시는 걸 볼 수 있고, 또 전반적으로 연령층이 높다 보니 약장 자체도 많이 높지 않게 짰어요."자연약국은 동네에서도 소문난 '친절한 약국'이다. 네이버 후기에는 '늘 친절하고 배려가 있는 곳'이라는 칭찬이 넘쳐난다. 친절한 데다 매일 저녁 8시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기에 자연약국은 '찾아오는' 단골들도 많다."같은 건물에는 병의원이 없지만 인근 가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치과에서 처방전을 들고 저희 약국까지 와주세요. 잊지 않고 와주시는 걸 보면 한 마디 더 해드리게 되고요."약국 벽에 걸린 자격증들과 높지 않게 진열된 의약품들. '찐'단골들이 많다 보니 그에게는 가슴 아픈 일도 종종 있다. "20년의 시간이 지나다 보니 새로운 고객들도 있지만 단골분들이 돌아가실 때 남 일 같지 않죠. 늘 약을 타가시던 분들이 안 오실 때 가장 안타깝고, 가족이 떠난 것 같아 안타깝죠."그는 약국 유리와 명함에 적힌 '자연, 인간, 건강, 사랑'이 약국의 모토라고 말했다. 양약 뿐만 아니라 영양과 자연요법까지 건강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들어와 보고 싶은 약국, 근무하기 좋은 약국이 된 것 같아 만족도가 높고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동네에서 계속 열고 닫으며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싶어요. 그래서 열심히 주말에는 운동으로 체력도 관리하고 있죠. 동네 사랑방 약국으로 고객들과 만나고, 좋은 학생들을 교육하는 프리셉터 약국으로서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2022-01-19 16:22:19강혜경 -
불황속 신규 개국 우후죽순...노원역 약국가 악전고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서울 노원역 인근 약국가는 처방과 매약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신규 약국들이 늘어나면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노원역은 4호선과 7호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260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번화가를 둘러싸고 있는 대표적인 항아리상권이다.대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빌딩들에는 치과, 피부과, 내과, 성형외과 등의 병의원들이 층별로 입점해있고, 건물마다 1층 약국과 층약국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4호선과 7호선이 운영되는 노원역. 일 평균 7만명이 이용한다. 대로변 건물들에는 치과, 내과, 안과, 성형외과 등 각종 의원들이 입점해있다. 하지만 노원역 약국가도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은 피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대형약국의 난매 이슈로 몸살을 겪으면서 약국 경영은 크게 위축돼있는 모습이다. 설상가상 신규 약국 개설이 늘어나며 과밀집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인근 A약국장은 "작년엔 대형약국 난매 문제가 심각했다. 지금은 초창기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저가 판매로 부딪히고 있다. 환자들이 종종 비싸다고 불만을 얘기하는데 이젠 포기하는 심정이다. 가능하면 겹치는 약들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또다른 B약국장은 “코로나로 사람들이 30% 이상 줄어들었다. 역 앞 백화점도 매출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고 들었다”면서 “약국도 마찬가지로 매약뿐만 아니라 처방 환자도 줄었는데 오히려 신규 개설 약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출입구와 대로변을 중심으로 30여곳의 약국이 자리를 잡고 있다. B약국장은 “예전처럼 약국 구인이 활발하지 않다보니 빠르게 개국을 알아보는 젊은 약사들이 많아졌다. 곳곳에 약국이 비집고 들어오는 모습이 강남과 비슷하다. 결국엔 모두가 운영하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된다”며 탄식했다.노원역 4호선과 7호선 출입구 인근(약 300m)으로 자리를 잡은 약국은 약 30여곳이다. 매약과 처방 매출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3년간 약국수는 꾸준히 늘었다. 안경점과 옷가게, 식당 등이 폐업한 자리엔 신규 약국이 자리를 꿰찼다.층약국만 있던 건물 1층에 약국이 들어온다거나, 기존 1층 약국이 있던 건물엔 상가 뒤편으로 개설이 이뤄졌다. 백화점 지하에도 작년 하반기 새로운 약국이 문을 열었다. 간혹 재건축이 이뤄지는 건물에는 어김없이 약국이 신설됐다.신규 약국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과밀집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근 C약국장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곳들까지 약국이 들어서고 있다. 아무래도 입지가 없다보니 그런 것 같지만 운영이 잘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의원이 크게 많아진 것도 아닌데 약국은 늘어나고 있다.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또다른 D약국장은 “브로커들이 계속 약국을 밀어넣고 있다. 신규로 오픈을 시켜놓고, 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또다른 약국을 오픈하는 지경이다. 나라면 운영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위치에도 약국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지역 부동산 관계자들도 약국은 이미 포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처방과 매약 매출이 일정 수준 보장될 만한 상가가 없다는 설명이다.부동산 관계자는 E씨는 “노원역은 워낙 아파트 대단지가 조성돼있고 지하철도 잘 돼있어서 유동인구가 많다. 특히 7호선 주변으로는 강남 압구정처럼 건물마다 병의원들이 많이 들어와있다”면서 “그렇다보니 이미 대부분 약국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당장 약국을 운영하기에 적절한 상가는 없다”고 했다.안경점, 옷가게, 식당 등 폐업 상가를 임대해 들어오는 약국들이 많아졌다. 대로변 기준 상가 임대료도 저렴하지 않았다. 약 10평 기준 위치에 따라 300~600만원까지 월세가 형성돼있었고, 일반 상가를 인수해 신규 약국을 오픈할 경우 권리금은 1억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또다른 부동산 관계자 F씨도 “층별로 의원들이 있는데 1층에 약국이 없는 건물도 있긴 하다. 그런데 솔직히 약국이 운영될 수 있을만큼 처방이 나오지 않는 곳들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매약만으론 안될테고, 병원을 새롭게 구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딱히 권할만한 위치는 없다”고 말했다.2022-01-13 22:24:03정흥준 -
"온·오프 상담도구 개발"...단골약국 만들기 프로젝트[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환자들과 접점을 넓혀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약사들은 여러 채널을 활용해 소통창구를 다각화하면서, 복약상담과 경영 활성화를 동시에 쫓고 있다.충청남도 아산에서 ‘충무연세약국’을 운영중인 박현지(30, 연세대 약학대학) 약사는 개설 8개월차 새내기 약국장임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눈에 띄는 활동들을 보여주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건강상담지를 제작해 환자 복약상담에 활용하고, 온라인으로는 카카오톡플러스 친구와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소통의 기회를 확장해가는 중이다.또 자정까지 문을 여는 심야약국을 지자체 지원 없이 자진 운영하면서, 머릿속에 그리던 ‘주치약사·단골약국’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1년 동안 바이오기업 세포배양팀에서 근무를 했고 제조책임관리자를 맡았어요. 회사를 나온 뒤에 여러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을 했는데, 그때 환자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성취감이 커서 적성에 맞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공실로 있던 상가에서 신규 약국을 개설했고, 처방보다는 매약 비중이 높은 입지였다. 임대료가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첫 개설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약 3000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어 처음부터 365 심야약국을 생각하며 약국을 오픈했다."인근에 병원이 있긴 하지만 응급실 방향이라 크게 영향은 없어요. 매약의 비중이 80%에 가깝습니다. 아산에는 심야시간에 운영하는 약국이 없어서 365심야약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는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운영을 하고 있는데, 평소 오전 11시부터는 약국에 나와있습니다. 지역에 심야약국이 없다보니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약국 운영 방식에 맞춰 일반약 진열과 POP에는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 상담을 위한 방법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중이다. 일반약을 비교할 수 있는 간단한 POP 제작으로 판매와 상담 활성화에 활용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약장에는 일반약이 종류별로 배치돼있고, 나란히 진열된 유사 약들은 성분이나 효능별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POP를 제작했다. 이는 환자 구매로 이어지거나 복약상담으로 연결되는 이유가 됐다."처방을 기다리는 환자가 설명글만 보고도 약을 선택해서 구매하거나, 어떤 약인지 더 물어보면서 상담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어요. 진열과 POP 덕분에 복약지도나 약을 권하는 일도 더 쉬워졌습니다."이외에도 환자들이 찾는 가정상비약과 숙취해소제, 피로회복제 등은 생분해성 비닐을 활용해 세트 구성했다. 직접 그린 디자인으로 스티커를 제작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온라인은 인스타-카카오톡...오프라인은 건강상담지 만들어 상담온라인 건강상담을 위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환자 상담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각각 소통도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박 약사의 가장 큰 강점이다.온라인은 인스타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활용했다. 인스타에서는 건강과 제품 정보를 공유하고,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는 상담툴로 사용했다. 오프라인에서 미처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상담을 받으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혔다."비대면 시대에 약국도 뒤처지면 안된다는 생각이예요. 또 환자들에게 약국 문턱이 낮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소통 창구가 필요하단 생각으로 SNS로 다양한 정보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에선 더 편하게 질문하고 상담을 받는 거 같아요."SNS는 사진뿐만 아니라 카드뉴스,영상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만든 ‘건강상담지’를 활용해 환자 상담을 한다. 약국 보관용과 환자용으로 구분해서 작성을 하고, 상담을 마치고 나면 결과지를 환자에게 제공했다."약국에서 증상을 호소하거나 상담을 원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엔 앉아서 상담을 진행하죠. 처음에는 따로 환자용 상담지가 없었는데 사진을 촬영해가도 되냐는 질문들이 많았어요. 따로 절취선을 만들어서 상담을 마치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약국에서도 건강상담지를 제작해 환자 상담의 만족도를 높인다. 환자가 계속 붐비는 약국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을 자세하게 해줄 수 있다는 박 약사는 ‘주치약사, 단골약국’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환자들이 건강관리를 하는 공간으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환자 상담을 많이 해주려고 하다보니까 모르는 부분도 생기고, 덕분에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창기지만 단골약국이라고 여기는 환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주치약사, 주치약국으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2021-12-27 21:33:16정흥준 -
20대 약국장의 상담약국 도전기..."공부하며 소통하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약국도 안주하거나 또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매일 공부를 하면서 상담을 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할 겁니다."SNS를 활용한 소통, 카페 같은 인테리어, 약국만의 로고 제작. 압구정 구름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박하늘 약사(28, 중앙대 약대)는 환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다양한 시도를 약국에 녹여냈다.누군가는 MZ세대 약국장들의 특징이라고 선을 긋겠지만, 박 약사는 환자들과 소통하며 나만의 약국을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다고 설명한다.박 약사는 인천 문전약국에서 1년, 이태원 로컬 약국에서 1년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2월 서울 압구정에서 약국을 오픈했다.'나만의 약국'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양도양수를 하지 않고 신규 약국을 선택한 것도 박 약사의 욕심아닌 욕심이었다. "문전과 로컬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각각 조제와 매약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개국 전에 다른 지역들도 많이 살펴보긴 했는데, 결국 새로운 곳에서 시작해 나만의 약국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압구정은 젊은 층의 환자들도 많고 내가 생각했던 약국을 운영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어요."피부과와 성형외과, 탈모 전문병원 등이 다수 운영중이고, 2040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박 약사는 머릿속에 그리던 약국을 운영할 수 있었다."조제와 매약 매출의 비중이 절반씩이예요. 조제에 의존도가 높으면 처방검수에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환자 건강상태를 살펴보고 상담을 하기엔 한계가 있죠. 그렇다고 매약만으로는 운영이 쉽지 않아 절반씩 비중을 둔 약국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구름약국을 상징하는 로고를 직접 제작하고, 성형외과와 피부과 특성상 수술 환자들이 잠시 머물러갈 수 있는 좌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약국 안에선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매대 간격을 넉넉하게 배치해 환자들이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수술 환자들이 조제 또는 택시 등을 기다리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저녁 시간에는 로고와 간판, 조명 등으로 약국 내부가 더 눈에 띄도록 했다. 사진은 개국 초창기 모습. "약국 로고는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찾아오는 환자들의 인상에 남을 수 있죠. 물론 미적인 이유도 있고요. 또 진료과 특성상 환자들이 약국에 왔다가 택시를 잡아서 이동하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고, 약국 안에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있습니다."SNS엔 성분과 제품 정보...“스스로 공부하니 상담에도 자신감”박 약사는 약국을 오픈하면서 약국 명칭의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중이다. 약의 성분과 제품 정보부터 시작해서, 자전거 타기 등 취미 활동에 대해서도 공유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스스로는 공부를 하는 동기가 되면서 동시에 환자들과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반응은 좋았다. 온라인을 통한 건강상담부터 시작해, 블로그를 보고 찾아오는 환자들까지 늘어났다.인스타그램엔 카드뉴스 형식(왼)으로 블로그엔 포스팅을 하며 온라인 소통을 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 정보만 올리면 금방 올릴 수 있겠지만, 성분부터 비교까지 공부를 하며 포스팅을 하다보니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공부를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2~3일에 하나씩을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온라인 활동으로 공부를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상담에도 자신감이 붙습니다.”성형외과, 탈모 전문병원의 경우 수술 후엔 재방문을 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지만 상담했던 경험들이 좋아 재방문하는 환자들도 하나둘 생겼다."주변에 약사나 의사 친구가 있다면 건강에 대해 사소한 것들을 물어보잖아요. 저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상담을 하고 싶은 환자들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 SNS를 활성화하는 것도 있고요. 전 어떤 사람에겐 언니같고, 또 누군가에겐 딸이나 친구같은 약사가 되고 싶어요. 언제나 편히 와서 상담받고 얘기할 수 있는 약국으로 기억되고 싶어요."2021-11-25 17:58:54정흥준 -
"찻잔 속의 태풍"…일산백병원 약국 9곳 불안한 공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일산백병원 문전약국가는 크고 작은 잡음이 잔존한 상황에서 공존하고 있다.일산백병원 인근으로는 대형 문전약국 9곳이 위치해 있다. 주차장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는 정문 방향으로는 6곳의 약국이, 도보로 출입이 많은 중문 방향으로 3곳의 약국이 운영 중에 있다.인근 약국 약사들에 따르면 일산백병원의 일평균 외래 처방건수는 1500건에서 1700건 정도로 추정된다. 이중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제외하면 문전약국 9곳에서 하루 평균 1500건 내외 처방전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전약국 지형 특성상 소위 1등 약국이라 할 만큼 위치적으로 수혜를 받는 곳이 없는 실정에서 이들 약국들은 일부 차이는 있지만 비교적 고르게 약국들로 처방전이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최근까지 선별진료소 설치 등으로 인해 병원 중문이 폐쇄되면서 인근 약국 3곳의 경영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실제 이들 약국 중 한곳은 출입구에 폐쇄됐던 병원 출입구가 다시 개방됐다면서 약국 이용에 불편이 없으실 것이라는 안내를 해놓기도 했다.인근 약국의 한 약사는 “병원 출입구가 폐쇄되면서 그 출입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약국들은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었다”면서 “반면 주출입구 방향 약국 6곳은 코로나 이후에도 처방조제 건수에 큰 변화는 겪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백병원 약국가는 그간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지만, 밖으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게 인근 약국 약사의 말이다.실제 2년 전 일산백병원에서 운영하는 키오스크의 도우미가 특정 약국으로 환자를 안내하는 등의 정황이 있어 약사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현재도 병원 키오스크의 도우미 제도는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최근에는 이 지역의 한 약사가 인근 약국의 일반약 택배 배송 정황을 파악해 지역 약사회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약국의 약사는 “특정 약국의 경우 일반약 택배 배송 정황을 확인하기도 해 지역 약사회에 관련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이 끝났다”며서 “내부적으로는 문제들이 있지만 워낙 이곳에서 오래 약국을 해 오던 곳이 대부분이다 보니 최대한 갈등을 자제하고 지나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 약사는 “지역 약사회에 이 지역 특정 약국 등에 대한 문제를 몇번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나 개선은 없었던게 사실”이라며 “겉으로는 조용한 것 같지만 안으로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했다.2021-11-11 16:57:58김지은 -
"SNS로 소통한다"...소아과 전문약국의 경영 비법[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로 인해 소아과 약국들이 직격탄을 입은 가운데,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차별화에 나선 약국이 있다. 소아청소년과와 가정의학과 1층에 위치한 울산 송정약국은 특히 엄마들에게 인기 좋은 약국이다. 친절하고 섬세한 약 상담은 물론 깔끔하면서도 확 트인 인테리어, 다양한 제품 구성으로 볼 거리가 많은 약국으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송정약국 유선영 약사. 부부약사인 유선영(32·동덕여대), 김성원(34· 원광대) 약사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눈높이에서 현실육아를 약국으로 옮겨 왔을 뿐"이라며 "3살 딸을 키우는 엄마, 아빠로서 그저 우리 아이를 대하듯 아이들을 대한 것 뿐인데 좋은 반응들을 보여주셔 기쁘다"고 말했다.송정약국이 문을 연 지는 2년이 지났다. 2019년 3월 남편인 김성원 약사가 먼저 약국을 오픈하고, 다른 약국에서 일하던 유선영 약사가 올해 1월 합류했다. 기존에도 단골층을 확보한 약국이었지만, 유 약사의 합류 이후 약국 역시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유선영 약사는 "부부가 함께 약국을 운영하면 득과 실이 극명히 나뉠 수밖에 없다. 육아를 하면서 약국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함께 운영을 했지만 코로나 등 변수로 인해 차별화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SNS를 약국에 접목하게 됐다"고 말했다.송정약국 계정의 인스타그램. 유 약사는 약국 오피셜 계정을 열어 보통의 약국들이 그렇듯 건강 관련 카드뉴스나 신제품 소식 등을 올렸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을 읽기는 쉽지 않았다. 5~6장 분량의 카드뉴스나 신제품 소식 등을 올리는 데 들이는 공에 비해 좋아요나 댓글 등 반응이 미미했고, 올릴 게시물도 제한적이었다.그는 "댓글이나 반응은 미미한데 반해 게시물을 스크랩 하는 방식의 저장은 많았다. 의약정보, 건강정보 관련 수요는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대기업 신세계의 오피셜 계정보다 정용진 부회장 개인 SNS계정이 월등히 높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활발히 소통되는 모습을 보고 직업인으로서의 '약사'와 최대 관심사인 '육아'를 아우를 수 있는 개인과 약국의 절충형 계정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약사와 육아를 어떻게 녹여낼까 고민하던 중 브랜딩에 관심을 갖게 됐고, 불현듯 '딸 기르는 엄마약사'의 줄임말인 '딸기약사'를 생각해 내게 됐다"고 말했다.딸기약사 계정의 인스타그램. 딸기약사 인스타 계정은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당황스러웠던 상황이나 약 복용법 등을 동영상 방식의 '릴스'나 카드뉴스로 풀어낸, 보다 부드럽고 재미있는 계정이다. 가령 열날 때 대처법, 해열제 먹이는 온도, 코막힐 때 해결법, 콧물색에 따른 대처법 등 다소 딱딱한 내용을 딱딱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내고, 겨울철에 모기약을? 이라는 주제로 단순 약정보 보다는 여름에 필요한 모기약을 겨울에 아이들에게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실전 육아 팁을 준다. 직접 영상에 출연해 약에 대해, 건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다보니 친근감 역시 배가 된다.유선영 약사는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먹이고, 열 냉각 시트를 붙이고,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게 하는 등의 작은 팁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영상에 익숙한 젊은 부모들에게 부드럽게 약과 건강을 얘기하고, 식상함을 탈피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딸기약사 계정은 SNS 사용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좋아요'는 물론 게시물을 스크랩하고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저장' 횟수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때문에 현재 제품 비교, 신제품 소개, 약국 운영시간 등 지역주민들과 소통이 주목적인 약국 공식 계정과 SNS 사용자 다수와 소통하는 딸기 약사 계정 2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그는 "약국 계정은 당장 매출에 도움을 줄수도 있다. 반면 딸기약사 계정은 당장 매출과 연계가 되진 않지만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다수의 SNS 사용자들의 소통하고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며 "육아를 할 때는 내 아이만 보게 되지만, 약국에 있다보면 보다 많은 아이들을 보고, 또 먼저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딸기약사 계정의 목표"라고 말했다.◆소품 활용, 꼬마 고객에게도 '대만족'…"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니 해답 나와"송정약국은 디럭스형 유모차도 불편함 없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진열대간 간격을 넓게 배치했다. 송정약국은 환한 조명을 사용하고, 진열대 간 간격도 비교적 커, 크기가 큰 디럭스형 유모차가 지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설계돼 있다. 또 고객이 직접 보고 비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두고 있다. 어린이 영양제·해열제 같은 일반약은 물론이고 습윤밴드나 마스크, 보호대, 어린이 젓가락 같은 외품도 다양하게 구색을 갖추고 진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선택의 여지를 넓혔다. 종류에 따라 깔끔하게 진열하고 재고 관리를 하는 것은 남편인 김성원 약사의 몫이다. 2019년 3월 오픈 이후 약국은 2차례에 걸쳐 업그레이드 됐다. 같은 해 8월 약국을 확장하면서 한 번, 올해 2월 한 번 약국을 업그레이드 했다. 그는 "확장한 이후로 제대로 인테리어를 하지 못했던 부분이 마음에 걸렸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라 생각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게 됐는데, 환자들이 먼저 알아봐 주시고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할로윈 분위기의 풍선과 장식들로 계절감을 느끼게 하고, 부모와 아이들간 얘깃거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소품 등을 활용해 계절성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또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활용해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아이와 부모의 소소한 얘깃거리도 만들어준다.10월은 할로윈데이가 있는 만큼 풍선 장식과 관련 VOD를 재생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A4용지에 출력해 코팅한 모기 이미지를 벨크로 테이프를 활용해 매대 앞에 붙여둠으로써 아이들이 모기를 잡아보고,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재미를 더했다. 자연스럽게 모기약을 구비하지 못한 부모들의 구매로도 이어졌다.그는 "집에 있는 벽 그림판 등 교구를 약국으로 가져와 봤는데 인기가 좋았다. 책 역시도 반응이 좋다. 스스로 책을 읽거나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같이 귀엽다"며 "특히 공룡책이 인기가 많은데, 조만간 책장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유선영 약사는 '엄마의 관점'에서 생각하니 해답을 찾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건기식 샘플링'과 '볼매대'는 약국을 운영하는 데 있어 소소하지만 확실한 팁이 된다는 조언이다.약장 윗 공간을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건기식 제품 일부를 샘플링해 어린이영양제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샘플링하고 있다. 어린이 영양제를 추천할 때 효과는 예측해 볼 수 있지만 맛은 담보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다 보니 '잘 먹을까요?'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기 쉽지 않았고, 간혹 반품이나 환불 문의로도 이어졌다. 어린이 영양제는 결국 '아이들이 잘 먹는지'가 영양제 추천에서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건기식들을 샘플링했다.제품을 설명한 뒤 직접 아이에게 먹여보고 잘 먹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다 보니 부모도 아이도 영양제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볼매대를 활용해 계절 상품이나 인기 상품 등을 진열하는 것도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으면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팁이라고 설명했다.대개 약국이 진열대 아랫 공간을 재고장으로 활용하는 반면, 소아과 약국은 아이들의 손이 잘 닿는 이 공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착안해 아랫 공간은 아이들 제품 진열대로, 대신 윗 공간을 재고장으로 활용한 것도 포인트다.유 약사는 "각자의 포지션이 정해져 있다. 전반적인 마케팅이나 홍보를 담당하는 건 내 역할이고, 제품을 구성하고 주문하고 진열하는 일은 남편이 맡고 있다"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금기를 깬 것 같아 반신반의했지만 현재는 함께 약국을 일궈 나가는 부분이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함께 아이를 키우며 궁금한 부분에 대해 편안히 얘기할 수 있는 동네 언니, 동생, 친구 같은 약사로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2021-10-29 16:17:02강혜경 -
울산대병원 문전약국 2년새 2배 증가…입지별 양극화울산대병원 인근 약국. 총 14개 약국이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1#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울산대학교병원 문전약국이 2년여만에 2배 가량 늘어나며 지형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었다.2019년 6곳에 불과하던 울산대병원 문전약국은 올해 10월 기준 14곳까지 늘었다.# 지난해 아파트 입주와 인근 오피스텔, 상가 등이 생겨나며 '약국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들이 생겨난 것인데, 문제는 병원에서 발행하는 처방전 수는 2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결국 1600여건의 처방을 여러 약국들이 나눠 수용하게 된 셈인데, 지형 특성상 간격을 두고 자리 잡은 약국들이 위치에 따라 적게는 40~50건에서 많게는 200건 이상을 수용하며 크게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 # # 울산대병원 문전약국들.# 약국 개설 논란이 일었던 현대호텔 부지.# 지역 관계자는 "약국 서너곳이 처방을 흡수하던 상황에서 약국 수가 늘어나다 보니 처방 자체가 분산됐다. 보통 100~200건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변화되고 있지만 약국에 따른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국 입장에서는 도미노식 처방 감소가 발생?지만, 약국 수가 늘어나면서 환자 불평·불만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울산대병원 지리적 특성상 문전약국들이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었고, 3~4개 약국에 집중되다 보니 조제 속도 등을 놓고 일부 환자들의 불평, 불만과 관련한 민원들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공사가 진행 중인 스위첸웰츠타워2차,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민원은 신관과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현대호텔 부지 내 약국 개설 시도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회가 위법성 등을 내세우며 결국 논란이 됐던 현대호텔 부지 내 약국 개설 문제가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설명이다.하지만 문전 약국들은 늘어나는 약국 수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경영상 어려움 등을 토로하고 있다.인근 약사는 "경쟁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과 2년 새 약국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계약 만료 점포들에 약국이 속속 입점하고, 다른 가게에서 약국으로 바뀌는 경우들까지 2배 가까이가 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약사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현재 14곳인 약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 추가로 개설될 수 있다는 점이다.또 다른 약사는 "현재 2곳이 추가로 개설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라며 "2년 전보다 처방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요지마다 약국이 생기다 보니 출혈 경쟁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12월 한 치과가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가 1층에 '약국독점'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울산대병원 인근 약국. 총 14개 약국이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0# 지난해 입주한 전하 KCC스위첸에 이어 '스위첸웰츠타워2차'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해당 상가 내와 현대백화점 뒷편 신규 건물에 치과가 오는 12월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1층 '약국 독점' 상가 역시 신규로 약국이 들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또한 약국들 인근에 일부 신규 건물에는 '상가 매매·임대' 등 플래카드가 내걸린 상황이다.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에 상가 등이 새롭게 지어지고,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약국이 많이 들어왔다. 약국들이 들어오며 기존보다 월세와 권리금 역시 이전 시세보다 올랐다"며 "자리만 놓고 본다면 앞으로도 3~4곳 정도는 추가로 개설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2021-10-22 20:22:35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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